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용 가짜 뉴스와 정치 양극화 온상 된 유튜브]
[유튜브 영향력 얼마나 커졌나]
['성폭행 피해 여중생'을 위한 복수]
[유튜브 보는 게 독서가 될 수 없는 이유]
[IT에는 단문(短文)과 두괄식(頭括式)]
[인터넷 방송]
[조회수 2억 넘긴 관광공사 한국 홍보영상..."드디어 공무원 세대교체냐?"]
['언택트' 산업]
[곧 다가올 미래 대학을 꼽으라면... 인공지능 유튜브 대학!]
['G20 동영상' 논란]
[워크맨의 몰락... ]
['대영제국'까지 쳐들어간 한류]
[방탄소년단과 유튜브]
[IT 강국 코리아, 구글의 '데이터 식민지' 되나]
[40대에 甲富된 벤처투자 귀재]
돈벌이용 가짜 뉴스와 정치 양극화 온상 된 유튜브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린 서울 동작구 중앙대. 빨간색 옷을 입은 한 유튜버가 대형 확성기를 단 승합차 위에 올라가 소리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유튜브가 첫 동영상을 공개한 지 20년이 됐다. 유튜브는 유용한 지식과 재미있는 볼거리, 사회·정치적 창구 역할로 일상에서 뗄 수 없는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세계 100여 국 25억여 명이 하루 10억 시간 이상 유튜브를 본다. 하지만 해악과 부작용 또한 심각하다. 돈벌이를 위한 가짜 뉴스와 유해 정보가 넘쳐나고 정치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분열을 조장하는 온상이 됐다.
팩트체크 전문 매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튜브가 가짜 뉴스의 생성 주체’라는 응답은 62%로 압도적 1등이었다. 가짜 뉴스 전파 경로 또한 유튜브가 66%였다. 세월호·천안함 침몰설과 사드 전자파 유해설, 대통령 청담동 술자리 등 가짜 뉴스 상당수가 유튜브를 통해 확산됐다. 유튜버는 이를 통해 돈을 벌고 정치인은 정치적 이득을 얻지만 책임은 지지 않았다.
구독자 100만명 안팎인 정치 유튜버들은 수퍼챗 후원금과 조회 수로 매달 수천만 원대 수익을 올린다. 청담동 술자리를 보도한 유튜브 매체는 하루 2000만원 이상을 벌기도 했다. 소송을 당해도 수입이 배상금보다 많으니 겁내지 않는다. 유명인과 관련된 성희롱·외도·이혼·폭력·사망 사건이 나면 어김없이 유튜브 레커가 등장한다. 이들은 검증 안 된 의혹과 허위 정보로 영상을 올리고 공갈·협박으로 거액을 뜯어내기도 한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이용자 입맛에 맞는 자극적 내용만 선별해 보내준다. 균형보다는 극단적으로 편향된 영상 시청을 계속 유도한다. 증오·폭력·선동적 영상을 통해 강한 확증 편향을 부추기는 것이다. 유튜브 이용자 100만명 중 96만명 이상이 보수·진보 양 극단 채널만을 이용했고 양쪽을 모두 이용한 사람은 단 3%에 그쳤다고 한다. 심각한 현상이다.
2021년 미 의회 점거·폭동 사건과 작년 영국의 반(反)이슬람 폭동, 지난 1월 서부지법 무력 난입 사건엔 유튜버들의 극단적 콘텐츠와 가짜 뉴스가 큰 영향을 미쳤다. 정치 집회나 시위 현장마다 정치 유튜버들이 수십 명씩 몰려든다. 이들로 인한 가짜 뉴스의 폐해와 정치 양극화, 사회적 갈등의 부작용은 환산하기 어렵다.
