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맛]
[헨리 포드 회장의 일화]
[그냥]
돈의 맛
[조용헌 살롱]
십몇년 전쯤이었던가. 명동의 사채업자를 알게 되어 몇 번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사채업도 전문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학력과 자격증은 필요 없었지만 나름대로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었다. 그 전문성은 돈을 회수하는 능력이었다. 빌려준 돈이 회수가 안 되면 망한다. 그러다 보니까 사람을 판단하는 지인지감(知人之鑑)이 발달해 있었다. 돈 떼어먹고 도망갈 것인가? 또 하나의 특징은 말을 짧게 하고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점이었다. 밥 먹다가 강호 동양학의 장문인(?)을 제압하는 코멘트를 하나 날리는 게 아닌가! “돈맛을 알아? 맛도 모르면서 왜 그렇게 아는 체를 해?” “무슨 맛인데?” “죽어도 못 끊는 맛이지” “그런 맛을 ‘빈’(空) 맛이라고 하지. 앞으로 당신 호는 ‘공전’(空錢)이라고 해 봐. 근데 당신 뒤에 감방이 어른거리네.”
이 친구가 10년 세월을 뛰어 넘어 오랜만에 연락을 해 왔다. 강남에서 수천억대를 굴리는 선배 사채업자가 갑자기 죽었다는 것이다. 그 선배는 얼굴에 난 검버섯과 뾰루지를 제거하는 치료를 한다고 간단한 마취를 했는데 그만 못 깨어나고 식물인간으로 있다가 죽었다는 이야기였다. 죽고 나서 캐비닛에 있었던 돈 빌려준 장부를 들여다보니까 전부 암호로 되어 있었다는 점이 문제였다. 본인만 아는 암호였다. 항상 검찰 수사에 대비했던 것이다. 본인이 죽고 나니까 그 가족이 돈을 회수할 방법이 없었다. 주변에서 거액을 빌려갔던 수십명이 만세를 불렀다는 후문이다.
업자의 황망한 죽음은 공전에게도 충격을 주었다. “돈 써보지도 못하고 ‘쩐의 전쟁’만 하다가 죽어버리니까 아무 소용없네!” 내공이 깊다고 알려진 어느 신흥 종교 교주를 만났을 때 돈에 대해 물었다. 나는 고단자를 만나면 복잡한 형이상학적인 질문 안 하고 단순하게 ‘쩐’(錢)과 ‘색’(色)에 대해 질문한다. 교주는 세 마디로 답변했다. “돈은 필요 없는 것이네”, “돈은 강물처럼 흘러가지. 한군데에 가둬 놀수가 없어. 자기가 아무리 안전하게 가둬 놓는다고 해도 결국 사회가 해체하는 수가 있어”. “그렇지만 돈이 필요할 때는 또 필요하지” 돈이 필요없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밤낮으로 간절하게 기도하고 염원하면 그 일이 언젠가는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화엄경 식으로 말하면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이야기이다. 강물처럼 흘러간다는 말은 돈이 결국은 흩어지게 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쓸 때는 과감하게 써라.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컨텐츠학, 조선일보(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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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포드 회장의 일화
미국의 시골학교 선생님이 음악교육을 위해 피아노 한대가 필요했다.
그래서 당시 갑부였던 포드자동차 회사의 포드 회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회장님, 학교에 피아노 한대가 필요합니다.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얼마 후 답장이 왔는데 열어 보니 단 돈 100달러가 들어 있었다.
그러나 선생님은 실망하지 않고 100달러로 땅콩을 샀다.
대개 사람들은 "이게 뭐야! 피아노를 살 수 있는 돈을 줘야지" 라며 불평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선생님은 사온 땅콩을 학교 부지에 심었다.
그 해 땅콩을 수확하여 팔기를 몇 년 했더니 피아노를 살 수 있는 돈이 모아졌다.
선생님은 포드회장에게 감사의 편지를 썼다.
"회장님의 도움으로 피아노 살 돈이 모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자 포드회장으로부터 답장과 함께 만 달러가 송금되어 온 것이다.
답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선생님 같은 분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선생님 같은 분은 처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했지만 기부금을 주면 작다고 투덜대거나
받고 나서는 모르는 척 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적은 기부금에 대해서도
감사하고 이익까지 돌려주시니 제가 감격하였습니다.
여기 만 달러를 드리니 피아노를 사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도움을 청하시면 액수와 상관없이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명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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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빌리, 왜 발레에 흥미를 가졌는지 말해줄래?”
“몰라요, 그냥요.”
“춤을 출 때 어떤 기분이니?”
“모르겠어요. 그냥 기분이 좋아요.”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지만 한번 시작하면 모든 걸 잊게 되고…
그리고, 또 모든 것들이 사라져버려요. 아니,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아요.
낸 몸 전체가 변하는 기분이죠. 마치 몸에 불이라도 붙은 기분이예요.
전 그저 한 마리 새가 되죠. 마치 전기처럼요. 네, 전기처럼요.”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서 주인공 빌리가
영국 왕립 발레학교 입학 면접에서 한 말입니다.
살면서 듣는 단어 중에 가장 단순하면서도 모든 걸 설명할 수 있고
때론 존경심까지 느낄 수 있는 말이 ‘그냥’이지 않나 싶습니다.
뭔가 목적이 있거나 구구절절 사연이 있거나 혹은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 그저 좋아서, 그냥 하고 싶어서…
잘 그린 수묵화의 여백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여유와 함께 더 큰 삶의 채움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냥" 말이죠...
-안녕하세요. 이은상입니다 (997)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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