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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의 중국화’를 우려한다] [백두산, 中 ‘창바이산’으로.. ] ....

뚝섬 2024. 4. 25. 09:47

[‘백두산의 중국화’를 우려한다]

[백두산, 中 ‘창바이산’으로 유네스코 등재 임박 논란] 

[1000년 만에 재분화 가능성 고조] 

[백두산 폭발 가능성]

['백두산 화산'] 

 

 

 

백두산의 중국화’를 우려한다

 

백두산(白頭山)은 단군신화에서 ‘태백산(太白山)’으로 불리는 곳으로 고조선 시대 이래 우리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남과 북이 분단되어 있어 쉽게 갈 수는 없지만, 코로나-19 이전 연(年) 50만명이 넘는 한국인이 백두산을 찾은 것은 이런 백두산의 상징성과 매력 때문일 것이다.

백두산이 ‘백두’가 아닌 ‘창바이(長白)’로 불릴 위험에 처해있다. 중국은 2020년도에 ‘창바이산’ 지역을 세계지질공원(Global Geoparks)으로 등록을 신청했고 2024년 3월 제219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창바이산’ 지역을 새로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했는데, 우리의 역사를 모르는 외국인들은 백두산을 중국의 것으로 알게 될 것이다.

지리적 영역이 여러 국가에 걸쳐 있는 경우 공동등재도 가능한데, 유네스코에 등재된 지질공원 중 5개가 공동등재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과 아일랜드는 영국과 북아일랜드 사이에 펼쳐진 지하동굴인 마블 아치 동굴을, 독일과 폴란드는 국경지역을 가로질러 흐르는 나이세 강 주변을,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는 두 나라 접경지의 카라완켄 산맥 지역을 공동 등재했다. 백두산을 공유하고 있는 북한과는 공동등재를 추진했어야 하고, 명칭도 ‘창바이산’이 아니라 ‘창바이-백두’와 같이 중국과 우리를 동시에 상징할 수 있는 것을 선택했어야 했다.

 

중국의 단독등재는 ‘동북공정(東北工程)’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동북공정에서 중국은 만주 지역을 기원으로 하는 우리 민족의 역사를 부정한다. 중국은 “현재 중국 영토 내에 있는 모든 민족은 광의의 중화민족이고 그들이 이루어낸 역사적 활동도 모두 중국의 역사”라는 자의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창바이산문화론(長白山文化論)’을 제기하고 백두산을 중국화하려고 했다. 중국 정부는 2011년에 6부작 다큐멘터리 ‘장백산’을 제작 및 방영하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중국인들에게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가 중국의 역사이고 백두산도 중국의 산이라는 인식을 각인시키고자 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2017년 4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라고 말했는데, 국가 간 상호존중의 정신이 있다면 나올 수 없는 말이다.

한 역사학자에 따르면 우리는 수천년 역사 속에서 931회의 크고 작은 외침을 받았고 이 중 438회가 중국에 의한 것이었다고 한다. 특히 새로운 왕조가 등장할 때마다 중국은 우리를 자신들에게 복속시키려고 했는데, 우리가 이를 거부할 때마다 침략을 서슴치 않았고 우리는 목숨을 바쳐 싸웠다. 6세기 말 중국을 통일한 수나라는 주변국에 입조(入朝)를 명했지만 고구려 영양왕은 이를 거부했고, 598년 수 문제가 30만을 이끌고 고구려를 침략했지만 임유관 전투에서 강이식 장군이 이끄는 고구려군에게 대패했다. 612년에는 수 양제가 113만 병력으로 고구려를 침공했는데 전군의 길이는 400㎞나 되었고, 발진에만 40일이 걸렸다고 한다. 을지문덕 장군의 지략과 용맹에 의해 수나라 대군은 살수대첩에서 전멸하다시피 했고, 이후 수나라는 국력이 쇠퇴하여 멸망했다. 7세기 중반 당나라는 고구려를 자신의 속국으로 삼으려 했는데, 연개소문이 이를 거부하자 645년 당 태종이 30만 대군을 이끌고 침공했지만 연개소문과 양만춘의 활약으로 고구려는 안시성 전투를 비롯한 대당 항쟁에서 승리하여 당나라를 몰아냈다. 7세기 말 당나라가 신라의 자주성을 부인하고 한반도를 자신들의 일부로 삼으려고 하자 신라는 당나라가 장악하고 있던 요동을 선제공격했다. 이에 당나라가 수십만의 병력으로 침공했는데 신라 문무왕은 이에 맞서 매소성전투에서 대승을 거두어 당나라를 몰아냈다. 993년에서 1019년 사이 고려는 세 차례나 거란의 침공에 맞서 싸웠는데, 1019년 3차 고려 침공에서 강감찬 장군은 사생결단의 각오로 거란군과 싸워 귀주대첩을 이루어냈고 이후 거란은 고려를 침공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 모두 한반도를 중국의 일부로 만들려는 중국에 맞서 나라의 운명을 걸고 싸운 전쟁들로 우리나라와 중국이 엄연히 다른 나라라는 것을 증명한다.

