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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피즘은 왜 실패하고 있는가] [독재자를 몰아내는 법] ....

뚝섬 2026. 3. 20. 06:44

[트럼피즘은 왜 실패하고 있는가] 

[독재자를 몰아내는 법] 

[‘트럼피즘’의 분신들이 이 땅에 뿌려놓은 비극] 

[“친애하는 내 친구 트럼프 .. ”]

 

 

 

트럼피즘은 왜 실패하고 있는가

 

[朝鮮칼럼]

미국이 손해만 보고 이용당한다는 피해의식, 동맹을 '악당'으로 치부
서구문명의 가치도 망각, 거짓과 굴종의 모래성에 동맹의 탑을 세울 순 없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주먹을 들어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화내는 모습을 평생 처음 봤다고 한다.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새삼스럽진 않지만, 놀랍다. 미국은 ‘유럽의 아이(a child of Europe)’지만, 은인이기도 하다. 2차 대전 때 약 25만명의 미군이 유럽 전선에서 피를 뿌렸다. 전후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선 것도 마셜 플랜 덕분이었다. 냉전기에는 약 30여만 명의 미군이 나토의 일원으로 유럽을 지켰다. 미국과 나토는 함께 나치즘을 분쇄했고, 공산주의와의 투쟁에서도 승리했다. 그 혈맹이 없었다면 서구 문명도 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혈맹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

 

지난해 2월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J D 밴스 미 부통령은 나토에 트럼피즘을 강의했다. 주제는 민주주의와 안보, 두 가지였다. 밴스는 유럽에서 ‘표현의 자유’가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럽의 PC주의(Political Correctness)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코란을 불태우든, 낙태에 반대하든 개인의 자유일 뿐이다. 민주주의는 이런 문제를 선거로 해결하는 체제라고 역설했다. 트럼피즘의 민주주의관이다. 하지만 관용 없는 자유, 숙의 없는 선거의 위험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밴스는 동맹의 ‘부담 분담’도 요구했다. 유럽의 반응은 싸늘했다. 회초리와 청구서를 좋아할 사람은 없다.

 

올해 2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뮌헨안보회의 연설은 밴스와 달랐다. 회초리를 들기보다 다독이고 설득했다. 미국과 유럽은 2차 대전, 냉전을 함께 이겨냈다. 그러나 공산 진영이 붕괴된 뒤 ‘역사의 종말’이라는 위험한 착각에 빠졌다. 자유무역, 세계 시민, 규칙 기반 질서는 환상이다. 결과적으로 반서구 진영의 도전에 직면했다. 유엔이나 WTO로는 부족하다. 트럼피즘이 그 처방이다. 미국은 단순한 동맹이 아니라 ‘유럽의 아이’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킬 것은 자유와 기독교, 법치주의, 셰익스피어, 비틀즈, 서구 문명 그 자체다. 그 의지와 능력을 가진 동맹을 원한다. 루비오는 “공동의 운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같은 트럼피즘인데 반응은 천양지차였다. 왜 그런가? 먼저 태도 문제다. 밴스는 왜 다른지를 따졌지만, 루비오는 어떻게 같은지를 설득했다. 트럼프는 지금 동맹을 밴스 식으로 대한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손해 보고, 이용당한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혔다. 동맹은 모두 악당이다. 그래서 동맹의 팔을 꺾어 막대한 관세를 거두고 투자를 종용한다. 이란이 ‘임박한 위협(imminent threat)’을 가하지 않은 전쟁에 동맹의 군함을 동원하라고 불같이 화를 낸다. 하지만 동맹인들 어떻게 ‘장대한 실수’를 더 장대하게 만드는 데 동조하겠나. ‘장대한 분노’는 동맹이 아닌 스스로에게 쏟아야 한다.

 

이런 트럼피즘에 캐나다가 가장 실망했다. 캐나다와 미국은 형제 같은 이웃 나라다. 9000㎞에 달하는 국경은 군대 없는 국경 중 가장 길다. 그런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금년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 미국을 거칠게 비난했다. 그 연설은 “강자는 할 수 있는 대로 행동하며, 약자는 감내해야 한다”는 말로 시작된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때 아테네가 멜로스에 보낸 최후통첩으로서, 국제정치의 비정한 현실을 상징하는 ‘멜로스 대화(Melian Dialogue)’다. 카니 총리는 트럼피즘에 대한 순종을 ‘거짓 속에서 살아가기’라고 경멸했다.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이 공산체제의 위선을 폭로했던 표현이다. 강대국에 힘이 있다면, 중견국에도 있다. ‘함께 행동하는 능력’이다. 캐나다판 합종책인데, 이걸 ‘가치 기반 현실주의(value-based realism)’라고 부른다. 역시 우레 같은 박수가 터졌다.

