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통치력이 실종된 자리에…
법무장관 一家의 '일도 이부 삼백'
또 엉뚱한 책임 회피, 지금 나라에 대통령이 있나
조국 일가의 멋대로 수사 지연, 法 위의 존재인가
정권 실세 연루설 '靑의 비리 은폐' 증언 또 나왔다
자기기만의 명수들
연극을 봐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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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통치력이 실종된 자리에…
'조국 사태'는 작은 정치적
해프닝으로 끝날 테지만
대통령의 신망에 금이 가고 좌파정권의 존립가치 크게 훼손할 것
'조국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지난 2년여, 비록 반대와 비판은 극심했어도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이었다. 그런데 조국 사태 이후 대통령의 통치력에 강한 의문이 생겼다. 통치력은
국민을 아우르는 통합력과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에서 나온다. 그런데 그는 한쪽 편을 감싸며 그 세력 안에서
안존하는 반(半)쪽 대통령의 길을 택했다.
조국 사태는 조만간 끝날 것이다. 문 대통령이 만난을 무릅쓰고 감싸 안은 조국씨가 승승장구할
수도 있고 어쩌다 조국씨가 물러날지도 모른다. 아니면 한국당이 기약 없이 허물어질는지도 모르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물러날 수도 있다. '조국 문제'는 전체 나라의
관점에서 볼 때 하나의 작은 정치적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다.
그러나 조국 사태는 큰 후폭풍을 남길 것이다. 대통령으로서의 문재인의 신망에 금이 가고
좌파 정권의 존립 가치를 크게 훼손할 것이다. 한 법무장관 자리가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한 몰염치한 정치인(전직 교수) 가족의
욕심이 이렇게 세상을 휘젓고 대통령을 초라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인지 큰 회오를 남긴 것이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통치력 부재라는 큰 상처를 남겼다. 그런 의미에서 조국 사태의 사실상의 피해자는 조국씨도
그의 가족도 아니고 문 대통령이다.
'조국 지키기'가 문 대통령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럴
만한 사정이 무엇인지 그런 것은 이제 중요하지 않아졌다. 조국을 둘러싸고 국민이 크게 갈려 싸울 때
대통령은 어떤 태도를 취했어야 했을까?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경청했어야 한다. 왜냐하면 찬성하는 사람들 즉 친문은 문 대통령이 얼마든지 설득하고 달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더욱이 여론조사상으로도 조국 반대가 찬성을 앞지르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반대' 쪽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 그런데도 그는 '혐의 없음'만 내세워 찬성 쪽에 섰다. 혐의 있고 없고는 법정에서 재판관이 따질 일이다. 대통령은 재판관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신임 법무장관의 보고를 받으면서 그 자리에 있지도 않은 검찰총장에게 지시를 내리는 모습은 한편의 소극(笑劇)을 보는 것 같았다. 대통령을
그지없이 왜소하고 초라하게 만들었다. 검찰 개혁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대통령의 권한으로 하면 된다. 도대체 검찰 개혁이 얼마나 큰 괴물이기에 대통령이 마치 검찰과 싸우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일까? 아마도 전(前) 정권의
싹을 자른 '적폐 청산' 때 검찰을 부려먹은 원죄(?) 때문인가?
문 대통령은 조국 지지 데모를 자제시켰어야 했다. 자고로 집권당은 데모하지 않는 법이다. 찬반 간에 국민을 선동해서도 안 된다. 야당과 다르다. 여당의 독주로 정상적인 길이 막힌 야당은 선동에 나설 수 있다. 지금
여당이 야당 때 아주 잘 써먹었듯이. 하지만 여당은 선동이 아니라 설득해야 한다. 집권 세력이 선동에 나선다는 것은 통치력은 포기했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7일 대규모 집회 사태는 국론 분열이 아니고 직접민주주의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국론 분열 아니면 무엇이고 직접민주주의 하려면 정부는 왜 있고 국회는 왜 있나? 구차하게 '검찰 개혁'을
내세우기보다 차라리 '내가 왜 조국을 지키려 하는가'를 말하고
국민의 양해를 구하는 것이 보다 솔직했을 것이다.
