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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무너뜨리는 '선택적 정의'] [박원순 피해자 면담 취소시키고 靑에 알린 게 이성윤인가] [2020년 7월, 폭력의 여름]

뚝섬 2020. 7. 24. 06:29

 

나라 무너뜨리는 '선택적 정의'

 

문 정권 최악의 적폐는 '선택적 정의'라는 국정 철학

 

거대한 몰락의 징후다.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오만이 참사를 불렀다. 현 정부 들어 서울 주요 아파트 값은 53% 폭등했다. 상승액 기준으론 1993년 이후 역대 정부 중 최대치라는 게 21일 경실련 발표다.('28년간 서울아파트 시세분석 결과 발표')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자산 격차도 천문학적으로 벌어졌다. 평균적 한국인에게 집이 갖는 의미를 돌아보면 일대 재앙이다. 해일 같은 경제 위기가 닥쳐도 문 정권은 굴욕적인 '북한 바라기'에 바쁘다.

문 정권의 폭주는 민생 파탄과 민주주의 파괴를 낳고 있다. 자칭 촛불 정권에서 정권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 기능을 무력화해 서민을 울리는 권력형 금융 범죄가 이어진다. 권력 비리를 없애는 대신 권력 비리 수사를 없애려는 자들이 민주주의자를 자처한다. 하지만 문 정권 최악의 적폐는 '선택적 정의'의 국정 철학 그 자체다. 모든 것을 패권적 진영 논리의 유불리로 재단해 사회윤리와 신뢰가 붕괴 직전이다. 문 정권 3년 난정(亂政)을 추동한 선택적 정의는 옳고 그름이 뒤죽박죽된 총체적 아노미(anomie·무규범 상태)를 불렀다. 무도한 정권의 내로남불 힘자랑이 한국 사회를 동물의 세계로 추락시켰다.

'박원순 사태'는 문 정권의 불치병인 선택적 정의를 온몸으로 폭로한다. '인권변호사·시민운동가 박원순'의 발자취가 창대함에도 그가 남긴 그림자는 치명적이다. 그가 이끈 시민운동의 권력화가 시민단체의 부패를 불렀기 때문이다. 박원순 사태는 절대 권력자가 된 시민운동가의 불행한 말로를 보여준다. 문 정권은 '박원순 미화'에만 매달려 피해자 인권과 성 평등을 유린하고 차별 없는 사회를 거부했다. 진영 논리를 앞세운 문 정권의 선택적 정의가 정의를 깨트려 공론장을 황폐화하고 있다.

선택적 정의는 결코 정의가 아니다. 정의를 자기편에만 유리하게 선택적으로 적용한다면 그건 정의이기는커녕 불의이자 중대 범죄다. 이게 바로 '정의가 강자의 이익'으로 변질되는 상황이다. 선택적 정의는 정의의 부정(否定)이며 정의를 빙자한 불법에 불과하다. 정의는 보편적으로 정당화되어야 하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의와 법의 여신 디케(로마신화의 Justitia)가 눈을 가린 채 저울과 칼을 들고 정의(Justice)를 실행하는 이유다. 선택적 정의는 공평무사(公平無私)를 정의와 법의 본질로 삼는 문명사회의 대(大)원칙과 정면충돌한다.

현대 정의론은 '사유체계의 제일 덕목이 진리이듯이 사회제도의 제일 덕목은 정의'라는 원리에서 출발한다. 문 정권이 악용한 선택적 정의는 정의의 보편성과 일관성을 거역해 한국 사회의 정신적 기초를 파괴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유재수 비리, 조국·윤미향·박원순 사태, 채널A 사태의 배경인 권·언(權言) 유착에서 문 정권은 자기편의 부정(不正)과 범죄를 결사적으로 감싼다. 신악(新惡)이 구악(舊惡)을 능가한다. 권력을 업은 불의가 정의를 참칭하는 세상에선 상식을 가진 이들이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다. 오늘날 우리 사회 곳곳에 울화증과 무력감이 널리 퍼진 배경이다.