 

태도보다 치명적인 것은 트럼프와 밴스가 서구 문명의 가치를 망각했다는 점이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민주주의 확산, 무책임한 국가 재건에 미국이 발목 잡히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나 가치, 그런 따위는 관심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란 국민에게 자유의 봉기를 촉구한 트럼프의 호소도 그냥 입발린 선전이다. 미국이 과도한 이상주의의 수렁에 빠지란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까불면 죽는다’(FAFO)는 식은 미국이 서구 문명의 위대한 가치를 몰각했다는 징후다. 말이 부패하면, 영혼도 썩는다. 그래서 아테네가 스파르타에 졌다는 게 투키디데스의 통찰이라고 박성우 서울대 교수는 말한다. 가치는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현실을 더 현실답게 만드는 굳건한 토대다. 거짓과 굴종의 모래성 위에 동맹의 탑을 세울 수는 없다.

 

-김영수 TV조선 보도 고문·前 영남대 교수, 조선일보(2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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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라인’이라던 에너지 시설 공격까지 확대된 이란 전쟁. 하긴 죽고 죽이는 싸움에서 ‘못넘을 線’이 있을리가.

 

-팔면봉, 조선일보(2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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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를 몰아내는 법

 

“트럼프는 푸틴이 발탁한 스파이” 러시아 美대선 개입 힘입어 당선돼
김경수의 댓글 선거 개입은 무죄.. 사법부는 또박또박 할 일 하고 있나

 

4년 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멜라니아는 울었다고 했다. 대통령 취임 전후 1년 반을 백악관 벽에 붙은 파리처럼 지켜보고 썼다는 마이클 울프의 ‘화염과 분노’에 나오는 얘기다. 기쁨의 눈물이 아니었다. 질 줄 알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물론이고 아들, 딸, 사위, 참모 등 선거캠프의 모두가 대통령 당선을 원치 않았다는 대목은 웃기기보다 섬뜩하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남자가 돼 트럼프타워의 브랜드 값을 비싸게 받으려고 출마했고 패배하면 “선거를 도둑맞았다!”며 지금처럼 화염과 분노를 내뿜을 작정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유명세를 노린 황당 후보가 미스터트롯식의 경선에서 경쟁자 열여섯 명을 누르고 국민의힘 공천까지 받아 대통령이 돼버린 셈이다.

트럼프도, 멜라니아도 재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지금, 뒤늦은 의문을 떨칠 수 없다. 만약 러시아가 2016년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어도 대통령이 됐을까.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당선을 위해 정보 조작의 사이버전을 벌였다는 ‘러시아 게이트’는 음모론이 아니다. 대선 두 달 뒤 미국 정보당국이 합동조사 결과 “푸틴이 지시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발표했다. 푸틴 역시 2018년 헬싱키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바랐다”며 “러시아 국가는 개입하지 않았다”는 말로 국가 차원이 아닌 개입을 시사했다. 로버트 뮬러 특검 역시 지난해 의회 청문회에서 이 사실을 확인했다.

 

물론 트럼프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첫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은 전 중앙정보국장 권한 대행에게 “푸틴이 트럼프를 본인도 모르게 러시아 스파이로 발탁했다”고 확언한 바 있다. 나중에 보니 본인도 알고 있는 것 같더라고 티머시 스나이더 예일대 교수는 ‘가짜 민주주의가 온다’에 소개했다.

소련의 옛 정보기관 KGB는 1980년대 초부터 해외로 국고를 빼돌렸고 푸틴도 그중 하나였다고 한다. 돈세탁하는 데는 부동산 개발이 적격이다. 트럼프는 1987년 이들을 만나 파산상태에서 벗어났고 재벌로 행세했으며 심지어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민주주의 규범을 외면하고 야당을 적으로 보는 독재자가 돼선 러시아의 국익만 들어줄 판이었다.

KGB 출신 푸틴이 미국 대통령을 만드는 한, 소련은 죽었다고 할 수 없다. 사람들이 투표를 못 믿으면 민주주의는 죽는다. 미국의 공작 때문에 소련이 붕괴했다고 믿는 푸틴으로선 트럼프를 이용해 미국 민주주의를 죽이는 복수에 성공한 거다. 서구에 핍박받아온 순결한 러시아를 지키는 차르가 마침내 자유세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형국이다.

