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개혁 대상 조국이 검찰 개혁한다니.. ] ....

뚝섬 2026. 3. 19. 09:13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개혁 대상 조국이 검찰 개혁한다니.. ] 

[정의당은 '정의' 빼고 '야합당'으로.. ] 

["아버지, 전 이게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닥칠 불이익이 두렵고 고민 많았지만… 학교는 正義가 살아움직여야"]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죄 지으면 대신 일그러진 초상화 속 얼굴… 

겉모습보다 내면이 중요하다는 교훈 주죠 

 

오스카 와일드 지음 l 김순배 옮김 l 출판사 아르테

 

문학사에서 오스카 와일드만큼 화려한 수식어가 따르는 작가는 드뭅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아일랜드 시인 예이츠는 “그처럼 완벽한 문장으로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했지요. 뛰어난 문장력으로 수많은 희곡과 동화, 에세이를 쏟아내며 문단을 휩쓴 그가 남긴 장편소설은 놀랍게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단 한 편뿐입니다.

 

이 소설은 영원한 젊음을 바라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내용입니다. 화가 배질이 아름다운 청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를 완성하면서 시작되는데요. 그림을 본 도리언은 절망했습니다. 왜일까요? 그림 속 모습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데, 자신은 점차 늙고 쇠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는 차라리 그림 속 모습이 대신 늙어가고 자신은 젊음을 간직할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내주겠다는 소원을 비는데요. 이 소원은 놀랍게도 현실이 됩니다.

 

도리언이 자신의 소원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첫사랑 시빌 베인과 결별한 날이었어요. 배우였던 그녀에게 연기가 형편없다며 모욕하고 돌아온 밤, 완벽했던 초상화 입가에 어딘가 잔혹한 느낌이 생긴 것을 본 그는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자신의 죄가 그림에 새겨진 것이죠. 이를 알아챈 그는 초상화를 다락방 깊숙이 숨깁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숱한 악행을 저질러도 도리언은 여전히 천사 같은 모습입니다. 반면 다락방의 초상화는 도리언 대신 죄의 흔적을 떠안고 점점 일그러진 얼굴로 변하죠. 나중에 배질이 이 비밀을 알게 되자, 도리언은 배질을 잔인하게 살해합니다.

 

소설의 마지막, 도리언은 더 이상 자기 초상화를 견디지 못합니다. 감춰온 모든 죄의 기록이자 끝내 외면할 수 없는 진짜 얼굴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림을 없애려 칼을 치켜들고 초상화를 파괴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 초상화 속 모습은 다시 아름다워지고 늙고 일그러진 도리언이 방 안에 쓰러져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는 은연중에 어떤 사람의 겉모습과 내면이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사람들은 도리언의 천사 같은 얼굴에 속아 그를 쉽게 믿고 용서했고, 덕분에 그는 더욱 타락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리언의 아름다움은 위험한 가면이었습니다.

 

우리는 ‘보이는 나’를 관리하며 살아갑니다. 꾸밈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내가 어떤 사람인가’보다 ‘내가 어떻게 보이는가’가 더 중요해질 때 발생해요. 외모나 인기, 타인의 평가를 붙들기 위해 소중한 것을 조금씩 포기하고 있진 않나요? 내 마음속 다락방에 걸린 초상화는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요? 이 고전은 우리에게 타인의 환호 대신 내면의 양심을 선택할 용기가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겉모습이 아닌 영혼을 가꾸는 일,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입니다.

 

-이진혁 출판평론가, 조선일보(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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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대상 조국이 검찰 개혁한다니 국민 우롱하나 

 

검찰이 6일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아내를 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하자 민주당은 "정치 검찰의 복귀"라며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웅변하는 증거"라고 했다. 검찰이 개혁을 방해하고 조국 임명을 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검찰이 피의사실을 흘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미쳐 날뛰는 늑대"라고 공격했다.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들이다. 조 후보자 아내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 공소시효는 6일까지였다. 명백한 범죄 혐의가 있는데 법무장관 후보자 아내라고 기소를 안 했다면 검찰이 위법을 저지르는 것이 된다. 여당이 '검찰이 유출했다'고 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원본은 검찰이 압수한 적도 없다고 한다. 압수도 하지 않은 걸 어떻게 유출하나. 가짜 뉴스를 단속하겠다는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유포하고 있다.

