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이 메마른 사회에 가득한 허세들 ]
[‘공무원 집사’ ‘법카 유용’ 못지않게 심각한 李 후보 부부 거짓말]
[코로나 속 대통령 부인의 비공개 피라미드 관광]
[野 “김정숙 여사 피라미드 방문, 당당치 못하니 숨겨”… 靑 “이집트 요청 따른것”]
호기심이 메마른 사회에 가득한 허세들
[朝鮮칼럼]
파인먼·왓슨·세이건… 결국은 호기심이 만든 승리
위대한 과학자뿐만 아니다.. 호기심 없는 인류는 생존 불가능
그런데 한국 사회는 지금 호기심과 열정 가치 무시하고 한 방 좇는 사람들 허세만 가득
이대로는 희망을 찾기 어렵다
노벨상에 대한 진실 두 가지. 첫째, 아무리 훌륭한 업적을 쌓았다 하더라도 죽은 사람은 받을 수 없다는 사실. 둘째, 노벨상을 탈 목적으로 업적을 쌓은 사람은 스웨덴 왕립학회의 근처에도 가기 어렵다는 사실.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하여 196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제임스 왓슨이 자서전에서 마치 노벨상을 타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듯이 묘사했지만, 그와 함께 노벨상을 받은 후에 평생을 분자생물학 연구에 몰두하여 신경과학의 새로운 문까지 열어젖힌 프랜시스 크릭의 인생을 보면 왓슨의 회고는 일종의 드라마틱한 과장이다.
크릭이 사망한 다음 날, 그가 전날까지 출근했던 연구실의 사진이 공개된 후 전 세계 과학계는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책상 위에는 그 전날까지 메모한 흔적이 있는 연구 논문들과 펜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 과학자들은 죽기 직전까지도 호기심을 버리지 않는다. “나에게 신을 믿으라고 하지 마세요. 나는 이 우주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을 뿐입니다”라며 임종을 맞았던 위대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마지막 고백도 똑같은 맥락이다.
양자전기역학에 관한 탁월한 업적으로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리처드 파인먼이 상을 대하는 태도도 똑같았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는 이미 상을 받았어요. 발견했으니까요. 그리고 사람들이 내 발견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 기쁘죠. 이것이 진짜이지 노벨상의 영예는 그저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일갈했다. 호기심은 그들의 본질이다.
과학자들뿐만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탁월한 업적을 낸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도 한결같이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여전히 호기심으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기 며칠 전에 한 인터뷰를 보라. “저는 언제나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그리고 산다는 게 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자꾸 생각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고민을 매번 다른 방식의 소설들로 다루고 싶어 했고요.”
물론 이런 위대한 지식인들은 호기심의 끝판왕이며 우리 같은 일반인과는 너무나 먼 얘기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호기심은 특별한 사람들에게나 있는 역량이 아니다. 사피엔스의 경우 다른 종들과 달리 너무 미숙한 상태로 아이가 태어난다. 직립을 하게 되면서 여성의 산도(태아가 나오는 길)가 좁아져 태아를 오랫동안 배 속에서 키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인류는 뇌도 말랑말랑하고 몸도 견고하지 못한 상태의 아기를 빨리 낳아 놓고 오랜 기간을 양육하는 방식으로 생활사를 진화시켰다. 그러다 보니 안전한 자궁 밖의 험난한 세계를 살아갈 추론 능력, 언어 능력, 사회적 지능 등을 일찍부터 발휘하게 만들 스위치가 필요했다(물론 필요하다고 진화하는 건 아니다).
호기심은 자궁 밖 세계의 수많은 자극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스위치인 셈이다. 이 스위치는 배움을 즐거움으로 변환한다. 이게 없거나 망가져서 만약에 배움이 지루함이 된다면 인류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종이 되었을 것이다. “엄마, 아빠 이건 왜 그래?” 라는 아이의 질문에 기특해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아이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던 부모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호기심은 타고나는 것이며 사피엔스를 매우 특별한 종으로 만든 비밀 병기였다. 그런데 그 많던 호기심은 대체 어디로 갔는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관으로 전 세계 만 15세 학생들의 읽기, 수학, 과학 능력을 3년마다 평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한국 학생은 성적 측면에서 거의 매번 전 세계 5위 안에 든다. 하지만 매번 거의 꼴등을 하는 두 항목이 있다. “수학과 과학, 재밌니?”(흥미), “수학과 과학, 어디다 써먹을 거 같아?”(가치). 더 충격적인 것은 우리와 성적이 거의 비슷한 핀란드 학생들은 주당 60시간 이상 학습하는 비율이 4%인데 반해 우리는 23%라는 사실이다(2017년). 즉, 우리 아이들은 재미도 없고 쓸모도 없다고 생각되는 공부를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하고 상위권 점수를 받는 학생들이다.