문재인 정권의 선택적 정의는 지식인의 균형 감각을 무너트린다. 한 사회가 쌀 한 톨도 생산 못 하는 비판적 지식인을 존중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지식인들이 말과 글로써 '검은 건 검고, 흰 건 희다'고 언표해 줄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식인의 정파성이 검은 걸 희다고 하고 흰 걸 검다고 할 정도로 타락할 때 성찰적 지성은 죽음을 맞는다. 지금은 어용 지식인들과 어용 언론의 선택적 정의가 사회적 흉기가 되어 법과 정의를 난자(亂刺)하는 암흑의 시대다.

그해 겨울, 한국 시민사회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 농단에 분노하고 행동했다. 올해 여름, 시민사회는 문재인 정권의 국정 농단에 체념한 채 침묵한다. 공공성을 유린하는 문 정권을 보면서도 자기 진영의 선택적 정의에 함몰돼 제왕적 대통령을 무조건 지지하는 '문빠'들도 있다. 그러나 문 정권은 천하의 공기(公器)인 공화국을 '그들만의 나라'로 만들었다. 정의가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법의 공정성이 꺼풀만 남은 폐허에선 파시즘이 자라난다. 그게 바로 오늘날 한국 사회의 어두운 얼굴이다. 끔찍한 역사의 반전(反轉)이 아닐 수 없다. 정의를 배신한 선택적 정의에 사로잡힌 '박빠'나 '문빠'는 나라를 위태롭게 만든다. 우리의 조국(祖國·patria)은 보편적 정의의 나라다. 선택적 정의를 부숴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산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정치철학, 조선일보(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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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해자 면담 취소시키고 靑에 알린 게 이성윤인가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 측이 박 시장을 경찰에 고소하기 바로 전날 고소 예정 사실을 검찰에 먼저 알린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변호사가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부장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면담을 요청했다고 한다. 변호사는 부장검사가 '면담하려면 피고소인이 누군지 알아야 한다'고 하자 '박원순 시장'이라고 알려줬으며 8일 오후 3시로 면담 약속을 잡았다고 했다. 그런데 부장검사가 그날 저녁 전화를 걸어와 '다른 일정이 있다'며 면담을 취소했다는 것이다. 이에 피해자는 박 시장을 검찰이 아닌 경찰에 고소해야 했다.

부장검사 측은 "고소장 접수 전 면담은 절차에 맞지 않아 취소한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왜 '다른 일정이 있다'고 했나. 납득하기 어렵다.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는 중대한 사안이다. 더구나 해당 부장검사는 주요 성폭력 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다. 범죄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박 시장이라는 걸 알았다면 먼저 조사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상식이다. 실제 부장검사는 박 시장이라는 걸 알고 피해자 면담 약속까지 잡았다. 그런데 몇 시간 뒤 돌연 면담을 회피했다. 그래놓고 이제 와선 '절차가 맞지 않아서'라고 한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검사들은 수사 정보를 내부적으로 보고하게 돼 있다. 박 시장 문제도 차장검사와 지검장에게 즉각 보고됐을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이성윤 지검장이 보고받았다는 것이다. 당연할 것이다. 그렇다면 '면담 취소'는 이 지검장의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 대학 후배로 문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 대신에 검찰을 장악하기 위해 임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세상이 다 알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윤 총장에게는 박 시장 관련 사실을 일절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성범죄 피해자의 고소 내용이 가해자 쪽에 들어가 증거인멸, 협박, 회유 기회를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명백한 범죄다. 지금까지는 피소 내용을 경찰이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이 그보다 하루 앞서 알고 있었고, 내부적으로 쉬쉬해 온 사실까지 드러났다. 이 지검장은 박 시장 관련 사실을 보고받고 어떤 조치를 취했나. 부장검사의 피해자 면담을 취소시키고 이 사실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 아닌가. 이 지검장을 포함해 서울중앙지검 관련자 모두가 수사 대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시장 피소 유출 사건 수사를 다른 사람도 아닌 이 지검장이 지휘하고 있다. 자기 문제를 자기가 수사하는 꼴이다. 그래서인지 서울중앙지검은 고소장이 접수된 지 일주일이 넘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일부러 미적대는 것이다. '수사 대상'이 지휘하는 수사를 누가 믿겠나. 이 지검장은 즉각 손 떼고 검찰총장이 특임검사를 임명해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조선일보(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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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폭력의 여름

