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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위원장 의사진행까지 공격, 조금의 이견도 용납 않는 친문 파시즘] [기축옥사 이후 못난 역사 ... ]

뚝섬 2020. 11. 16. 06:11

 

與 위원장 의사진행까지 공격, 조금의 이견도 용납 않는 친문 파시즘

 

민주당 정성호(왼쪽) 의원과 박용진 의원./연합뉴스, 이진한 기자

 

민주당 정성호·박용진 의원이 ‘문빠’라 불리는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당을 떠나라”는 댓글 공격을 받았다. 두 의원이 대단한 소신 발언을 한 것도 아니다. 상식적이고 해야 할 말을 했을 뿐인데도 욕설 비난을 받았고,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까지 오르내렸다.

 

국회 예결위원장인 정 의원은 회의 진행 과정에서 추미애 법무장관이 야당 의원 질문에 끼어들자 제지하며 “정도껏 하세요. 좀”이라고 했다.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이 회의 진행을 위해 의원이나 장관 발언을 제지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런데 친문 지지자들은 “당신이 뭘 안다고 추 장관에게 소리를 지르느냐” “그렇게 하라고 국민이 180석 준 게 아니다” “다음 공천은 못 받을 줄 알아라”고 공격했다. 정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가깝다는 이유로 “이재명 끄나풀이었다”는 공격도 있었다. 상식·합리와는 담을 쌓은 행태다. 댓글에 시달린 정 의원은 “원활한 의사 진행을 위해 딱 한마디 했더니 하루종일 피곤하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대학 강연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여러 과오가 많은 분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군사 독재, 반(反)인권은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두 사람은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이 있었다”고 했다. 일방적 옹호도 아니고 ‘공(功)은 공대로 과(過)는 과대로 평가하자’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친문 지지자들은 “미친X이 미친 소리 한다” “하다 하다 친일파 논리를 펴느냐”고 했다. 민주당 최민희 전 의원은 박 의원을 향해 “민노당을 하다 이제 박정희·이승만 찬양을 하느냐”고 했다. 조금의 이견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공수처법 표결 때 기권했다가 징계를 받은 금태섭 전 의원은 결국 민주당을 탈당해야 했다. 금 전 의원은 조국 청문회 때 “말과 실제 삶이 다른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지극히 상식적인 말을 했다가 대통령 지지층에게 ‘좌표 찍기’를 당했다. 이제 민주당 의원들은 한 줄로 서서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을 합창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극렬 지지층에게 좌표 찍혀 수모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이견은 물론이고 맘에 안 들면 위원장 의사진행 발언까지 문제 삼고 입을 막아버린다. 극렬 지지층과 입을 맞춘 정권의 독선과 경직성의 수위도 높아져만 간다.

 

-조선일보(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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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옥사 이후 못난 역사 반복할 것인가

 

기축옥사는 반대파 대학살 西人 장기 독재 시발점
특정 세력 폭주에 戰亂 무방비 임진왜란·병자호란 비극 자초
적폐 청산 후유증 심각 미래 대비 않으면 위기 올 것

 

1589년 조선에 ‘기축옥사’라는 사건이 있었다. 명분은 ‘정여립 모반 사건’ 가담자 처벌이었지만 사실은 왕위 계승의 정통성이 부족한 선조가 입지를 강화하고자 동인을 토벌한 대참극이었다. 3년간 사형이나 유배를 당한 동인 선비가 1000여 명에 달했고 조정에는 일할 관리가 부족할 정도였다고 한다. 4대 사화 다 합쳐도 희생자가 500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이 얼마나 잔혹했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기축옥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동인 세력을 절멸시킨 서인들은 1623년에는 인조반정을 주도하여 광해군과 북인마저 제거하면서 바야흐로 서인 세상을 만들었다. 이후에도 왕비는 서인 출신으로 간택하고, 조정은 서인들로 채우면서 조선이 망할 때까지 집권했다.

