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을 불러주세요!" 뉴욕 버스 안에서 응급 상황이방인이 엿본 미국의 삶승객들이 해결사로 나섰다 긴박했던 그날의 버스 사진 /최여정 제공 미국 뉴욕의 새벽. 밤새 뒤척이다가 일어나 커튼을 젖히고 도시를 응시한다. 히스테릭에 시달리는 여자의 비명 같은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와 환각에 젖어든 남성의 절망적인 고함소리로 가득했던 밤이 지나가고 서서히 아침이 다가온다. 뉴욕에 도착한 지 사흘째건만 밤새 잠들지 못하는 이 도시의 소란스러움에 적응이 쉽지 않다. 어젯밤부터 날리던 눈발이 숨이 넘어가기 직전의 환자처럼 잦아들고 있다. 그래, 뉴욕의 겨울은 바로 이 멋이지. 눈은 뉴욕의 외설스러움을 조금이나마 순수의 감정으로 둔갑시킨다. 낡고 오래된 적벽돌 건물의 지붕 위에도, 까마득한 꼭대기가 올려다 보이지도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