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조급증 李 "최 대행이 혼란 주범" 3차 탄핵 시동]
["카톡 성역 아니다" 전 국민 '입틀막' 하나]
[무식하면 용감하다?… ‘더닝 크루거’ 한국 사회]
[강성 유튜브와 정치판의 질 나쁜 공생관계]
대선 조급증 李 "최 대행이 혼란 주범" 3차 탄핵 시동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접견하며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5.01.1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3일 당회의에서 “대한민국을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주범(主犯)이 바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대행에게 ‘주범’이란 말은 극언에 가깝다. 이 대표는 그 이유로 ‘거부권 행사’ ‘헌법재판관 2명만 임명’ 등을 거론하면서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영장을 집행하는데 불법적으로 저항하는 행위는 왜 방치하느냐” “공범이 되려 하느냐”고도 했다.
이 대표는 최 대행에게 “주범”이라고 공격한 뒤 불과 1시간 30분 만에 최 대행을 만났다. 미리 잡힌 약속이었다. 최 대행 면전에서는 주범이나 공범 같은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 대행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어떤 일이 있어도 불상사가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하자 이 대표는 “범인 잡는데 ‘저항할까 봐 잡지 말아야 한다’와 비슷한 얘기 아니냐”고 했다.
비상계엄으로 예기치 못한 헌정 위기를 일으킨 것은 윤 대통령이다. 그러나 이 사태가 오기까지 민주당의 책임도 적지 않다. 무려 29명의 공직자를 연쇄 탄핵했지만 거의 모두 근거가 없었다. 심지어 취임해 일할 시간도 없었던 사람도 탄핵했다. 윤 대통령이 탄핵된 뒤에도 한덕수 권한대행을 탄핵했다. 이 모두가 헌정 위기를 부추기는 행위들이다. 민주당과 이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들어있던 ‘내란죄’를 헌재의 탄핵심판에서 갑자기 철회했다. 그러더니 내란특검에 돌연 외환(外患) 혐의를 추가해 군의 정상적 활동마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 이 역시 헌정을 위태롭게 한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공수처와 경호처가 물리적으로 충돌해 불행한 사태가 벌어지더라도 무조건 윤 대통령을 끌어내라고 압박하고 있다. 실제 유혈 사태가 벌어지면 이 대표는 이를 감당할 수 있나. 설사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 멍에를 벗지 못할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윤 대통령 1차 영장 집행이 무산되자 “최 대행의 내란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위협했다. 이제는 최 대행이 유혈 충돌을 막기 위해 위헌적 요소를 배제한 특검안을 요청하자 “주범”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곧 최 대행마저 탄핵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 경우 우리나라는 대행대행대행체제가 된다. 국격과 신용등급이 온전할 수 없다.
이 모든 일은 이 대표가 자신의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대선을 치르겠다는 조급증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법을 벗어날 수는 없는 일이다. 대선 조급증을 버리고 흠결 없는 탄핵 심판과 수사가 이뤄져 법질서가 회복되도록 앞장서야 한다.
-조선일보(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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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성역 아니다" 전 국민 '입틀막' 하나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짜뉴스에 대해 발언하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카카오톡이 가짜 뉴스 성역인가”라며 “가짜 뉴스 유포 행위에 대해 당력을 집중해 뿌리를 뽑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 허위 정보를 제보받겠다며 ‘민주파출소’라는 사이트를 개설했다. 그런데 일반인들끼리 나눈 카톡이라도 거기에 가짜 뉴스로 신고하면, 민주당이 그 내용을 검토해 고발하겠다는 것이다. 크게 잘못된 발상이다.
카카오톡은 우리 국민 거의 전부가 쓰는 메신저 프로그램이다. 정치인이나 공직자, 언론 등이 공적,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발표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사적인 대화다. 카톡에 올라오는 정치적 발언 역시 한정된 일반인들끼리 하는 사적 대화일 뿐이다. 그 대화 중에 사실에 맞지 않는 것이 있고 정도가 심한 경우도 있지만 공인도 아닌 일반 국민에게 범죄 혐의까지 씌우는 일은 매우 신중히 해야 하고 극히 예외적이어야 한다. 국민의 언론 자유를 아예 봉쇄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를 장악하고 대통령을 탄핵해 현실적 권력으로 등장한 정당이 카톡 대화를 감시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겁박하는 일과 다를 게 없다.