‘백두산의 중국화’에 대해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에게 백두산이 한민족에게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상징적인 곳이므로, 중국이 설파하는 ‘창바이산문화론’이 현재의 한중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 중국의 단독등재가 관철되었지만 ‘백두산’ 명칭의 병행표기, 백두산 역사에 대한 왜곡의 시정 등을 요구해야 한다. 우리 미래 세대들에 대해서도 백두산의 역사와 상징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여 중국의 일방적 역사왜곡에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장, 동아일보(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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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中 ‘창바이산’으로 유네스코 등재 임박 논란

 

세계지질공원 18곳 추가 지정 논의
2020년 中서 신청해 후보지 올라

 

백두산이 중국의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명칭도 한국에서 부르는 백두산이 아니라 중국에서 부르는 ‘창바이(長白)산’으로 기록된다.

14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13∼27일 열리는 제219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세계지질공원을 추가로 인증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인증을 앞둔 후보지 18곳 가운데 백두산도 포함됐다. 후보지들은 이미 지난해 세계지질공원 이사회에서 ‘등재 권고’가 내려진 곳이어서 사실상 그대로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측은 백두산에 대해 “강력한 화산 활동으로 수백만 년 동안 독특한 지역이 형성된 곳으로 시간에 따른 지구의 역동적인 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자연 실험실 같다”고 소개했다.

 

백두산은 북한 양강도 삼지연과 중국 지린성의 경계에 있다. 현재 4분의 1이 북한, 4분의 3은 중국 영토다. 중국은 2020년 백두산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해 달라고 유네스코에 신청했다. 북한은 앞서 2019년 같은 신청을 냈지만 후보지에 포함되지 못했다.

-김철중 기자, 동아일보(2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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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만에 재분화 가능성 고조

 

터질 듯 말 듯… 핵만큼이나 무서운 백두산 대폭발

-과연 폭발할까?
"북핵 실험, 분화 앞당겨… 천지에 20억t 물 있어 분화 시 폭발 규모 커져"
"핵실험 인한 인공지진 분화 일으킨 적 없어, 섣부른 판단 말아야"

최근 북핵 실험으로 백두산 대폭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핵실험으로 발생한 인공지진이 근처 백두산 지하에 있는 마그마를 자극해 화산 활동을 촉발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백두산은 1000여 년 전 '밀레니엄 대분화'라 불리는 대형 폭발을 일으켰으며, 지금도 폭발 가능성이 내재된 활화산(活火山)으로 분류된다. 때마침 지난달 말 서울에서는 세계적인 화산학자들이 처음으로 한데 모여 백두산 분화에 대한 최신 연구들을 공유했다. 주요 화산대 중에서도 가까운 미래에 폭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꼽히는 백두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분화 시기 알려줄 증거 발견돼

그동안 백두산 대폭발은 900년대 초반 발생했다는 정도로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연구자들마다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학자는 당시 역사서 내용을 토대로 926년 발해가 멸망할 당시 백두산 폭발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백두산 폭발이 발해 멸망의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거의 없었다. 최근 백두산 분화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증거가 발견되면서 관련 연구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클라이브 오펜하이머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2011년부터 5년간 백두산 현지에서 화산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지름 1m 크기의 나무 화석을 발견했다. 1000여 년 전 대분화 당시 주변 식물들이 모두 불타 흔적조차 남지 않았는데 비교적 온전한 형태의 낙엽송 일부를 찾은 것이다. 오펜하이머 교수가 탄소연대측정법으로 나무의 나이테를 분석한 결과 백두산 대분화는 당초 알려진 시기보다 20~30년 뒤인 946년 11월쯤 일어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내용이 맞는다면 발해 멸망은 백두산 폭발과는 관련이 없었던 것이다.

백두산 대분화 시기에 대한 논란이 어느 정도 잦아들면서 학계의 관심은 언제 2차 분화가 일어날까에 쏠리고 있다. 백두산은 2000년대 들어 지진이 여러 차례 일어나며 다시 화산 활동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02년엔 백두산 천지 하부에서 한 달에 250여 차례나 지진이 감지됐다.