이를 막으려면 먼저 구글의 내부 규제와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돈 버는 수단이 돼버린 유튜브 알고리즘도 개선해야 한다. 정치권·시민단체·학계·언론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검증 기구를 만들 필요도 있다. 민주당은 2021년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상의 가짜 뉴스를 근절하기 위한 법안을 준비했다. 하지만 자기편 유튜버들이 반발하자 엉뚱하게 기존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법안으로 둔갑시켰다. 유튜브 가짜 뉴스와 편향된 동영상 확산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조선일보(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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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 25억명이 하루 평균 49분 시청… 광고 수익만 年 51조
2005년 4월 23일 유튜브 공동 창업자 자베드 카림이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놀러 가 코끼리 앞에서 찍은 19초짜리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제목은 ‘동물원에서(Me at the zoo).’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유튜브에 올라온 첫 영상이다. 이후 유튜브는 20년 만에 25억3000만명이 하루 48.7분씩 시청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 됐다.
유튜브(Youtube)는 영어로 ‘당신’을 뜻하는 ‘You’와 브라운관 TV를 일컫는 ‘Tube’의 합성어로, 해석하면 ‘당신의 TV’를 의미한다. 유튜브 공동 창립자이자 온라인 결제 플랫폼 ‘페이팔’ 출신인 채드 헐리(48)와 스티브 천(47), 자베드 카림(46)은 당초 온라인 데이트 주선 웹사이트를 개발하려 했지만, 사용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동영상 플랫폼으로 노선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유튜브의 잠재력을 알아본 구글이 16만5000달러(약 2억3400만원)에 인수했다. 이후 구글의 검색 및 광고 기능과 결합해 본격 도약을 시작했다. 광고 수익이 2008년 2억달러(약 2840억원) 선을 넘었고 이후 2020년 197억달러, 지난해 361억5000만달러(약 51조2400억원)로 가파르게 올랐다. 유튜브는 동영상 플랫폼 영향력을 앞세워 유료 구독,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5년 출범한 유튜브 유료 구독 서비스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 구독자는 현재 1억2500만명이다.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영상은 한국산이다. 국내 교육 콘텐츠 기업 ‘더핑크퐁컴퍼니’가 2016년 제작한 ‘아기 상어 춤’ 영상은 21일 현재 158억3000만회 조회를 기록 중이다.
유튜브가 경쟁자 없는 사실상 독점 체제를 구축하자, 이들이 보유한 알고리즘이 과도한 영향력을 지니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해엽 군산대 미디어문화학부 교수는 “유튜브는 최근 오락 콘텐츠를 넘어 뉴스 등 전통적 정보 공급자들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며 “정보를 접할 다른 경로가 사라져 독점까지 이른다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유튜브와 알고리즘의 영향력에 대한 학계 안팎의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김동현 기자, 조선일보(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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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 여중생'을 위한 복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영화 ‘더티 해리’는 사적인 복수 세계를 다룬 작품이다. 문명국 미국에서 왜 법 테두리 밖 복수가 벌어지고 세상 사람들의 공감도 얻는지를 미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 이야기 속에 녹였다. 시리즈 5편 중 남자 6명이 집단 성폭행을 저지르고도 법망을 벗어나자 피해 여성이 복수에 나서는 4편은 특히 큰 박수를 받았다.
▶우리 드라마나 영화 중에서도 복수 대행업을 하는 ‘택시 드라이버’나, 죽어 마땅한 자만 골라 죽이는 살인자가 영웅으로 나오는 ‘살인자ㅇ난감’ 등이 히트하는 걸 보면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인식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얼마 전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을 집까지 찾아가 폭행한 20대 청년이 구속되자 관련 기사에 “의인을 돕고 싶다” “후원 계좌를 알려달라”는 댓글이 쇄도했다. 귀가하던 여성을 뒤따라가 돌려차기로 공격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 범인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도 비슷한 호응을 얻었다.
▶한 유튜버가 20년 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신상을 연이어 폭로했다. 2004년 고등학생 44명이 여중생을 1년간 집단 성폭행한 범죄다. 가해자 중 10명만 기소돼 일부만 보호 처분을 받았을 뿐, 아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피해자는 정신적 충격으로 학업을 중단했고 지금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 하는데 가해자들은 대학 나오고 취직도 하며 멀쩡히 지낸다는 사실이 공분을 샀다.
