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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만이 아니었다.. 트럼프 '빙하 녹는 그린란드' 노리는 이유] ....

뚝섬 2025. 1. 9. 10:40

[희토류만이 아니었다... 트럼프 '빙하 녹는 그린란드' 노리는 이유]

[그린란드] 

[트럼프 美 대통령 사겠다는 그린란드는 어떤 땅?] 

[미국은 부동산 투자 귀재] 

[미국의 영토확장] 

 

 

 

희토류만이 아니었다... 트럼프 '빙하 녹는 그린란드' 노리는 이유 

그린란드 스코어스비 선드(Scoresby Sund)의 빙하/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임기 시작 전부터 그린란드에 대한 지배 욕구를 드러내면서 이 땅의 전략적 가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이 영구 동토인 그린란드는 최근 온난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며 세계 패권 경쟁을 위한 중요 자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선 그린란드에는 석유·가스뿐 아니라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등 반도체·전기차 등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와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음이 녹으면 지하자원 시추가 훨씬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입장에선 그린란드를 차지할 수만 있다면, 전 세계 희토류 공급량의 90% 이상을 중국이 장악한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북극 일대의 빙하가 녹으면서 생겨나는 새로운 항로도 트럼프가 이 지역에 주목하는 이유다. 중동 지역의 전쟁으로 지중해와 인도양을 잇는 홍해 항로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아시아와 북미, 유럽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북극 항로가 ‘얼음 위의 실크로드’로 주목받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서유럽에서 동아시아로 가는 해상 운송의 경우, 북극해를 통과하면 홍해의 수에즈 운하로 갈 때보다 경로가 약 40% 단축된다”고 보도했다. 북극이사회(북극 정책을 논의하는 국가 간 협의체)에 따르면 새로운 항로가 다수 개척되면서 북극의 선박 통행량은 2013~2023년 사이 약 37% 늘었다. 중국과 러시아 역시 북극을 통과하는 새 항로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두 나라가 북극 항로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는 합의에 이르기도 했다.

 

그린란드는 역사적으로 미국의 안보에 핵심적인 지역으로 간주됐다. 특히 냉전 시대 미국을 주축으로 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그린란드·아이슬란드·영국을 잇는 해상의 길목에서 러시아의 대서양 진출을 차단·감시했다. 북극해와 대서양 사이의 병목에 해당하는 이 해역을 러시아를 막는 핵심 저지선으로 설정한 것이다. 1867년 당시 앤드루 존슨 미 대통령은 알래스카와 함께 그린란드 매입까지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덴마크에 그린란드 매입 대가로 1억달러를 제안했다는 내용이 덴마크 언론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다.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면적이 한반도의 9배 이상인 216만6000㎢에 달한다. 인구는 약 5만7000명이다. 18세기 중반부터 1979년까지 덴마크의 지배를 받았고, 2009년 독립을 선언할 권리가 부여됐지만 여전히 국방 및 외교 정책 등은 덴마크에 맡기고 덴마크령으로 남았다.

 

-류재민 기자, 조선일보(2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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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북극해에 있는 그린란드는 남한 면적의 21배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216만여㎢)’이다. 이곳 서북쪽엔 이누이트 원주민들이 “비두픽(Pituffik)”이라 부르는 평원이 있었다. ‘개를 묶어놓는 장소’란 뜻의 사냥터였다. 1951년 여름, 미군이 연중 9개월은 얼어붙어 있는 이곳에 공군기지를 짓는 극비 작전을 시작했다. 작전명은 ‘블루 제이’. 노퍽, 볼티모어, 뉴욕 등에서 30만t의 자재와 인력을 실은 수송선 수십 척이 출항했다. 1만여 명이 하루 12시간, 주 7일을 일해 60여 일 만에 활주로와 기지 대부분을 완공했다.

 

미국이 덴마크 식민지였던 그린란드에 관여하기 시작한 것은 1940년대부터다. 그러나 1951년 덴마크와 새 방위 조약을 맺고 기지를 건설한 배경엔 냉전이 있었다. 소련이 북극권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한다면 그린란드를 지나 미국 본토로 날아가는 게 지름길이다. 따라서 중간 지점인 그린란드에 장거리 폭격기와 요격미사일을 배치할 기지를 확보하는 게 시급했다. 이를 위해 미국이 투입한 예산이 당시 돈으로 1억2500만달러였다. 1952년 기지 건설이 공개되자 라이프지(誌)는 이를 “얼음 위의 노르망디 결전”이라 표현했다.

