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크라 파병에 놀란 中, '북 도발 감싸기'가 자초한 것]
[우크라戰 1000일… 휴전說에 더 치열해진 ‘국경선’ 싸움]
[핵무기만큼 위협적인 北의 실전 경험]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
北 우크라 파병에 놀란 中, '북 도발 감싸기'가 자초한 것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1.16/뉴스1
16일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에선 러시아 파병 등 북한 도발을 제어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과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하자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긴장을 원치 않는다. 윤 대통령과 역할을 함께해 나가겠다”고 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해 북한의 추가 파병을 막아야 한다” “북·러 협력 심화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키운다”고 했다. 시진핑은 “중국의 전략적 안보와 핵심 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년 전 APEC 계기 한중 정상회담 때만 해도 시진핑은 “한국이 남북 관계를 적극 개선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이 지적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는 눈감은 채 한국의 대북 정책에만 불만을 드러냈다. 바이든이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안 된다고 촉구할 의무가 있다”고 하자, 시진핑은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북 우려’란 대북 제재를 의미한다. 중국은 김정은이 무슨 도발을 해도 노골적으로 감쌌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는 경제 교류를 늘렸다. 북·러 군사 밀착의 불길이 유럽을 넘어 중국 안보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이른 것은 중국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2017년 북이 6차 핵실험에 이어 ICBM 발사에도 성공하자 중국은 ‘북이 또 핵실험을 하거나 ICBM을 쏘면 유류 반입을 추가로 제한한다’는 유엔의 자동 제재 결의안에 찬성했다. 북한 노동력도 추방하기로 했다. 북한 무역의 96% 이상이 중국 관련이다. 북이 핵·ICBM을 만드는 데 필요한 탄소섬유와 고강도 알루미늄, 전자 소재 등은 대부분 중국을 통해 확보된다. 북 무기 개발 자금으로 쓰이는 해킹 암호 화폐의 현금화와 돈세탁도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에 나간 수만 명의 북 노동자 임금은 김정은의 주요 수입원이다. 중국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북 제재만 제대로 이행했어도 북한 도발과 위협은 상당 부분 억제됐을 것이다.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북한을 이용해왔다. 하지만 북이 도를 넘어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는 것도 원치 않는다. 그런데 러시아와 북한이 동맹을 맺고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파병한 사태는 중국의 이러한 ‘핵심 이익’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중국이 이를 바로잡고 싶다면 유엔에서 스스로 찬성한 대북 제재만 제대로 지키면 된다.
-조선일보(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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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 1000일… 휴전說에 더 치열해진 ‘국경선’ 싸움
오늘(19일)로 개전 1000일을 맞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불공정 전쟁’의 대명사로 기록될 듯하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에서 공격용 무기를 제공받았지만 국경 너머의 러시아 목표물을 공격할 수 없고, 자국에 들어온 적에게만 쓸 수 있다. 덴마크 네덜란드가 준 전투기 F-16도 그렇고, 미국의 지대지 미사일(에이태큼스)도 그랬다. “러시아 내부를 때리면 무기 공여국을 교전국으로 간주한다”는 러시아의 엄포 때문이다. 반면 러시아엔 제약이 없다. 1945년 미국의 첫 핵실험 이후 핵무장국은 본토를 공격받은 일이 없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000일이 지나서야 사거리 300km인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해도 좋다고 허락했다. 1차 목표는 러시아 땅 쿠르스크 내 러시아 및 북한군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쿠르스크 지역은 영토 20%를 러시아에 빼앗긴 우크라이나가 유일하게 러시아 내부로 진격한 곳으로, 러시아는 북한 병사 1만2000명을 이곳에 투입했다. 2022년 2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를 방치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화끈하게 돕지도 않았던 바이든이 퇴임 2개월을 앞두고 이렇게 결정한 건 내년 1월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를 의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전쟁 중단’을 공언해 왔다. 트럼프 캠프의 휴전 구상은 ‘지금 위치에서 총을 내려놓고 현재의 전선에 비무장지대(DMZ)를 설치하고, 우크라이나는 20년간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대신 미국은 방어용 무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국제사회는 물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도 전쟁 피로감이 커진 건 사실이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 장기화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인명 피해가 컸다. 