검찰이 개혁 대상이 된 것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충견 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산 권력 비리는 외면하고 죽은 권력엔 잔인할 정도로 가혹했던 것이 그동안 검찰의 모습이었다. 검찰 개혁은 공수처 신설 따위의 변죽이 아니라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인사권을 내려놓으면 그것으로 끝난다. 대통령의 검사 인사 좌지우지야말로 검찰 적폐 중의 적폐인데 이것은 그대로 움켜쥐고 있으면서 공수처 신설만이 개혁이라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들 비리를 수사한 검사에겐 인사권을 휘둘러 좌천시키거나 검찰에서 밀어냈다.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우리 비리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해달라"고 해놓고선 검찰이 그 지시를 실천하자 '개혁에 저항' '정치 검찰'이라고 한다. 지금 누가 개혁에 저항하고 있나. 공수처 신설도 왜 조국 아니면 안 된다는 건지 납득할 수 없다.

조 후보자 비리 의혹은 끝을 모를 지경이다. "불법은 없었다" "나는 무관하다"고 하더니 조 후보자 자신이 조작에 연루됐다는 증거와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번엔 조 후보자 아들이 서울대 법대에서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턴 활동도 하기 전에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까지 발급받았다고 한다. '논문 작성'을 위해 인턴을 했다는데 실제 썼는지 알 수도 없다. 서울대 관계자들조차 "듣도 보도 못했다"고 한다. 조 후보자 딸과 함께 서울대 법대에서 보름간 인턴을 했다는 단국대 의대 교수 아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이 황당한 일에 조 후보자는 정말 무관한가.

조 후보자는 '딸 총장 표창장 위조' 보도가 나간 날 동양대 총장에게 "아내 말대로 (표창장 발급을 위임했다고) 해달라" "오전 중 (반박) 보도 자료를 내달라"고 했다고 한다. 증거를 조작해달라고 한 것이다. 조 후보자 아내는 검찰 압수수색 전 한밤중에 연구실에 들어가 PC를 가져갔다. 몸이 아프다던 조 후보자 아내는 다음 날 아침에도 다시 연구실에 들어가 각종 자료를 갖고 나왔다고 한다.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일 가능성이 높다. 조 후보자는 이 혐의만으로도 피의자로 수사받아야 한다.

개혁은 명분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지금 한국에서 개혁의 명분이 가장 없는 사람을 꼽으라면 조국이 몇 손가락 안에 꼽힐 것이다. 그런 사람이 없으면 개혁이 안 된다니 희극도 이런 희극이 없다.

 

-조선일보(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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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정의' 빼고 '야합당'으로 이름 바꿔야 

 

정의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 임명에 찬성한 것이다. 정의당은 "검찰의 정치적 행위의 진의를 엄중히 따질 것"이라며 "조 후보자 아내에 대한 검찰의 기소는 금도를 넘은 정치 행위"라고도 했다. 명백한 불법 의혹이 제기돼 아내가 기소까지 된 장관 후보자는 감싸고돌면서 수사 중인 검찰을 비난한 것이다.

조 후보자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만 해도 정의당 대표는 "20·30대는 상실감과 분노를, 40·50대는 상대적 박탈감을, 60·70대는 진보 진영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있다. 버틸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로부터 조 후보자 의혹은 점점 더 커졌다. 그런데 정의당의 반대는 의혹의 크기와 반비례해 줄어들었다. 정확히 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선거법 개정안을 강행 통과시켜준 뒤부터였다. 이 제도로 하면 정의당이 가장 큰 이득을 본다고 한다. 그 직후 "지금은 민주당 정부인데 정의당 기준으로 안 된다고 할 수 없다"더니 '임명 반대 않는다'는 최종 입장에 이른 것이다. 정치 야합이란 바로 이런 행태를 두고 말하는 것이다.

