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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의 독재 공화국] ['민주 국가'에서 '정권 비리 수사죄'에 걸린 사람들]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의 법무장관]

뚝섬 2020. 7. 27. 06:31

 

法의 독재 공화국

 

文정권의 대한민국, 법치국가인가… ‘입법독재’ ‘法비틀기’ 법체계 누더기
法治 최후 보루 사법부마저 흔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호소문은 절절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딸을 둔 아버지로서 깊은 공감과 슬픔을 느꼈다. 그중에서도 특히 ‘공정한 법’과 법치(法治)에 호소하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습니다.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소시민들이, 특히 궁지에 몰린 약자가 이 나라 법에 대해 갖는 마지막 기대와 신뢰는 이런 것이다. 그런데 법원은 박 전 시장 통화내역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한 데 이어 서울시청과 박 전 시장 휴대전화 압수수색영장도 기각했다. 피해자는 지금 자신이 기대한 대로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있는가. 아니면 끝 모를 거대한 2차 피해의 공포에 떨고 있을까.

무엇보다 문재인 정권 들어서 내게는 보다 근본적인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피해자가 말한 대로 대한민국은 과연 법치국가인가. 오늘로 윤미향 사태 82일째. 고발장이 접수된 것도 두 달 반이 넘었지만 검찰은 소환조사조차 못하고 있다. 법은 국회의원 윤미향과 일반인 장삼이사(張三李四)에게 모두 공정하고 평등한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총선에 압승하면서 거여(巨與)의 ‘입법독재’는 어느 정도 예고됐다. 그래도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폭주할 줄은 몰랐다. 이명박 정권 때인 18대 총선에선 범여(汎與) 정당이 185석을 석권하고 통합민주당은 81석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래도 민주당에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6개 상임위원장 자리가 돌아갔다. 지금처럼 민주당이 18개 상임위를 싹쓸이해 하루가 멀다 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근간(根幹)을 뒤흔드는 법안을 쏟아내는 건 대한민국 헌정사에 오욕(汚辱)으로 남을 것이다.


그나마 법제화라도 하면 낫다.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재산세 폭탄’을 투하해 여기저기서 곡소리 나게 하는 건 조세법률주의 위반 아닌가. 게다가 상위법을 거스르는 시행령, 위헌 소지가 큰 소급법안 등을 남발해 나라의 법체계를 누더기로 만드는 건 ‘무식하니 용감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최후의 권력기관’인 사법부, 즉 법원이 흔들리는 것보다는 덜 위험하다. 중국에도 법원은 있지만 중국을 실질적인 법치국가로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법원의 판결이 지방 실력자, 판사와의 친소 관계, 공산당 입김, 권력 수뇌부 등에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 법치의 보루는 단연 사법부였다. 그 사법부가 지금 흔들린다.

 

최근 대법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은수미 성남시장의 정치생명을 살려주는 두 개의 판결을 했다. 이 지사를 살려준 다수 의견은 방송토론회에서 ‘소극적 거짓말’을 한 것은 인정되나 “토론 과정에서 검증되는 것이 민주적”이라고 했다. 소극적이든 적극적이든 거짓말이 난무하는 한국 정치판을 얼마나 더 오염시키려고 하나. 이러니 이 지사가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믿음을 확인했다”는 적반하장 식 소감을 내고, 서울 부산 시장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를 내면 안 된다고 했다가 뒤집으며 “주장이 아니라 의견이었다”고 말장난을 하는 것 아닌가.

하급법원에선 친문 실세들과 가까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뇌물수수를 인정하면서도 석방하고, 대학 구내에 문 대통령 비판 대자보를 붙인 청년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전 채널A 기자를 구속한 판사는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는 여느 구속영장 발부사유에서 찾아볼 수 없는 희한한 이유까지 댔다.

