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野(草·木·花)]

[개똥쑥] '개똥쑥 말라리아 치료법' 동의보감에도 있다

뚝섬 2015. 10. 7. 09:51

[국내서 다시 관심 집중]

향약집성방에도 효능 수록…
교수도 "古書에서 영감"
예전엔 길가에 흔했지만 '항암제 1200배 효과'
에 마구 채취 복용해 품귀… 약효 의문 일자 거품 꺼져
돼지풀과 비슷해 주의해야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을 찾아낸 투유유(屠呦呦·85) 중국중의과학원 교수가 5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으면서 다시 개똥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투 교수는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특효약인 '아르테미시닌'을 뽑아내 1990년대 이후 말라리아 퇴치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이 상을 받는다. 신화통신은 "이 약 덕분에 100만명 이상이 목숨을 구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

농촌진흥청은 6 "한방에서는 개똥쑥을 말라리아 치료제로 이용해 왔고, 우리나라 동의보감, 향약집성방에서는 학질(말라리아)·허열 등을 치료하는 청열(
淸熱)약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투 교수도 이 점에 착안해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을 추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 교수는 "1600년 전 고대 의학서가 영감을 주었다" "아르테미시닌은 현대 과학과 전통 의학이 결합한 성과물"이라고 했다.

개똥쑥은 전국 길가나 공터, 강가에서 자생하는 1년생 풀이다. 우리나라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분포하는 식물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쑥 40여 종의 하나이며 예부터 길가에 흔한 잡초였다. 개똥처럼 흔히 볼 수 있다는 뜻과 함께 개똥이 있는 외진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해서 개똥쑥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쑥과 달리 당근이나 코스모스처럼 잎이 잘게 갈라져 봄에 개똥쑥을 보면 당근 잎과 매우 비슷하게 생겼다
.

그런데 요즘은 이 개똥쑥을 찾기가 쉽지 않다. 2008년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이 개똥쑥에 있는 항암 성분이 기존 항암제보다 1200배 높은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자 전국적으로 이 풀을 마구 채취해 복용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지금도 이 식물의 효능과 복용 방법에 대한 글이 무수히 올라와 있다. 그래서 개똥처럼 흔하던 잡초가 품귀 현상을 보이게 됐고, 한때 많은 농가가 신소득 작물로 재배할 만큼 각광받기도 했다. 그러나 2년 전 한 종편 프로그램에서 개똥쑥의 항암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방송을 내보내면서 지금은 이 식물에 대한 거품이 빠진 상태라고 한다. 바위솔, 쇠비름, 퉁퉁마디 등도 항암 효과 등 약효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요즘은 주변에서 보기 힘들어진 식물들이다
.

농촌진흥청 약용작물과 이정훈 박사는 "워싱턴대 연구는 아주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개똥쑥의 항암 효과는 부풀려진 측면이 있지만 개똥쑥은 먹어도 문제가 생기는 식물은 아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개똥쑥과 혼동하는 일반 쑥(왼쪽)과 돼지풀]

 

개똥쑥은 일반 쑥은 물론 독성이 있는 돼지풀과 비슷해 주의가 필요하다. 돼지풀을 개똥쑥으로 오인해 먹을 경우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개똥쑥과 쑥을 구분하는 방법은 먼저 잎 크기를 보는 것이다. 일반 쑥은 잎이 큰 편이지만 개똥쑥은 잎이 작고 잘게 갈라져 있다. 또 개똥쑥은 쑥향이 아니라 약간 역한 독특한 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돼지풀은 잎에 연한 털이 있어 전체적으로 좀 하얗게 보이고 무엇보다 냄새가 전혀 없다는 점이 다르다.

김지호 대한한의사협회 이사는 "개똥쑥이 해열, 항산화 효과 등이 있는 것은 동의보감에도 나와 있지만 일반인들이 소문만 듣고 무분별하게 복용하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개똥쑥으로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개똥쑥을 복용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한 다음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민철 논설위원, 1992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정치부 등을 거쳐 사회정책부..

1992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정치부 등을 거쳐 사회정책부 차장으로 일하고 있다.
현재 복지팀장으로, 이 시대 최대 이슈로 떠오른 복지 정책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다
.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복지, 구석구석 스며드는 복지, 지속가능한 복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
10
여 년 전부터는 야생화의 매력에 빠져 지금도 틈만 나면 카메라를 들고 꽃탐사에 나서고 있다
.
그 결과물로 한달에 한번 꽃으로 사회 현상을 해석하는 ‘김민철의 꽃이야기’를 조선일보에 연재하고, 33개 국내 소설 속에 나오는 꽃 이야기를 다룬 책 ‘문학 속에 핀 꽃들’도 펴냈다
.
1967
년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대 해양학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대 해양학과 졸업/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졸업, 1992년 조선일보 입사, 조선일보(1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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