 

동안 정의당은 이 정부 주요 인사 때 자기들이 반대하면 어김없이 낙마한다고 '정의당 데스노트'란 것을 자랑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110석 제1 야당 반대는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6석 정의당이 반대하면 후보자 임명을 접었다. 그런 정의당은 거액 주식 투자가 논란이 됐던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당초 부적격 의견을 밝혔다가 적격으로 태도를 바꾼 일이 있었다. 보궐선거 때 정의당 인사를 범여권 단일 후보로 내세워준 것에 대한 보은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번에도 선거법과 조 후보자 임명 찬성을 거래했다. 국회의원들도 잘 모른다는 이 이상한 선거법을 끝내 강행 처리해 악화된 민심을 제도로 왜곡시키려 한다면 국민의 철퇴를 맞게 될 것이다. 지금 정의당에 무슨 정의가 있나. 야합이란 떳떳하지 못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끼리 어울리는 것을 말한다. 정의당은 야합당으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

 

-조선일보(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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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전 이게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최순실 사태 핵심은 비리, 이번 조국 사태는 비리+위선
위조는 위조고, 범죄는 범죄… 左건 右건 마찬가지 아닌가
 

 

영화 '기생충'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최초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1000만 관객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아버지, 전 이게 위조나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대학생 친구가 소개해준 고액 과외 자리. 재수생 기우(최우식)는 위조한 명문대학 재학증명서를 쥐고 과외 면접을 보러 간다.

법무 장관 후보자 가족을 기소로 이끈 첫 혐의는 사문서 위조였다. 대학의 총장 표창장. 검찰은 어머니가 딸을 의사 만들려고 의전원 입시용 가짜 상장을 만들었다고 봤다. 청문회 당일 밤의 기소였고, 이 혐의의 공소시효 마지막 날이었다. 청문회 전날까지 후보자 부부가 그 대학 총장에게 여러 차례 했다는 전화 통화 내용을 우리는 이제 알고 있다. "총장님, 전 이게 위조나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후보자 가족도 가족이지만, 이번 '조국 태풍'을 통해 우리가 목격한 딱한 풍경이 하나 더 있다. 소위 진보 성향의 셀럽들이 어떠한 비판의식이나 최소한의 분별력도 없이 후보자를 편들던 장면들이다. 제기된 의혹은 다 헛소리라고 핏대 올리는 전직 복지부 장관, 고려대 학생에게 동양대 표창장이 왜 필요하겠냐고 고함치는 청문회의 여당 국회의원, 상식과 정의를 외치는 자식뻘 청년에게 '아버지의 부재' 운운하며 조롱하던 24시간 뉴스 채널 앵커…. 86세대 운동권 출신들의 왜곡된 자의식을 거듭 발견한다. "나는 큰일을 하는 사람이니 도덕이나 윤리는 별거 아닙니다, 전 이게 위조나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난 최순실 사태의 핵심은 비리였다. 하지만 이번 조국 사태의 핵심은 '비리+위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운동권과 시민단체 출신들은 소위 1% 수퍼 리치와 나머지 99%를 분리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전자는 착취자, 자신들을 포함한 국민은 선량한 피해자. 유감이지만 최근의 모든 통계는 1% 못지않게 상위 10%와 나머지 90%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정권의 진보 엘리트 역시 당연히 상위 10%. 그러면서도 낮에는 1%가 불평등을 조장한다 외치고, 밤에는 스스로 불평등 확대를 실천한다. 자기 자식은 외고 보내고 자사고를 없애겠다는 교육감이나 부동산 문제에 목숨 걸었다는 정부 밑에서 건물주를 꿈꾸던 전 청와대 대변인, 살아봐서 아는데 모두 강남에서 살 필요는 없다고 하던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그 일부일 뿐이다.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셉 스티글리츠가 2008년 금융 위기 때 탐욕스러운 월가 투자 회사를 비판하기 위해 썼던 표현이었다. '조국 태풍'이 불어도 침묵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유일한 관련 언급은 "논란의 차원을 넘어 대학 입시 전반을 재검토해달라"는 것이었다. 의사는 자기 딸이 되는데, 혼란과 피해는 왜 다른 자식들의 몫인가.

