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옹호 변호사 공천 시도, 끝까지 국민과 싸우려드나
조국 사태 당시 소신 발언을 했던 민주당 금태섭 의원 지역구에 조국 수호 집회를 주도해온 친문(親文) 성향 변호사가 공천을 신청할 것이라고 한다. 이 변호사는 '검찰의 조국 죽이기 실체를 밝히겠다'며 친문 인사들이 추진 중인 '조국 백서' 필자다. 금
의원은 조국 사태 당시 쓴소리를 하고, 공수처법 처리 때도 기권표를 던져 '문빠'라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 핵심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런 의원 지역구에 '조국 수호'
변호사가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는 이례적으로 이 지역을 추가 공모하기로
해 판을 깔아줬다. 두 사람의 경선은 결국 조국 찬반 속편이 될 것이다.
조국은 희대의 파렴치 인물이다. 내로남불이 이루 헤아릴 수 없어 조로남불이란 말까지 낳았다. 문 대통령이 이런 사람을 다른 장관도 아닌 법무부장관에 기어이 임명했다. 수십만
명의 국민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이 무도하고 오만한 행태에 분노했다. 그렇게 나라를 두 동강
낸 기억이 국민의 뇌리에 생생한데 다시 그 갈등을 일으키겠다고 한다. 한 진보 논객은 "이번 선거를 조국 선거로 만들 작정이냐"고 했다. 여당이 무슨 계산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지 보통 사람 머리로는 헤아려지지가 않는다.
문 대통령이 최근 전통시장 반찬 가게를 찾아 경기를 묻자 "거지 같아요. 너무 장사가 안 돼요"라고 답한 상인은 '문빠'의 테러에 가까운 공격을 받았다. 대통령에게 불경한 말을 했다는 것이다. 상인의 휴대전화 번호 등
신상이 털리고 악성 댓글이 달렸다고 한다. 심야에 발신자 모르는 전화도 걸려온다고 한다. 상인은 "장사가 안 돼 어렵다고 말한 것이 그렇게 잘못이냐"고 했다.
민주당은 신문 칼럼 필자와 언론사를 고발했다가 여론 역풍에 취소했지만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았다. 당
대표 이름으로 고발해놓고선 선대위원장 내정자나 원내대표가 대신 사과했다. 흔쾌한 사과로 볼 수 없다. 선거를 앞두고 악재가 터지면 최대한 빨리 수습하는 것이 정당엔 최선의 길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사과를 미루며 일을 키우고 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 일은 당 대표가
공식 사과하면 지지층이 이탈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만이 아니다. 대통령 지지 세력은 반대편 인사에 대해 무차별 신상 털기와 문자 폭탄
테러를 가해 왔다. 대통령을 '문재인씨'라고 지칭한 개그맨까지 공격받았다. 대통령이 왕이라도 되는 양
털끝이라도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자세다. 여당은 이 극렬 지지층 눈치를 보는 것을 넘어
끌려 다니고 있다. 대통령이 옹호하니 어쩔 수 없을 것이다. 5100만
국민의 1%도 안 되는 극렬 지지층이 집권당을 쥐고 흔들고 조국까지 다시 불러내고 있다.
-조선일보(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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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의 소금은 우파의 설탕인가
'민주당만 빼고' 칼럼에
환호하고 진중권 활약에 박수만 쳐선
정권에 실망한 국민 지지 못 얻어… 우파는 자기 개혁과 청사진을
임미리 고려대 교수가 한 신문에 기고한 '민주당만 빼고' 칼럼을
읽고 마음이 불편했다. 그가 열거한 '민주당만 빼고'의 사유들에 동의할 수 없었다. 임 교수는 그 글에서 촛불 민심을
거론했고, 민주당이 이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저버린 게 어디 촛불 민심뿐인가. 촛불을 들지 않았던 수많은 국민도 지난 2년여 정부·여당의 무능과 독선, 편 가르기에 좌절하고 실망했다.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면서 어떻게 촛불 정권을 자임하느냐는 질책도 거슬렸다. 촛불 정권 아니라 그 어느 정권도 정파적 이익만 앞세웠다간 준엄한 심판을 각오해야 한다.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을 인용하며 이 정부의 촛불 민심 배반을 지적한 것도 촛불만이 국민의 유일한 목소리인
양 주장하는 것 같아 찬동할 수 없었다.
그런데 엊그제 미래통합당이 된 옛 자유한국당과 일부 보수 성향 유권자가 그의 칼럼에 반색하고 나섰다.
'민주당만 빼고'가 그리도 반가웠나. 아무리
그래도 촛불주권론을 펴는 칼럼을 "읽어보라"며
제1 야당 의원이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걸 보고 당혹스러웠다. '임
교수의 칼럼 한 점 한 획에 모두 동의'라고 쓴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글에도 우파 지지자들이
몰려가 '좋아요'를 눌렀다.
제1 야당과 그 지지자들 목적이 단지 권력 되찾기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정권의 일탈과 폭주에 신물 난 국민은 단순한 권력 교체가 아니라 새로운 리더십을 원한다. 미래통합당이 출범한 날, 그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민주당 심판한 뒤엔 뭐 할 건데?' 이게 보수 야당을 향한 국민의 요구다.