 

서인들만의 세상이 되면서 정치 환경이 확 바뀌었다. 정책이나 논리 경쟁은 사라지고,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 사생결단 정치가 전개되었다. 효종 때 서인들이 반대한 ‘북벌론’을 주장한 남인의 거두 윤휴를 성리학의 이단으로 몰다가 반역죄를 씌워 처형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학문도 성리학 이외에는 허용하지 않았다. 오로지 성리학 이념만이 최고 가치가 되면서 기업을 천시하고, ‘상복을 몇 년간 입어야 하는가?’ 하는 예송 논쟁이나 벌이고 있었으니 나라가 잘될 수 없다. 결국 변방 약소국으로, 오로지 중국 속국으로 만족하며 살다가 중국이 붕괴하면서 같이 망했다.

 

지금 431년 전 기축옥사를 되짚어 보는 것은 2017년 적폐 청산 이후 우리 사회와 닮은 점이 너무 많아 역사의 교훈을 찾기 위해서이다. 진보 진영이 적폐 청산 명분으로 대통령, 대법원장, 국정원장, 장관, 군 장성 등 보수 진영을 초토화하고 입법, 사법, 행정, 언론 등 거의 모든 권력을 장악한 것은 과거 서인의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다. 정치 환경이 편 가르기와 사생결단식으로 가는 것도 유사하다. 전직 대통령들을 차례로 수감하는 모습은 참 모질다.

 

가장 우려되는 공통점은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용납하지 않는 행태다. 공수처법에 대해 소신을 밝힌 여당 국회의원은 미운털이 박혀 배척당했고, ‘지역 사랑 상품권이 큰 효과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밝힌 국책 연구원은 대선 주자에게 호되게 야단맞았다. 탈원전은 거의 성리학 수준이다. 감사를 했다고, 수사를 한다고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을 향해 총공세를 가하는 여권 모습은 정상이 아니다. 사회는 다양해야 건강하게 발전하는데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적폐니, 토착 왜구니, 친재벌이니’ 하며 적대시하는 행태는 매우 위험하다.

 

정부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여권의 뜻과 달리 국가 재정을 아끼려던 경제부총리는 시달리다 못해 사의 표명까지 했고, 역시 국가 부채를 걱정한 한은 총재는 여당 의원에게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산자부는 원전 정책이 무너져도, 주 52시간제나 경제 3법 등으로 기업인들 속이 타들어 가도 묵묵부답이다. 복지부는 소통 없이 공공 의대를 강행하다가 의료계와 갈등을 빚고, 환경부는 아직도 4대강 흠집 내기에 열심이다. 정부 안의 전문 관료들 의견은 실종되고 진영 논리만 가득하다.

 

그나마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곳은 법무부와 검찰이다. 하지만 이들의 행태는 너무나 치졸해서 대한민국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지 자괴감이 들 정도다. 검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들이 모인 곳인데 어쩌다가 ‘개’에 비유당하고, 이상한 정치인 1명 때문에 망가질 만큼 우스운 곳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기축옥사를 수사한 사람은 우리에게 문인으로 잘 알려진 송강 정철이다. 선조는 정철을 특검으로 임명하면서 “백관 중의 독수리, 대궐의 맹호”라고 극찬했지만 기축옥사가 끝나가던 1591년 말 “악독한 정철이 내 선한 선비들을 다 죽였다”고 분노하며 유배시켰다. 정철은 이후 술독에 빠져 살다가 2년 후 57세에 강화도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적폐 청산 총대를 멨던 검찰은 앞으로 어떻게 역사에 기록될까?

 

기축옥사 3년 후 조선은 임진왜란을 맞았다. 선조는 도망가고, 백성은 경복궁에 불을 질렀다. 이후 정묘호란, 병자호란까지 맞으며 조선은 쑥대밭이 되었다. 서인들이 미래 대비는 안 하고, 자기들끼리 안방 정치만 한 대가다. 지금 우리도 적폐 청산 3년이 지나면서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여권이 지금처럼 미래 대비를 소홀히 하고 자기들만의 세계를 꿈꾸다가는 기축옥사 이후의 못난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

 

-김대기 단국대 초빙교수·前 청와대 정책실장, 조선일보(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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