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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는 천도(遷都)론] [민심 들끓자 '그린벨트' '수도 이전' 마구 던지고 보나]

뚝섬 2020. 7. 24. 06:28

 

난데없는 천도(遷都)론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2002년 대선에서 '수도 이전' 공약을 내걸 때 그의 지지율은 10%대였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율의 절반이었다. 돌파구가 절실했던 노 후보는 선대위 발대식 날 천도(遷都)론을 꺼내 들었다. 당시 캠프 핵심 인사는 "수도 이전 얘기를 안 하기로 하고 연설문에서 지웠는데 밤새 노 후보가 다시 썼다"고 했다. 내부에서조차 공약 효과를 두고 반신반의했다는 얘기다.

 

▶김대중 대통령은 1971년 선거 때 대전을 '행정 부(副)수도'로 하겠다고 공약했다. 행정수도 공약의 원조격이다. 김영삼 대통령도 92년 대선 때 대전을 제2행정수도로 만든다고 공약했다. 노 대통령은 여기에 청와대와 국회까지 더해 수도 이전으로 밀어붙였다. "정치 계산이 아니라 오랜 고민의 산물"이라고 했지만 '꾀돌이 참모의 조언과 노무현 승부수의 합작품'이란 게 중론이다.

 

▶당시 이회창 캠프 인사는 "처음엔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냐고 했는데 날이 갈수록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충청권 민심이 노 후보 쪽으로 쏠렸다. 노 대통령은 1년여 뒤 "그 공약으로 재미 좀 봤다"고 했다. 수도 이전 공약과 이에 대한 야당 대응은 이후 대표적 성공과 실패 사례로 선거 전략 교과서에 올랐다.

 

▶여권이 충청 천도론을 다시 꺼내 들었다. 사전에 여론조사로 손해 볼 것 없다는 판단도 섰다고 한다.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위기에서 국민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충청 민심을 다시 붙잡을 수도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충북지사가 충청도 집을 팔고 서울 집을 지킨 일로 충청 민심은 악화해 있었다. 야당은 찬반이 갈리고 있다. 정권의 속셈은 뻔히 알지만 충청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집무실 광화문 이전을 '1호 공약'으로 내걸었다. 공약으로 내걸 때 '10년 넘게 고민한 것'이라고 했다. 취임사에서도 이를 강조했다. 그러더니 소식 없이 뭉개기 시작했다. '경호에 문제가 있다' '적당한 업무 공간이 없다' '득보다 실이 많다'는 말들이 나오더니 2년 만에 없던 일로 만들었다. 수도 이전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국가적 대사이다.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정부가 수도 이전을 검토하고 준비한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대통령 집무실을 수백 m 옮기는 것도 못 하는 주제에 수도 이전이라니"란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역대 정권들이 국면 전환을 위해 꺼내 든 카드는 사정(司正), 개헌, 개각 등이었는데 이제 '천도'도 그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이동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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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들끓자 '그린벨트' '수도 이전' 마구 던지고 보나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야 서울·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며 행정수도 이전을 제안했다. '수도 이전으로 서울 집값을 잡자'는 것이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역주도형 뉴딜을 추진하겠다"고 했고, 여권 대선 주자들도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문제 대책으로 느닷없이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꺼내들고 여권 전체가 맞장구를 치고 있다.

애초에 행정수도 이전은 국토 균형 발전이라면서 제안된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수도 이전을 하면 서울 개발이 쉬워져 서울이 더 좋아진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런데 이제는 서울 집값을 잡자고 수도 이전을 하자고 한다. 수도 이전이 부동산 대책이 됐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균형 발전은 꼭 필요하다. 국토 면적의 10% 남짓에 불과한 지역에 50%가 넘는 인구가 몰려 살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도 이전은 행정, 정치, 경제, 안보 등 종합적인 국가적 고려로 논의돼야 한다. 서울 부동산 문제는 부차적인 사안이다. 어떻게 아파트 값 잡자고 수도를 바꾸자고 하나.

행정수도 이전은 2004년에 위헌 판결이 났기 때문에 개헌하거나 헌재가 절차를 거쳐 결정을 바꿔야 가능하다. 모두 지난한 일이다. 당장 실현 가능하지 않다. 찬반 논란으로 다시 나라가 두 쪽 날 수도 있다. 이런 민감한 이슈를 진지하고 충분한 검토 없이 불쑥 던졌다. 김 원내대표 연설에도 급히 포함됐다는 말이 나온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민심이 들끓자 누군가 국면전환용으로 급조했고 이를 정권 전체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수도 이전을 다시 꺼내면 2022년 대선에서 충청표를 얻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도 했을 것이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문제도 2주일 이상 온갖 부작용만 일으키고 없던 일이 됐다. 그 사이 여당, 정부, 서울시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혼란만 키웠다. 대통령이 대안으로 제시한 '태릉 골프장 부지 개발'과 관련해서도 서울시는 "태릉 골프장도 그린벨트"라며 엇박자를 냈다. 국방부는 "논의된 바 없다"고 일축하다 대통령 언급 뒤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정책들을 사전 조율 없이 마구 던지듯 하고 있다.

여당은 이번 국회 들어 부동산 관련 주요 법안 20여 건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양도세를 최대 80%로 높이고, 임대차 계약을 무기한으로 갱신할 수 있게 하는 등 위헌적이고 반(反)시장적인 내용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서로 상충하는 내용도 많지만 여당은 아랑곳 않고 임시국회 회기 내에 통과시키겠다고 한다. 22차례의 부동산 대책 실패 후에도 바뀐 게 없다. 임기응변식으로 대책을 던지듯이 남발하니 혼란과 부작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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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圈, 부동산 대책 실패하자 느닷없는 '首都 이전론'. 국회 장악하고 憲裁도 내 편이니 수도도 '내 맘대로'.

 

-팔면봉, 조선일보(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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