유엔 추정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11만5000명이 사망하고, 50만 명이 부상을 입었다. 우크라이나군은 절반쯤 되는 5만7000명이 전사했고, 25만 명이 다쳤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트럼프발 휴전 가능성은 전쟁을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쿠르스크가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북한군이 이미 투입됐고, 미국이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허용한 곳이다. 북한군이 여기로 자주포 50문, 방사포 20문을 갖고 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당국은 미사일 공격을 허가하면서 “참전한 북한군이 위험해졌다. 북한에 추가 파병을 멈추라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와 북한군을 공격하면 푸틴은 보복에 나설 것이다. 여타 전쟁처럼 휴전을 앞두고 한 뼘의 땅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국경선’ 공방은 뜨거워질 것이다. 이 와중에 북한군에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전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예측하기 힘들어진다. 개전 1000일, 이번 전쟁은 러시아의 최초 구상과는 정반대로 누구도 이길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승련 논설위원, 동아일보(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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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어느새 1000일. 겨울 닥친 전선에서 벌이는 피의 소모전, 한 계절 더 돌지는 않기를….
-팔면봉, 조선일보(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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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만큼 위협적인 北의 실전 경험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의 국방이야기]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력들이 줄을 서서 보급품을 받고 있다. 사진 출처 우크라이나 문화부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지정학적 위기 사태를 촉발시킬 수 있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외교안보 당국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건넨 말이다. 그는 “북한의 김정은이 얼마나 무모하고, 위험한 인물인지를 전 세계가 목도한 일대 사건”이라고도 했다.
한미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 1만여 명은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전장 곳곳에서 전투에 돌입했다. 러시아군 사상자는 하루 최대 1500여 명에 달한다. 북한군도 참전 규모가 커질수록 사상자가 속출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지원받은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하면서 그 핵심 타깃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군 관계자는 “러시아군은 북한군 사상자의 후송 조치에 소극적일 것”이라고 했다. 신분도 숨긴 채 ‘도둑 파병’된 북한군이 ‘총알받이’로 취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미 러시아군 내부에서 파병된 북한군을 비하하거나 경멸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판국이다.
북한은 ‘피의 대가’로 러시아에 첨단 군사기술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재진입·다탄두 기술, 전략핵잠수함의 ‘심장’인 소형 원자로 기술 등이 ‘최우선 리스트’에 포함될 것이 유력하다.
이런 기술은 유사시 미국의 ‘핵우산(확장억제)’을 무력화하는 ‘핵비수’를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열쇠’다. 미 전역의 주요 도시를 동시에 핵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미국의 한반도 개입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게 북한의 속셈이다.
그에 못지않게 북한이 대규모 파병으로 손에 쥐게 될 가공할 무기는 ‘실전 경험’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간 우리 군은 북한군에 대한 양적 열세를 질적 우세로 극복할 수 있다고 평가됐다. 병력·장비의 규모는 뒤처지지만, 첨단무기와 장병 사기 측면에서 북한의 물량 공세를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3대(代)에 걸쳐 핵 개발에 다걸기(올인) 한 것도 낡아빠진 재래식 전력은 아무리 많아 봐야 우리 군과 주한미군을 당해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이 같은 패러다임을 뿌리째 뒤흔들 수 있다. 베트남전 참전 이후로 실전 경험이 없는 한국군이 현대전에 능수능란한 북한군을 맞닥뜨리는 상황이 현실로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중 “취임하면 24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종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협상의 귀재’라고 해도 근 3년간 끌어온 전쟁을 단칼에 끝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포로 석방과 영토선 설정 등을 둘러싼 휴전 협상이 수개월간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국지전이 벌어질 개연성도 있다.