최순실 사태 때 중도 보수는 "왜 부끄러움은 우리 몫이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지금 상식적인 진보는 같은 부끄러움을 고백 중이다. 그때는 '이게 나라냐'고 했다지금은 이렇게 묻는다'이건 나라냐.'

박근혜 정권의 실패를 기억한다그러면 안 된다고, 적폐라고, 지난 잘못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출범한 게 이번 정권 아니었나. 위조는 위조고, 범죄는 범죄다. 좌건 우건 마찬가지다.

"아버지, 전 이게 위조나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영화 '기생충'의 다음 대사는 이렇다. "저 내년에 꼭 이 학교 학생이 될 거거든요.기우는 결국 그 학교 학생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새드 엔딩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어수웅 주말뉴스부장, 조선일보(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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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칠 불이익이 두렵고 고민 많았지만… 학교는 正義가 살아움직여야"

 

[최성해 동양대 총장]   

"유시민씨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욕심이 큰 사람이다.
경쟁자인 조국이 장관 낙마하는 걸 내심 원하지만
문 대통령이 조국을 임명시킨다고 하니 잘 보이려고
조국을 편드는 위선 행동을 한 것이다. 그게 불쾌했다"
 

 

청문회 다음 날, 태풍 '링링'이 불어닥칠 때 최성해(66) 동양대 총장을 만났다. 잠을 못 잔 듯 얼굴이 푸석해 보였다.

"조국 후보자는 내가 TV로 보고 있는 줄 알면서 저리 뻔뻔하게 거짓말할 수 있나.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청문회를 좀 시청하다가 TV를 꺼버렸다."

조 후보자가 최 총장과 몇 번 통화 했느냐가 청문회의 쟁점이 됐다. 그의 아내 정경심 교수가 바꿔줘 딱 한 번 잠깐 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

"통화 기록을 보면 4일 오전 7시 38분 정 교수가 전화를 걸어왔다. 정 교수가 '총장님이 어떻게 그 많은 사람에게 직접 다 해주느냐. 상장 발급을 제게 위임했잖아요'라고 하기에, '위임이 어떻게 가능한가'라고 답했다. 위임이란 학교에서 일련번호를 주고 조교가 대신 총장 직인을 찍게 하는 것을 말하지, 그냥 다른 사람이 찍는 게 위임이 아니다. 그녀는 '위임해줬다 해도 되잖아요'라고 말하며 조 후보자를 바꿔줬다."

조 후보자는 뭐라고 했나?

"정 교수와의 통화는 짧았고, 조 후보자와 훨씬 오래 통화했다. 조 후보자는 내게 '위임으로 한 걸로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률 고문한테 물어보니 그렇게 하면 하자가 없다. 총장님도 없고 정 교수도 없다'라고 했다."

하자가 없다는 게 무슨 뜻인가?

"그런 보도 자료를 내도 뒤탈이 안 생긴다는 뜻이다. 나는 '규정집도 좀 찾아보고 참모들과 논의도 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조 후보자가 '위임해줬다는 보도자료를 만들어달라. 부탁한다'고 했다."
 

 

최성해 총장은 “조국 후보자 딸의 표창장은 100% 조작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최 총장에게 사실대로 밝혀달라"고만 했다는데?

"그 뒤 정 교수의 번호로 전화가 두 번 더 걸려왔지만 시달릴 것 같아 안 받았다. 세 번째 걸려왔을 때 받았다. 조 후보자의 목소리였다."

조 후보자와 두 번 통화를 했다는 것인데, 녹음을 해뒀나?

"나는 녹음할 줄 모른다."

무슨 내용이었나?

"앞서 통화한 보도자료 건이었다. 그는 '오늘 오전 중으로 보도자료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압박'으로 느껴졌다. 대화를 끝내려는데, 정 교수가 넘겨받아 '총장님 ○이(딸) 예뻐하셨잖아요. 우리 ○이 봐서 그렇게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그 전에 조 후보자의 딸을 본 적 있었나?

