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隨想錄] 368

[도둑질한 딸에게 매 한번 들지 않던 젊은 엄마의 지혜]

도둑질한 딸에게 매 한번 들지 않던 젊은 엄마의 지혜 도둑질에 몰두한 어린 딸엇나가지 않게 잡은 비결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도둑질에 몰두했었다. 동네 가게에서 파는 간식이 먹고 싶어서 집에 굴러다니는 동전을 찾고 아빠 양복 주머니를 뒤지다, 급기야 엄마 지갑에 손을 댔다. 처음엔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한 번 더 해 보니 별거 아니구나 싶었다. 더는 집에서 주울 돈이 발견되지 않아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슬쩍하기로 했다. 가게 아줌마가 한눈판 사이, 당시에 유행하던 레몬 분말 과자를 바지 주머니에 몰래 집어넣었다. 계산을 치르지 않고 가게를 빠져나오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가게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천천히 걷다가 집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구나, 성공! 생애 처음 성공한 도둑질..

[당신을 구원할 영웅은 당신뿐이다] [대한민국은 왜 200년 전.. ]

[당신을 구원할 영웅은 당신뿐이다][대한민국은 왜 200년 전 꼰대 독일 철학자에 빠졌나] [정치권 말싸움]    당신을 구원할 영웅은 당신뿐이다  [윤평중의 지천하 3] 가히 ‘쇼펜하우어 신드롬’이다. 국내 성인 10명 중 6명이 지난해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현실(문체부 ‘2023 국민 독서 실태’)임에도 쇼펜하우어 책은 수십만 권 팔렸다. 그의 화두가 한국인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렸다. 쇼펜하우어(1788~1860)는 고통의 본질을 설파한 철학자다. 그래서 정년 퇴임 직전인 2020년 2학기, 나의 마지막 강의라는 생각으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학생들과 함께 읽었다. 코로나 사태로 힘든 젊은이들의 아픔을 공감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학생들은 친구나 교수도 만날 수 없었고 캠퍼스에 갈..

[그의 행복을 질투할수록 작아지는 나의 행복] [금수저들이 왜?] ....

[그의 행복을 질투할수록 작아지는 나의 행복] [금수저들이 왜?] ['흙수저'라 좋다, 불평등한 세상에 무릎 꿇지 않아야 청춘이다.. ]   그의 행복을 질투할수록 작아지는 나의 행복 [강용수의 철학이 필요할 때]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이것을 근거로 한국인이 세계에서 시기와 질투가 가장 많은 민족이라는 자조적인 한탄이 생겨나기도 한다. 물론 잘못된 편견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가장 크게 증가한 시기는 경제적 성장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졌던 1990년부터다. 가난할 때보다 풍족할 때 자살이 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신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정신적 고통의 가장 큰 원인은 배고픔이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의 증가라는 뜻이다. 누군가가 승자가 되면 누군..

[천국에선 뭘 할까?] [천국과 지옥]

[천국에선 뭘 할까?] [천국과 지옥]    천국에선 뭘 할까? [김대식의 미래 사피엔스]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주고 코딩을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멀지 않은 미래에 생성형 AI가 탑재된 로봇들이 호텔, 식당, 공장에서까지 일하기 시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육체적 노동과 지적 노동, 그리고 예술과 창작까지 모두 기계가 하는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초거대 실업률, 사회적 갈등 그리고 폭동과 혁명. 대부분 SF 영화나 소설들은 인공지능 시대를 ‘디스토피아’로 표현한다. 디스토피아적인 상상이 나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분명히 우리가 상상하고 준비해야 할 시나리오들 중 하나다. 하지만 다른 미래도 가능하다. 경제학자 케인스는 1931년 “우리 손자 손녀들이 누릴 경제적 가능성”이..