 

▶이누이트들이 살던 눈과 얼음의 땅에 그린란드란 이름을 붙인 사람은 10세기 아이슬란드에서 살인죄를 짓고 쫓겨나 이곳에 온 바이킹 ‘에릭 더 레드’로 알려져 있다. 더 많은 이주자를 모으기 위해 마치 살기 좋은 땅인 양 ‘그린란드’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서 진짜 ‘그린란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인구 5만여 명의 이 땅에 세계 가용 매장량의 20%에 해당하는 희토류가 매장돼 있다고 한다.

 

▶블루 제이 작전 후 74년이 흘렀다. 그린란드는 덴마크로부터 외교·국방 이외의 자치권을 획득한 ‘자치령’이 됐고,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권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 커졌다. 러시아는 1950년대 북극해의 섬에 건설한 공군기지를 대폭 확장했고, 중국도 북극 개척에 적극적이다. 미군은 그린란드의 공군기지를 우주군으로 이관해서, 본토로 향하는 미사일을 레이더로 탐지하고 요격하며 외국의 우주 발사체까지 추적하는 곳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그린란드를 팔라고 연일 덴마크를 압박하고 있다.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을 것처럼 위협하기도 했다. 자신의 취임식을 앞두고 장남까지 그린란드로 보냈다. 그린란드 획득을 업적으로 만들려는 욕심이 보통이 아닌 듯하다. 그린란드 주민들은 어떤 심정일까.

 

-김진명 기자, 조선일보(2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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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Pete Seeger, The Greenland Whale Fisheries(1973) 

 

그린란드: Pete Seeger (1973)

 

아직 취임도 하기 전인데 새해 벽두부터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인 특유의 외교적 블러핑이 시작됐다. 캐나다를 미국 51번째 주로 노골적으로 격하시키는가 하면, 이미 1999년 파나마 정부에 이양한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환수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았다. 이런 발언은 일국의 수장으로서 다른 독립국가의 주권을 모독하는 엄청난 외교적 결례다. 그러나 장사꾼의 피가 흐르는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면 그런 예의와 관례 따위는 아랑곳 않겠다는 생각이다.

 

트럼프가 눈독 들이는 또 다른 지역은 북극의 얼음 섬인 덴마크령 그린란드다. 트럼프는 ‘국가 안보와 전 세계의 자유를 위해’ 미국의 그린란드 소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린란드는 한반도보다 열 배나 넓고 사우디아라비아에 필적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하지만 인구는 6만명이 채 되지 않는, ‘초록의 땅’이라는 이름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빙하의 섬이다. 

 

트럼프가 이 섬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선명하다. 북극권의 전략 요충지인 이 섬을 장악해 러시아 및 중국과의 북극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노림수가 있다. 또한 전기차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50종 중 43종 이상이 매장된 곳이므로 경제적 가치도 크다는 점을 주목한다. 물론 덴마크나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반발하고 있지만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국 프로테스트 포크음악의 아버지 피트 시거가 녹음한 이 노래는 1863년 그린란드로 고래를 잡으러 떠났지만 희생당한 선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통 민요다. 포크 트리오 피터 폴 앤드 메리나 얼터너티브 밴드 포그스도 취입한 바 있다. 이 노래의 마지막 부분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오 그린란드는 끔찍한 땅이야/결코 초록의 땅도 아니고/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그곳/고래는 날아오르고/햇빛은 아주 가끔 보일까 말까 하지(Oh Greenland is a dreadful place/A land that’s never green/Where there’s ice and snow/And the whale-fishes blow/And daylight’s seldom seen).”

 

-강헌 음약평론가, 조선일보(2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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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대통령 사겠다는 그린란드는 어떤 땅?


자원의 보고, 지정학적 요충지…中 견제 의도로 풀이

그린란드에 있는 이누이트족의 거주지가 눈으로 뒤덮인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사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얼음 땅’ 그린란드의 가치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진지하게 북극해와 북대서양 사이에 위치한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에 관심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후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터무니없다. 그린란드는 판매용 땅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20일 이에 불쾌함을 드러내며 9월 2일로 예정했던 덴마크 국빈 방문을 취소하겠다는 트위터 글을 올렸다. 