▶화나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사적 제재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인류 사법 체계는 사적 제재를 금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고려 시대에, 사적 복수를 허용했더니 “억울해서 복수했다”며 저마다 정당성을 주장하는 등 폭력 사태가 만연해 개인적 복수를 다시 금지했다는 기록도 있다. 오늘날도 이런저런 부작용을 빚는다. 이번 가해자 폭로 건만 해도 사건과 무관한 여성이 가해자의 여자 친구로 지목돼 곤욕을 치렀다. 유튜버가 피해자에게 공개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한다. 이 때문에 피해자 구제보다 유튜브 구독자 늘리기에 사회적 공분을 써먹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고대 함무라비 법전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복수법으로 유명하지만, 방점은 보복 조장이 아니라 국가가 복수를 대신해 줌으로써 더 큰 혼란을 막는 데 있었다. 수천 년 전에도 알던 이치가 지금도 흔들리는 것은 법이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불충분한 단죄나 사법 처리 지연이 사적 제재라는 퇴행을 부른다는 사실을 이번 사태로 곱씹게 된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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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보는 게 독서가 될 수 없는 이유
요즘 골목책방은 ‘인스타 성지(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사진촬영 명소)’가 된 곳이 많지만 책방 주인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손님들이 책은 안 사고 근사하게 진열된 책들을 배경으로 사진만 찍고 가는 경우가 많아서다. 책방의 감성적이고 지적인 분위기를 소비하는 데 그치는 것이다. 또 책 판매는 줄어드는 반면 인테리어 소품용 모형 책은 잘 팔린다고 한다. 책은 안 읽어도 책이 풍기는 지성미는 갖추고 싶다는 게 요즘 세태다.
▷한 해 동안 책을 단 한 권이라고 읽은 성인 비율(종합독서율)은 지난해 기준 43%다. 정부의 독서실태조사가 처음 시작된 1994년 이후 최저치다. 30년 전 이 비율은 86%였다. 조사 대상자들이 책을 안 읽는 이유는 주로 두 가지다. 일하느라 시간이 없고, 유튜브 등 책 이외에 다른 매체를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10, 20대 사이에선 유튜브 같은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도 독서의 일종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독서 인구는 줄지만 유튜브로 책을 소개하는 ‘북튜브’ 채널은 인기다. 가성비 높은 지식 소비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볼거리는 늘었는데 시간이 한정돼 있다면 한 권에 10시간 이상 걸리는 독서보다 10분∼1시간 이내로 핵심을 추려주는 영상에 사람들이 몰릴 법도 하다. 책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이슈와 정보를 정리해주는 지식 콘텐츠가 많아 유튜브로 세상을 배운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독서만큼 도움이 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유튜브를 볼 때와 독서를 할 때 우리 뇌는 다르게 반응한다. 영상은 완제품 형태로 눈을 거쳐 뇌리에 바로 맺힌다. 뇌가 일할 필요가 없다. 반면 책은 뇌를 바쁘게 만든다. 글은 설명과 묘사, 정보를 담은 원재료일 뿐이고 한 문장 한 문장이 머릿속 지식과 경험, 정서와 뒤섞이면서 활발한 시뮬레이션이 펼쳐진다. 책을 읽다 잠시 멈추게 되는 게 이런 작용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영상을 100명이 보면 거의 비슷하게 기억하지만 책 한 권을 100명이 읽으면 각기 다른 100개의 스토리가 생긴다. 스쳐 흘러가는 영상과 달리 책에서 읽은 건 깊이 각인되는 이유는 나만의 맥락이 담겨 저장되기 때문이다.
▷책 대신 유튜브 보는 습관이 들면 당장은 단순명료하게 가공된 지식을 얻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장기적으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자칫하면 궁금한 주제를 짧고 흥미롭게 만든 영상만 골라 보고, 그마저 메뚜기 뛰듯 띄엄띄엄 보거나 ‘세 줄 요약’에만 익숙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세상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단순화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은데 영상 제작자가 주관적으로 편집한 지식에 길들여지면 흑백 논리에 잘 휘둘리고, 가짜 정보에 대한 분별력도 떨어지기 쉽다. 독서는 시간이 걸리지만 그 정도 노력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우리에게 준다.
