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다시 기승이다. 마스크를 벗고 국내여행을 다니려고 했던 이, 해외여행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고 있던 이들 모두 ‘멘붕’이다. 어쩌면 다시 코로나가 시작되었던 그때 그 시점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 얼마나 더 버텨야 이 난국이 완전히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무거운 마음이지만 꿈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이번 호에서는 집에 앉아서도 세계의 명소를 여행할 수 있는 ‘랜선 여행’ 사이트를 소개한다. 비록 몸은 집에 있지만 손가락 하나만 까딱거리면 무한한 세계 여행이 시작된다.
구글어스 Google Earth
단언컨대, ‘랜선 여행’의 최고봉은 구글어스Google Earth라고 생각한다. 이 지도는 구글에서 인공위성을 이용해 제작한 세상에서 가장 정교한 온라인 지도로 ‘스트리트 뷰’를 이용해 세계의 유명 여행지를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에서 시작해 마우스를 이용해 가고 싶은 장소를 점점 확대한다. 지도에 대상지의 이름이 뜨면 ‘스트리트 뷰’를 실행한다. 세계 모든 곳에 걸쳐 웬만한 도시라면 스트리트 뷰를 지원한다. 현장의 사진이 뜨면 화살표를 따라 거리를 오갈 수 있다. TV에서만 보던 유명 여행지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고 원하는 곳이라면 마음대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
스트리트 뷰는 제한적이지만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스카이 뷰로는 어디든 가볼 수 있다. 심지어 북한도 내려다볼 수 있다.
PC에서 ‘구글어스’를 검색해 들어가면 웹기반의 지도를 볼 수 있으며 ‘구글어스 프로’ 버전을 설치하면 훨씬 더 넓고 세밀한 세계여행을 떠날 수 있다. 누가 또 알겠는가, 마우스와 키보드만으로 지구 한 바퀴를 여행하고 있으면 코로나가 끝난 뒤 진짜 그곳으로 갈 수 있을지.
시티 워크 라이브
시티 워크 라이브 CityWalks.live
‘시티 워크 라이브CityWalks.live’는 걸어서 세계 곳곳의 거리를 누빌 수 있다. 작은 카메라를 들고 걷는 것이기에 생생한 현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담배를 사라고 권하는 이집트 카이로 거리의 상인, 아이스크림을 들고 반갑게 인사하는 이탈리아 피렌체 거리의 아이들 모습은 바로 앞에 있는 듯 생생하다.
도시의 낮과 밤 풍경을 선택할 수 있고, 거리의 소음도 켤 수 있다. 구글어스처럼 거리의 어느 지점을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누군가의 걸음을 그저 따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도시에 관한 간략한 설명도 해준다. 큰 모니터 화면에 띄워 놓고 하루 종일 넋 놓고 쳐다보고 있기에 딱 좋은 사이트다. ‘아웃사이드 시뮬레이터(outsidesimulator.com)’도 시티 워크 라이브와 같이 걸어 다니면서 도시를 구경할 수 있다.
어스캠
어스캠 Earthcam
세계의 명소에 설치된 웹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CCTV 영상을 볼 수 있는 사이트다. 현재의 모습뿐만 아니라 1시간, 2시간, 어제 등 다양한 시간대를 선택해서 볼 수 있다. 지구 반대편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펍, 뉴욕 타임스퀘어의 실시간 모습을 방 안에서 보고 있노라면 여행의 그리움을 많이 지워낼 수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지만 미국, 특히 뉴욕의 웹캠이 가장 많아 뉴욕 여행에 목마른 사람에게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나머지 지역은 웹캠의 수가 그리 많지 않다.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어스캠Earthcam 어플을 다운받거나 유튜브에서 ‘Earthcam’을 검색해 해당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국립공원 VR
국립공원 VR
산에 오르지 않고도 전국 국립공원의 경관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국립공원 가상현실VR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국립공원 홈페이지(www.knps.or.kr)로 들어가 ‘스마트 국립공원’을 클릭하거나 유튜브에서 ‘국립공원 TV’를 검색하면 설악산국립공원을 비롯해 속리산국립공원, 북한산국립공원 등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모습을 360도 영상으로 가상 탐방할 수 있다. 화질도 4K급이라 스마트폰과 가상현실 체험장치HMD를 연결하면 더욱 실감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홍도, 백도, 거문도, 여서도 등의 섬도 VR로 즐길 수 있다.