[“40세까지의 삶은 본문, 그 이후 인생은 주석”]

“40세까지의 삶은 본문, 그 이후 인생은 주석” [강용수의 철학이 필요할 때] 요즘 세대 갈등을 고려하면 오래 사는 것은 추천할 만하지 않다. 결혼해 아이를 낳는 젊은이는 줄어드는 반면 노년 인구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화사회가 더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오래 살려는 욕심은 젊은 세대들에게 경제적인 부담만 주는 부끄러운 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세대 갈등은 혐오주의로 번지기도 하는데, 이 문제는 어른에 대한 예의를 강조한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청춘을 예찬한 글은 많아도 늙음을 찬미한 글은 드물다. 플라톤의 ‘국가’ 앞부분에서는 노년의 장점에 대화가 나온다. 소크라테스와 나눈 대화에서 케팔로스는 늙으면 ‘욕정’(성적 쾌락)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유와 평화를 얻게 된다고 말한다. 노화는 많은 욕망을 내..

[불행과 다행] [학폭 줄이는 ‘0교시 아침 운동’]

[불행과 다행] [학폭 줄이는 ‘0교시 아침 운동’] 불행과 다행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는, 편의점 리테일 본부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자기가 관리하는 알짜 점포를 가로챈 선배 일로 부아가 나 있는데, ATM 기계를 독차지한 남자 때문에 분을 삭이는 장면이 나온다. 설상가상 뒤에 서 있던 아저씨가 버스 시간을 놓칠 것 같다며 양보를 부탁하자 주인공은 짜증을 누르고 양보하는데 그가 사라진 후 반전이 펼쳐진다. “잔액이 부족해 5만원을 인출할 수 없습니다!” 계약금 3억을 구할 수 없어 월 순이익 천만원짜리 점포를 놓치고 억울한 마음뿐이었는데 5만원, 단돈 5만원이 없는 사람이 자기 앞에 있다는 걸 깨달은 주인공은 그 순간 구겨진 마음이 펴졌다고 고백한다. 가뜩이나 힘들었을 아저씨가 자신의 양보로 버스를 놓..

[부모에게 자녀란 ‘돈 많이 드는 인생의 기쁨’] [미국 어느가족 이야기]

[부모에게 자녀란 ‘돈 많이 드는 인생의 기쁨’] [미국 어느가족 이야기] 부모에게 자녀란 ‘돈 많이 드는 인생의 기쁨’ 한국인은 왜 아이를 낳지 않는가. 그 이유야 차고도 넘치겠지만 한국인의 가치관 측면에서 이를 분석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가임기(20∼44세) 미혼과 기혼 남녀를 대상으로 출산과 자녀에 대한 가치관을 나열하고 동의하는 정도를 물은 것이다. ‘성장기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데 동의한 비율(96%)이 가장 높았다. 이어 ‘자녀를 키우며 정신적으로 성장한다’ ‘자녀의 성장은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이다’라는 데 각각 92%, 83%가 동의했다. 부모에게 자녀란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인생의 기쁨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자녀 양육 비용이 많이 든다’는 데 동의하..

[아버지가 준비하는 마지막 집... 화내던 딸이 미안해진 까닭은]

아버지가 준비하는 마지막 집... 화내던 딸이 미안해진 까닭은 [최여정의 다정한 안부] “여주에 집을 지을 거야.” 묵묵히 보리굴비 가시를 발라내던 아버지가 입을 여셨다. 오랜만에 만나 점심 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네? 여주요? 집을요? 지으신다고요?” 나는 아버지의 입에서 나온 모든 단어를 하나씩 쪼개어 물음표를 달아 외쳤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놀라기도 했지만, 노릇하게 구워져 무기력하게 누워 있는 굴비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그 무심한 태도에 화가 났다. “몇 년 전부터 여주에 집 지을 땅을 보러 다녔어. 남한강 줄기를 따라 너른 평야가 펼쳐져 있어서 보기만 해도 마음이 그득한 곳이더라. 태백산맥이 마을을 감싸듯 보듬어 안고 있으니 얼마나 아늑한지. 운동 삼아 산에 다니기도 좋고. 풍수지리가 어찌나 좋..