‘가짜 뉴스’ 판단을 민주당이 하겠다는 것도 옳지 않다. 민주당은 헤아리기도 힘들 만큼 많은 가짜 뉴스를 공표해 왔다. 그 가짜 뉴스들의 해악은 카톡에서 일반인들이 나누는 사적 대화보다 훨씬 크다. 하지만 민주당이 그에 책임을 졌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최근에도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형수나 형과 실제로 했던 통화를 ‘가짜 뉴스’로 분류했다. 민주당은 부산 금정구청 보선에 대한 김어준씨 엉터리 여론조사엔 가만 있다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넘었다는 여론조사는 고발한다고 한다. 결국 민주당에 불리하면 가짜 뉴스로 찍어 카톡까지 검열해 전 국민 입을 틀어막겠다는 것 아닌가.
지금 여야로 나뉜 유튜버들이 확인되지도 않은 소문을 진짜인 양 퍼뜨리면서 돈을 버는 현상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이는 법적 규제가 미비한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런 법적 문제를 고민해 본 적이 있나. 도리어 가짜 뉴스를 양산한다고 비판받는 김어준씨를 떠받들고 있지 않나. 아무리 정권이 눈앞에 왔다고 생각한다 해도 카톡 검열과 같은 반민주적 발상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조선일보(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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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하면 용감하다?… ‘더닝 크루거’ 한국 사회
‘더닝 크루거 효과’는 ‘무식하면 용감하다’로 요약하면 딱 들어맞는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의 성을 딴 심리학 용어로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더닝과 크루거는 논문을 발표한 이듬해인 2000년 괴짜들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이그 노벨상을 받았다. 다소 익살스럽게 받아들여졌던 이들의 연구 결과는 알고리즘에 갇혀 정보 편식이 심각해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가 열리면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사회및성격심리학회는 올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회심리 현상으로 더닝 크루거 효과를 꼽았다.
▷더닝과 크루거는 미국 코넬대 대학생을 대상으로 간단한 시험을 치르게 하고 절대적 점수와 상대적 석차를 측정했다. 그 결과, 가장 점수가 낮은 집단(하위 25%)이 실제 점수와 석차보다 자신을 가장 높게 평가하더라는 것이다. 이 집단은 평균 9.6개를 맞혔지만 14.2개를 맞혔다고 생각했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이들의 평균 석차는 88등이었지만 스스로를 32등으로 평가했다.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얘기다. 가장 점수가 높은 집단(상위 25%)은 평균 14등이었지만 32등으로 평가해 그 반대였다.
▷시험을 잘 봤다고 으쓱하며 돌아온 아이의 성적이 처참하거나, 주식 초보자가 몰빵 투자하는 이유다. 문제는 SNS 시대가 도래하며 더닝 크루거 효과가 개인의 실패를 넘어 사회의 실패를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필터링된 편향된 정보만 보는 ‘필터 버블’과 더닝 크루거 효과가 결합하면 허위 정보나 음모론에 쉽게 빠져든다. 음모론이 증폭될수록 사회는 극단으로 분열되고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이 자라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트럼프 정부가 한국 부정선거를 파헤친다” “선거 조작범으로 중국공산당 요원을 체포했다” 등의 거짓 주장을 펼치는 극우 유튜버가 극성을 부린다. 이들의 황당한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는 건 보수 성향 고령층만이 아니다. 구독자 20만 명 이상 극우 유튜브 시청자를 분석해 보니 10∼30대가 50∼80대보다 많이 봤다. 학력이나 경력도 상관없다. 중국의 선거 개입을 믿는 일부 교수들이 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퇴직공무원이라는 사람들이 모여 부정선거 단죄를 주장한다.