사실 아이만의 문제도 아니다. 마침내 노벨문학상을 배출한 한국의 성인 10명 중 무려 6명이 1년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 교육열이 최고라는 나라의 독서율치고는 믿기지 않는 수치다. 우리는 지금 호기심이 메마른 사회에 살고 있다. 내재 동기인 호기심이 사라진 사회는 직업, 직위, 집안, 인맥, 보상, 외모 등과 같은 외적인 결과값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회로 변색되기 쉽다. 이런 사회에서는 호기심을 좇아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이 폄하되고, 한 방을 좇아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의 허세는 가득하다. 명태균씨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궤적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장대익 스타트업칼리지 석좌교수 진화학 및 과학철학, 조선일보(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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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집사’ ‘법카 유용’ 못지않게 심각한 李 후보 부부 거짓말
고향 안동 찾은 이재명·김혜경 부부-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1일 아내 김혜경씨와 함께 고향인 경북 안동을 방문해 안동김씨 화수회(일가끼리 모이는 모임)에서 설 인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 지사로 근무할 때 경기도청 공무원들이 상시로 아내 김혜경씨 등 가족의 사적인 일을 처리하는 데 동원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 후보 측근인 별정직 5급 공무원 배모씨 지시에 따라 7급 공무원이던 A씨가 김씨의 약 대리 처방, 음식 배달, 자택 냉장고와 옷장 정리, 아들 퇴원 수속 및 병원비 결제 등을 했었다는 것이다. A씨는 “일과의 90% 이상이 김씨 관련 자질구레한 심부름이었다”고 했다.
음식 배달과 관련해선 공무에 쓰라고 지급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A씨가 개인 카드로 이 후보 집에 가져갈 소고기 값을 음식점에서 일단 결제한 뒤, 이튿날 법인카드를 쓸 수 있는 시간대인 점심시간에 해당 업소를 찾아가 앞선 결제를 취소하고 다시 결제하는 식이었다는 것이다. 작년 3월부터 11월까지 배씨와 A씨의 통화 녹음 내역에는 이런 식의 카드 ‘바꿔치기’ 결제에 관한 내용이 10차례 이상 등장한다고 한다.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채용돼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을 지방자치단체장이 마치 개인 집사처럼 사적으로 부리는 것은 법적, 윤리적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여기에 편법까지 동원해 도지사 업무용 법인카드가 이 후보 가족의 식자재 구입에 쓰였다는 주장이 근거와 함께 제기됐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공금 횡령이나 성범죄는 한 번만 저질러도 퇴출시키겠다”고 했었다. 이 기준대로라면 이번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 후보도 문제가 된다.
이 후보 측은 A씨의 첫 폭로가 나온 후 닷새간 “허위 사실”이라고 부인해왔다. 그러다 관련 증거가 잇따라 보도되자 2일 배씨와 김씨가 차례로 사과와 해명에 나섰다. ‘허위’라고 했던 것이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배씨는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선을 넘는 요구를 A씨에게 했는데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자신의 과잉 충성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A씨가 공개한 텔레그램에는 ‘사모님이 내일 초밥 올려달라고 그랬다’는 배씨 언급이 나온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약 대리 처방에 대해선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김씨 이름으로 처방을 받아 A씨에게 받아오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말이 되는가. 거짓말이라고 느끼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이 후보 아내 김씨도 사과문을 내고 “제 불찰이지만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후보도 ‘송구하다’고 했지만 자신은 몰랐다고 했다. 처음에 ‘허위’라고 반박할 때와는 너무 다른 태도다. A씨가 근거를 대지 않았으면 끝까지 거짓말을 했을 것이다. 이런 일이 이번뿐인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 아닌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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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 대통령 부인의 비공개 피라미드 관광