나라의 형세는 어려워지고 있다. 모든 것이 대한민국에 불리하게 흐르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거리를 두면서 멀어져 가고 북한은 그 틈새를 타고 동북아의 강자인 양 고자세로 나오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우리를 아예 발아래 두고 있다. 국내 경제는 저성장(低成長)으로 가고 있다. 군인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쏴도 낄낄거리고, 외교관들은 여기저기 무릎 꿇기 바쁘다. 여당은 장기 집권 야욕에 휘말려 있고 야당은 내분으로 어지럽다. 이
와중에 청와대는 오로지 '북한 모시기'에 혈안이다. 지금 대한민국 초미의 관심은 '조국이냐 아니냐'다. 어느 쪽이 더 많이 모여 세를 과시했느냐는 숫자 놀음에 빠져
있다.
이런 막막한 상황에서 문 정권의 잘못된 질주를 비판하는 일부 진보·좌파의 성찰이 눈에 띈다. 소모적
좌파 일변도로는 나라를 이끌 수 없다는 자성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조국식(式) 거짓과 파렴치를 경계하는 호루라기 소리다. 조국 사건 하나 해결 못 하는 통치력으로는 정권을 유지할 수 없다는 반성은 점차 번질 것이다. 머리 좋고 생각 바른 사람들은 다 떠나고 물불 못 가리는 호위무사들만 데리고는 나라를 이끌 수 없다. 조국 사태는 그 교훈은 하나 남긴 셈이다.
-김대중 고문, 조선일보(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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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 一家의 '일도 이부 삼백'
5촌 조카, 수사 전 해외
도피… 사모펀드 "이번에 알았다" 부인
대통령 '백' 업고 검찰에 적반하장 개혁 주문하는
조국
검찰청사를 들락거리는 피의자들 사이에 불문율 같은 얘기가 있다. 걸리면 도망가고, 잡히면 부인하고, 그래도 안 되면
'백(back)'을 쓰라는 것이다. '일도(一逃) 이부(二否) 삼백'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통용된다. 주로 잡범(雜犯)들이
하는 짓이다. 그런데 법 집행 최고 책임자인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一家)가 거의 두 달에 걸쳐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우리 사회를 둘로 쪼갠
것도 모자라 형사(刑事) 절차적으로도 매우 나쁜
선례를 남겼다.
우선 '일도'. 조 장관 5촌 조카인 조범동(구속)씨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 해외로 도피했다. '조국 펀드' 운용사의
실질적 대표였던 그는 해외에서 펀드 관련 업체에 전화를 걸어 "조 후보자는 돈이 어디 쓰였는지
몰라 답변할 수 없다고 (청문회에서)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그대로 됐다. 그가 업체 관계자에게 "(펀드 문제가 불거지면) 다 죽는다. 조 후보자가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입막음을 요구한 녹음 파일도 공개됐다. 조씨의 도피가
혼자만의 판단이었을까. 아니라고 본다.
더 심각한 건 '이부'였다. 조 장관은 후보자 시절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가 뭔지
이번에 공부했다"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
이름도 이번에 알게 됐다"고 했다. 조 장관 가족이 14억원을 투자한 펀드였다. 지난해 재산 신고 내역에도 코링크PE라는 이름과 투자 금액이 나와 있다. 설령 부부가 담쌓고 지냈다
해도 "이번에 알았다"는 건 거짓말일 것이다. 이런 거짓말은 너무 많아 더 쓰지 않겠다.
이들은 증거인멸까지 했다. 조 장관 아내는 자산관리인이던 증권사 직원을 시켜 자택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했고, 사무실
PC는 통째로 들고 나왔다. 이 직원은 "자택 PC 교체하던 날 집에서 마주친 조 장관이 '고맙다'고 인사했다"고 했다. 간
큰 피의자들도 이런 일은 쉽게 못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삼백'이다. 피의자 신분인 조 장관은 '검찰의 직접 수사 축소' 지시 등으로 연일 검찰을 압박했다. 맞는 말이라 해도 수사
대상인 장관이 자신을 수사하는 특수부를 줄이라는 얘기를 어떻게 이렇게 뻔뻔하게 할 수 있나. 그걸
누가 공정하다고 하겠나. 그런데도 여당 대표, 국무총리는
물론 대통령까지 나서 그를 거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주문하며 경고성 발언을 날렸다. 이에 놀란
검찰이 '특수부 축소' '공개 소환 폐지' 방침을 내놨는데 그 첫 수혜자가 조 장관 아내였다. 더 이상의 '백'이 있을 수 있겠나.
검찰 제도가 시작된 프랑스에서 대통령의 수사에 대한 언급은 금기시돼 있다. 다른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검찰 중립을 입에 달고 다닌 문 대통령이 사실상 검찰 수사에 개입했다. 과거 대통령들이 수사 가이드라인으로 들릴 만한 언급을 한 적이 있지만 수사가 한창인 와중에 이런 식으로 수사에
개입하는 건 본 적이 없다.