▷더닝 크루거 효과는 무지하고 무능할수록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메타인지 능력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자기 능력을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를 피하려면 충분히 공부하고, 그 지식을 의심하며, 다른 의견에 열려 있어야 한다. “유튜브를 통해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극우 유튜브의 열혈 애청자임을 자인한 윤 대통령의 시대착오적인 비상계엄도 더닝 크루거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지도자의 지적 게으름이 나라를 위험에 빠뜨렸다.
-우경임 논설위원, 동아일보(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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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유튜브와 정치판의 질 나쁜 공생관계
8일 밤 한 극우 성향 유튜브에 ‘국힘 지방의원들, 당협위원장들 잘 들어’라는 제목의 48초짜리 방송이 올라왔다. 진행자는 “지방의원 XX들 빨리 튀어나와. 잘 생각해. 우리 화력 알지. (안 오는 사람들은) 명단 하나하나 깔 거야. 협박이야. 부탁 아니야”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방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야 하니 당장 관저 앞으로 나오라’는 얘기였다. 지금까지 16만 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한 이 영상에는 동조 댓글이 1300개 넘게 달렸다. 운영자가 공지해 둔 후원 계좌로 돈을 보냈다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그리고 다음 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여당 원외 당협위원장 등이 체포영장 유효 기간이 끝날 때까지 매일 관저 앞을 지키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해당 유튜브 방송 때문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솔직히 정치하는 입장에선 유튜브를 통해 전해지는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를 무시하긴 어렵다”고 했다.
유튜브는 이번 탄핵부터 계엄에 이르는 전 과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극우 유튜버들이 주장하던 부정선거 음모론을 앞세워 계엄령을 선포했던 윤 대통령은 탄핵된 뒤에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새해 첫날 밤 전달된 그의 메시지에 관저 앞 집회 현장에선 “대통령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 장면도 고스란히 유튜브로 중계됐으니 윤 대통령도 지켜봤을 것이다. 자신 때문에 한 달 넘게 극심한 사회적 혼란이 이어지는데도 극우 유튜브에 기대 극단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어느새 여당 의원들도 강성 유튜브와 결탁한 모습이다. 5선 중진 윤상현 의원은 전광훈 목사에게 90도로 ‘폴더 인사’를 하는가 하면, 교수 출신이라는 김민전 의원은 ‘백골단’을 자청하는 반공청년단이란 단체의 국회 내 기자회견을 주선했다. 전 목사도, 반공청년단 단장도 모두 강성 유튜브 운영자다.
요즘 더불어민주당은 그런 여당을 비난하고 고발하느라 바쁘다. 그런데 사실 민주당이 그럴 자격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강성 유튜브를 활용한 정치의 원조는 민주당이 아니던가. 선거철마다 민주당의 주요 후보들은 물론이고 현역 의원과 지도부까지 줄줄이 김어준 유튜브에 나가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안귀령 이언주 전현희 당시 후보는 김 씨의 “차렷, 절!” 구호에 맞춰 큰절을 올렸고, 과방위원장인 최민희 의원은 지난해 12월 김 씨 방송에서 민주당 과방위 초선 의원들의 이름과 후원 계좌를 공개하며 후원을 요청했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민주당 현역 의원은 “지금 민주당을 움직이는 가장 큰 파워가 뭔 줄 아느냐. 김어준 유튜브다”라고 했다. 그는 “김어준 유튜브에 한 번 나가면 후원 계좌가 꽉 차고, 구독자 수도 1000명 단위로 늘어난다”고 했다.
정치인은 강성 유튜브를 이용해 손쉽게 극성 지지층을 확보하고, 유튜버는 슈퍼챗 등 후원금과 클릭 수로 막대한 수익을 챙기는 질 나쁜 공생 관계인 셈이다. 정치가 완벽하게 실종된 시대에 정치인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강성 유튜버들과의 유착 관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김지현 정치부 차장, 동아일보(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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