(서울=뉴스1)=문재인 대통령과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20일(현지 시각) 카이로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열린 이집트 한국문화 홍보 전문가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22.1.21/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했던 김정숙 여사가 이집트에서 비공개로 피라미드를 찾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 여사는 지난달 21일 카이로에서 문 대통령 없이 이집트 문화부 장관과 함께 피라미드를 둘러봤다고 한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은 공개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당시 이를 공개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숨겼다가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집트 정부의 피라미드 방문 요청이 있었고, 양측 간 협의로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집트 정부가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요청했다는데 그런 행사를 비공개로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집트 정부는 김 여사만 가는 것이나 그것을 비공개해야 한다는 데 대해 무척 의아해 했다”고 했다. 결국 ‘코로나 확산 속 관광성 외유를 갔다’는 비판이 두려웠던 청와대가 김 여사만 피라미드 구경을 가게 한 뒤 이를 숨긴 것이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국제 외교와 국익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순방을 많이 간다고 나무랄 일은 아니다. 다만 뚜렷한 목적이 있고 일정도 투명해야 한다. 더구나 코로나로 대부분 국민이 해외 관광에 나가지 못한 지 2년이 넘었다. 이런 상황인데 대통령 부인이 비공개로 하면서까지 관광을 해야 하나. 이 정도 분별은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이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자 청와대는 상식에 맞지 않는 변명을 하면서 야당과 언론 탓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순방 때마다 ‘외유’ 논란이 끊이지 않은 것은 방문 목적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8년 체코 방문 때는 ‘원전 세일즈’ 목적이라고 했다가 ‘중간 급유’라고 오락가락했다. 체코 대통령 부재 상황에서 총리와의 만남도 ‘회담’에서 ‘비공식 면담’으로 바뀌었다. 작년엔 호주 총리와 세 번 정상회담을 하고도 12월에 또 다시 호주를 방문했다. 유럽 방문국에선 거의 빼놓지 않고 유명 성당을 찾는다.
청와대는 이번 중동 순방 때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사실을 숨겼다. ‘외유성’ 지적에는 “문 대통령 만나자고 요청한 나라가 30개 이상 줄 서 있다”고 허세를 부렸다. 이러니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라는 말이 나온다. 모두 청와대가 자초한 일이다.
-조선일보(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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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김정숙 여사 피라미드 방문, 당당치 못하니 숨겨”… 靑 “이집트 요청 따른것”
중동순방때 비공개 방문 논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이집트 대통령 부인 인테사르 엘시시 여사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 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중동 순방 당시 이집트 피라미드를 비공개로 방문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3일 “김정숙 여사의 ‘버킷 리스트’를 채우기 위한 졸업 여행이었다”고 날을 세웠다. 청와대는 ‘이집트의 정중한 요청’에 따른 비공개 공식 행사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근식 전 선거대책위원회 정세분석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공무원을 몸종처럼 부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나 대통령 정상회담을 자신의 버킷 리스트 채우는 사적 용도로 악용하는 김 여사가 개낀도낀(도긴개긴)”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관광 촉진을 위해 이집트 측이 방문을 요청했다는 청와대 말이 사실이라면 이를 비공개한 것은 방문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집트의 요청 취지마저 무색하게 한 외교 결례”라며 “청와대는 피라미드 방문이 국민께 당당하지 못한 모습이라는 점을 스스로 알고 이를 숨겼고, 뒤늦게 발각되자 횡설수설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적극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피라미드 방문에 대한 이집트의 정중한 요청을 거절했다면 외교적 결례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당시 피라미드 방문 일정을 비공개에 부친 이유에 대해서는 “양국 협의에 의한 것”이라고만 했을 뿐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피라미드 방문은 이집트 문화부 장관이 영접부터 가이드까지 함께한 공식 일정이었다”며 “우리나라를 방문한 국빈에게 경복궁을 비롯한 문화유적지를 관람하기를 권했는데 거절당하면 어떨까 생각해보라”고 했다.
탁현민 대통령의전비서관은 언론과 야당 탓을 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집트에서의 유적지 방문에 대해 어떤 음해와 곡해가 있을지 뻔히 예상됐기 때문에 (피라미드 방문을 애초에 거절했다)”며 “하지만 이집트에서는 재고를 요청했고, 우리는 비공개를 전제로 여사님만 최소 인원으로 다녀오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적었다. 이어 “버킷 리스트니 어쩌니 하는 야당의 무식한 논평이나, 양국이 합의한 비공개 일정도 호기롭게 공개하며 논란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는 매체들에 애쓴다고 전한다”고 했다.
-박효목 기자/조아라 기자, 동아일보(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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