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거리내]

[잃어버린 달콩의 귀환기(歸還記)]

뚝섬 2013. 5. 2. 18:02

어제 아침 운동길에 함께 나섰던 달콩이를 잃어버렸다. 잃어버렸다기 보다 녀석이 혼자 냅따 앞으로 달려나가더니 사라져 버린 것이다.

갔을만한 주위주변을 다 둘러보며 달콩..! 달콩..~”, “달콩아~ “ 웨쳐 불러도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찾을 수가 없어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지 않아도 그제도 미견(迷犬)이 되었었는데.. 하루 만에 또 다시 미견을 만들어버린 것..

첫날과 마찬가지로 마나님과 함께 제법되는.. 갔던 경로를 승용차로 되집어 보았으나 사라진 달콩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과수원 사장한테 주변에서 발견이 되면 연락을 하여 달라고 핸드폰 번호를 남겨 놓고 무거운 걸음으로 돌아온 후,

아침을 하고 정해진 일정으로 서울로 나섰다.

 

서울로 나서기 전, 황토벽 작업을 하는 마나님의 황토게기 준비작업을 하여주는 동안에도, (마나님의 원망도원망이지만),

내 스스로도 무척이나 마음이 좋지 않았다. 터미널로 나가는 길에 다시 한번 아침의 경로를 복귀하여 보았다.

역시나녀석은 눈에 띄지 않았다. 과수원 연세 높으신 영감님과 산아래 마을 분들한테 달콩이 녀석이 눈에 띄면 과수원 사장한테

꼭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하여놓고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는 내내, 그 녀석 생각뿐이다.

 

개라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녀석을 잃어버리고 나니 무척 허전하고 가족과 장기간 헤어지는것 처럼 뒤숭숭하였다.

서울에서 일을 보면서도 내내 잃어버린 녀석 때문에 의기소침.. 어떻게~ 어떻게~ 일을 마치고 친구와 한잔하고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니

 

글쎄 그 녀석이 돌아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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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 "달콩"

 

 

 

-사람만 보면 같이 놀아 달라고 생쑈, 난리법석..

 

 

 

-어제 밤늦게 집에 돌아왔다는 말에 얼마나 반가웠는지..

 

 

 

-오늘 아침 다시 함께 나섰다..

 

 

 

-여느때처럼 무척 부산한 녀석..

 

 

 

-생후 2~3개월..

 

 

 

-무엇인지.. 여튼 부산하게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연신.. 킁킁..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제, 어제.. 같은 경로..

 

 

 

-어제 두번째로 잃어버린 곳은 저 건너 복숭아과수원 부근이었다..

 

 

 

-집에 찾아올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경우 가장 난코스가 저 논두렁..

논두렁이 좁고 중간에 길이 끊어진 부분이 있어 항상 내가 품에 안고 저 논두렁을 건넜었다..

 

  

-어제 그제 자기가 두번이나 미견이 되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제 처음 미견이 되었을 때는 바로 저 좌측 좁은 길에서 조그만 오토바이가 나오는 바람에..

 

 

 

-줄을 잡지않고 그 녀석 편하게 20여m 간격을 두고 따라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오토바이가 나타났다..

 

 

 

-오토바이에 놀라고, 그 상황이 묘하게 자기를 쫓아오는 것처럼 생각을 하여 냅따 도망치기 시작.. 저 농로를 따라 사라져갔었다..

 

 

 

-그 날도 농로 끝나는 부근에서 얼마나 "달콩"을 웨치며 찾아다녔는지.. 

결국 혼자서 집에 돌아온 후, 마나님과 다시 찾아나서 저 가스통 사이에 숨어있는 녀석을 가까스로 찾아 데려왔었다.. 

 

 

-녀석이 혼자 돌아올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이..

 

 

 

-저 줄.. 가끔 자기 집앞에서도 어딘가에 걸려 혼자 낑낑거리며 고통스러워했는데.. 저 줄이 어딘가에 걸리면 꼼짝 못하고 묶여 버리니 그 점이 가장 큰 걱정..

