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이상한 ‘자유론’ 읽기]
[또 광화문 공사, 누가 왜?]
[胡廣의 中庸]
유시민의 이상한 ‘자유론’ 읽기
“광화문 집회 차단은 정당” 밀의 ‘자유론’ 인용한 유씨
권력 제한 주장은 외면하고 정권의 자유만 옹호하는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3일 “8·15 광화문 집회 당시 정부의 집회 차단 조치는 정당한 제약”이라고 주장하며 19세기 영국 자유주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명저 ‘자유론’을 인용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유씨가) 자유론 가지고 사기를 친다”고 지적했지만, 책에 그렇게 쓰인 건 사실이다. ‘어떤 행동이 다른 개인이나 공공에 명백하게 해를 끼치거나 해를 입힐 위험성이 분명할 때, 그 행동은 자유의 영역에서 벗어나 도덕이나 법률의 적용 대상이 된다’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자유론 가지고 사기를 친다”는 진중권 전 교수의 지적은 타당하다. 밀은 ‘정부가 개인에게 행사하는 권력에 일정한 제한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책 곳곳에 남겼는데, 유씨는 이런 내용은 빼고 자유 제한 조치의 정당성만 강조했기 때문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씨 주장과 달리 지금 우리 사회에서 제기되는 여러 문제는 개인의 자유방임이 아니라 이 정권의 유례가 없는 자의적 권력 행사에서 비롯되고 있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0명 선일 때 열린 집회엔 ‘살인자’라고 막말을 쏟아내고, 개천절 집회는 아예 봉쇄까지 한 정부가 하루 200명 확진자가 나오는 집회에는 인심 좋게 자제만 당부했다.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과정에서 경제성 수치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원전 폐쇄는 통치 행위’라는 말로 법치를 부정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는 보호해주고 한동훈 검사장 비밀번호는 법을 만들어서라도 까겠다고 달려드는 게 정권에는 자유일지 모른다. 그러나 당하는 국민에겐 폭정일 뿐이다. 이 모든 ‘정권 맘대로’ 행태의 배후엔 극렬 ‘대깨문’이 있다. 유시민씨는 자유 제약의 필요성만 옹호할 게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과 정부를 동일시하게 되면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도 커진다’는 밀의 통찰도 함께 인용했어야 한다.
정부가 자유를 구가하는 동안 국민 대다수의 자유는 위축되고 있다. 정부 멋대로 만든 부동산법 때문에 국민은 살 집을 고를 자유마저 빼앗겼다. 신용대출을 1억원 이상 받으면 규제 지역에서 집을 살 수 없게 하는 법안도 대기 중이다. 지키지 않으면 혹독한 처벌이 뒤따른다. 5·18 특별법으로 역사 해석 자유를 빼앗고 법을 어기면 7년형을 먹이겠다고 협박한다. 그 바탕엔 공공(公共)을 앞세워 국민 기본권을 제약하는 전체주의 사고가 어른거린다.
‘국민에게 좋은 것을 국가가 정해준다’는 게 사회주의 노선이다. 밀은 회의적이었다.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선택하는 사람만이 타고난 능력을 사용하게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밀의 명제가 참이라는 사실은 역사가 수없이 증명했다. 개인의 자유를 억압한 체제치고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일부 국민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국가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변한다. 이럴 땐, “한국도 개발 독재하지 않았느냐?”며 박정희까지 동원한다. 잘못된 주장이다. 미국 정치학자 디드러 매클로스키는 저서 ‘트루 리버럴리즘’에서 ‘한국의 발전이 국가주의 덕분이라면 100% 국가주의인 북한의 처참한 실태를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한국의 성공 비결로 현명한 리더십과 함께 ‘자신의 능력에 자부심을 지닌 개인들’의 존재를 꼽는다. 반면 북한 주민은 100% 노예이기 때문에 발전할 수 없었다고 했다. 밀도 ‘자유론’에서 ‘개별성을 짓밟는 체제는 그 이름이 무엇이든 어떤 명분을 내세우든 최악의 독재 체제’라고 갈파했다. 대한민국 역사는 자유의 위대함과 효용성을 입증하는 산 증거다. 왜 이 성공한 역사를 외면하고 굳이 패배한 역사를 추종하려 드는가.
-김태훈 출판전문기자, 조선일보(20-11-18)-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또 광화문 공사, 누가 왜?
미국 워싱턴 한복판 59만㎡에 조성된 내셔널몰 잔디광장에 서면 훤히 트인 사방으로 백악관⋅국회의사당⋅링컨기념관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미국의 과거와 현재가 집약된 이곳은 시민 조깅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대영제국의 기틀을 다진 넬슨 제독 동상이 있는 영국 트래펄가 광장, 프랑스 샹젤리제 거리의 콩코르드 광장, 러시아 붉은광장 등도 자국민에게 사랑받는 광장이다.

사람이 쉬고 걷기 편한 광화문광장' 조성을 위한 공사가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시작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0.11.17./뉴시스
▶서울 광화문 광장 조성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것은 1990년대 초반이다. 당시 이원종 서울시장이 ‘1994년 서울 정도(定都) 600주년 사업’의 하나로 추진했다. 하지만 첫 민선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후임 조순 전 시장이 ‘전시 행정’이라며 단칼에 거부했다. ‘경제통’ 조 전 시장은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정말 서울 시민을 사랑한다면 이런 불요불급한 일은 벌이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현재의 광화문 광장은 오세훈 시장 시절인 2009년 완공됐다. 광화문~청계광장을 잇는 세종대로 중앙에 2만㎡ 공간을 내느라 왕복 16차선 도로가 12차선으로 줄었다. 도로 중앙에 있던 수령 50~100년 아름드리 은행나무 수십그루를 베어낸 자리엔 세종대왕 동상이 들어섰다. “일본이 가장 무서워할 인물 동상을 세우라”는 박정희 대통령 지시로 1968년 세운 이순신 동상도 광장 중심에 있다.

