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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정책' 말잔치는 그만하자] ['청년 정책'은 필요 없습니다]

뚝섬 2026. 7. 10. 09:42

['청년 정책' 말잔치는 그만하자]

['청년 정책'은 필요 없습니다]

 

 

 

'청년 정책' 말잔치는 그만하자

 

취업과 주거 마련, 자산 형성 과정에서 요즘 20~30대 청년들은 세대·계층 간 격차에 막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벌어진 격차, 멀어진 세대’ 기획을 보도하면서 사심(私心)이 전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머지않아 고단한 청년 대열에 합류할 중고생 두 자녀가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추가 세수로 미래대응기금을 만들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2030 청년을 위한 주거·창업·일자리 지원, 양극화 대응에 투입하겠다는 지난 5일 청와대 발표에 기자이자 아빠로서 귀가 솔깃했다. 특히 정부가 심각한 청년 격차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한 점이 반가웠다.

 

하지만 기대만큼 우려도 크다. 나랏돈으로 모든 문제를 풀겠다는 민주당 정부의 재정 만능주의가 되풀이되는 것 아닌가와 함께, 청년 정책을 따로 구분 짓는 역대 정부의 시행착오가 재현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이다. 노동·교육 개혁과 산업 구조조정, 부동산 세제·금융 등 국정 전반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할 거대한 방정식을 청년 정책이라는 틀로 따로 풀려는 발상은 제대로 먹힌 적이 없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첫해인 2013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문재인 정부 들어 폐지됐다.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청년기본법을 제정한 이후 웬만한 정부 부처에 청년정책과가 생겼지만, 청년들이 체감하는 격차는 되레 심해졌다. 코로나발(發) 유동성 폭발로 집값이 폭등했지만 공급 대책보다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빚을 갚을 수 있는 청년들조차 집을 못 사게 했다. 제조업 침체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감소도 양극화에 가세했다. 청년 관련 법이나 부서가 모자라서 벌어진 일이 아니란 뜻이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도 올해 4월 청년 전담 연구기관이나 부서를 만들어보라고 했고, 이번엔 기금 신설안까지 나왔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정책 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 네번째부터 우재준 국민의힘의원, 박 장관,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 봉건우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 위원장. /뉴시스

 

청년 맞춤형 혈세 잔치는 국제 사회에서도 실패한 사례로 꼽힌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들의 극심한 청년 취업난을 해결하겠다며 ‘청년 보장제’ 등 명목으로 2014년부터 250억유로(약 43조원)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유럽감사원(ECA)은 기금 혜택이 없었어도 충분히 취업했을 청년들을 뽑은 기업에 채용 인센티브 격 보조금이 낭비됐다는 평가 보고서를 지난달 발표했다. 기금의 거의 절반을 가져간 스페인·이탈리아는 철밥통 정규직과 불안한 비정규직이 양분된 노동시장 이중 구조가 청년 취업난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대표적 회원국이다. 우리나라도 같은 병폐를 겪고 있다.

 

청년 문제를 둘러싼 정부의 의지는 환영한다. 하지만 청년 문제를 청년 정책으로 따로 풀겠다는 발상은 좀 더 숙고하기 바란다. 종합적 구조 개혁 없는 ‘청년 정책’ 말잔치는 할 만큼 했다.

 

-정석우 기자, 조선일보(2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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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정책'은 필요 없습니다

 

구직 준비·월세 보증금·연애 알선
말 그대로 없는 정책이 없다
문제는 땜질 정책 아닌 사회구조
일자리·주거 개혁 후보에 표 줄 것

 

‘청년정책’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 2010년대 들어서부터다. 시작은 등록금이었다. 2000년대 당시 대학 등록금이 가파르게 오르며 청년층의 분노가 고조됐다. 이를 달래기 위해 ‘반값 등록금’과 같은 공약이 등장했다. 차제에 논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20~30대가 인구수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는 게 요지였다. 2013년 서울을 필두로 지방자치단체마다 청년정책네트워크 등의 참여 기구들이 설립됐다. 덕분에 청년들이 직접 제안하는 정책들이 행정에 반영될 수 있었다.

 

시간과 경험의 축적은 청년정책의 다양화로 이어졌다. 구직 준비 비용이나 전월세 보증금 일부를 지원해 주는 건 기본. 어떤 지자체는 지역으로 전입해 온 청년들을 위해 각종 생필품이 담긴 ‘웰컴키트’를 제공하는가 하면 청춘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없는 정책이 없다. 오랜 기간 수많은 청년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제안해 온 결과다.

 

요즘은 청년을 겨냥한 정책으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청년정책 고도화의 역설이다. 선거가 임박하면 후보자들은 2030 표심을 잡겠다며 일자리를 몇 개 만들고 주택을 몇 호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쏟아낸다. 저게 실현 가능한가 싶은 의구심은 둘째로 치더라도, 공약의 파급력은 크지 않다.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비슷한 정책이 제안된 경우가 태반이다. 웬만한 공약으론 신선한 인상을 남기기 어렵다. 다수가 체감하지 못한다는 이유도 있다. 예를 들어 수도권에 역세권 청년주택 보급을 확대한다고 한들 대상에 선정되려면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만 한다.

 

청년정책이라는 건 임시방편인 측면이 있다. 일자리·주거 등 청년들이 직면한 문제는 보통 사회구조적인 데에서 비롯된다. 구조를 바꿔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다. 그런데 구조개혁에는 강한 반발이 뒤따른다. 그 반발이 두려워 사안의 본질에는 손대지 못하면서 이런저런 시혜성 정책으로 적당히 땜질하고 있는 게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청년정책의 현주소다. 당사자들은 안다. 오늘 받는 지원금은 내일의 빚이라는 걸.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내버려둔 채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지 않고서 집값을 잡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것도.

 

독일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의 ‘대한민국은 끝났다(South Korea is over)’ 영상이 청년층에서 큰 화제를 모은 건 의미심장한 일이다. 영상에는 극단적인 인구 절벽에 직면해 한국 사회가 경제·문화·국방 등 모든 분야에서 쇠퇴하게 될 거란 내용이 담겼다. 2030세대에선 이 나라가 정쟁에 매몰돼 반등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내리막길을 걷게 되리라는 우려가 상당하다.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갤럽은 4월 둘째 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국정 우선 과제’를 물었다. 모든 집단이 1순위로 경제회복/활성화를 꼽았다. 하지만 그다음은 세대, 이념에 따라 판이하게 나뉘었다. 20대 이하는 ‘저출생 대책’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응답자 비율은 14%. ‘계엄 세력 척결(2%)’ ‘검찰 개혁(1%)’을 요구하는 목소리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진보적인 유권자, 혹은 그런 성향이 강한 40~50대에서는 ‘계엄 세력 척결’ ‘검찰 개혁’을 우선 과제로 꼽는 여론이 훨씬 우세했다.

 

대선이 코앞으로 닥쳤지만 2030세대 표심은 여전히 방황 중이다. 어떤 조사에서는 20대 절반이 선호하는 후보가 없는 걸로 나온다. 이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온갖 청년정책을 내놓는 건 큰 의미 없다. 우리 사회의 병폐를 구조부터 뜯어고치겠다는 사람, 대한민국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믿음을 주는 인물에게 청년들은 표로 화답할 것이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조선일보(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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