 

 

 

-그렇다고 풀어 놓으면 더 큰 문제.. 앞서의 달콩 I, II는 온갖 음식 쓰레기를 헤집고, 특히나 농약이나 주어 먹으면 더욱 큰일..

 

 

 

-매일 아침 다니던 익숙한 길..

 

 

 

 

 

 

 

-그 녀석~ 참~

 

 

 

-이 길의 분위기가 특히나 좋은 모양..

 

 

 

 

 

 

 

- 이 부근 전까지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는데..

 

 

 

-이곳 저곳 한눈도 팔며 왔더랬는데.. 갑자기 냅다 달려 나가더니..

 

 

 

-저 앞 농로끝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 끝은 과수원 대문이기 때문에..

 

 

 

-나를 기다리거나 다시 돌아올 줄 알았는데..

 

 

 

 

 

 

 

-부지런히 가보았는데.. 녀석은 없었다..

 

 

 

-참..!! 녀석도.. 그러니 오늘도 천방지축 뛰어나가겠다는데.. 놓아줄 수가 없다..

 

 

 

-나 원참.. ~~

 

 

 

-어제 함께 녀석 찾아나섰을 때, 녀석은 찾지 못하고 마나님은 꿀풀 몇 송이 가져다 마당에 심었었다..

 

 

 

-천방지축.. 뭘 모르는 놈.. !

 

 

 

-어제.. 이 곳 과수원 정문에 와서도 녀석이 없었을 때, 망연했다..

 

 

   

-두번씩이나 잃어버리다니..

 

 

 

-과수원 앞 밭에서 일하시는 연세높으신 영감님이 "개들은 높은 곳으로 오르기를 좋아한다"고해서(나처럼..?), 저 위, 이곳 저곳 다 뒤져보았었다..

 

 

 

-그 영감님은 물론 저 마을에 사는 동네분들 한테도 "달콩"이 눈에 띄면 과수원 사장께 전달해달라 부탁도 하여놓고..

 

 

 

-그 연세높으신 영감님은 개는 본능적으로 귀가를 한다고 하는데.. 글쎄 목에 걸린 줄이나 없으면, 또 저 논두렁을 제 혼자서 건널 수가 없을텐데요......

 

 

  

-목에 걸린 줄이 어딘가에 걸리지를 말아야하고, 또 저 논두렁을 혼자서 건너야하는데.. (그 녀석을 항상 안고서 건넜었다.. ) 

 

 

 

-여튼 저 멋진 도원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인상 좋으신 과수원 이사장님한테 몇번이나 부탁을 하여놓고..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이 풀밭 길을 조금 지나가면 건너야 할 좁은 논두렁..

 

 

 

-과연 녀석이 저 좁은 논두렁을 건널 수가 있을런지 무척 고민했었다..

 

 

 

-어제 오후 2:00경 저 풀밭길 끝에서 녀석이 깽깽거렸었나보다.. 그 소리를 100~150m 떨어진 집에서 들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 !

 

 

 

-방향감각은 있었는데, 좁은 논두렁을 건너지는 못하고..

 

 

 

-다행히 목의 줄이 어딘가에 걸리지않았고..

 

 

 

 

 

 

 

-좁은 논두렁과 이곳 절개지를 뛰어 넘어야하는 것이 무척 마음에 걸렸었다..

 

 

 

-여튼 벽 황토작업을 하다가 녀석의 깽깽거리는 작은 소리를 놓치지않은 마나님의 날카로운 감각도 대단하고..

 

 

 

-그렇게 그렇게 "달콩"녀석은 집에 돌아왔다..

 

 

 

-서울에 있는 나한테 바로 연락하지 않은 것은..

 

 

 

-"서프라이즈"를 위해서였다나..

 

 

 

-녀석을 지저분하게 했다고 한소리를 들었다.. 논두렁 건너는 훈련을 시킨 것이 었는데..

 

 

 

-그 과정에서 꿀풀-할미꽃 몇 그루 마당에 이식했다..

지금 이 순간, KBS2 생생정보토에서는 동물학대-개를 잔인하게 죽였다는(망치로.. )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는데, 글쎄 사람이 그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

본디 개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개를 두번에 걸쳐 잃어버린 상황이 이처럼 가슴 애틋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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