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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에 전 안 올려도 돼요”] [2030 명절증후군]

뚝섬 2022. 9. 7. 09:44

[“차례상에 전 안 올려도 돼요”]

[2030 명절증후군]

 

 

 

“차례상에 전 안 올려도 돼요”

 

‘추석 차례상은 송편과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이 기본이고 육류와 생선, 떡 정도를 추가할 수 있다.’ 성균관이 추석을 앞두고 차례 음식을 최대 9가지만 올리도록 간소화한 차례상 새 표준안을 발표했다. 차례 음식 가운데 며느리들의 원성이 자자한 전은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동그랑땡 생선전 녹두전 등은 기름 냄새 맡으며 온종일 부쳐야 한다. 허리라도 펼라치면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는 고역이다. 심지어 ‘명절 때 조상 덕 보면 해외여행 가고, 조상 덕 없으면 전 부친다’는 시쳇말이 있을 정도다.

▷전 없는 차례상의 근거는 조선시대 예학 사상가인 김장생이 사계전서(沙溪全書)에서 ‘기름진 음식을 써서 제사 지내는 것은 예가 아니다’라고 쓴 데 있다. 차례상은 조선 후기 양반 경쟁으로 인해 본래 예법과 다르게 호화스럽게 변질됐다는 게 정설이다. 석주 이상룡, 명재 윤증, 퇴계 이황 종가에서는 ‘제사상은 간소히 차리라’는 지침이 전해 내려온다. 제사상 크기는 가로 99cm, 세로 68cm로 정하고 유과나 전은 올리지 않도록 했다.

▷새 차례상을 반길 법도 한 며느리들이 되레 “그동안 전 부친 게 억울하다”며 성균관을 성토하고 있다. “왜 이제야 발표하나. 지난 명절에 이혼했다” “TV 보며 노는 남자들 밥상 차리는 게 더 열 받는다” “이미 차례 안 지내는 집이 많다”. 가족의 해체와 성평등 문화의 확산 등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비해 성균관의 인식이 뒤처진다는 지적이다. 가족 간 거리 두기가 강제된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추석, 설 명절 문화가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바뀐 탓도 있다.

 

▷이제라도 유교 전통문화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성균관의 노력을 폄훼만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최영갑 성균관 의례정립위원장은 새 차례상 발표에 앞서 “유교가 현대화 과정에서 옛 영화만을 생각하며 선구자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명절증후군’ ‘시가와 처가 차별’ 등이 잘못된 의례에서 비롯됐음을 알고서도 관행을 바꾸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차례는 후손들의 정성이 담긴 의식인데 이로 인해 고통받거나 가족 사이 불화가 초래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고 나의 뿌리를 되돌아보는 것, 명절의 본질이다. 고루한 형식에 매몰돼 가족끼리 싸움이 나고 따스한 밥상조차 나누지 못한다면, 그 본질에서 한참 벗어난 것이다. 유서 깊은 종가에선 “남녀 구분 없이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불합리한 예법은 손질해 집안별로 가가례(家家禮·각 집안의 예법)를 세워 따르면 될 일”이라고 한다. 예법은 시대에 맞게 다시 쓰여야만 그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

-우경임 논설위원, 동아일보(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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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명절증후군

 

요즘 20·30대 청춘들도 '명절 증후군'을 겪는다. 미혼자들은 "결혼 언제 하느냐" "취업 준비 잘 돼 가느냐"는 얘기가, 기혼자들은 "애 언제 낳느냐"는 말이 스트레스다. 잔소리가 싫어서가 아니다. 어른들의 속 모르는 타박이 더 괴롭다. 청춘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불가피하게 '나중의 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얼마 전 30대 초반 후배 부부에게 "아기는 안 낳느냐"고 했다가 "집 사느라 낸 대출 때문에 아기는 꿈도 못 꾼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랬다.

알만한 기업에 다니는 이 부부의 월 소득은 둘이 합쳐 650만원 정도. 무섭게 오르는 집값에 재작년 결혼하면서 회사까지 지하철로 한 시간 넘게 걸리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전용 64㎡(약 19평) 규모의 집을 샀다. 다행히 당시에는 보금자리대출에 소득 상한이 없어 2억6000만원을 대출받고, 모자라는 1억4000여만원은 신용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친척에게 빌려 마련했다. 자신의 힘으로 결혼과 주거를 해결한 두 사람이 대견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30년간 갚기로 한 보금자리 대출금은 매월 60만원씩 빠져나간다. 나중엔 상환 금액이 150만원으로 늘어난다. 친척에게 빌린 돈은 월 100만원씩 갚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 대출 등을 메우면 남는 금액은 약 200만원. 이걸로 교통비·식대·경조사비 등을 쓰면 저축은 요원하다.

후배가 보여준 엑셀 파일에는 360개월 동안의 상환 계획이 깨알 같이 적혀 있었다. 그는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만약 아기라도 생겨 홑벌이가 되면 한 달에 150만원씩 마이너스예요."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도 고민이 많다. 요즘 소개팅 시장에서는 '서울 아파트 보유'가 인기 조건이라는데, 미혼·독신 가구의 내 집 마련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전용 85㎡ 이하 아파트는 100% 가점제이다. 배우자나 자녀가 없으면 청약은 꿈도 못 꾼다. 최근엔 만 30세 이상 1인 가구에 적용하는 '내 집 마련용 디딤돌대출 요건'이 강화됐다. '미혼·독신 가구를 겨냥한 싱글세(稅)'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결혼 결심을 하게 되는 건 데이트가 끝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같은 집'에 가고 싶어서래근데 나는 같이 돌아갈 '집'을 마련할 수가 없어." 정부 정책만 보면 결혼을 하고, 자녀 두세 명을 낳으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청춘들은 말한다. "집이 없는데 어떻게 결혼을 하고 애를 낳나요." 집이 먼저일까, 결혼이 먼저일까. 닭이 먼저든 달걀이 먼저든, 올 명절에도 20·30 청춘들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이미지 산업1부 기자, 조선일보(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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