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덮친 쌍둥이 강진]
[국내 原電, 규모7 지진 나도 대형 항공기 충돌해도 끄떡 없다]
[한전, 탈원전 때문에 실적 악화 사실상 인정]
베네수엘라 덮친 쌍둥이 강진

역대 최다 사망자를 낸 지진은 1556년 중국 산시성 대지진이다. 명사(明史)에 따르면 이름이 확인된 사망자만 82만∼83만 명. 20세기 이후로 좁히면 사망자 10만 명 이상인 지진은 1976년 중국 탕산(25만),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22만), 2010년 아이티(22만), 1923년 일본 간토(14만) 대지진을 포함해 6번 있었다. 최근 베네수엘라를 덮친 강진 사망자가 1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현실이 될 경우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8만7000명) 사망자 수를 앞서게 된다.
▷수도 카라카스 근처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은 규모 7.2와 7.5의 지진이 39초 간격으로 연이어 발생한 쌍둥이(doublet) 지진이어서 피해가 컸다. 대개 지진은 본진 발생 후 규모가 작은 여진이 뒤따르는데 쌍둥이 지진은 규모가 비슷한 지진이 짧은 시차를 두고 발생한다. 2023년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때 규모 7.8과 7.5 지진이 9시간 시차를 두고 발생해 5만 명이 숨졌다. 2016년 경북 경주에서도 규모 5.1의 지진 48분 후 5.8의 지진이 뒤따른 적이 있다.
▷쌍둥이 지진은 단독으로 두 번 발생하는 지진보다 피해가 크다. 1차 지진으로 건물이 약해진 상태에서 복구할 새 없이 2차 충격이 가해지면 건물이 주저앉기 쉽다. 베네수엘라는 건물과 인프라가 노후화된 데다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아 연속 충격에 취약했다. 더구나 이번 쌍둥이 지진은 시차가 39초였다. 첫 번째 지진파가 완전히 지나가기도 전에 두 번째 지진이 덮쳐 대피할 시간조차 없었다. 건물 잔해에 수만 명의 사람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구호단체가 나섰지만 3개의 병목이 구호와 복구를 더디게 하고 있다. 첫째, 행정 병목이다. 올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에 잡혀간 후 들어선 임시 대통령 체제는 피해 집계조차 못 하고 있다. 둘째, 이동 병목이다.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을 비롯해 현지 최대 물류 거점이 가장 큰 피해를 입어 중장비와 구조 인력이 접근하지 못해 맨손으로 잔해를 해치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지진 이전에도 물과 전력이 부족했던 의료 인프라가 부상자 치료를 어렵게 하는 세 번째 병목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경제 손실이 최대 78억 달러(약 12조 원)로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의 7%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27년간 이어진 반미 좌파 정권의 포퓰리즘 정책과 서구의 제재로 인구 3170만 명의 77%가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사는 극빈층이다. 가난이 지진의 피해를 키우고, 지진 때문에 더욱 가난해지는 악순환의 위기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지진의 규모가 아니라 국가의 총체적 내진 역량임을 절감하는 안타까운 쌍둥이 지진 사태다.
-이진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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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原電, 규모7 지진 나도 대형 항공기 충돌해도 끄떡 없다
동해안 지진 발생 잇따르자 "원전 위험" 주장 나오는데…
전 세계에서 지진 때문에 발생한 원전 사고는 단 한 건도 없다
지난 19일 강원도 동해시 인근 해역(규모 4.3), 22일 경북 울진군 해역(규모 3.8)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자, 환경 단체 등 탈(脫)원전 정책 지지자들이 "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가동 중인 원전의 내진(耐震) 설계를 강화하고, 월성 2~4호기 등은 폐쇄를 서둘러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현재 국내 원전 24기 중 18기가 상대적으로 지진 발생 빈도가 높은 동해안에 밀집해 있어서 한 곳에서 사고가 난다면 연쇄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다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원전은 규모 7의 지진에도 견디는 내진 설계가 이미 돼 있는 가장 안전한 구조물"이라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지진 때문에 발생한 원전 사고는 단 한 건도 없다.