‘국립공원 TV’에서는 VR 외에도 국립공원 현장에서 직접 자연의 소리를 녹음해 들려주는 ‘자연치유 ASMR’을 비롯해 태안해안국립공원 바라길 구간을 함께 걷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국립공원 트레킹’ 등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방에서보다는 가까운 공원에 자리를 깔고 누워 스마트폰에 가상현실 체험장치를 연결하면 그곳이 바로 국립공원이다.
마이리얼트립 랜선투어
마이리얼트립 랜선투어
이제 가이드 투어도 랜선으로 하는 시대가 왔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www.myrealtrip.com)’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인터넷 가이드 투어 상품을 선보였다. 여행 날짜에 따라 투어를 예약하면 해당 날짜에 유튜브나 화상 회의 서비스 ‘줌ZOOM’에 모여 실시간으로 투어를 시작한다.
현지 전문 가이드와 함께 실시간으로 명소를 둘러보고 인문학적인 해설을 곁들인다. 자료화면이나 사진을 띄워 이해를 돕는 것도 랜선투어의 장점이다. 일방적인 투어라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을 터, 랜선투어 참가자들은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방식만 온라인으로 바뀌었을 뿐, 오프라인의 가이드투어와 다를 바 없다.
현재 영국 런던을 비롯해 에스토니아 탈린,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스페인 바르셀로나, 체코 프라하 등의 랜선투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스페인 프라도미술관이나 런던 영국박물관, 나폴리 미식여행 등 독특한 주제의 상품도 있다. 상품 가격은 9,900원~3만 원선.
윈도 스왑.
윈도 스왑 window swap
‘윈도 스왑(www.window-swap.com/Window)’은 모니터 안에서 다른 장소의 창 밖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사이트다. 그저 고정된 카메라로 비추는 단순한 풍경이지만 ‘다른 이의 집 창문’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펼쳐지는 그림은 그것만으로도 마음을 평온하게 해 준다.
사이트에 들어가서 ‘Open a new window somewhere in the world’ 탭을 클릭하면 세계 어딘가의 창 밖 풍경을 보여 준다. 영상 왼쪽 상단에는 보낸 이의 이름이 나와 있고, 오른쪽 상단에는 해당 영상의 나라와 도시명이 적혀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어느 집, 이탈리아 트렌티노의 산장, 칠레 산티아고의 아파트, 호주 시드니의 어느 집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평범한 풍경이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현장의 소리도 그대로 들을 수 있어 자연에 있는 집에선 새소리와 바람 소리를, 도시의 집에선 자동차 경적 소리와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커다란 모니터를 사용한다면 정말 그 장소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드라이브 앤 리슨
드라이브 앤 리슨Drive and Listen
‘드라이브 앤 리슨Drive and Listen’이란 이름처럼 세계 각지의 도로를 드라이브할 수 있는 사이트다. PC와 스마트폰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실제 주행 중인 차량에 카메라를 연결해 현장 영상을 중계한다. 차량의 속도를 1.5배, 2배로 조절할 수 있고 현지의 소음을 들을 수도 있다. 그 지역의 라디오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주차해 놓은 차 안에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켜 놓으면 정말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웹사이트의 진가를 제대로 느껴보기 위해 조금의 수고를 해보았다. 차 안에 ‘나그참파(인도에서 가장 많이 피우는 향)’을 피우고, ‘짜이(인도 홍차)’ 비슷한 밀크티를 한 손에 들고 스마트폰을 차 오디오에 연결해 목적지를 인도 델리로 설정했다. 거리 소음을 ‘ON’으로 해놓고 현지 라디오도 틀어놓았다.
비록 화면은 작지만 ‘툭툭이(삼발이 오토바이)’의 빵빵거림과 혼을 쏙 빼놓는 인도 거리의 소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과거 배낭여행으로 몇 개월간 머물렀던 그곳의 추억이 되살아났다. 눈과 코, 귀와 입이 모두 인도에 있는 기분이었다.
-글 손수원 기자/사진 셔터스톡, 월간산 8월호(2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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