백두산 이도백하 상류 계곡에 위치한 주롱온천의 수온은 1991년 섭씨 67~69도였는데 최근 72~83도까지 상승했다. 중국과학기술대학 지질연구소 활동화산연구실에서 지난해 온천수에서 공기방울 형태로 나오는 화산가스를 채집해 헬륨의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한 결과, 이 헬륨이 백두산 지하 맨틀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지하 마그마방(마그마가 모여있는 곳)의 지열이 땅으로 계속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핵실험이 분화 촉진 가능성도 제기

북한 핵실험이 백두산의 2차 분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장인 풍계리는 백두산과 불과 115km 떨어져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2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북한이 더 큰 규모의 핵실험을 진행하면 백두산 화산이 이에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1~3차 북한 핵실험과 과거 구소련·미국에서의 핵실험 규모를 토대로 규모 5.0~7.6의 가상 인공지진이 백두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핵실험이 규모 7.0의 인공지진을 일으키면 백두산 마그마방이 터질 수 있는 수치인 120킬로파스칼(kPa)까지 압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진파로 마그마방 내 압력이 상승하고, 그에 따라 마그마 상승을 유발하는 기포가 형성돼 화산 분화가 촉발된다는 것이다.

핵실험만으로 백두산 폭발이 일어난다는 건 섣부른 전망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인공지진으로 화산 분화가 일어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1972년 미국 알래스카 알류샨열도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 규모의 수백 배에 달하는 5메가톤급 핵실험(지진 규모 7.4)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인근 60~80㎞에 걸쳐 발생한 인공지진이 주변 화산에 영향을 줬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인공지진 주파수는 자연지진과 다르기 때문에 마그마를 충분히 자극할 만큼의 저주파수가 인공지진에서도 나오는지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터지면 동아시아 기온 2도 떨어져

대부분의 화산은 일본처럼 지각 판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지만, 백두산과 한라산 등 한반도에 있는 화산은 판 내부에 있다. 이런 화산의 공통점은 폭발력이 크다는 것이다. 간헐적으로 폭발해 열을 내뿜는 판 경계 화산과 달리 오랜 시간 에너지를 응축했다가 한꺼번에 터뜨리기 때문이다.

중국 지질연구소가 인공 지진파로 분석한 결과 백두산 지하에는 4개의 마그마방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그마방이 여러 개일 경우 하나가 활성화되면 바로 위의 마그마방에도 영향을 미쳐 서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폭발 위력이 커진다.

특히 백두산은 천지에 20억t가량의 물을 담고 있어 분화할 경우 화산 폭발의 규모는 더욱 커진다. 화산 내부에 있는 마그마가 물과 만나 식으면서 엄청난 양의 화산재로 바뀌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발표한 '백두산 폭발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화산에서 분출된 황산화물(용암 가스와 화산재에 있는 황산 입자가 혼합된 물질)이 지상에서 8㎞ 이상 상승한 후 북미와 그린란드까지 확산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늘로 올라간 황산화물이 햇빛을 반사해 한반도 등 동아시아 일대 기온이 두 달간 2도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최인준 기자, 조선일보(17-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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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폭발 가능성

 

1981년 화산학자인 마치다 히로시 도쿄도립대 교수가 일본 홋카이도에서 두께 5cm의 화산재층을 발견했다. 그는 추적 끝에 이 화산재가 서기 1000년 무렵 백두산 대폭발에서 나왔다는 결론을 내렸다. 화산재를 1100km 떨어진 곳까지 날려보낸 위력이 알려지면서 휴화산(休火山)으로만 치부됐던 백두산이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당시 폭발 규모를 서기 79년 로마 폼페이를 멸망시킨 베수비오 화산 폭발의 50배 이상으로 추정한다. 폭발 당시 분출물이 25km 상공까지 솟아올라 하늘을 가리면서 기온이 뚝 떨어졌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있다.

▶백두산 대폭발이 있었던 시기는 올 초 정확하게 밝혀졌다. 미국, 중국, 영국 연구팀이 화산재와 나무 화석 등을 분석한 결과 946년 10월에서 12월 사이였다. 실제로 고려사에는 '946년 개성에서 하늘의 북이 울렸다'는 기록이 있고, 일본 나라(奈良)의 한 사찰에서도 '946년 11월 3일에 하얀 재가 눈처럼 떨어졌다'는 기록이 나왔다. 


이런 백두산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이상 조짐은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산 밑에서 화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지진이 잦아졌다. 작년에는 백두산 아래에 서울시 2배 면적의 거대한 마그마 방(房)이 있고, 그 안에 마그마가 넘실댄다는 지질 조사 결과도 나왔다. 백두산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활화산 대접을 받고 있다.

▶영국 화산학자 로빈 앤드루스는 엊그제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 핵실험이 백두산 폭발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괜한 말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3일 북한에서 두 차례 일어난 지진은 핵실험의 영향으로 주변 지형이 뒤틀린 것이 원인이라고 본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는 "지난달 3일의 6차 핵실험이 원인일 것"이라고 했다. 풍계리 핵실험장과 백두산 마그마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곳과의 거리는 50km도 안 된다.