러시아의 선거 개입은 적대국에 의한 불법 침략행위여서 차라리 낫다. 2017년 대선 때 김경수 경남지사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정보조작 댓글 공작을 벌이고도 최근 2심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에 무죄 선고를 받았다. 드루킹의 댓글 조작 규모가 특검이 파악한 것만 8840만 회다. 전임 정부 때 국정원 댓글 41만 회의 수백 배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가 날린 트윗 300만 개의 수십 배를 넘는다면 대체 제 국민을 뭘로 봤다는 건가.

재판부는 김경수가 드루킹 측에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것이 “대선 기간 문재인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한 것 등에 대한 보답 내지 대가”라고 분명히 인정했다. “선거 국면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리한 여론을 유도할 목적으로 댓글 조작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중대한 범죄행위”라면서도 무죄라는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고, 다음 대선에서 또 같은 범죄를 벌이라는 소리다.

 

그래도 미국은 실수에서 배우는 교정 능력이 있는 나라다.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마련하자 트럼프는 불평을 하면서도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 게이트 수사가 합당한지 감찰하라는 트럼프 지시에 법무부는 작년 말 “정당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트럼프가 보수 우세인 연방대법원까지 소송전을 끌고 간대도 뒤집힐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주의 규범을 무시하고, 야당을 적으로 아는 것은 이 나라 대통령도 다르지 않다. 선거로 정권을 교체하려면 또박또박 제자리에서 할 일을 다 하는 공직자와 사법부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겐 월성원전 1호기 폐쇄 관련 7000여 장의 자료를 검찰에 넘긴 감사원장이 있고 ‘살아있는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검찰총장이 있다.

 
-김순덕 대기자, 동아일보(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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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피즘’의 분신들이 이 땅에 뿌려놓은 비극

 

책보다 골프채 가까이했던 트럼프의 역설… 그와 관련 책만 150여종
‘독선적 애국주의’ 정치인들 득세 비결은 ‘과거 역사의 신화적 재현’
우리 사회의 거짓말과 궤변, 음모론… 트럼프 얼굴과 겹쳐 떠올라

 

미국 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는 독서광으로 이름이 높았다. ‘독서계의 통수권자’로 불릴 정도였다. 그는 해마다 좋은 책을 골라 공개적으로 추천했다. 지난 2015년 그는 한 권의 소설을 ‘올해 최고의 책’으로 꼽았다. 소설가 로런 그로프(42)의 장편 소설 ‘운명과 분노’였다. 그로프는 젊은 나이에 벌써 ‘산문의 거장’으로 불리면서 주목받는 작가였지만, 오바마의 추천 덕분에 그 위상이 더 높아졌다. 작가는 오바마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적폐로 몰아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곤 했다. 

 

'트럼피즘'의 분신들이 이 땅에 뿌려놓은 비극/일러스트=김하경

 

‘운명과 분노’는 3년 전 우리말로 번역됐다. 작가에게 이메일을 보내 문답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 그 소설이 그리스 비극에 바탕을 두었고, 작가가 평소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이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통치하는 미국의 현실은 비극인가, 희극인가’라고 짓궂은 질문을 던져봤다. 그녀는 '아, 선거 기간에는 우리 모두 희극이라고 생각했다. 끔찍하고 믿을 수 없게도 그가 집권한 현재는 당연히 비극이다"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를 꺾었기에, 그 작가의 반응이 궁금해 트위터를 열어봤다. 그녀는 “잘 가, 얼간이(loon)”라면서 간결하게 트럼프의 패배를 반겼다. 평소 예측 불허였던 트럼프가 이번엔 예측한 대로 선거 결과를 승복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가 아무리 뭉개고 있어도 백악관의 시계는 돌아가고, 주인은 바뀌기 마련이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트럼프가 물러난다고 해서 공포와 분노를 조장해 수천만 명의 지지를 얻은 트럼피즘(trumpism)이 마치 마술을 부린 듯 사라지지는 않는다라고 내다봤다. 트럼프의 통치술은 미국 우선주의와 백인 우월주의에 바탕을 두면서, ‘독선적 애국주의’로 불렸다. 통합보다는 분열을 조장해 지지층을 확보하고, 비판 언론을 ‘가짜 뉴스’라고 몰아세우면서 정치적 양극화를 초래했다. 그러한 트럼피즘은 민주주의의 약점을 노출시켰고, 이번에 접전을 벌인 선거에서 드러났듯이, 만만치 않은 지지층을 두고 있기에, 언제라도 다시 세상을 뒤집어엎을 수 있다.