덴마크를 매입하겠다는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1867년 앤드루 존슨 전 대통령, 1946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도 덴마크에 그린란드를 사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트루먼 대통령이 제안한 금액은 1억달러였다. 하지만 두 번 다 거절당했다. 


그린란드는 면적 약 210만㎢ 규모의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거주민은 5만6000명이다. 유럽과 북미 대륙 사이에 위치해 있다. 유럽보다는 캐나다 북동부에 더 가깝지만, 1721년 덴마크 영토로 편입됐다. 국토의 85%가 얼음으로 덮여 경작이 가능한 땅은 2%에 불과하다. 대신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최근 빙하가 녹으면서 얼음 속에 있던 천연가스나 석유, 각종 광물 자원이 드러나 세계 열강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린란드는 1979년 덴마크로부터 제한적 자치권을 인정받은 데 이어 주민 투표를 통해 2008년 자치법안을 통과시켰다. 외교·국방은 여전히 덴마크에 기대고 있지만, 그 외 대부분의 행정 영역은 자치정부가 담당한다. 연간 재정의 약 60%(5억9000만달러)를 덴마크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미국이 그린란드를 손에 넣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덴마크 정부와 여론이 이를 강력하게 거부하기 때문이다. 덴마크 인민당의 외교담당 대변인은 “그가 이 아이디어를 정말로 고려하고 있다면 미쳤다는 증거”라며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매혹된 이유는 그린란드가 가지고 있는 천연자원과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 그린란드는 중국이나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훌륭한 카드라는 것이다.


첨단 산업의 쌀’ 희토류로 中 견제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9일(현지시각) 그린란드에 ‘트럼프 호텔’이 들어선 합성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장난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사진 트위터 캡처

 

파리 국제관계연구소(ILERI)의 미카 메레드 극지 지정학 교수는 프랑스의 보도전문 채널 프랑스24를 통해 “그린란드 매입 제안은 미국이 북극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을 중국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그린란드에 매장된 천연자원을 통해 무역분쟁 대상국인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란드에는 ‘첨단 산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가 매장돼 있다. 희토류반도체, 레이저 등 첨단 제품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다. 화학적으로 안정적이고, 건조한 환경에서 잘 견디는 데다 열 전도율이 높아 반도체, 전기차를 비롯해 군사무기, 신재생 에너지 관련 제품을 만드는 데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첨단 산업을 이끄는 기업이 많은 미국에서 수요가 많은 품목 중 하나다. 


그런데 희토류는 현재 전 세계 생산량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을 언급하며 미·중 무역분쟁에서 미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린란드에 매장된 희토류는 미국이 중국과 협상에서 한 계단 우위에 올라설 수 있는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린란드 남서부의 크바네펠드 광산은 희토류 생산지로 이미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곳에는 적어도 1000만t 규모의 광물질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 그린란드에는 기반 시설이 부족한 데다 인구가 적어 노동력도 부족하다. 이 때문에 매장된 광물에 대한 탐사 사업이 폭넓게 진행된 상황은 아니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손에 넣게 되면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도 저지할 수 있다. 중국은 ‘북극 실크로드’라는 정책을 펼치며 유럽으로 통하는 수출길을 추진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 지방의 빙하가 녹아, 중국이 새로운 바닷길을 개척할 기회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그린란드에 공항 3개를 건설하는 자금을 지원하려고 시도했다. 그린란드 자치정부의 총리가 2017년에 중국을 방문해 국영 은행들에 투자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알게 된 제임스 매티스 당시 미 국방장관이 우려를 표하면서 덴마크 정부에 그린란드에 투자하라고 설득했고, 미국의 개입으로 결국 중국의 그린란드 투자는 무산됐다. 


그린란드는 미국 입장에서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도 견제할 수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유럽과 북미 대륙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메레드 교수는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제안은) 러시아에 비록 당신들이 2021년까지 북극평의회 의장국을 맡고 있을지라도, 언제까지나 북극의 맹주는 아닐 것”이라는 경고라고 분석했다. 