"정 교수가 동양대가 있는 영주에서 생활하고 있으니까, 주말이면 조 후보자가 자녀와 함께 가끔 내려왔다. 영주에서 한의원을 하는 내 친구가 조 후보자와 아는 사이여서 그 인연으로 만났다. 조 후보자 가족과 네댓 번 식사 자리가 있었다. 이 때문에 정 교수가 '우리 ○이를 예뻐하셨잖아요'라는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 자녀는 정말 착하고 예쁘다. 걔들을 생각하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런 사이였으면 인간의 정리(情理)상 부탁을 들어줄 마음이 안 생기던가?

"조 후보자 부부가 진실하면 좋겠는데, 거짓을 말하고 부탁하니 괘씸한 마음이 들었다. 교육자로서 우리 학생들 보기에 미안했고…."

조 후보자 사태가 동양대로 불똥이 튀고 표창장의 위조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줄 알았나?

"전혀 예상 못 했다. 검찰 압수 수색이 들어오기 전인데, 연락이 안 되던 정 교수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가 '상황이 복잡해 수업을 어떻게 할 건가?'라고 묻자, '일주일 휴강을 하고 보강 계획서를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웅동학원 이사로 있을 때 검찰이 자료를 요구했지만 하나도 제출 안 했다. 그렇게 해도 아무 문제없다. 검찰에서 요구가 있어도 학교에 있는 저와 관련된 서류를 제출하지 말아달라. 제출했다가는 총장님이 잘못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몹시 불쾌하게 들렸다."

최 총장은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이 조작된 것으로 확신하나?

"100% 그렇다.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 표창장 사본을 봤다. 그럴듯해 보였지만 상장의 일련번호가 다르고 지금껏 그런 양식의 표창장이 발급된 적 없었다. 정 교수가 순전히 자기 딸의 스펙을 위해 조작한 표창장이었다."

조 후보자 측은 그 딸이 동양대에서 영어 교재 개발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는데?

"정 교수는 내게 '영어 교재 개발을 위해 조교 한 명을 채용한다'고 구두 보고했다. 그 조교를 알고 있다. 하지만 자기 딸 채용 얘기는 한 적 없다. 그 딸을 봤다는 영어영재교육센터 직원도 없다. 딸이 여기 와서 일했으면 내게 당연히 인사 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어 교재의 집필위원에 딸 이름이 들어가 있고 160만원 지급한 기록은 있다. 이게 사실이라고 해도 수고비를 받았으면 됐지 봉사상까지 받을 일은 아니다."

표창장을 보니 '인문학영재프로그램의 튜터(교사)'로 봉사했다고 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영어영재교육센터에서 봉사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센터장이 딸을 뽑거나 본 적도 없다고 하니 '인문학프로그램에서 일했고 어떤 인문학 교수의 추천으로 봉사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을 바꾸었다. 그 교수도 검찰 조사를 받았을 거다. 그런데 인문학프로그램은 영주시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봉사자가 필요 없었다. 내가 관심이 있어 고교생들과 함께 4개 강좌를 들었지만 조 후보자 딸을 본 적이 없다."

봉사 기간이 2010년 12월 1일에서 2012년 9월 7일로 나와 있는데?

"정 교수는 동양대에 2011년 9월 11일 자로 임용됐다. 딸이 먼저 와서 봉사했나. 순전히 딸의 스펙을 위해 조작한 것이다."

여당에서는 오기(誤記)라고 주장한다.

"자기 쪽에 불리하면 그런 식으로 주장하는 것 아니겠나."

여권에선 '최 총장의 폭로는 조 후보자가 부정 청탁을 안 들어줘 그랬다'고 했는데?

"정말 괘씸했다. 나는 정 교수의 총장 표창장과 관련된 위법 사항을 지적했는데, 여권 일각이 어떻게 이렇게 말하나. 위법한 정 교수가 문제인가, 위법을 지적한 내가 문제인가."
 

 

―조국이 민정수석이 된 뒤로 연락하거나 만난 적 있나?

"전혀 없었다. 정권에 들어간 뒤로는 여기에 내려온 적 없었다."

정 교수를 통해 조국 수석에게 대학과 관련된 민원을 한 적 있었나?