북한군은 그 기간 전장 곳곳에서 각종 무기의 실전 성능과 데이터, 전술 경험 등을 차곡차곡 쌓을 것이다. 최신예 자폭·정찰드론을 대거 활용한 근접전 등 최신 군사기술이 북한군에 유입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봐야 한다.
군 당국자는 “김정은이 최대치의 실전 경험을 얻기 위해 파병된 북한군의 최전선 투입을 적극 독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습득한 작전적 노하우는 북한군의 대남 기습전략·전술에 고스란히 반영될 개연성이 크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대한민국 안보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가 패할 경우 다음 타깃이 한반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대규모 파병으로 북한과 ‘혈맹’이 된 러시아가 유사시 북한군을 도와 한반도 전장에 개입하는 시나리오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 진영이 북-러 독재자 담합의 ‘현상 변경’ 시도를 좌절시키는 데 한국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야 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외교적 연대는 물론이고 상황에 따라 군사적 지원 수위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파병된 북한군의 전술과 현지 전황을 분석할 군사 참관단의 파견이 그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야당 등에선 이를 사실상의 파병이라고 비판하지만, 타국의 전쟁을 연구 분석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역할이자 책무다. 그뿐만 아니라 전장에 파병된 북한군이 외부 세계에 눈을 뜨게 만들고, 김정은 정권 영속화의 제물이 됐음을 알리는 심리전도 강구해 볼 수 있다.
북한의 ‘파병 카드’는 한 명의 불량배와 편먹는 대가로 나토 회원국 전체를 적으로 돌려세워 더 혹독한 고립을 자초한 치명적 악수일 뿐이다. 반면 우리에겐 북한 위협의 심각성과 한반도 평화안정의 중요성을 국제사회에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은 북-러 야합은 성공할 수 없고,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두 독재자가 깨닫도록 해야 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동아일보(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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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기관차
[임용한의 전쟁사]
전쟁론의 저자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은 정치의 연장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솔직하게 풀면 “말로 하다가 안 되니 주먹으로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전쟁 중인 당사자에게 “제발 폭력을 멈추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해결하자”라는 호소는 별 효과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자가 패자의 땅을 초토화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전쟁이 마지막에는 회담을 통한 “평화”와 “협정”이라는 형식으로 종결된다. 전쟁이 대화로 돌아오는 이유는 승자가 목적을 달성했거나 한쪽이 항쟁을 포기했거나, 양쪽 다 지쳐 떨어져서 전쟁을 지속할 여력이 없는 경우이다.
지금 이스라엘의 전쟁은 어느 조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아무리 섬멸해도 그들의 분노와 저항의지는 다시 타오를 것이다. 포용정책도 한계가 있다. 이스라엘의 전력이 너무 압도적이라 양쪽 다 지쳐 떨어지는 순간도 오지 않을 것 같다.
남은 방법은 이스라엘이 목적을 달성하는 경우다. 하마스와 헤즈볼라 지도자들은 거의 다 살해되고, 조직도 큰 피해를 입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제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지 않았느냐며 종전을 종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이제야 자신의 목적을 드러냈다. 인질 구출, 헤즈볼라의 위협 제거가 최종 목표가 아니었다. 그들은 팔레스타인 국가를 지우고, 요르단 서안 지역을 완전한 이스라엘의 영토로 만들려고 한다. 이건 이스라엘이 수도를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그러나 모두가 실행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스라엘은 치밀하게 준비하면서 기회만 노리고 있었던 거다. 삐삐 테러 같은 엄청난 준비, 신속한 암살, 폭주, 이 모든 것이 이제야 설명이 된다. 이 전쟁은 어찌 끝나든 끝이 아니다. 새로운 갈등의 시대로의 출발이다.
-임용한 역사학자, 동아일보(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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