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나이를 먹어 가면서 시들고 쭈그러든다.
내 글만 읽고 나를 현품대조 하러 온 사람들이 가끔 깜짝 놀란다.
법정 스님 하면 잘 생기고 싱싱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별 볼 것 없고
바짝 마르고 쭈글쭈글하니 실망의 기색이 역력하다.
그때마다 속으로 미안해 한다.
거죽은 언젠가 늙고 허물어진다. 늘 새 차일 수가 없다.
끌고 다니다 보면 고장도 나고 쥐어 박아서 찌그러들기도 한다.
육신을 오십 년, 육십 년 끌고 다니다 보면 폐차 직전까지 도달한다.
거죽은 언젠가는 허물어진다. 생로병사 하고 생주이멸生住異滅 한다.
그러나 보라, 중심은 늘 새롭다.
영혼에 나이가 있는가. 영혼에는 나이가 없다.
영혼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그런 빛이다.
어떻게 늙는가가 중요하다.
자기 인생을 어떻게 보내는가가 중요하다.
거죽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중심은 늘 새롭다.
거죽에서 살지 않고 중심에서 사는 사람은
어떤 세월 속에서도 시들거나 허물어지지 않는다.
-법정스님 <산에는 꽃이 피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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