그린란드에서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는 3600㎞ 거리에 있다. 일찍이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미국은 덴마크와 군사방위조약을 맺고 1953년 그린란드에 툴레공군기지를 설치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현재도 이 기지는 북극권 일대에서 나토(NATO)의 주요한 방어기지 가운데 한 곳이다. 툴레공군기지는 세계에 배치된 미군 기지 가운데 가장 북쪽에 위치한 곳이다. 툴레공군기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기 경보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plus point  

 

美 국무장관의 ‘바보짓’? 황금알 거위 거듭난 알래스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희망 발언은 과거 미국이 사들였던 첫 번째 ‘얼음 땅’ 알래스카를 연상시킨다. 미국은 1867년 러시아로부터 17만㎢ 면적의 알래스카를 매입하며 720만달러를 지불했다. 미국에 편입된 지 92년 만인 1959년, 알래스카는 미국의 49번째 주 지위를 획득했다.


이 거래를 주도한 사람은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윌리엄 수어드다. 알래스카 매입을 두고 당시에는 쓸모없는 얼음 땅을 거액의 나랏돈을 들여가며 산 ‘수어드의 바보짓’이라는 여론이 들끓었다. 알래스카를 수어드 장관의 이름을 따서 ‘수어드의 아이스박스(Seward’s icebox)’로 부르기도 했다. 알래스카 땅의 대부분이 얼음이라는 점에서 나온 조롱 섞인 표현이었다. 


그러나 30년 후 분위기는 뒤집혔다. 1897년 알래스카의 유콘강에서 금광이 발견된 덕분이었다. 이어 1950년에는 푸르도만에서 대형 유전이 발견됐다. 알래스카의 유전 덕분에 미국은 세계 3위의 석유 매장량을 확보한 나라가 됐다. 이외에도 알래스카에는 천연가스와 석탄, 구리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얼음이 녹으면서, 이 같은 천연자원의 개발 난이도도 낮아지는 상황이다.

-이민아 기자, 조선비즈(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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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부동산 투자 귀재… 영토 40%가 돈 주고 산 땅


1803년 전쟁 자금 필요했던 프랑스에 루이지애나 땅 사서 영토 두배로 불려

1㎢당 단돈 5달러에 알래스카 매입…

국민들 '냉장고 샀다'며 비웃었지만 이후 천연자원 매립 사실 밝혀져
최근 트럼프가 그린란드 매입에 관심… 땅 주인 덴마크는 팔 수 없다며 일축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땅인 그린란드(약 217만㎢)를 사들여 미국 영토로 삼겠다는 뜻을 내비쳤어요. 그러자 지난 18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는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죠.

그린란드는 북극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에요. 석유, 천연가스,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어요. 유럽과 북미 대륙 중간에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이기도 하죠.

사실 미국이 그린란드에 관심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1946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덴마크에 1억달러를 내고 그린란드를 사들이려 했었거든요.

◇미국 영토 약 40%가 돈 주고 산 땅

미국은 세계에서 셋째로 넓은 국토(약 983만㎢)를 가진 국가입니다. 하지만 처음 영국에서 독립했을 땐 고작 동부 13개 주에 불과했어요. 이후 무수한 전쟁과 영토 구입으로 지금의 광대한 영토를 확보했지요. 지금 미국 영토의 약 38%(374만㎢)가 돈으로 사들인 땅이랍니다.

 

미국은 19세기 들어 서부 개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부동산 구매'에 나섭니다. 먼저 1803년 나폴레옹에게 1500만달러를 주고 프랑스령 루이지애나(214만㎢)를 사들였어요. 당시 프랑스는 나폴레옹이 유럽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느라 한 푼이 아쉬울 때였거든요.

루이지애나는 '루이의 땅'이라는 뜻으로, 프랑스 절대군주 루이 14세를 기리는 이름입니다. 지금 미국 남부에 있는 루이지애나주(약 13.5만㎢)뿐만 아니라, 미네소타·미주리·아칸소·캔자스·오클라호마·네브래스카·몬태나주 등이 포함된 거대한 땅덩어리였죠. 이때 미국 영토는 당시 기준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불어났어요.

미국은 계속해서 서쪽과 남쪽으로 팽창했습니다. 무력으로 멕시코를 제압하고 텍사스를 합병하고, 뉴멕시코와 캘리포니아도 집어삼켰어요. 이 과정에서 1853년 지금 애리조나와 뉴멕시코주 남부를 멕시코에 1000만달러를 주고 사들입니다. 남한 크기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면적(8만㎢)이었죠. 당시 주멕시코 미국 대사의 이름을 따 '개즈던 매입(Gadsden Purchase)'이라고 부릅니다.