제대로 된 법무장관이라면 그런 대통령을 말렸어야 했다. 대통령이 나서면 수사 개입으로 비칠
수 있으니 자신이 직접 감당하겠다고 했어야 했다. 조 장관은 그럴 생각은 아예 하지 않고 대통령 품으로
숨었다.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본다.
이번 수사에선 형사 절차적으로 일어나선 안 되는 일들이 다 일어났다. 머지않아 잔꾀를 쓰다
검찰에 잡힌 잡범 중에 "법무장관도 그랬는데 왜 나만 갖고 그러느냐"며 검사에게 대드는 이가 반드시 나올 것이다. 그런
최악의 선례를 남긴 조 장관이 어제도 "국민을 위한 검찰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이런 삼류 코미디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최원규 사회부 차장, 조선일보(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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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엉뚱한 책임 회피, 지금 나라에 대통령이 있나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을 반대하는 집회와 지지하는 집회가 대규모 세 대결 양상으로 이어지는 데 대해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를
보완하는 행위로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며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직접 목소리를 내준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모든 심각한 사태를 만들고 키운 책임자가 먼 산을 보며 남 말 하듯 한다. 지금 나라에
대통령이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
서울 광화문에서 2016년 이후 최대 인파가 모인 집회가 벌어지고 조국과 문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그중 일부는 지금도 청와대 앞에서 철야 농성을 하고 있다.
반대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조국을 지킨다며 검찰청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주말마다 열고 있다. 대한민국을
벼랑 끝 내전(內戰) 상태로 내몬 것은 문 대통령 본인이다.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사람을 지키려는 대통령의 아집 때문에 나라가 두 동강 나 갈등이 끝없이 깊어지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소모전을 벌여야 하는지 많은 국민이 한숨을 쉬고 있다. 그런데 "국론 분열이 아니고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모든 정치가 거기에 매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 문제를 절차에 따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했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아지는 국민의
뜻은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조국
가족의 반칙과 특권에 분노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깔아뭉개고 '조국 수호'
집회를 벌이는 사람들만 '국민'이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책임을 남 얘기 하듯 하는 '유체이탈' 화법을
쓴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말 국내에서 조국의 파렴치에 대한 분노가 들끓을 때 "평화도 개혁도 변화의 몸살을 겪어야 더 좋은 방향으로 간다"고
했다. 이상한 정책 실험을 하다 나라 경제가 침체 위기인데 문 대통령은 "경제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어이없는 말을
했다. 주요 제조업이 다 힘든데 "제조업이 회복되고
있으니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고도 했다. 원전이
위험하다며 탈원전한다면서 다른 나라에 가서는 "한국 원전은
40년간 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며 자랑했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실 내부 비위 폭로가 나오자 "정의로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해놓고 조국을 더 신임했다.
국민의 상식과 동떨어진 말을 계속하다 이제는 수십만 군중이 세 대결을 벌이는 사태를 스스로 만들어 놓고도 '잘들 해보라'는 식이다. 문 대통령의 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는 국민이 많아지는 것을 잘못이라고 할
수 있는가.
-조선일보(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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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일가의 멋대로 수사 지연, 法 위의 존재인가
웅동학원 교사 채용 비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국 법무장관의 동생이 몸이 아프다며 구속영장 실질심사의 연기를 신청했다고 한다. 조 장관 동생 조모씨 측은 "최근 넘어지는 바람에 허리디스크가
악화돼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를 댔다고 한다. 조
장관 아내 정경심씨도 15년 전 유학 시절 부상 후유증으로 인한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검찰 수사
도중 집에 먼저 가겠다고 하는가 하면 약속했던 날짜에 검찰에 나오지 않기도 했다. 일반인 피의자라면
검찰 수사에 이렇게 대응할 수 있었을까.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조씨는 웅동학원 사무국장으로 있으면서 교사 채용 대가로 뒷돈 수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에게
돈을 전달한 인사들은 이미 구속됐다. 조씨가 이들에게 관련 자료를 폐기하고 해외로 도피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이미 검찰이 확보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경우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몸이 아프다고
영장실질심사 연기 요청을 한다면 검찰은 당장 체포했을 수도 있다. 조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 장관 일가의 비리 의혹 수사는 더욱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조 장관 아내 정씨는 최근 두 차례 검찰에 불려 나와 조사를 받았지만 첫 조사 때는 건강이 안 좋다며 5시간 정도 조사를 받은 뒤 조서에 날인도 하지 않고 귀가했다고 한다. 두
번째 조사 때는 2시간 40분 조사받고 11시간가량을 조서를 열람하는 데 보냈다고 한다. 조사가 지연되면서
10가지 혐의를 받는 조 장관 아내에 대한 조사는 절반도 마치지 못했다고 한다. 수사를 받다가 불리한 대목이 나오면 진술을 거부하고 돌아가서 변호사와 상의하며 전략을 짜는 식이다. 정씨가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인지 정씨가 검찰 수사를 탐문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조국 일가는 모두 법 위의 존재들인가. 왜 이 가족만 이런
특혜를 누리나.
