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게 우리 얼굴”]
[마스크의 과거, 현재, 미래]
[얼굴 팬티]
[바이러스와 마스크]
“마스크 쓴 게 우리 얼굴”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틀째인 3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체육센터에서 열린 댄스 강습에서 수강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춤을 추고 있다. /연합뉴스
얼마 전 서울의 한 중학교 졸업식. 행사가 끝나고 야외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데 학생들이, 특히 여학생들은 거의 전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기념사진인데 마스크 벗고 찍으라고 권하자 학생들은 “이게 우리 얼굴”이라고 했다. 마스크 써서 나중에 알아볼 수 있겠느냐고 하자 “우리는 서로 다 잘 알아본다”고 했다. 입학해서 3년 내내 마스크를 써온 세대이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달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지만 여전히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뉴욕타임스가 1일 “여러 아시아 국가가 마스크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한국·일본 등에서 여전히 보편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그 이유를 집중 조명할 정도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지난해 초에 이미 실내 마스크까지 해제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을 보기 어렵다.

▶일본 사람들은 코로나 이전에도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하지만 한국에선 마스크를 보기 어려웠는데 새로운 습관이 생긴 것일까. 아직은 혼자 마스크를 벗는 것이 어색하다는 사람이 많다. 서로 눈치 보는 단계라는 것이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어차피 마스크를 써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워서 그냥 쓰고 다닌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쌀쌀한 날씨여서 마스크가 추위를 막는 방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람 얼굴은 80개의 근육으로 7000여 가지 표정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로봇이 아무리 발달해도 이런 사람 표정을 다 표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오랜 마스크 착용은 아이들의 언어 발달과 감정 인지 능력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교사들이 학생을 혼내도 선생님 표정을 볼 수 없으니 아이들이 분위기 파악을 못 했다는 전언도 많다. 교실 마스크 문제는 여러 가지로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뉴욕타임스 기사는 아시아의 마스크 착용 이유에 대해 3년간 이어진 익숙함, 타인에 대한 존중, 미세 먼지 등을 꼽았다. 동서양의 감정 표현 방식 차이로 보는 견해도 있다. 동양에서는 눈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휴대폰 문자를 보낼 때 웃는 눈(^^), 찡그린 눈 등 눈 표정 이모티콘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 서양에서는 입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배트맨·조로 등 수퍼 히어로들은 입 대신 눈을 가린다. 서양에서는 마스크를 꺼리고 혐오하기까지 하지만 동양에서는 마스크를 별로 불편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스크에도 인간의 미묘한 심리가 담겨 있는 것 같다.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23-02-03)-
_________________
마스크의 과거, 현재, 미래
[홍성욱의 과학 오디세이]
팬데믹 시기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마스크는 누가 발명했을까? 중세와 근대 유럽에 페스트가 창궐할 때, 의사들이 새부리 마스크를 쓰고 환자를 치료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최근에 역사학자들이 당시 사료와 그림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당시 유행한 페스트 방역에 새부리 마스크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오히려 이 새부리 마스크는 페스트의 위협이 거의 사라진 18~19세기에 과거나 다른 지역의 역병을 어둡게 묘사하는 데 광범위하게 등장했다.
1836년, 영국인 의사 줄리우스 제프리스(Julius Jeffreys)는 헝겊 사이에 금속 격자를 넣어 코와 입을 가리는 ‘레스피레이터(respirator)’를 발명했다. 레스피레이터는 그 생김새가 마스크와 같았지만 용도가 달랐다. 지금의 마스크는 병균의 이동을 차단하는 게 목적이지만, 레스피레이터는 헝겊으로 덮인 입과 코를 따듯하게 유지해서 폐렴이나 폐결핵을 치료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비말의 차단이 아니라, 환자의 치료를 위한 물건이었다.
레스피레이터는 동양에서 ‘호흡기’라고 불렸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 홍콩, 만주, 일본에서 폐페스트 같은 역병이 발생하자 중국과 일본의 의사들은 금속 격자 대신에 젖은 스펀지나 거즈를 여러 겹 댄 호흡기로 얼굴을 가린 채 환자를 돌보기 시작했다. 중국의 젊은 의사 우롄더(吳連德)가 이를 발명했다고 알려졌지만, 그가 페스트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의사들은 이미 마스크를 쓴 채로 일하고 있었다. 미국인 의사 헨리 스트롱(Henry Strong)은 동양에서 사용되던 이 거즈 호흡기를 ‘마스크’라고 명명했고, 이후 마스크는 스페인 독감 기간에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마스크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불과 2년 전에 ‘마스크 대란’을 겪었다는 게 낯설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매달 1200억장의 마스크가 버려진다. 3개월 치 마스크 쓰레기를 모으면 5500t이라는 분석도 있고, 땅에 묻힌 마스크의 플라스틱 필터가 썩는 데 450년이 걸린다는 보고도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서서히 끝나가는 지금, 마스크를 잘 쓰는 것보다 잘 버리는 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성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 동아일보(22-10-04)-
_____________
얼굴 팬티

