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환경-경제 공존 모델 된 네이멍구]
[‘중국발 황사’ 특보]
中 환경-경제 공존 모델 된 네이멍구
‘황사 발원지’서 ‘녹색 만리장성’으로…
환경-성장 모두 달성한 농촌 지역으로 주목
초원에 고급 숙박시설 지어 관광객 유치
농촌 빈곤 벗고 자생력 확보
현대차 등 사막화 방지 사업 참여

중국 네이멍구는 북방의 자원 요충지이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가 낙후된 편이다. 중국향촌발전기금회와 현대자동차 중국법인이 협업한 ‘녹색빌리지’는 생태 보전과 농촌 경제 활성화를 이룬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우란차부시=김철중 특파원
《녹색빌리지 프로젝트’로 주목받는 中네이멍구
15일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우란차부시 싱허현. 차를 타고 1.5km 크기의 라오리하이(澇利海) 호수 옆을 달리다 보니 하얀색의 현대식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여름 성수기 기준 하룻밤 숙박 비용이 3000∼5000위안(약 65만∼110만 원)인 고급 숙박 시설이다. 초원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숙소동 주변의 카페와 호수 전망대에는 ‘인생샷’을 찍으려고 찾아온 젊은 커플들도 눈에 띄었다.》
이 숙박시설이 들어선 다포디춘(大坡底村)은 원래 낙후된 농촌 마을 중 하나였다. 그런데 3년 전 중국향촌발전기금회와 현대자동차 중국법인이 함께 조성한 ‘녹색빌리지’가 들어선 뒤 마을 전체가 완전히 바뀌었다. 빼어난 자연 경관으로 입소문을 타자 투숙객들이 늘어났고, 일반 여행객들까지 몰리면서 이젠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중국 내륙의 낙후 지역에서 생태환경 보전과 농촌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이룬 대표 사례로 꼽힌다.

15일 한 중국인 여행객이 ‘녹색빌리지’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우란차부시=김철중 특파원
● 中 ‘생태문명’ 전략의 최전선
네이멍구는 중국 본토의 북쪽으로 몽골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중국 국토의 12%를 이루는 거대한 지역으로, 중국 석탄과 희토류 등의 최대 생산지다. 또 중요한 곡창지대 중 하나로도 꼽힌다.
하지만 네이멍구의 사막지대는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수도권, 그리고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치는 황사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세계 기후 변화와 사막화 등으로 더 큰 위협을 받고 있다. 환경 운동가들 사이에선 ‘문제 지역’으로도 여겨졌다.
이 같은 경제적, 지리적 특징 때문에 네이멍구는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생태문명’ 전략의 대표적인 시험 무대가 됐다. 생태문명은 경제 성장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추구하는 개념이다. 산림과 초원을 복원하고, 탄소 중립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정부는 2018년 생태문명을 헌법에 명시했는데, 환경과 관련된 이념이 국가의 헌법에 오른 건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경제 성장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를 중국 정부가 국가적 과제로 인식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약 20년 전인 2005년 저장성 당서기 시절 “녹수청산(綠水靑山·환경 보전)이 곧 금산은산(金山銀山·경제 발전)”이라고 밝혔다. 또 시 주석은 2023년 네이멍구를 방문해 “10년 안에 북방에 결코 무너지지 않을 녹색 만리장성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당시 시 주석이 언급한 3대 생태복원 프로젝트 중 2개가 네이멍구에서 진행됐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네이멍구의 사막을 초원으로 복원하는 면적은 2024년 약 1만3000km², 2025년 약 1만5800km²로 매년 1만 km² 이상 이뤄지고 있다. 사막화 방지, 복원 사업에는 나무와 풀을 심는 전통적인 방식뿐만 아니라 태양광·풍력 발전단지 조성과 주변 사막 복원을 결합한 사업도 포함된다.