"2017년 당시 교육부의 재정지원역량 평가에서 동양대가 배제됐다. 어느 교수가 '정 교수 남편인 조국 수석에게 말하면 해결되지 않겠느냐'고 하기에, 내가 '그런 게 가능하겠나. 그런 소리 말라'고 했다. 그러다가 지난 8월 29일 교직원 회의에서 '조국 사태로 세상이 시끄럽다. 그때 그런 식으로 처리해 도움받았으면 학교도 뒤집혔고 조 후보자도 더 큰 일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말이 반대로 와전돼 정 교수의 귀에 들어간 것 같다."

조 후보자 부부와 통화한 그날,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과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했는데?

"김 의원은 내 선친의 제자다. 그는 조심스럽게 '표창장 문제가 많이 나오니 직인을 위임해준 걸로 해주십시오'라고 했다. 아마 자기들끼리 '조국 대책 모임'을 가진 뒤 내게 연락한 것 같았다. 전화는 유시민이 먼저 했다."

회유 전화를 한 게 공개되자, 유시민씨는 유튜버로서 사실 확인 취재를 했다고 주장했는데?

"그는 '시나리오대로 하나하나 물을 테니 답변해주십시오'라고 했다. '저쪽에서 위임을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맞습니까' '보도자료를 요청한 게 맞습니까'라는 식으로 물었다. 마지막에 가서 '웬만하면 저쪽에서 원하는 대로 위임해준 걸로 하시죠'라고 말했다. 그 전화를 받고는 불쾌했다."

어떤 점이 불쾌했나?

"유시민은 대통령 되겠다는 욕심이 큰 사람이다. 경쟁자인 조국이 낙마하는 걸 내심 원하지만, 문 대통령이 조국을 임명시킨다고 하니 잘 보이려고 이런 위선 행동을 한 것이다. 그런 점이 불쾌한 것이다."

현란한 화술을 구사하던 유시민의 가면(假面)도 이번에 함께 벗겨졌다. 유씨를 추종했던 청년 세대는 그가 얼마나 이중적인 인간인지 알게 됐다. 품성이 바르지 못한 인간에게 지식이란 한낱 사악한 흉기와 같다. 정치인들은 그렇다 쳐도, 그동안 정의와 공정을 떠들어대던 작가·지식인들이 조 후보자를 편드는 모습은 부조리극 같았다. 우리 지성(知性)이 이렇게 타락했나?

"그쪽 사람들의 도덕성이 다 비슷하니까 그 속에 섞여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고 있다. 자기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내면의 양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유시민에게 '입으로 자꾸 그렇게 하면 입으로 망한다. 연구실과 사무실을 줄 테니 우리 대학에 와서 강의하고 글을 써라'고 하니 솔깃해하다가 그 직후 보궐선거에 나갔다."

최 총장은 살아 있는 권력에 혼자 맞선 격이다. 아마 합법의 탈을 쓰고 대학과 총장 주변을 뒤지는 보복이 뒤따를 것이다.

"나는 검찰에서 '우리 대학에 닥칠 불이익이 두렵고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도 학교는 정의가 살아 움직여야 한다. 교육자가 위법을 눈감아주면 어떻게 교육을 시키겠나. 나라도 이를 감수하겠다'라고 말했다."

어느 장면에서 그런 결심이 섰나?

"검찰 압수 수색이 있고 나서 우리 학생들을 보니 '쟤들도 조 후보자 같은 부모를 만나 스펙을 쌓았으면 연·고대도 갈 수 있었을 텐데'하는 마음으로 착잡했다. 이런 식이면 학생들에게 어떻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할 수 있겠나. 스펙 쌓아 얼마든지 대학 갈 수 있으니 공부하지 말라고 해야 하나. 조국 후보자 부부에 대해 정말 괘씸한 마음이 들었다."

청문회까지 버티는 조 후보자를 보면서 소위 '멘털 중무장'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내가 구속돼도 장관 하겠다고 하니 권력을 위한 냉혈한이다. 보통 자신이 다치면 몰라도 가족이 다치면 포기한다."

법무 장관 자리에 있어야 가족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겠나?

"그런 식이면 그를 임명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을 것이다."

최 총장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합격한 큰아들에게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해병대에 입대시킨 아버지였다.
 

 

-최보식 선임기자, 조선일보(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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