-조선일보(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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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실세 연루설 '靑의 비리 은폐' 증언 또 나왔다
조국 법무장관이 민정수석 시절 금융위 국장의 비위 감찰을 중단시켰다는 특감반 관계자의 증언을 야당이 법사위 국감에서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정수석실 특감반은 2017년 해당 국장이 기업에서
자녀 유학비를 받고 현 정권 인사들과 보안메신저를 통해 연락하며 금융위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는 등의 비위를 파악했다고 한다. 그 감찰 결과를 조국 수석에게 보고했는데 그 뒤 특감반장이 추가 조사를 중단시켰다는 것이다. 특감반 관계자는 "(조사 중단 지시를 받고) 특감반장도 굉장히 분개했다"고 했다. 조국 수석 지시였다는 것이다.
앞서 현 정권 블랙리스트를 폭로한 김태우 전 수사관도 이 사안으로 조 장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
전 수사관도 특감반 출신이다. 그로부터 몇 달 만에 다른 특감반원이 거듭 증언한 것이다. 일방적 주장이라고 할 수 없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작년 말 국회에서
해당 국장에 대해 '품위 손상'을 이유로 금융위에 인사에
참고하라고 통보했고, 그 국장의 사표를 받았다고 말했다. 비위
감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내용은 다르다고 한 것이지만 이상한 점이 너무 많다.
청와대가 공무원 비위를 적발하면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해야 한다. 최소한 소속 부처가 징계토록
해야 한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인사 조치만 통보하고 금융위는 비위 내용이 뭔지 알려고 하지도 않고 사표를
받고 끝냈다는 것이다. 공개할 수 없는 이유로 덮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 '비위'는
그냥 품위 손상이나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금품 수수, 세금 감면, 인사
개입이라고 한다. 사실이라면 민정수석이 직권을 남용해 비리를 은폐한 것이다. 검찰 수사로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문제의 금융위 국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됐다가 대통령 일정 담당 제1부속실에서도
근무했다. 현 정권 실세들과도 친분이 두텁다고 한다. 금융위
사직 후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옮겼다. 이 정권 누군가 계속 뒤를 봐주고 있는 것이다. 야당은 조 장관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라고
한다. 전부 밝혀야 한다.
-조선일보(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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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기만의 명수들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수도원장
조시마는 탕자인 카라마조프에게 자신을 기만하지 말라고 타이른다.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자기
거짓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스스로 자기 속의 진실을 식별하지 못해서 자신과 타인에 대한 모든 존경심을 잃게"
된다고.
요즘 우리나라는 완전히 자기기만의 최고 고수들에게 장악되었다. 그들은 아무리 봐도 우리
모두가 타고났다고 칸트가 말한 내재적 도덕률이 결여된 선천성 장애인임이 확실하다. 그들은 무능과
뒤틀린 이념으로 나라를 가난하고 혼탁하고 병들게 하는 것을 '애국 행위'라고 자신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 인물들이 벌이는 국가
파괴 경연장에서 이 처량한 백성들은 삶이 곡예와 같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라는 인간은 자기가 무슨 악행을 저지르고 사회질서를 교란하고 국가를 모독해도 국민은 자기를 추종하고 경배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사이코패스인 듯하다. 딱하게도 그의 지지자들 역시 그가 아무리 파렴치해도 자신들은
그를 일편단심 지지하는 '의리파'임을 증명하려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들은 그들의 '의리'가 나라를 망쳐서 그들의 후손을 적빈(赤貧)의 독재국가에서 인간 이하의 삶을 살거나 아예 나라조차 없는 국제 난민이 되게 할 것을 모르는 것 같다.
