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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覇權 國家와 해군] 육군의 제국이었던 중국이 서양 해군의 적통을 이은 미국과 바다에서 붙으면..?

뚝섬 2016. 7. 18. 07:05

세계사를 놓고 볼 때 패권 국가의 반열에 올라설 때는 대부분 그 나라에 강력한 해군이 있었고, 결정적인 해전(海戰)에서 승리했다. 해전에서 역사가 바뀌었다는 사실이 관전 포인트다. 먼저 해군이 강했던 아테네와 육군이 강했던 페르시아 사이에 벌어졌던 살라미스 해전이 그렇다. 마치 명량 해전의 울돌목에서 이순신이 승리했던 것처럼 수적으로 열세였던 아테네의 테미스토클레스가 살라미스에서 페르시아 함대를 격파함으로써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꽃피울 수 있었다. 배 밑바닥에서 노를 젓던 아테네의 하층민 출신 노잡이들이 투표권을 획득하였던 것이다.

베네치아는 바닷가 암초 위의 옹색한 장소에 말뚝을 박아 도시를 건설하였지만 배를 타고 다니며 장사를 해서 큰돈을 벌었다. 1204년 4차 십자군 전쟁 때에는 십자군을 자신들이 제조한 배에다 싣고 가서 난공불락의 성(
)으로 무장했던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켰다. 당시 로마 인구가 20만이었고, 동로마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이 50만이었다고 하는데, 조그만 도시국가 베네치아가 보유한 해군력으로 서양 최고의 도시를 제압한 것이다. 이때부터 주먹만 한 베네치아가 약 500년 동안 지중해 해상무역권을 장악하는 제국으로 자리 잡게 된다.

 

해적 국가 영국이 제국으로 올라서는 디딤돌이 된 2개의 해전이 칼레해전(1588)트라팔가르해전(1805)이다. 칼레해전은 적의 배에다 갈고리를 걸어놓고 싸우는 종래의 백병전이 아니라 약50~60m 거리를 유지한 채 주철 대포로 공격하는 새로운 전술로 스페인 무적함대를 제압하였다.

 

2000년 동안 육지의 대국이었던 중국이 아편전쟁에서 영국에 당한 것도 해군력 때문이었다. 1860년 영국·프랑스군에 북경이 함락당하고, 청나라 황실의 보물을 모아둔 원명원(圓明園)이 약탈당하는 수모를 겪은 것도 해군에 밀려서다.

 

중세 해적에서 출발한 일본 해군은 쓰시마해협에서 러시아 함대를 격파하고, 청일전쟁에서 이홍장의 함대를 격파함으로써 아시아의 패자가 되었다. 15세기 초 정화(鄭和) 함대가 깃발을 날린 이후로는 별 볼일 없는 해군만 있었던 중국이 이번에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항공모함 함대와 각을 세우고 있다. 육군의 제국이었던 중국이 서양 해군의 적통을 이은 미국과 바다에서 붙으면 승산이 있을까?

 

 -조용헌, 조선일보(1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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