◇경주와 동일본 대지진, 규모 차이는 3.2, 에너지 차이는 6만3000배
대규모 지진은 지각판이 서로 충돌하는 지각판 경계부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우리나라는 환태평양지진대에서 약 600㎞ 떨어진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연 평균 10회 정도 발생하지만 건축물이 파손될 정도의 규모 5.0 이상 지진은 관측 시작 이래 10회(육지 6회, 해역 4회)에 불과했다. 규모 6.0을 넘는 지진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반면 일본은 2017년까지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4343회 발생했다. 규모 8.0이 넘는 지진도 6차례였고,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은 규모 9.0이었다.
국내 관측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된 2016년 9월 경주 지진의 규모는 5.8이었다. 지진 규모 1의 차이는 에너지로는 약 31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경주 지진과 동일본 대지진의 규모 차이는 3.2에 불과하지만, 에너지 차이는 약 6만3000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전 세계 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 '제로'… 내진 설계보다 강한 지진에도 멀쩡

전 세계에서 지진으로 인한 원전 안전 설비 손상이나 방사능 유출 사고는 단 한 건도 없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원인은 지진이 아니라 쓰나미에 의한 침수였다. 후쿠시마 원전은 지진엔 안전하게 멈췄지만, 연이은 쓰나미에 외부 전원이 차단되고, 비상 발전기마저 침수돼 냉각수 공급을 하지 못함으로써 수소가 폭발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보다 진앙에서 더 가까웠던 오나가와 원전은 쓰나미가 방호벽을 넘지 못해 피해가 없었다. 지역 주민들은 지진을 피해 오나가와 원전으로 대피할 정도였다.
내진 설계 기준을 초과하는 지진이 일어나도 대량 방사능 유출 사고는 일어나지 않게 돼 있다. 2007년 일본 가시와자키 가리와 원전과 2011년 미국 노스애나 원전은 내진 설계 기준을 2~2.4배 초과하는 지진을 겪었지만 안전엔 이상이 없었다.
◇내진 설계 강화… 대형 항공기 충돌에도 안전
원전은 부지 조사부터 내진 설계, 시공, 운영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지진에 대비한다. 부지는 반경 320㎞까지 철저히 조사하고, 발전소 부지에는 격자 형태로 촘촘하게 70개의 구멍을 최대 100m까지 뚫어 지질 구조, 단층 분포, 암반 특성 등을 확인한다. 이를 통해 최대 지진 값을 산정한 후, 여기에 안전 여유도를 더해 내진 설계를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규모 6.5를 견디도록 돼 있던 내진 기준을 7.0으로 강화했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설비는 교체했고, 구조물에 철골 프레임을 덧대거나 설비를 더욱 견고하게 고정했다. 신고리 5~6호기는 규모 7.4의 내진 설계가 적용됐다.
원자로 격납 건물은 암반을 굴착해 조밀하게 철근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해 건설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암반층에 지은 원전은 지진 발생 때 토사 지반 위에 있는 건물이 받는 진동의 30~50% 정도만 전달된다"며 "특히 신고리 5·6호기 원자로 격납 건물의 콘크리트 두께는 기존 원전보다 15㎝ 두꺼운 137㎝로, 대형 민간 항공기가 충돌해도 안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침수 방지 대책도 마련했다. 부지 높이는 9.5m로 지진 해일로 수위가 최고 8.2m까지 오르더라도 1.3m의 여유가 있다. 또 이마저도 넘어서는 해일에 의한 침수에 대비하기 위해 방수문도 설치한다. 만약 침수가 돼도 정전되지 않도록 이동형 발전(發電) 차량을 도입하고 침수 안전 지역에 비상 배터리까지 배치했다. 수소 폭발을 막기 위해 전기 없이 작동하는 수소 제거 장치도 설치했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국내 원전은 국내 어떤 구조물보다 지진에 안전하다"며 "설사 내진 설계보다 강한 지진이 일어난다 해도 방사능이 유출될 일은 없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방사능 직접피폭 사망자 '0'인데… 사고 후 근거없는 공포 확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원전에 대한 공포가 확산됐지만 대부분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 고리 1호기 원전 영구 정지 기념식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5년간 1368명이 사망했다"고 말해 "정확한 이해 없이 발언한 내용이라 매우 유감"이라는 일본 정부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 수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피난 생활을 하다가 병사하거나 우울증 등으로 자살한 고령자 등을 집계한 '원전 사고 관련사(死)'로 원전 방사능 유출로 인한 사망자 숫자는 아니었다. 유엔 방사능피해조사기구(UNSCEAR)는 2013년 보고서에서 "누출 방사능으로 인한 심각한 건강 피해나 사망자는 한 명도 확인되지 않았다. 심리적 공포가 문제"라고 결론 냈다.