조국의 지지자들에게 묻는다. 죄도 없는, 또는
자신에 비하면 지극히 경미한 혐의의 피의자에게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강도 높은 수사를 요구하는 등 무수한 조국의
'조적조' 페북 글들이 그에게는 적용되지 않아야 할 여하한 이유가 있는가? 그가 추진한다는, 그리고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검찰 개혁'이 나라의 정의를 진작할 것인지 파괴할 것인지, 검토라도 해 보았는가? 그가 법무장관으로 연방제 개헌을 해서 나라를
김정은에게 양도한다 해도 지지할 것인가?
문재인 정부는 조국 때문에 나라가 망하는 것을 볼 수 없어서 공휴일을 반납하고 도심으로 쏟아져 나온 수십만 애국 시민의 절규와 청와대
앞에서 얇은 비닐 한 장 깔고 7일간 철야 농성까지 하는 국민의 절박한 충정은 깡그리 무시하고 적법
수사를 방해하는 '조빠'들의 검찰청 앞 집회를 초대형 스크린과
초고성능 마이크로 터무니 없이 부풀려서 자신들의 세가 우월하다고 선전하면서 그들 자신도 그런 환상에 빠져서 뻔뻔하게 버티고 있다.
조국은 우리 국민의 각오와 결집을 촉구하기 위해 하늘이 내린 재앙이자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조선일보(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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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봐야 할 이유
청와대 근처 어느 지하 소극장에서 '햄릿'을 보았다. 이 연극에 등장하는 인물 대부분은 끝이 비슷하다. 주검이 된다. 남녀 주인공 햄릿과 오필리어는 날마다 죽어야 한다. 물론 죽음을
연기(演技)할 뿐이지만 그 배우들이 부러웠다.
죽음을 알아야 삶이 깊어진다. '대통령 염장이' 유재철씨가
들려준 말이다. 고(故) 최규하·노무현·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를 직접 모신 사람이다. 법정 스님을 비롯해 큰스님들 다비도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
"사람들은 마치 자기는 안 죽을 것처럼 살지요. 그런데 스티브 잡스를 보세요.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뭘 할까, 매일 자문했습니다. 기자도 원고 마감 시간이 있어야 뭐라도 나오잖아요. 죽음은 그래서
축복일 수 있습니다. 죽는다는 걸 의식하면 하루하루가 소중해져요."
사람은 대체로 60만~70만 시간을 살다 간다. 수명만 길어질 뿐 생로병사는 그대로다. 노년이 늘어날수록 슬픔을
견뎌야 할 일이 더 많아진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 못지않게 위중한 질문이다.
오늘도 햄릿은 세계 어느 극장에서 고통을 짊어지고 죽어간다. 고귀한 주인공의 파멸을 보면서
관객은 연민과 공포를 느끼고 자신을 돌아본다. 삶이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지,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지, 왜 현재에 감사해야 하는지 일깨우기 위해
비극은 존재한다. 아마도 그래서 인기가 없을 테지만.
삶에서 고통스러운 구간을 지날 때는 유머가 필요하다. '햄릿'에 광대가 등장하듯이, 왕이 심각한 문제로 돌아가려면 웃음이 필요했다. 코미디는 왕이 점잔만 떠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그를 구해냈다.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0년대 영국에서는 히틀러를 조롱하는 노래가 유행했다. 공습의 공포 앞에서 쾌활을 유지하기 위한 반작용이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어떤가. 비극도 희극도 들어설 자리가 없다. 다들 죽겠다고 난리다. 또 죽이겠다며 씩씩거린다. 웃음이라고는 냉소뿐이다. 지금 광장은 이 사회에서 무엇이 사라지고
있는지 알려주는 길잡이다. 균형 회복이 필요하다.
손에 망치만 들고 있는 사람은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 망치 말고 스패너나 펜치, 대패로 풀어야 하는 문제도 있기 마련이다. 연장은 다양할수록 좋다. 정치에 매몰돼 모든 문제를 못으로만 보고 망치로 탕탕 때려 박기에는 인생이 아깝다. 야구 중계나 단풍 감상, 아예 책에 파묻혀 지내는 것도 방법이다.
혹시 사람이 그립다면 극장에 갈 일이다. 비극을 보시라.
죽음을 알아야 삶이 깊어진다. 아니면 희극을 보시라. 현실의 절망에 대처하는 약물이다. '메멘토 모리(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기억하라)'는 삶에서 우선순위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결국 죽어 먼지가 된다고 생각하면 근심은 대부분 무의미하다.
-박돈규 주말뉴스부 차장, 조선일보(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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