법의 수호자여야 할 법원부터 이러니 여권에선 국가 최상위법인 헌법마저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민주당 원내대표가 ‘헌법재판소가 수도 이전 위헌 결정을 변경할 것’이라고 한 데 이어 이해찬 대표는 ‘개헌할 때 수도를 세종시에 둔다는 문구를 넣으면 된다’고 했다. 헌재 결정과 개헌도 입맛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다.

 

과거 독재 정권은 정통성이 없다는 태생적 약점 때문에 여론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민주화 30년이 지나서 출범한 이 정권은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법을 만들어서, 법을 비틀어서, 검찰을 압박해서, 법원을 흔들어서, 헌재 결정을 바꿔서, 개헌을 해서라도 기필코 해내려 한다. 그러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당당하다. 이쯤 되면 법치주의 원리인 ‘법의 지배’가 아니라 법의 독재다. 그래도 지금 어딘가에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이대로 무너져 내려서는 안 된다고, ‘법관의 양심’에 따라 고뇌의 밤을 보낼 적지 않은 판사들이 여전히 있다고 나는 믿는다.

 

-박제균 논설주간, 동아일보(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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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국가'에서 '정권 비리 수사죄'에 걸린 사람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하라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권고했다. 변호사·법학교수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 15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내린 결론이다. 당연한 결과다. 채널 A 전 기자와 한 검사장 녹취록을 보면 한 검사장은 '나는 (신라젠의 여권 로비에) 관심없다'고 했다. '금융 사기 규명과 피해 회복이 우선'이라고도 했다. '공모' 증거는 하나도 없고 도리어 공모하지 않았다는 증거만 나왔다. 그런데도 수사팀은 공모로 몰아가며 '검·언 유착'이라고 했다. 억지일 뿐이다.

처음부터 무리한 수사였다. 처음 보도한 MBC에 제보한 사람은 신라젠 대주주의 지인이라고 했다. 알고 보니 만난 적도 없는 사이였다. 기자에게 협박당했다더니 기자를 만난 날 '부숴봅시다. 윤석열 개검들 ㅋㅋㅋ'라고 소셜미디어에 썼다. 기자가 '취재를 접겠다'고 하는데도 무슨 비리 제보가 있는 양 기자를 계속 함정으로 끌어들였다. "(기자가)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총장에게 힘이 실린다'고 했다"며 방송 인터뷰에서 대놓고 거짓말까지 했다. 여권 비례당 대표는 "지금부터 작전에 들어간다"고 하더니 기자가 하지도 않은 말을 녹취록에서 봤다며 허위 내용을 퍼트렸다. 누가 봐도 조작이 분명한데도 법무장관은 이를 받아 검찰총장 수사권을 빼앗았다. 당사자에게 압수 영장을 보여주지도 않고 휴대폰과 노트북을 가져가는 불법 압수 수색까지 벌였다. 영장 판사는 "검찰과 언론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는 황당한 사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수사심의위 결정으로 한 검사장과 채널 A 기자의 유착은 허구이고, 실상은 사기꾼과 어용 방송, 법무장관과 여권이 검찰총장을 흔들기 위해 벌인 일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검찰총장이 조국과 유재수를 수사하고 청와대가 연루된 울산시장 선거공작을 파헤치자 이에 보복하는 것이다. 여기에 일부 검사가 가세해 사실상 정권 뜻대로 무리한 수사를 하고 영장 판사마저 노골적으로 정권 편을 들었다. 정작 수사받아야 할 대상은 한 검사장과 기자가 아니라 이에 가담한 법무장관과 여권, 어용 방송 아닌가.

