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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3대 강국, '脫탈원전 선언'이 먼저다] [기업은 바닥 기는데.. ]

뚝섬 2025. 6. 26. 09:16

[AI 3대 강국, '脫탈원전 선언'이 먼저다]

[기업은 바닥 기는데 집값·주가는 치솟는 현상]

 

 

 

AI 3대 강국, '脫탈원전 선언'이 먼저다

 

전력 없으면 무용지물인데
탈원전론자를 환경 장관에 지명
산업계 "탈원전 시즌 2" 우려
AI·에너지 엇박자를 해소해야

 

이재명 정부는 AI(인공지능) 정부다. 1호 공약이 ‘AI 3대 강국’이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찾은 산업 현장은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이었다. ‘AI 100조원 투자 시대’ ‘최소 5만개 이상 GPU 확보’ ‘국가 SOC 차원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한국 소버린 AI 개발’ 등 대통령 후보 때 공약에는 AI 투자·인프라 구축이 망라됐다. 이 대통령의 기본 시리즈는 AI 정책에서도 빠지지 않아 생성형 AI를 전 국민이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AI에 국가 명운이 걸렸다”면서 절박한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껏 보인 AI 정책은 뜬구름 잡는 구호만 있을 뿐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실에 AI 수석 자리를 만들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함께 AI 전문가를 앉힌 정도다.

 

AI 3대 강국으로 가기 위한 필수 조건인 에너지 정책을 보면 이전 정부 때처럼 말 잔치, 구호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기 먹는 하마’ AI를 키운다면서 정작 전기를 어디에서 어떻게 가져올지에 대해 언급은 없기 때문이다.

 

AI 강국은 기술과 인재 확보가 관건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인재·기술이 있어도 전력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AI는 연산·저장·전송 모든 과정을 전기 에너지에 의존한다. 생성형 AI 서비스의 전력 소모량은 기존 인터넷 서비스보다 10배 이상이라 한다. 구글 검색엔 평균 0.3Wh(와트시) 전력이 쓰이는 데 챗GPT는 한 번에 2.9Wh를 소모한다. 텍스트를 생성하는 AI보다 전력이 많이 드는 이미지 생성 AI는 이미지 하나 만드는 데 스마트폰 한 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AI 성능이 좋아질수록 전력 사용량도 비례해 많아진다. 2029년까지 우리나라 데이터센터는 600개 이상으로 증가하는데 이들이 전체 전력 소비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AI가 국가 전체 전력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게 된다.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 공통 고민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런 문제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오히려 AI와 에너지 정책을 서로 모순된 방향으로 끌고 가려 한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기존 원전은 계속 가동하되 신규 원전 건설을 하지 않는 ‘감원전(減原電)’ 정책을 추진하고, 부족한 전력은 재생에너지를 늘려 해결하겠다는 입장이었다. TV 토론회에선 “원전이 위험한 에너지라는 생각은 여전하다”고 했다. 지난 24일엔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장해온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신임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정부 조직 개편으로 환경부가 기후에너지부로 바뀌면 에너지 정책까지 총괄하게 된다. 당장 원전 업계는 “탈원전 시즌2가 시작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한다.

 

원전 없이 AI를 돌리는 건 불가능하다. 재생에너지를 늘린다고 하지만 수백조 원 비용은 누가 감당하나. 재원도 문제이지만 여러 약점을 가진 재생에너지를 늘려 전기 먹는 하마 AI를 키운다는 건 ‘전력 외딴섬’이자 태양광·풍력 빈국인 우리나라에서 불가능한 일이다. 미국·영국 등 전 세계가 탈(脫)탈원전을 선언하며 경쟁적으로 원전 확대에 나서고 있다. 더욱이 대한민국은 원전을 지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에 속한다.

 

이재명 정부의 AI 비전이 허상이 되지 않으려면 전력 생산부터 전력망 구축까지 에너지 정책을 새로 짜야 한다. AI 3대 강국을 외치기 전에 ‘탈(脫)탈원전 선언’부터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때처럼 에너지 정책에 이념이 끼어든다면 AI 3대 강국은 허황된 남의 나라 얘기가 된다. 원전 없이는 AI도 없다.

 

-전수용 기자, 조선일보(2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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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바닥 기는데 집값·주가는 치솟는 현상 

 

24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뉴시스

 

국내 600대 기업의 경기 전망이 40개월 연속 부정적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4.6이었다. BSI가 100을 밑돌면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전망이 더 많다는 뜻이다. 2022년 4월(99.1) 이후 계속 100을 미달해, 조사가 시작된 1975년 이후 역대 최장기 부정 전망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경제의 중추인 제조업의 BSI가 86.1로, 전월 대비 1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우리 산업 곳곳에 켜진 경고등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고용 효과가 가장 큰 건설업 분야에선 건설사 자금 경색을 유발하는 악성 미분양이 4월 기준 2만6422가구로 140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미분양이 쌓이며 등록말소·폐업하는 건설 업체도 지난해 3071개로 2년 만에 40% 넘게 늘었다. 올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중소 건설사는 이미 11곳이다.

 

건설업 불황은 자재, 시멘트 등 후방 산업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시멘트 출하량은 1000만t 밑으로 떨어졌다. 이런 일은 1998년 외환 위기와 2008년 금융 위기 때뿐이었다. 철강업의 경우 경쟁국인 일본은 US스틸을 인수하는 등 덩치를 키워 가는데, 우리는 건설 불황, 중국 저가 공세, 미국 관세 압력 등 삼중고에 시달리며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빅3′ 공장의 일부 공장이 휴·폐업에 들어갔다. 석유화학 ‘빅4’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300억원으로, 2년 새 16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도 주가는 상승하며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인 3108.25를 기록했고, 집값 오름세는 한국은행이 ‘역대급 과열에 대한 경고장’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을 정도다. 오랜만의 주가 상승은 반길 일이다. 하지만 경제의 근간은 기업이고, 산업이다. 일자리도 여기서 나오고, 국가 경제의 핵심인 소비와 투자도 여기서 나온다. 주가도 기업이 잘되지 않으면 오름세를 유지할 수 없다. 기업은 바닥을 기는데, 주가와 부동산만 치솟는 현상은 건강하지 않다. 기업이 활기차게 뛸 수 있게 할 정책과 제도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

 

-조선일보(2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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