[마지막 문자 ‘여보 사랑해’] [아내라는 사람] [아! 아내.. ]

[마지막 문자 ‘여보 사랑해’] [아내라는 사람] [아! 아내.. ] 마지막 문자 ‘여보 사랑해’ 마종기 시인의 대표작 ‘바람의 말’에는 사별한 부부의 애틋한 사연이 깃들어 있다. 병상의 남자가 영원한 이별을 앞두고 이 시를 쪽지에 적어 아내 손에 쥐여 주었다.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 마 --(중략)--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바람이 되어 아내 곁에 머물겠다는 맹세를 읽은 아내는 남편을 떠나보낸 뒤 시인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가 그리울 때면 늘 이 시를 읽습니다. 그러면 어디에 있다가도 내 남편은 내 옆에 다시 와 줍니다. 이 시가 내게 살아갈 힘을 줍니다.’ ▶숱한 사고 현장에서..

[꾸중 마다하지 않는 ‘진실한 꼰대’의 중요성] ....

[꾸중 마다하지 않는 ‘진실한 꼰대’의 중요성] [“저에게도 좋은 어른이 있었다는 걸”] 꾸중 마다하지 않는 ‘진실한 꼰대’의 중요성 서점을 돌아다니다 보면 칭찬의 효과를 강조하는 책들이 많다. ‘서로 칭찬합시다’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학교에서나 직장에서 전 국민이 칭찬하기를 연습하기도 한다. 사람을 처음 만나면 칭찬할 구석을 억지로라도 찾게 된다. “어머, 얼굴이 너무 좋아 보여요.” “더 젊어지신 것 같아요.” 이런 말들을 우리는 첫 인사말의 관용어처럼 사용한다. 하지만 우리는 원래 꾸중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민족이었다. 학교뿐 아니라 집에서도 꾸중을 듣지 않으면 하루가 지나가지 않을 정도였다. 자녀를 꾸중한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어머니는 머리를 조아렸고 더 혼내 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직장 생활도..

[“인생이 막막할 땐, 옛 껍질을 벗어던져라”] [요한 볼프강 괴테]

[“인생이 막막할 땐, 옛 껍질을 벗어던져라”] [요한 볼프강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인생이 막막할 땐, 옛 껍질을 벗어던져라” 대문호의 그랜드투어 괴테 발자취 따라가기 그랜드투어의 상징인 ‘캄파니아의 괴테’. /슈테델 박물관 3월이 찾아오면 괴테의 시 ‘미뇽의 노래’를 읽는다. “그대는 아는가, 저 레몬꽃 피는 나라를?” 남국에서 피는 레몬꽃과 금빛 오렌지 향기는 어둡고 추운 겨울을 견뎌야 했던 북유럽인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날이 풀리면 알프스산맥 넘어 남쪽으로 달려가는 마차 행렬이 있었으니 그랜드투어였다. 한국 장년층에게 그랜드투어란 손자 손녀(grandchild)에게 줄 선물 챙기는 해외여행이라는 우스개가 있지만, 유럽에서 본뜻은 신선한 영감을 얻기 ..

[명절에 집에 안 간다는 딸.. ] [가족보다 소중한 것은..]

[명절에 집에 안 간다는 딸, 엄마의 변칙 공격에 허를 찔리다] [가족보다 소중한 것은.. ] 명절에 집에 안 간다는 딸, 엄마의 변칙 공격에 허를 찔리다 지난 설날 연휴, 처음으로 본가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첫 문장에서부터 전국 어르신들의 혀 차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만 용기를 잃지 않겠다. 작년부터 줄줄이 이어지는 원고 작업과 글쓰기 수업으로 심신이 지쳐 있었기에 단 며칠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했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마치 육성이 들려오는 것 같다. “혼자만의 시간, 너만 간절하냐?!” 과거의 명절은 지금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오랜만에 일가친척이 만나 안부를 주고받고 그동안 맛보기 힘들었던 귀한 음식을 나눠 먹었다. ‘설빔’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일 년에 한 번 새 옷을 선물받기도 했고..