 

트럼프는 책 읽기를 자랑한 오바마와는 달리 책보다는 골프채 휘두르는 모습을 자주 공개했고, 떳떳하게 막말을 일삼으면서 ‘반(反)지성주의’를 내세웠다. 그런데 책을 멀리한 트럼프는 역설적으로 미국 출판계에 호재를 안겨줬다. 트럼프의 인생과 통치술, 정책을 둘러싼 뒷이야기를 다룬 책만 150여 종이 나왔다고 한다. 트럼프 시대를 계기로 ‘탈(脫)진실’ 시대의 진리 찾기라든지, 민주주의의 본질적 위기를 심각하게 고민한 책도 눈길을 끌었다. 그중 몇 권이 우리말로 번역됐는데, 티머시 스나이더(예일대 역사학과 교수)가 쓴 ‘폭정-20세기의 스무 가지 교훈’(조행복 옮김)이 많이 읽혔다고 한다. 이 책은 국가주의와 대중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같은 정치가들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늘 득세하기 마련이고, 그 비결은 ‘과거 역사의 신화적 재현’에 있다고 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은 1930년대 나치 독일에 저항하던 구호의 재현이었고 영국의 유럽 연합 탈퇴를 선동한 정치인들은 어설픈 애국심을 부풀려 대중을 최면에 빠지게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인터넷을 이용해 대중을 선동하는 것과 관련해 이 책은 ‘권력은 우리의 몸이 의자에 파묻혀 나약해지기를, 우리의 감정이 스크린 속에서 허비되기를 원한다’라고 했다.

 

그 책을 읽다가 종종 문재인 정권의 ‘트럼프 시늉’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인터넷 댓글을 조작해 집권에 유리한 기반을 조성하거나, ‘심리적 내전’ 상태를 이용해 분열로 지지층을 결집하거나, 일본을 향해 ‘죽창가’를 부르자며 ‘관제 민족주의’를 내세우거나, 국제사회가 고민하는 북한 비핵화를 ‘우리 민족끼리’의 감성으로 접근하는 게 결국 우리 사회에 드리운 '폭정’의 연속이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 트럼피즘은 여러 인물을 통해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듯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소설 쓰고 있네’라며 타인을 거짓말쟁이로 만들면서 거짓말을 생산한다든지,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궤변론자를 혼냈던 소크라테스를 언급하면서 거꾸로 궤변을 늘어놓는다든지, 김어준 교통방송 뉴스 진행자가 얼토당토않은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을 트럼프의 얼굴과 겹쳐서 떠올리게 된다. ‘선거 부정’을 주장하던 트럼프의 우스꽝스러운 목놀림이 도리깨질을 통해 수많은 분신을 퍼트리는 게 우리 시대의 희극이자 비극인 듯이.

 

-박해현 문학전문기자, 조선일보(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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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내 친구 트럼프 보시게나”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이 15년 친구인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공개 편지를 썼다. 지난 4월 “허튼소리 하지 말고(cut the crap), 자화자찬 그만하고(stop praising yourself), 징징거리지 말고(stop whining)…”라고 썼던 것에 이어 두 번째다.

 

"도널드에게. 끝났네. 모든 게 끝났어. 고소해하며 놀리려는(gloat and mock) 말이 아닐세. 자네의 상처 잘 받는 예민함(thin skin)을 알면서도 툭 까놓고 얘기하는(give it to you straight) 것일세. 자네는 지는 걸 질색하지. 지지 않겠다는 그 강렬한 욕구(intense desire not to lose)가 억만장자 부동산 거물(billionaire real estate tycoon)이 되게 했고, 백악관까지 차지하게 만들었지.

 

하지만 매번 이기기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있지만(refuse to admit it to yourself) 이번엔 자네가 졌네. 그럼에도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는 현직 대통령(incumbent president rejecting to accept defeat)을 고집한다면 민주주의 가치를 옹호하는(uphold the values of democracy) 미국의 명성에 막대한 해악을 끼치게(cause enormous damage to its reputation) 될 걸세.

 

아직은 고개를 쳐들고 당당히 떠날(leave with your head held high) 수 있네. 백악관은 잃게 됐지만, 자네도 이번 대선의 승자였다네. 대선 사상 둘째로 많은 표를 획득했고(get the second biggest vote), 2016년보다 700여만 표를 더 얻지 않았나. 인종주의적 편협한 성 차별주의자이자 동성애 혐오자(racist bigoted sexist homophobe)라고 낙인찍어 대는데도 흑인·히스패닉·이슬람교도와 성 소수자(LGBTQ·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and Queer)로부터도 더 많은 득표를 했지.