임 교수를 비롯해 좌파 진영에서 민주당을 비판하는 이들의 진의는 '민주당만 빼고'가 아니라 '이러면 야당에 정권 빼앗긴다'는 경고다. 좌파의 썩은 살을 도려내고 뿌리는 소금이 그들이 맡은
역할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김의겸·정봉주의 출마에 반대하고,
민주당의 보여주기식 영입 쇼와 조국 교수 부부의 특권적 행태를 질타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그는 "민주당 찍지 말자"면서도 "떨어져 나간 표가 절대 한국당으로 가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그게 '민주당만 빼고'의 실체다.
"조국이 사회주의를 모독했다"는 진 전 교수의 발언은 좌파의 소금을 우파의
꿀인 줄 알고 빠는 이들을 착각에서 깨어나게 했다는 점에서 고맙다. '민주당만 빼고' 이후 들어설 정권이 사회주의를 지향한다면 당신은 동의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는 임종석씨의 출마에 반대하며 통일운동을 하라고 권했다. 이 정권의
문제 많은 대북 정책을 상징하는 인물에게 통일 운동을 맡기는 것에도 동의하는가. 동의한다면 좌파의 소금들
뒤에 숨어 계속 박수 쳐도 된다. 동의하지 않는다면 박수를 멈추고 국민이 믿고 의지할 새로운 국가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보수주의의 창시자인 18세기
영국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는 급진적 변혁보다 '질서 속에서 누리는 자유'를 보수의 이상으로 여겼다. 그러나 그것이 자칫 기득권 옹호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했고 이런 신념을 말이 아닌 몸으로 실천했다. 그는 공직의 높은 자리를 명예롭게 여겼을
뿐, 치부의 수단으로 삼지 않았다. 30년을 공직에 머물고도
죽을 땐 빚을 남겼다. 그는 이런 말도 했다. "나는
금수저 물고 태어나 애지중지 길러진 덕에 의회에 입성한 사람이 아니다. (…) 평생 한 단계씩 전진할 때마다 나 자신을 끊임없이 입증해야 했다."
이게 내로남불 좌파 윤리에 넌더리 난 국민에게 보수가 보여줘야 할 행동 윤리다. 그럴 각오가
서 있는가. 자문해보기 바란다.
-김태훈 논설위원·출판전문기자, 조선일보(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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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엔 물갈이가 없다
현역 의원의 총선 불출마 결정은 '양날의 검'이다. 한순간 정치권과 언론의 주목을 확 끌어올 수 있지만, 앞으로 4년간은 차가운 무관심을 각오해야 한다. 불출마를 선언하며 던진 말은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 '쇄신의
아이콘'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간 쌓아온 지역 기반이
한번 무너지면 다시는 여의도에 발을 못 들일 수도 있다. 이 같은 위험성 때문에 '불출마'는 의원이 할 수 있는 최대의 희생으로 꼽힌다.
'불출마=인적 쇄신'이란 공식이 한국 정치에서
통용되다 보니, 총선마다 현역 불출마가 줄을 잇는다. 이번
총선도 마찬가지다. 16~18일 자유한국당 정갑윤·유기준·김성태·박인숙·장석춘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야 합쳐 35명(현직 총리 및 장관 포함)의 현역이 다음 총선에 나오지 않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이철희·표창원 의원으로부터 시작돼 한국당으로 불출마 바람이 번진 것이다. 여야(與野) 공천 작업이
본격화되며 조만간 더 많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불출마 경쟁'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는 세력이 있다. 자칭 '제3지대'를 지향하는 국민의당(안철수계)과 호남계 정당들이다. 이 세력에 소속된 의원은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
일부 무소속까지 포함해 총 34명이다. 현재 의원 정수(295석)의 12%에 달한다. 그러나 사실상 '나 홀로' 의정
활동을 하고 있는 이상돈 의원을 제외하면 안철수계도, 호남계 의원도 누구 하나 "불출마하겠다"는 말을 꺼내는 사람이 없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 총선에서 제3당인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여야 캐스팅보트와 정치 개혁의 주체임을 자임했지만, 별 존재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때는 '야권 통합'에 반대하며
문재인 정부 탄생에 일조했다. 민주당·한국당 의원들이 각각 불출마의 변(辯)에서 밝힌 '최악 20대 국회 반성' '현 정부 탄생을 막지 못한 책임' 모두에 해당한다. 야권 관계자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부결 말고는 언제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나"며 "오히려 끝없이 분열하며 '올드 보이'까지 소환해 정치를 퇴보시킨 책임만 있다"고 했다.
이들이 총선을 앞두고 한목소리로 외치는 구호는 '양당 정치 심판'과 '정치 혁신'이다. 이미 유권자의 기대를 한 차례 저버리고도 4년 전 총선 때와
같은 구호를 들고 나왔다. 양당 정치의 부작용에 대한 이들 인식엔 분명 공감할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는 자신들의 '4년'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책임이 전제됐을 때만 가능하다. 누구도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양당 비판으로
표만 얻으려 한다면 '쇄신 대상이 혁신을 요구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윤형준 정치부 기자, 조선일보(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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