한 검사장은 심의위에서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권력이 반대하는 수사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지금의 광풍(狂風)을 나중에 되돌아볼 때 적어도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중 한 곳만은 상식과 정의의 편에 서 있었다는 기록을 남겨달라"고 했다. 한 검사장의 다른 많은 사건에 대한 수사 방식은 여러 비판도 받고 있지만 그가 이날 한 이 말만은 현실과 진실을 담고 있다. 그 말 그대로 심의위가 상식에 맞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도 검찰 수사팀은 "납득할 수 없다"며 계속 수사하겠다고 한다. 한 검사장의 진짜 혐의는 '정권 비리를 수사한 죄'다. 그러니 대통령의 충견 검찰이 수사를 중단할 수 없는 것이다. 민주화 운동권이 정권을 잡은 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

 

-조선일보(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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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의 법무장관

 

秋, 수사 절차에 지휘권 발동… 美보다 선진적인 法조항 무력화

 

요즘 미국이 한국과 판박이인 게 하나 있다. 검찰 중립을 해치는 정권의 폭주다. 미국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올 초 검찰을 압박해 '러시아 스캔들' 관련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대통령 비선(祕線) 참모에 대한 검찰의 구형(求刑)을 절반가량 깎아 징역 3~4년으로 낮췄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 측과 내통했다는 의혹이다. 담당 검사가 사임하고, 법무부 전직 관리들이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미국판 검란(檢亂)'이 일어났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징역 40개월을 선고받은 이 비선 참모를 수감 나흘 전 사실상 사면했다. 사법 절차를 뭉개버린 이런 폭주는 미국 역사에서도 흔치 않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실체도 불분명한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어디에서 하느냐는 절차적인 문제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자기 뜻을 관철했다. 사실상 검찰총장은 수사에서 손 떼라는 지시였다. 그 과정에서 마치 총장을 하수인 다루듯 "총장이 지휘랍시고…" "내 지시를 잘라먹었다"는 막말까지 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 상황엔 기본적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참모인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직한다. 대개 선거로 뽑는 주(州) 검찰을 논외로 하면 연방 검찰은 장관 지휘 아래에 있어 검찰 중립 면에서는 취약한 구조다. 그럼에도 이제껏 법치 전통을 지켜올 수 있었던 건 정권 압박에 저항한 법무장관과 검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1973년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을 수사하던 특별검사를 해임하려 하자 이에 반발해 사임한 엘리엇 리처드슨 법무장관 등이 그들이다. 그 전통을 트럼프의 충복(忠僕)으로 불리는 바 법무장관이 허문 것이다. 그는 최악의 법무장관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우리 검찰청법은 법무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만 검찰총장을 지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관이 검찰 일에 가급적 개입하지 말라는 취지다. 정권의 검찰 장악을 막기 위한 완충 장치이자 마지노선 같은 것이다. 일본법에서 따오긴 했지만 이 규정은 검찰 중립 면에서는 분명 미국보다 선진적이다. 그런데 이번에 추 장관이 '법무총장'처럼 수사 절차에까지 지휘권을 발동해 검찰에 시시콜콜 개입할 수 있는 선례를 만들었다. 선진적 제도를 후퇴시킨 그 자체로 역대 최악이다.

폴란드의 우파 포퓰리즘 정권은 집권 이후인 2016년 검찰 장악을 위해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직하게 만들었다. 검찰 독립을 규정한 검찰청법을 한순간에 무력화시킨 그 일로 유럽 다른 나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는데, 우리가 그와 비슷해졌다.

추 장관은 올 초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하던 검사들을 한직으로 내쫓은 '인사 학살'을 단행했다. 그들이 전(前) 정권 수사할 때는 중용하다 칼을 거꾸로 잡자 한순간에 내쳤다. 장관이 이렇게 막 나가는 데는 대통령 묵인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법무부와 검찰을 향해 "서로 협력하면서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검찰 '장악'을 이렇게 뻔뻔하게 '개혁'으로 포장한 정권도 없었다.

추 장관은 얼마 전엔 "금융의 부동산 지배를 막아야 한다"며 뜬금없이 부동산 정책에 훈수까지 했다. 서울시장 욕심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그간 정치인 출신 법무장관이 여럿 있었지만 이렇게 검찰을 망치고, 오지랖 넓은 이는 없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정말 그런 나라에서 경험하지 못한 장관까지 지켜봐야 하는 건 괴로운 일이다.

  

-최원규 국제부장, 조선일보(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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