 

다만 대통령 당선인(president-elect) 바이든은 자네에게 없는 한 가지, 공감 능력(empathy ability)이 있어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일세. 자네의 으스대는 허풍(swaggering braggadocio)은 좋은 시절엔 먹히지만,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는(be plunged into massive crisis) 상황에선 혐오감을 줄 뿐이네.

 

그래서 최악의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pay the ultimate political price) 된 걸세. 지금이라도 기품 있게 패배를 인정하고(concede gracefully), 상대의 승리를 축하해주며(congratulate your opponent for his win), 순조로운 정권 이양(transition of power)을 돕고, 그의 취임식에 모습을 보이시게(turn up at his inauguration). 그러면 자네를 혐오하고 미워했던(loathe and detest) 사람들도 경의를 표할 걸세.

 

친구로서 다시 한번 고언을 하겠네(give a frank advice). 옹졸한 패배자로 기록되지(go down as a petty loser) 마시게. 전력을 다했으나(give it everything) 기대에 못 미쳐(come up short) 더 나은 후보에게 패했다고 인정하는 강인한 성품을 보여주시게. 훗날 결국엔(in the long run) 나에게 고마워할 날이 올 걸세."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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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허튼소리 하지 말고(cut the crap), 잘난 체 그만하고(stop praising yourself), 징징거리지 말고(stop whining)…."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이 15년 친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공개편지를 썼다.

"도널드에게.

나와 트위터 관계를 끊으셨더군.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표백제를 주입하거나 삼키게 하라고(inject or ingest bleach) 했다길래 비난하는 칼럼을 썼더니 화나셨나 보네. 오랜 친구의 직설적 표현(direct language from a long-time friend)이었으니 기분이 상하셨겠지. 상처 잘 받는(have a thin skin) 건 알지만, 좋은 친구라면 자기 파괴적 행동을 하는 친구에게 있는 그대로 비판을 해줘야 한다고(offer unvarnished criticism) 생각하네. 정히 못 받아들이겠다면 우리 우정은 끝나는 건데, 그렇다면 몇 가지 뼈아픈 말(home truths)로 맺고자 하네.

 

첫째, 진지해지시게. 5만8000여 명이 끔찍한 바이러스에 죽었는데(die from a horrible virus) 지도자가 어릿광대짓 하는(play the buffoon) 꼴을 보고 싶은 사람은 세상천지에 없네.

둘째, 공감과 연민을 가져야 하네. 두서없고 장황하기만 한 브리핑(long rambling briefing)에서 코로나19의 엄청난 충격에 대해선 별로 언급을 하지 않더군(barely mention its devastating impact). 최근 총 13시간 브리핑에서 조의를 표하는 데(express your condolences) 할애한 시간은 단 4.5분이었는데, 알고는 계신 건가.

셋째, 언론과 싸우지(war with the media) 마시게. 수많은 목숨이 오가는 위기 상황에서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hold the government's feet to the fire) 것 이상 더 중요한 언론의 역할이 어디 있겠나. 언론의 자유(freedom of the press)에 대한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말을 명심하시게. '논쟁·비판 없는 국가·정부는 성공하지 못한다. 그래서 언론은 헌법의 보호를 받는 유일한 비즈니스다.'

넷째, 자화자찬 그만하시게(stop boasting of yourself). 끔찍이도 볼썽사나운(be hideously unedifying) 모습에 역겨움을 느끼게 된다네(be nauseating). 사망자 수(death toll)는 치솟는데, 본인 잘났다는 얘기, 잘하고 있다고 떠벌리는 소리, 짜증만 나게 한다네.

다섯째, 파벌 정치(partisan politics)를 중단하시게. 모두 공동의 적과 맞서고(face a common enemy) 있지 않는가. 코로나19는 공화당·민주당 가리지 않는다네. 정적들을 조롱하고 비하하지(mock and belittle your political opponents) 말고, 그들을 백악관으로 초치해 공동 전선을 펼쳐야(present a united front)
하네.

경제도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 않는가. 이런 마당에 자신이 만든 함정에 빠져(dig yourself into a hole) 잇단 엉뚱한 말과 행동(erratic speech and behavior)으로 점점 더 깊이 파 내려가고만 있으니 안타까울 뿐일세. 트위터 연결 다시 안 해줘도 좋으니, 옛정 생각해서라도(for old time's sake)내 말에 꼭 귀 기울여주시기 바라네.

피어스 근배(謹拜·Yours respectfully, Piers)."

 

-윤희영 편집국 에디터, 조선일보(2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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