-신광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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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에는 단문(短文)과 두괄식(頭括式)
[조용헌 살롱]
IT가 발전하면서 글과 말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동안 책, 신문, 편지로 글을 써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였지만 이제는 카톡, 페이스북 등으로 글을 쓴다. 종이가 아니라 휴대폰 화면으로 전달한다. 말도 마찬가지이다. 유튜브가 라디오, TV를 대신하고 있다. 1인 방송이 가능한 시대이다.
이때를 닥쳐서 필요한 능력이 글을 짧게 쓰는 능력이다. 길면 읽지 않는다. 5~6줄 이내로 압축해야 한다. 단문(短文)이 맞는다. 단문의 특징은 관계대명사, 접속사가 적은 문장이다. ‘뭣은 뭣이다’로 끝나야 한다. 자꾸 토를 다는 문장은 지루하다고 여겨진다. 부연 설명이나 각주(脚註)를 다는 식의 문장은 피해야 한다. 1형식이나 2형식 문장이 적합하다.
관계대명사나 접속사가 적게 들어가는 문장을 쓰려면 생각이 정리되어야 한다. 정리가 되어야 압축이 된다. 참기름 짜듯이 압축하는 게 능력이다. 압축하려면 전기세가 들어간다. 어떤 부분을 생략할 것인가는 지성과 판단력이 좌우한다. 지성과 판단력이 전기세다. 문장을 짧게 쓰기 위해서 때로는 독재자적인 독단(獨斷)도 필요하다. 정의(定義)와 개념 규정을 하려면 자잘한 것은 과감하게 털어내 버리는 자질이 있어야 한다. 사람과 사물, 어떤 현상을 벽돌로 찍어 내듯이 정의한다는 것은 부분적인 왜곡도 동반되는 작업이다. 필자는 이걸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 내면의 감성적 느낌이나 흐름을 다루는 글은 좀 길어야 한다. 짧은 문장으로 인간의 서정적인 흐름을 다루기는 어렵다. 말을 할 때도 두괄식(頭括式)이 필요하다. 핵심을 제일 먼저 이야기하는 방식이 두괄식이다. 서론을 길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상대를 무시하는 이야기 방식이다. 서론을 길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상대가 잘 못 알아 듣는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으면 서론이 길어진다.
서론이 길면 갑의 화법이 된다. 상대를 을로 보기 때문에 말이 긴 것이다. 말이 지루해도 들어야 하는 입장이면 그 사람은 을이다. 그러나 유튜브의 시청자는 을이 아니라 갑이다. 지루하면 바로 채널 돌려 버린다. 시청자는 인정사정없는 갑이다. 처음부터 간지럽게 잽을 던지면 안 된다. 만나자마자 라이트 훅을 날려야 한다. 처음부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유튜브가 시청자를 끌어당긴다. 서론, 본론도 필요 없이 곧바로 결론부터 말하면 더 세련된 방식이다. 시청자는 많은 정보를 이미 가지고 있다고 전제해야 한다. IT 시대는 짧은 글과 두괄식의 화법으로 가고 있다.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컨텐츠학, 조선일보(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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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
청소년들의 장래 희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기 직종은 콘텐츠 제작자입니다. 흔히 인터넷 방송 진행자를 뜻합니다. 인터넷 전용 영상 프로그램을 만드는 직업이죠. 이들은 기존 텔레비전이나 라디오가 아닌 유튜브, 아프리카TV, 트위치, 팟캐스트 등 인터넷 방송 서비스를 이용해요. 그동안 취미 정도로 여겨졌던 인터넷 방송이 이제는 직업이 됐고 나아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인터넷 방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인터넷 통신과 방송의 결합
인터넷 방송은 통신과 방송을 결합해 인터넷 회선으로 영상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방송 매체입니다. 기존 공중파방송과 달리 인터넷 전용으로 영상 프로그램을 내보내기 때문에 시청료가 없고, 전파의 국경 제한도 없어요.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라면 시청자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볼 수 있어요. 전 세계 네티즌이 시청 가능한 방송이죠. 시청자와 방송 제작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인터넷 방송은 인터넷 보급과 함께 급속도로 확산했습니다. 가정에 인터넷이 막 보급되기 시작하던 1990년대 후반에는 라디오 비슷한 형태의 인터넷 방송이 많았습니다. 컴퓨터 성능이나 인터넷, 그리고 서비스 환경이 기술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영상을 전송하기 어려웠죠. 당시 인터넷 라디오방송은 서비스 플랫폼이 따로 없고 개인 컴퓨터가 직접 방송 서버가 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시청자가 컴퓨터의 MP3 플레이어 프로그램으로 방송 진행자의 컴퓨터에 직접 연결해서 실시간 흘러나오는 음악과 목소리를 들었죠.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디지털카메라를 보유한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직접 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죠. 게다가 아프리카TV나 유스트림 등 이용자들의 영상을 담아주고, 실시간 전송해주는 서비스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2005년 유튜브가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6년 구글에 인수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인터넷에는 편집이 필요 없는 짧은 영상물이나 지식 정보를 전달하는 영상들이 늘어났죠.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영상
인터넷 방송은 영상 품질이 공중파방송에 비해 낮았지만,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프로그램답게 자유로운 환경에서 나오는 독특한 아이디어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시청자들이 증가했습니다. 인터넷 방송은 콘텐츠만 있다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고 다소 부족한 화질이나 편집 기술은 오히려 그 자체로 기존 방송의 틀을 깨는 신선함을 줬습니다.