다포디춘의 숙박 단지 옆에서도 나무 심기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2021년부터 소나무와 갈대숲 등을 포함해 3만1000m²의 공익숲을 조성하고 있는 현대차 관계자는 “호수 주변에 숲이 조성되면 생물 다양성 회복에도 도움이 되지만 민박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경관을 제공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 中, 생태 복원 전략으로 낙후된 농촌 경제 성장 도모
다포디춘 사례는 생태 복원을 넘어 농촌 진흥의 가능성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제조업 발전을 앞세워 고속 성장을 이뤘지만, 그 과정에서 도농 격차와 농촌 공동화 현상을 겪었다. 특히 ‘공동부유(共同富裕·다 같이 잘살기)’를 내세우는 중국 당국에 농촌 빈곤 문제는 사회주의 체제의 정당성을 위협할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에 시 주석은 2013년 집권 뒤 낙후 지역을 위한 ‘맞춤형 지원’ 정책을 여러 차례 지시하는 등 도농 격차 해소에 힘을 쏟았다. 특히 농촌 지역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공을 들였다.
다포디춘은 녹색빌리지가 들어서기 전 호적상 등록된 1000명 가운데 상주인구가 200명에 불과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이 모두 도시로 떠났고, 마을에는 빈집이 늘어났다. 하지만 녹색빌리지가 들어선 지 3년 만에 상주인구가 500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녹색빌리지 운영을 맡고 있는 리젠리(李建麗) 대표는 “약 40명의 전체 고용 인원 중 20∼30명이 전부 이곳 마을 출신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마을 카페에서 일하는 40대 여성 리샤오사(李小霎) 씨도 예전에는 집에서 농사와 육아를 했지만 이제 매달 3000위안(약 65만 원)의 추가 수입이 생겼다. 녹색빌리지와 호수 주변에는 레저 시설 운영업체들이 들어섰다. 말타기와 카트, 전기자전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다. 이들 업체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마을 이웃이다. 민박 사업이 시작된 지 3년 만에 그동안 도시로 떠나기만 했던 젊은이들이 이제 마을로 돌아와 어떤 사업을 할지 구상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설명이다.
경제 효과는 마을을 넘어 지역 경제 전체로 번지고 있다. 녹색빌리지가 있는 싱허현을 찾은 관광객은 2023년 30만 명에서 지난해 81만 명으로 급증했다. 싱허현 전체에 1개에 불과하던 브랜드 호텔 개수도 올해 6개로 늘어났다. 베이징에서 기차로 1시간 30분, 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지리적 조건도 빠른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中 진출 글로벌 기업들도 낙후 지역 환경 프로젝트에 관심
녹색빌리지는 중국 농업농촌부 산하 공공재단인 중국향촌발전기금회가 주도한 프로젝트다. 최근 중국 정부의 농촌을 중심으로 한 낙후 지역의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챙기는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리다 보니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도 현지 사회공헌 활동의 중심 무대를 도시에서 농촌으로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녹색빌리지는 현대차와 네이멍구 지방정부가 1 대 2의 비율로 매칭해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특히 현대차는 숙박 시설뿐만 아니라 주변에 랜드마크 역할을 할 대형 연수원 건물과 전망대 등도 함께 설계했다. 지방정부는 방문객들을 위해 호수와 숙박 시설 주변에 도로를 만드는 등 인프라 구축을 책임졌다.
독일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도 네이멍구의 바옌나오얼에서 나무 85만 그루를 심는 활동을 펼쳐 왔다. 글로벌 기업들의 지속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녹색빌리지 프로젝트의 중국 측 담당자는 현대차와의 협업에 대해 “생태 보전 분야에 오랜 경험이 있어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서 “지방정부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잘 찾아내는 소통 능력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동아일보(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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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황사’ 특보

‘인터스텔라’나 ‘블레이드 러너’ 같은 미래 영화에선 잿빛 하늘에 산성비가 내린다.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로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니 온 세상이 뿌옇게 되고, 미세먼지는 강산성 오염물질이어서 산성비가 내리는 것이다. 중국발 최악의 황사가 덮친 요즘 한국은 미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황사는 중국 사막지대에서 발생한 흙먼지이고, 미세먼지는 공장이나 자동차 배출가스처럼 사람의 활동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이다. 하지만 황사도 아주 작은 입자라는 점에서는 미세먼지다. 기상청이 ‘황사특보’를 내리는 기준도 미세먼지 농도다. 16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황사특보는 ‘황사경보’에는 못 미치는 ‘미세먼지 주의보’다.
▷‘중국산’ 미세먼지는 강철보다 단단하다. 중국 시안자오퉁(西安交通)대 연구팀에 따르면 중국 미세먼지의 70%는 산업용 기계에 마모를 일으킬 정도의 강도다.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면 반도체 같은 정밀기계의 불량률이 높아지는 이유다. 그런 미세먼지를 들이마시면 폐포가 남아나질 않는다.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로 인해 매년 700만 명이 조기 사망한다며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10μg 증가할 때마다 암 발생 확률이 12%, 기형아 낳을 확률은 16% 높아진다고 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폐 세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결합하는 단백질을 더 많이 만들게 해 코로나 감염률을 높인다는 연구도 나왔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다(그린피스, 2019년). 국내 연구팀은 2018년 중국 설 연휴에 한반도를 뒤덮은 ‘나쁨’ 수준의 초미세먼지를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터뜨린 설맞이 폭죽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반도 미세먼지의 주범이 중국임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다. 발뺌하던 중국은 2019년 한국 초미세먼지 중 32%는 중국산임을 인정했다. 최근 기상청이 황사특보를 내리며 “중국발 황사”라고 발표한 데 대해선 “몽골발 황사”라며 발끈했다.
▷중국의 미세먼지 저감 노력에도 한국의 상황은 악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베이징 공기를 맑게 한다는 명분으로 베이징 공장을 동쪽으로 옮기고 있다. 중국은 석탄화력발전소가 가장 많은 나라인데, 발전소의 절반은 동부 지역에 있다. 바람은 동쪽으로 부니 우리만 피해를 보는 셈이다. 황사의 발원지가 몽골이든 중국이든 중국 내 대기오염 시설을 거쳐 불어오면 우리로선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경유차 타지 않고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 없이는 국회가 ‘사회 재난’으로 규정한 미세먼지를 피해 살아갈 방법은 없다.
-이진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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