실외 마스크 의무화 지침이 완화되면서 마스크를 벗고 거리에 나서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는 실내 마스크 규제도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외와 달리 식당 등에서는 실내 착용 지침이 유지되면서 고객을 상대하는 데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3일 오후 점심시간을 맞아 서울 중구 식당 밀집 골목에서 직장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이번 주 금요일부터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브로드웨이 극장들이 다음 달 1일부터 실내인 극장 안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2년 4개월 만에 코로나 사태 이전 모습을 되찾는 셈이다. 브로드웨이만 아니라 미국·유럽에서는 대중교통을 제외하면 실내 마스크도 착용 의무를 해제한 곳이 많다.
▶우리나라와 미국·유럽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야외 마스크 풍경일 것 같다. 얼마 전 유럽 여행에서 돌아온 분은 “유럽에선 야외에서 마스크 쓴 사람을 한 명도 보기 어려운데 귀국해보니 아직도 야외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적응하기 힘들 정도”라고 했다. 최근 들어 날씨가 더워지면서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스크’ 등으로 대충 쓰는 사람이 늘긴 했지만 아직도 다수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런데 야외에서는 잘 쓰다가 감염 위험이 야외보다 훨씬 높은 식당·카페에 들어가자마자 마스크를 벗는다. 어이없는 모습이다.

▶일본도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는 것이 우리와 비슷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중순 야외에서는 마스크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일본인 대부분은 여전히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얼마 전 일본 신문은 “마스크를 벗는 것이 마치 속옷을 벗는 것과 같다는 의미에서 마스크를 ‘얼굴 팬티’라고 부르는 젊은이들도 있다”고 보도했다. 팬티가 치부를 가리는 것처럼 마스크도 쓰지 않으면 부끄럽고 이상한 무엇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마스크가 도리어 편하다는 사람들도 생겼다. 일본 한 여론조사에서 ‘마스크를 계속 쓰겠다’는 사람들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남성의 20~30%는 ‘수염을 깎지 않아도 된다’, 여성의 30~40%는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를 들었다. 10대 여성의 40%는 ‘귀엽고 예뻐 보인다’를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마스크를 쓰면 실제 얼굴을 더 예쁘게 상상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우리는 그런 조사 결과가 없지만 엇비슷한 수치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백신 접종도 마스크 쓰기와 함께 동서양이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우리는 백신 접종 완료율이 87%지만 영국은 73%, 프랑스는 78%, 미국은 67%에 불과하다.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 누적 사망자가 미국은 3052명, 영국은 2641명인데 한국은 478명, 일본은 247명이다. 백신의 효과가 클 것이다. 백신 맞고, 손 잘 씻고, 실내에선 최대한 마스크를 쓰되, 의미 없는 야외 마스크는 이제 우리도 그만 썼으면 한다.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22-06-29)-
_____________
바이러스와 마스크
서양 사람들은 'Knock on wood!'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뭔가 질러 댄 다음 "제발 부정 타지 않기 바란다"는 뜻으로 나무를 두 차례 두들긴다. 다분히 그런 심정으로 고백하건대, 나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이래 지금까지 마스크를 단 한 장도 사지 않았다. 몇 주 전 처방약 받느라 동네 단골 약국에 들렀는데 약사 선생님이 마스크도 안 쓰고 다니냐며 한 장 준 걸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마스크를 접착제로 얼굴에 붙이지 않는 한 틈새로 비집고 들어오는 바이러스를 막을 길은 없다. 황사나 미세 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것은 나를 보호하기 위함이지만, 바이러스 때문이라면 내가 아니라 남을 위해 마스크를 쓴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공기로는 전파되지 않는다. 그래서 날숨이 닿지 않거나 침이 튀지 않을 간격만 유지하면 대체로 안전하다. 바이러스가 아무리 작아도 중력을 거스를 순 없다. 서로 '사랑의 간격'만 유지하면 된다.
길에서 마주 보며 걸어오는 사람이 갑자기 내 얼굴에 가래를 뱉을 위험을 배제할 순 없지만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쓸 이유는 거의 없다. 나는 밀폐된 좁은 공간에 들어갈 때나 남과 가까이 마주 보며 얘기할 때만 잠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끝나면 곧바로 벗어서 봉투에 잘 넣어둔다. 당연히 여러 차례 사용했다. 대신 손은 드라마에서 본 외과 의사처럼 철저히 자주 씻는다.
환자를 상대하는 의료인이거나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남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 사람도 아닌데 마스크를 사려고 동네방네 돌아다니고 오랜 시간 줄을 서는 행위는 결코 현명하지 않다. 얼마 전 어느 기자가 찾아낸 것처럼 바로 뒤에 감염자가 서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여전히 감염자를 찾아내고 치료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정부가 엉뚱하게 마스크 수급에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지 않도록 해주는 게 우리 스스로를 돕는 일이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사회생물학, 조선일보(20-03-10)-
_______________
○ 40일째 마스크 大亂, 배급제까지 도입했지만 달라진 게 없어. "곧 종식" 장담하실 때부터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 中, 코로나 확산세 주춤하자 시진핑 영웅 만들기 나서. 뻔뻔함도 유분수지, 謝過부터 하는 게 순서 아닌가요?
-팔면봉, 조선일보(20-03-10)-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時事-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중국, 점점 믿을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인가] .... (2) | 2023.02.03 |
|---|---|
| [챗GPT 月 1억명 사용… 인터넷·스마트폰 이은 AI 대혁명] .... (0) | 2023.02.03 |
| [“말폭탄도 연애편지도 김정은에겐 먹혔다”] [“어디에 계십니까. 그리운 장군님.”] .... (0) | 2023.02.02 |
| [한국 때리기 나선 ‘한한령’… 오히려 경쟁력 더 키웠다] .... (0) | 2023.02.02 |
| [Z세대의 ‘3요’] [‘본받을 어른이 없다’는 아이들] (0) | 2023.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