◇'1㎢당 단돈 5달러'에 알래스카 매입

미국은 1867년 러시아로부터 북아메리카 북서쪽 끝에 붙어 있는 알래스카(152만㎢)를 단돈 720만달러에 사들입니다. 1㎢당 5달러도 안 되는 헐값이었죠. 알래스카는 러시아가 18세기에 정복했던 땅이었는데, 크림전쟁으로 재정이 어려워 미국에 팔아넘긴 겁니다.

윌리엄 수어드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선견지명을 갖고 알래스카 매입을 주도했어요. 동시대 미국인들이 알래스카를 가리켜 '수어드가 사들인 냉장고'라고 비웃어도, 그는 "알래스카의 가치를 발견하려면 한 세대가 지나야 한다"고 버텼습니다. 이후 알래스카에 금,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이 엄청나게 묻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요.

◇이미 덴마크에서 땅 사들였던 미국

미국은 덴마크에서도 땅을 사들인 전례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죠. 미국은 1917년 2500만달러를 들여 덴마크령 서인도 제도에 있던 50여개 섬(346㎢)을 사들입니다. 혹시라도 유럽 국가가 북미 대륙을 급습할 경우 이곳이 근거지가 될 거라 생각해 1867년부터 꾸준히 덴마크를 설득한 결과였어요.

하지만 덴마크가 그린란드도 팔겠다고 나설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덴마크 총리가 트럼프의 제안을 거절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로 예정됐던 덴마크 방문을 연기해버렸어요.

[땅 85%가 얼음인데 그린란드? 이주민 불러 모으려고 지은 이름]

그린란드(Greenland)는 전체 면적 85% 이상이 얼음으로 덮여 있어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2%도 안 됩니다. 그런데도 이름은 '녹색의 땅'이죠. 이 이름은 10세기 그린란드로 이주한 바이킹족 '붉은 털 에이리크'가 붙였습니다. 그는 그린란드섬 남쪽에 정착한 뒤 새로운 이주민들을 불러 모으겠다면서 이곳이 '농사짓기 좋고 살기 좋다'고 홍보하려고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그린란드 원주민들은 이 섬을 '칼라알릿 누낫(Kalaallit Nunaat)'이라고 부릅니다. '칼라알릿 사람들의 땅'이라는 뜻이죠. 이들은 그린란드 서부를 근거지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윤서원 서울 성남고 역사 교사/기획·구성=양지호 기자, 조선일보(1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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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영토확장

 

가자, 金 캐러!... 이민자 몰려든 미국

 

동부 연안 지역에서 시작된 나라 미국, 서쪽으로 영토 넓히며 싼값에 땅 분양
캘리포니아에서 금 나왔다는 소문에 각국의 사람들 몰려 다민족 국가로 성장…

그로 인해 원주민은 삶의 터전 잃게 됐죠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 있네."

이 노래를 알고 있나요? 딸을 잃고 혼자가 된 늙은 아버지가 자신의 딸인 클레멘타인을 애타게 부르는 미국의 민요이지요. 이 슬픈 노래는 사실 바닷가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 아니에요. 미국의 서부 개척이 한창이던 시절, 금광을 찾아 나선 아버지와 그 딸의 이야기랍니다.

미국은 원래 대서양 연안의 동부지역에서 시작된 나라지요.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 무역과 공업을 통해 큰 이익을 얻었어요.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를 사들이고, 멕시코와 전쟁을 하는 등 국제정세와 전쟁을 이용해 서쪽으로 영토를 확장해 나갔어요. 1848 2월 과달루페 이달고 조약(Treaty of Guadalup e Hidalgo)을 맺으면서, 미국은 대서양에서부터 태평양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갖게 됐어요. 문제는 이 넒은 땅에 거주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영화 '파 앤드 어웨이(Far and away)'에서처럼 말을 타고 달리면서 깃발을 꽂으면 땅을 주는 경주를 하기도 하고, 아주 싼 값에 땅을 분양하기도 했어요. 포장마차에 부자의 꿈을 싣고 서부로, 서부로 향한 이들은 이렇게 개척자가 되어 갔어요. 아메리칸 드림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답니다.
 