▶서울시가 그제 착공한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세금 791억원을 들여 광장 서쪽의 편도 6차선 도로를 없애 광장에 새로 편입하고 동쪽 도로만 왕복 7차선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광장을 지금의 곱절로 키우겠다는 박원순 전 시장의 추진 계획과 흡사하다. 이렇게 되면 광장이 한쪽으로 치우치면서 현재 광장 중심에 있는 이순신·세종대왕 동상은 동쪽 도로변으로 밀려나게 된다. 광장이 더 넓어지면 가뜩이나 심한 시위를 더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있다. 광장을 주인인 시민이 아니라 시위꾼에게 넘기는 것과 같다.
▶박원순의 ‘치우친 광장’ 아이디어는 노무현 정부 시절 문화관광부가 내놓은 ‘광화문 역사 광장 조성 계획’과 비슷하다. 당시 광화문 광장을 추진하던 이명박 시장이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무산됐다. 박원순 전 시장도 작년 9월 광장이 한쪽으로 치우친다는 등 논란이 일자 “시민들과 더 소통하겠다”고 물러섰다. 그런데 시장도 없는 서울시가 착공식조차 거르고,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5개월 앞둔 시점에서, 소리소문없이 도로를 파헤치는 등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정권 지지 세력인 대부분 시민단체가 반대하고 “언론 보도를 보고야 알았다”는 시민도 많다고 한다. 무슨 곡절이 있기에 이렇게 성급하게 밀어붙이나.
-박은호 논설위원, 조선일보(20-11-18)-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胡廣의 中庸
호광(胡廣·91~172년)은 후한 때 외척과 환관이 번갈아가며 권력을 남용할 때 줄곧 고위직을 거쳐 재상에 있었으며 안제(安帝)부터 영제(靈帝)까지 여섯 황제를 무탈하게 섬긴 인물이다. 범엽(范曄)의 ‘후한서(後漢書)’ 호광전(胡廣傳)에 따르면 안제는 그가 써서 올리는 주장(奏章·각종 보고서나 건의문)이 천하제일이라고 극찬하며 초고속 승진시켰다.
그의 성품에 대해서도 온유하고 매사 조심하며 검소했고 말은 겸손했으며 몸가짐은 공손했다고 적고 있다. 실무적인 일에 통달해 늘 명쾌한 해법을 제시했다. 효심 또한 깊어 계모가 집에 계실 때는 입에 늙을 노(老)를 담지 않았고, 혹시 계모가 볼까 봐 집 안에 지팡이 등도 모두 치워버렸다. 자리가 내려질 때마다 사양했으나 다시 불려가 마침내 재상에까지 올랐다.
이 때문에 당시 사람들은 그를 높여 “만 가지 일 중에 풀리지 않는 것[不理]이 있으면 호광에게 물어보라. 천하의 중용(中庸)이 호공(胡公)에게 있다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중대 사안이 있을 때마다 묘한 타협안을 잘 냈다는 뜻이다. 이런 중용을 무기로 그는 31년 동안 재상의 지위를 지켜낸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범엽은 그에게는 건직지풍(謇直之風), 즉 강직하게 직언하는 풍모가 없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후세에는 자기 몸만 보전하고 나랏일은 간신이나 권신(權臣)들의 눈치만 보며 제대로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켜 ‘호광의 중용’을 행한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조선의 선비 남효온(南孝溫·1454~1492년)도 호광을 비꼬는 시를 지어 “당시에는 서산에서 굶어 죽은 백이숙제(伯夷叔齊)를 비웃었지만, 사후에 호광은 아첨꾼이라는 불명예로 몇 년 동안이나 더럽혀졌던가!”라고 노래했다. 언론인 출신으로 도지사에 총리까지 지내고 여당의 대표로 취임해 단 한 번도 국정 현안에 대해 이렇다 하게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지 못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근 행태를 보니 현대판 호광이 아닌가 싶어서 호광을 기억해 보았다.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조선일보(20-11-18)-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時事-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한솔 탈출극, 국정원은 어디에?] [북한 임시정부] ['최고 존엄' 김정은 타도 외치는데... ] .... (0) | 2020.11.19 |
|---|---|
| [추미애·김현미·강경화 안 바꾸면 개각을 왜 하나] [엉뚱한 피해자 양산하는 부동산 대책] .... (0) | 2020.11.18 |
| [‘강제징용 일단 봉합하자’는 與, 이건 ‘사법농단’ 아닌가] [與 “공수처장 野 거부권 뺏겠다” 또 협박, ‘정권 비리’ 덮을 생각뿐] (0) | 2020.11.17 |
| [與 위원장 의사진행까지 공격, 조금의 이견도 용납 않는 친문 파시즘] [기축옥사 이후 못난 역사 ... ] (0) | 2020.11.16 |
| [‘칼잡이’에 대하여] [陳&尹 쌍끌이] [미스터 트롯과 진중권은 왜 먹히나] (0) | 2020.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