2010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인터넷 방송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어디에서나 영상을 볼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죠. 스마트폰 특성상 누구와 화면을 함께 보는 것보다 혼자 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1인 영상 프로그램이 중심이 된 인터넷 방송은 제작자와 시청자 사이의 긴밀함을 더 탄탄하게 만들었어요. 제작자도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좋아지면서 다른 촬영, 편집 도구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영상을 만들고 실시간 방송을 할 수 있게 됐지요.
인터넷 방송의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게임입니다. 게임은 이미 e스포츠로 성장해 운동 경기 이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게임 중계는 인터넷 방송이라는 환경과도 잘 맞아떨어졌어요. 특히 아프리카TV에서 게임을 하면서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에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또 다른 인기 콘텐츠는 '먹방'입니다. 간단히 말해 음식을 먹으면서 방송하는 겁니다. 맛있는 것을 먹고 소감을 나누거나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에요. 먹방이 인터넷 방송의 장르로 자리를 잡았죠. 세계적으로도 먹방을 영어로 표기한 'Mukbang'이 뜻이 통할 만큼 대중화됐습니다.
◇구독과 조회 수가 수익으로 이어져
인터넷 방송은 점차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를 다지고 있습니다. 아프리카TV의 '별풍선'으로 통하는 기부금은 개인 제작자들에게 직접적인 수익을 안겨주는데, 그 규모가 수십억원에 달할 만큼 상당한 수준입니다. 인터넷 방송이 대중화되면서 프로그램을 통해 상품을 광고하고 막대한 수입을 올리기도 하죠. 구독자가 많은 한 채널의 광고 수익은 한 달에 30억원을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제 인터넷 방송은 초기의 '1인 미디어'가 아니라 각각의 채널이 하나의 기업이 되고, 많은 사람이 함께 제작하는 하나의 '방송국'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이용률은 87.4%였어요. 청소년 10명 중 9명이 온라인 동영상을 시청한다는 거예요. 10대 모바일 인터넷 이용률은 97.2%로 TV(81.8%)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인터넷 방송의 인기가 높아지고, 구독과 조회 수가 곧 수익으로 이어지다 보니 자극적인 콘텐츠도 늘어났습니다. 난폭 운전, 아동 학대, 성적 콘텐츠 등은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졌죠. 수입이 투명하지 않아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죠. 최근에는 광고나 후원으로 제작된 콘텐츠라는 것을 숨기고 방송하는 '뒷광고'가 공정성을 해친다는 우려를 낳았습니다. 많은 콘텐츠 제작자들이 비난을 받고 사과했죠.
인터넷 방송은 TV만큼 중요한 매체가 됐습니다. 이제는 대형 방송사들도 적극적으로 인터넷 전용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고, 제작자 외에도 콘텐츠의 기획부터 촬영, 편집 등 인터넷 방송 제작 관련 일이 분업화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인터넷 방송의 가장 큰 매력은 '나도 방송을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상상을 깨는 콘텐츠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개인 일상의 소소함을 담은 프로그램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어요.