[성공팔이들의 몰락이 시작됐다] [운을 부르는 두 가지]

[성공팔이들의 몰락이 시작됐다] [운을 부르는 두 가지] 성공팔이들의 몰락이 시작됐다 경기가 나쁠 때 더 잘되는 업종이 있다. 저가 상품 시장이나 중고 거래 등이 대표적이다. 이른바 성공 산업 또한 불황기 때 더 잘나간다. 이 산업을 유통하는 ‘성공팔이’들은 누구나 성공할 수 있으며 성공에 이르는 공식이 있다고 주장한다. 장사법은 붕어빵 틀처럼 똑같다. 먼저 자신이 성공한 삶임을 입증하기 위해 얼마나 벌며, 어디에 살고, 무슨 차와 시계를 가졌는지 과시한다. 그다음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광고를 자유롭게 오가며 ‘가난은 정신병’ ‘필승 재테크 법’ ‘이렇게만 사업하세요’ 따위 자극적 섬네일로 사람을 끌어들인다. 어느 정도 모객이 끝나면 노하우랍시고 내놓은 ‘성공 공식’을 강연이나 책 등의 형태로 비싸게 팔아..

[삶이 한계에 다다를 때 묻는다… ‘품위 있는 죽음’이란?] ....

[삶이 한계에 다다를 때 묻는다… ‘품위 있는 죽음’이란?] [“내 삶 내가 마무리해야 품격있는 죽음… 유언장 쓰기 널리 확산되길”] 삶이 한계에 다다를 때 묻는다… ‘품위 있는 죽음’이란? 초고령사회서 커지는 안락사 허용 논란 이달 초 개봉한 ‘소풍’은 김영옥·나문희·박근형 등 노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저예산 영화로, 존엄사에 대한 질문을 정면으로 제기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노인들은 많이 공감할 것이다. 존엄사가 빨리 허용됐으면 한다.” 87세 배우 김영옥씨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 ‘소풍’이 존엄사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한 말이다. 그는 “100세 시대라지만 건강을 잃고 억지로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내가 나를 다스릴 수 없을 때의 불행은 대처할 길이 없다”고 했다...

[내 안의 걱정 기계] [걱정은 '가나다순'으로 하는 거다!]

[내 안의 걱정 기계] [걱정은 '가나다순'으로 하는 거다!] 내 안의 걱정 기계 월미도에서 대관람차를 탄 적이 있었다. 어릴 때 재밌었던 대관람차가 공중으로 떠오르자 예상치 않게 너무나 무서웠다. 머리로는 안전하다는 걸 알지만 가슴은 쿵쾅댔고 지상으로 내려오기를 기도하듯 빌었다.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걱정이 많아 걱정입니다’의 저자 ‘그램 데이비’는 걱정이 올림픽 종목이라면 집 안에 금메달이 가득했을 거라고 믿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에 의하면 걱정은 유전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만들어진 습관이다. 실제 연구는 우리가 걱정하는 일의 91%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무능이 탄로 날까 봐, 지각하거나,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될까 봐 수시로 걱정한다. 모든 걱정에서..

[“손을 잡는다, 옛날엔 데이트 지금은 부축”]

“손을 잡는다, 옛날엔 데이트 지금은 부축” [한은형의 느낌의 세계] 오랜만에 텔레비전을 틀었다가 어느 배우가 노래하는 걸 듣게 되었다.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부르는 것처럼 보였지만 노래에 감정을 싣는 솜씨가 상당했다. 품위 있는 가사로 된 노래를 선곡한 식견도 식견이지만,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게 하는 또렷하면서도 편안한 발성이었다. 그래서 특별히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눈을 떼지 못했다. 노래는 저런 것이라고, 저렇게 불러야 하는 것이라고 감탄했다. 나처럼 노래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이 들어도 하던 일을 멈추고 빨려들게 하는 흡인력이 있었다. 그는 원곡자 다음으로 원곡자의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었다. 그 노래를 부르는 원곡자를 볼 때면 생각했었다. ‘어쩌면 저렇게 숨 쉬듯 편하게 부르지?’라고.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