 

최숙현 선수 죽음 이후 줄줄이 터지는 성범죄 뉴스, 이 나라 권력은 가해자 편…

 

7월 24일 금요일은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일이 될 터였다. 코로나 사태가 없었다면 지금쯤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기사 송고하기 바빴을 것이다. 일본 도쿄 하늘 아래서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선수는 누가 될지(한·일 수교 1년 전 열린 1964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땄다), 야구 대표팀은 '베이징 금빛 전설'을 재현할지, 김연경이 이끄는 여자 배구 대표팀은 '런던의 한(恨)'을 털어낼지, 양궁·유도·펜싱·태권도 등 전통의 메달밭이 이번에도 풍성한 결실을 맺을지 등의 이야기를 한창 썼을 테다.

현실은 올림픽 대신 한국 엘리트 체육의 멍든 민낯을 본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가 죽음으로 스포츠계 폭력을 고발했다. 그가 남긴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조폭 영화보다도 살기가 더 번뜩인다.

"이빨 깨물어(퍽). 그따우로 해(퍽)?"

"죽을래? 살고 싶제?"

갓 스무살 넘은 아가씨가 감독의 이유 없는 매질에 그저 살려달라고 빈다. 팀 닥터를 사칭한 운동처방사는 매질 동참도 모자라 여자 선수들에게 뽀뽀하고 가슴과 허벅지를 주무르는 등 성추행까지 일삼았다. 최 선수는 경찰과 대한체육회,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여러 차례 피해 사실을 알리며 도움을 호소했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에 절망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의 죽음 이후 스포츠 기사 쓰기가 괴로워졌다. 운동선수가 걸어 다니는 피멍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구타와 희롱으로 얼룩진 올림픽 메달과 우승컵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회의감이 치솟는다. 종목별 스타 선수들을 만나 인터뷰할 때마다 "죽도록 맞으면서 운동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예삿일처럼 말하는 그들의 덤덤한 미소를 보고 지금은 그렇게 안 때리겠지 어림짐작한 게 큰 실수였다.

코치의 상습 손찌검에 고막이 터지고, 학교 선배의 야구 방망이 풀스윙 구타로 엉덩이 살갗이 찢어지고, 종아리를 하키채로 하도 두들겨 맞아 한여름에도 반바지를 못 입는 사연들이 아직도 진행형이다. 여자 선수들에겐 성폭력까지 닥친다. 2년 전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축구·야구·농구·배구·골프 등 5대 프로스포츠에서 활동하는 여성 선수 중 37.7%가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프로가 이 지경인데 비인기 아마추어 종목의 실상은 짐작조차 어렵다.

작정한 것처럼 이달 들어 성범죄 관련 뉴스가 줄줄이 터졌다. 강영수 판사는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에 대한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거부했다. 손정우는 재판 기간 중 혼인 신고를 해 감형받았고, 그의 형기는 고작 1년 6개월로 끝났다. 가수 고 구하라는 전 남자친구 최종범의 불법촬영물 공개 협박에 시달리다 자살했는데, 최종범은 항소심에서 협박 혐의로만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불법 촬영 혐의는 무죄다. 인권변호사 출신 문재인 대통령은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복역 중인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모친상에 대통령 명의로 조화를 보냈다. 여성 인권 운동에 앞장선 변호사였다던 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비서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직후 자진했다. 4년을 참다 목소리를 낸 피해자 A씨에게 2차 가해가 쏟아지는 가운데 서울시는 세금으로 5일간 서울특별시장(葬)을 치렀다. 이 나라 권력은 가해자의 편이다.

진영 논리에 기생하는 한국식 페미니즘은 입을 닫았다. 제발 더는 안 때리고 안 더듬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데, 벌써부터 최 선수와 A씨의 고발을 흐지부지 만들려는 완력을 목격한다. 잔혹한 여름이다.


-양지혜 스포츠부 기자, 조선일보(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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