▶중국은 1999년 백두산 꼭대기 천지 옆에 화산관측소를 세웠고 인력도 계속 늘렸다. 2020년까지 화산 조기경보 시스템도 만들겠다고 한다. 최근에는 백두산의 남쪽 관광지를 잠정 폐쇄하고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백두산이 폭발하면 중국도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정작 가장 시급한 문제에는 손을 놓고 있다. 북한이 핵폭탄을 계속 터뜨리면서 남한 땅까지 흔들어 대는데 바로 옆에 있는 백두산은 언제까지 멀쩡할까. 백두산이 언제 터질지 연구하는 것보다 핵실험으로 위험한 방아쇠를 계속 당겨 대는 북한을 막는 것이 먼저 아닐까.


-박건형 논설위원·산업2부 기자, 조선일보(1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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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화산'

 

한반도∙동아시아 위협하는 최대 재앙은 '백두산 화산'  

유문암질 마그마가 폭발적 분화… 화산재 日
날아가 쌓일정도 강력
天池바닥, 엄청난 양의 CO2도 위험… 공기중 분출, 도시 덮치면 대참사

동아시아를 위협하는 주범은 판(板)이다. 지구 표면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판 10여개로 구성된다. 일본 열도는 유라시아대륙판에 속하는 서남(西南) 일본과 북미대륙판에 속하는 동북(東北) 일본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필리핀해양판은 난카이 해구(海溝)를 통해 서남 일본 아래로 들어가고, 태평양해양판은 일본 해구를 통해 동북 일본 아래로, 또 마리아나해구를 통해 필리핀판 아래로 들어가고 있다.

이때 상하로 접하는 두 판 사이에 축적된 마찰력이 한 번에 분출하는 현상이 지진이다. 바닷물은 지하 100㎞의 고압·고온 상태에서 암석을 녹인다. 이게 마그마가 된다. 액체 상태인 마그마는 주변 암석에 비해 가볍기 때문에 곧장 지표로 올라가 화산 폭발을 일으킨다. 판과 판의 경계부에서 지진과 화산 폭발이 일어나는 이유이다.


중국 쪽을 보면 약 1000km 폭으로 산둥반도에서 보하이(渤海)만을 지나 연해주까지 발달하는 거대한 탄루단층대(斷層帶)가 있다. 대부분의 화산과 지진 활동은 판 경계부에서 발생하지만, 대륙판과 대륙판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대륙판 안쪽 깊숙이까지 급격한 지질 활동이 일어난다. 다행히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판 구조 운동으로부터 오는 에너지는 각각 일본 열도와 탄루단층대를 지나면서 한반도로 오기 전에 대부분 소모된다. 이 때문에 한반도는 이 두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안정돼 있다. 일본 열도와 탄루단층대는 우리나라의 보호막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한반도가 지진 재해에서 자유롭다는 말은 아니다. 작은 지진이라도 계속 에너지가 한반도에 축적되면 나중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최근 지진 관련 장비와 감지 기술 발달로 규모 1, 2의 작은 지진도 잡아낼 수 있다. 일본은 이런 작은 지진을 감시해 큰 지진에 대비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정도 규모도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현장 지질 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백두산 화산은 심각한 위협 요인이다. 10세기의 백두산 폭발은 화산 폭발 규모 8단계 중 일곱째에 해당할 정도로 강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시 화산재가 지금도 일본에 쌓여 있을 정도다. 다시 백두산이 폭발하면 동아시아에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다. 백두산 화산이 언제, 어떤 규모로 폭발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백두산은 언젠가 반드시 폭발한다. 백두산은 지하에 마그마의 존재가 확인된 활화산(活火山)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미국·영국·북한 공동 연구진이 백두산 지하에 서울시보다 큰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화산 분화의 폭발성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마그마의 점성(粘性)이다. 점성이 높은 유문암질 마그마는 백두산처럼 폭발성 분화를 일으킨다. 필자가 속한 한·중(韓·中)공동 연구 그룹은 2014년부터 백두산 분화를 예측하고자 마그마에 대한 다양한 기초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유럽·일본의 저명한 학자들도 속속 합류해 2018년부터는 국제 공동 연구 그룹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백두산의 화산 호수 천지(天池)도 주목해야 한다. 1986년 8월 21일 아침 아프리카 중서부 카메룬에서 니오스 호수 25km 이내에 살던 마을 주민 1700여명과 가축 수천 마리가 질식사했다. 화산 분출로 생긴 니오스 호수의 벽 일부가 홍수로 무너지면서 바닥에 녹아 있던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순식간에 기포로 떠올라 마을을 덮은 것이다. 백두산 천지는 니오스 호수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천지에서 3만명 이상이 사는 북한 삼지연까지 불과 30km다. 45km 거리에 중국의 쑹장허(松江河),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 마을도 있다. 백두산 연구는 우리와 우리 후손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인의 안전과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일인 것이다.

-이윤수 한국지질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조선일보(1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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