 

1848, 미국의 인구변동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바로 금이었어요. 존 수터(John Sutter)가 헐값에 사들인 지금의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금이 나온 거죠. 수터는 일꾼들에게 비밀로 하라고 했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이지요. 곧 금을 캐려는 사람들로 무법천지가 되고 말았어요. 사람들은 배를 타고, 혹은 마차 먼지를 날리며 속속 모여들었어요. 동부지역까지 금 소식이 알려지는 건 수개월이 걸렸어요. 1849, 소식을 들은 약 10만명의 사람들이 벌 떼처럼 몰려들었죠. 이렇게 모여든 사람들을 '포티나이너스(forty-niners·49년의 사람들)'라고 부르는데요, 이들은 약 10년 동안 엄청난 양의 금을 채굴했어요. 6개월간 금광에서 일하면 다른 곳에서 6년 동안 일한 만큼의 돈을 벌 수 있었다고 해요. 광부들만 돈을 번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이 모여들면서 다른 산업들도 덩달아 발전해 나갔어요. 청바지 회사 '리바이스'는 이 지역에서 광부를 상대로 질긴 바지를 만들던 리바이 스트라우스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답니다.

처음에는 동부에 살던 사람들이,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사람들이 몰려왔어요. 이어 유럽인들과 오스트레일리아인, 뉴질랜드인, 중국인들까지 이민자 대열에 합류했고요.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대 이민의 시대였지요. 전 세계에서 몰려든 이민자들로 순식간에 인구가 증가한 캘리포니아는 1850년 미국의 31번째 주(
)로 승인됐어요. 1860년대 캘리포니아 인구는 38만명이 되었고, 도시와 도로·철도가 만들어졌어요. 금을 찾아 모여든 이들이 이룬 많은 변화를 '골드 러시(Gold Rush)'라고 부르는데요, 미국 역사상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변화를 가져왔답니다. 광활한 미국 영토는 세계 각지에서 온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다민족 국가가 되기 시작했어요. 아메리카 대륙의 동쪽과 서쪽을 연결하는 대륙횡단철도가 건설돼 동서의 문화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지요. 

 

그렇다면 처음 캘리포니아 땅의 주인이었던 존 수터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을 거라고요? 아니에요. 그는 과달루페 이달고 조약 이전에 얻은 소유권을 인정받지 못했답니다. 수없이 많은 재판을 통해 결국 소유권을 인정받았지만, 돈에 눈이 먼 사람들 때문에 아무것도 얻지 못했어요. 클레멘타인의 늙은 아버지가 금을 찾아 부자가 되려고 서부에 왔지만 결국 딸을 잃은 것처럼, 누구에게나 기회가 된 것은 아니었지요.

원래 아메리카 대륙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던 인디언들도 많은 것을 잃어야만 했어요. 미국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원주민과 이주민은 끊임없이 충돌해왔어요. 1830년 미국 정부는 '인디언 추방법'을 만들어 인디언보호구역으로 강제 이동하도록 했어요. 이에 저항하는 인디언들은 죽임을 당하기도 했죠. 디즈니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주인공처럼 새로운 서양 문명을 받아들인 부족도 있었지요. 체로키 족은 기독교를 비롯한 백인 문화를 많이 받아들였는데, 그들 역시 고향에서 약 2000㎞ 떨어진 오클라호마의 인디언보호구역으로 강제 이동해야만 했답니다. 눈보라 속에서 피눈물을 뿌리며 이동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원주민이 사망했습니다. 이때 그들이 부른 노래가 유명한 'Amazing Grace'라는 노래입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비극이라 할 수 있는 이 이동을 '눈물의 길(Trail of Tears)'이라고 부른답니다.

1848년 캘리포니아에서 금이 발견되고서 서부로 몰려든 사람들과 원주민 사이에 충돌이 더 자주 일어났고, 인디언 보호구역은 갈수록 좁아졌습니다. 인디언 자녀는 미국식 교육을 받으면서 인디언의 문화를 잃어갔어요. 인디언 조상의 무덤 위로 넓은 도로가 만들어졌고, 그들의 삶의 터전은 사라졌지요. 미국은 넓은 영토를 이민자로 가득 채웠고, 세계 강국으로 부상했어요. 하지만 인종 차별과 노예제 문제로 갈등을 겪어야만 했지요. 진정한 발전은 통합에서 나오는 힘이라는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공미라 경기 구리 인창중 교사(세계사 저술가) , 조선일보(1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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