한수원은 "후쿠시마와 같은 원전 사고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한국 가압경수로 원전과 후쿠시마 비등경수로 원전은 구조부터 다르다. 일본 원전은 원자로 내의 냉각수를 직접 끓여 발생한 증기로 터빈을 돌리지만, 우리 원전은 원자로의 냉각수를 끓여 그 열로 증기발생기에서 증기를 만들어낸다. 우리 원전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의 물이 분리돼 있어 증기발생기의 냉각수가 방사능에 오염될 우려가 적지만, 일본의 경우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크다. 또 한국 원전은 격납 건물이 두께 1.2m의 철근 콘크리트 외벽을 포함한 5중 방호벽 체계를 갖춘 반면, 일본은 철골 구조에 10㎝ 두께의 강판 패널로 만들어졌다.
한국 원전은 세계에서 기술력과 경제성을 인정받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작년 11월 체코를 방문해 "한국은 지난 4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고 했다. 한국 신형 원전인 APR 1400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표준 설계 인증을 취득했다. 원전 선진국인 프랑스와 일본도 이루지 못한 일이다. APR 1400을 유럽 안전 기준에 맞춘 유럽 수출형 원전인 'EU-APR' 표준설계는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을 받아 유럽뿐 아니라 남아공·이집트 등의 나라에도 수출이 가능해졌다.
-안준호 산업부 기자, 조선일보(19-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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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탈원전 때문에 실적 악화 사실상 인정
사업보고서에 "원전 이용률 줄고 신재생 에너지 늘며 재정 나빠져"
한국전력이 사업보고서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인해 재무 여건이 악화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한전은 그동안 '탈원전'을 밀어붙이는 정부를 의식해 실적 악화의 원인이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것을 극구 부인해왔다.
한전은 지난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2018년 사업보고서 중 '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의견'에서 "국제 연료 가격 상승 및 원전 이용률 하락에 따른 민간 발전사로부터의 전력 구입량 증가로 인해 구입 전력비가 상승, (2018년에) 2조19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2016년 12조원, 2017년 4조9000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으나, 작년에는 2080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료비가 싼 원전 가동을 줄이고, 값비싼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발전의 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금까지 실적 악화 원인이 국제 연료 가격 상승 등이라고 주장해왔지만 상장사로서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사업보고서에서는 탈원전 때문임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이다. 한전은 사업보고서에서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때문에 앞으로 실적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으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는 과정에서 전력망 확보를 위한 투자비 증가 및 전력망의 안정적인 연계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소요되는 정책 비용의 증가 등으로 재무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여당은 한전의 대규모 적자에 대해 탈원전 때문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전 적자는 탈원전 때문이 아니라 국제 연료 가격 급등 때문"이라고 했고,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부도 '보도 해명 자료'를 통해 "2018년 한전 및 그 자회사인 한수원과 발전 5사의 실적 하락은 국제 연료 가격 상승, (발전소 정비 등으로 인한) 원전 이용률 하락이 주원인이며, 에너지 전환(탈원전) 정책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한전의 적자 원인이 탈원전에 기인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공기업인 한전의 적자를 초래한 건 상식에 속한다고 말한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가가 싼 원전 대신 비싼 LNG와 석탄 발전 비중을 높이면서 전기료는 올릴 수 없으니 한전이 적자를 보는 건 당연한 결과"라며 "탈원전이 한전 적자의 원인이 아니라고 하는 건 그야말로 억지에 불과하다"고 했다.
한전 관계자는 25일 "사업보고서에서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미래에 재무 여건이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한 건 맞는다"면서도 "작년도 적자 원인을 탈원전 탓으로 돌린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전은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실적 악화를 걱정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탈원전 외길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 초안을 공개하며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최대 35%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은 무리한 정책을 밀어붙여 국가 에너지 기반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현묵 기자, 조선일보(19-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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