-최호섭 IT 칼럼니스트/기획·구성=최원국 기자, 조선일보(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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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억 넘긴 관광공사 한국 홍보영상..."드디어 공무원 세대교체냐?"
관광公 온라인광고 해외서 화제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로 한 짐생이 내려온다’. 서양 악기인 베이스 소리 위로 젊은 판소리꾼들이 ‘수궁가’의 한 대목을 열창한다. 국악과 현대음악이 뒤섞인 독특한 리듬에 맞춰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은 일곱 명의 춤꾼이 몸을 흔든다. 언뜻 보면 막춤인데, 자세히 뜯어보면 난해한 현대 무용 같다. 이들 뒤로 한국의 관광 명소들이 스치듯 지나간다.
뮤직 비디오인가, 광고인가. 글로 설명하기도 어려운 이 ‘B급 감성’ 영상이 대박을 쳤다. 영상의 정체는 한국관광공사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을 홍보하는 광고 영상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서울, 전주, 부산에서 촬영한 시리즈 세 편의 누적 유튜브 조회수만 7500만회, 페이스북과 틱톡 등의 조회수를 포함하면 2억6000만회가 훌쩍 넘었다. 유튜브 댓글난에는 “코리아의 독특한 리듬에 중독됐다” “코로나가 끝나면 꼭 한국에 가겠다”는 외국인들의 고백이 이어졌다. “드디어 공무원 세대 교체가 이뤄진 거냐”는 한국 댓글도 눈에 띄었다. 고리타분함의 대명사인 공공기관이 어찌 이리 ‘힙’한 영상을 만들게 됐을까.
한국관광공사가 제작한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서울편 영상. /유튜브 캡처
◇뻔한 기획 버리고 B급 감성 노려
그동안 관광공사가 만든 공익 광고는 한마디로 ‘재미없었’다. 먼저 사물놀이패나 탈춤 같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여준 다음, 눈부신 서울의 야경에 놀라는 외국인을 등장시킨다. 설악산 단풍이나 경주 불국사, 제주 돌하르방도 단골손님이다. 마지막에는 꼭 한류 스타가 나와 “한국으로 놀러오세요!”를 외친다. 일종의 전형이다.
이번 기획을 총괄한 오충섭 한국관광공사 브랜드마케팅팀장은 “이 틀을 깨고 싶었다”고 했다. “스타를 앞세운 기존 홍보 영상은 일부 한류 팬을 제외하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기획 단계부터 유명 연예인을 과감히 배제하고, ‘B급 감성’을 노렸어요.” 한국관광공사는 광고 제작을 맡은 HS애드에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젊은 기획자를 요구했다. 그렇게 프로젝트를 맡게 된 이가 서경종(44) HS애드 캠페인 디렉터다.
‘한국이 이렇게나 잘났다’는 식의 기획은 이미 뻔했다. 홍보 영상이 광고를 넘어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되려면, 최대한 광고 티를 빼야 했다. 그래서 서 디렉터는 뮤직 비디오를 들고 나왔다. “언어가 안 통해도 세계인 누구나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리듬이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서 디렉터는 힌트를 여섯 살 딸에게서 찾았다. 딸은 언젠가부터 현대 판소리 그룹 ‘이날치’의 음악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마침 SNS에서도 이날치와 현대 무용 그룹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가 함께한 ‘범 내려온다’ 공연 영상이 화제였다.
결국 비보이 그룹, 인디밴드 등 수많은 후보군을 제치고 이날치와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가 낙점됐다. 공사로선 위험한 도박이었다. ‘댄서들이 유명 관광지를 돌며 퓨전 국악에 맞춰 우스꽝스러운 춤을 춘다’는 포맷은 별다른 맥락이 없었고, 선정된 아티스트도 기존 모델에 비해 무명에 가까웠다. 서 디렉터는 “통과가 안 되면 어쩔까 싶어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 직접 춤까지 추면서 재미를 어필했다”고 했다.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김보람 예술감독은 “우리는 이름 그대로 애매모호한 본능을 춤으로 표현하는 현대 무용 그룹인데, 우리의 언밸런스한 춤이 기획자들의 의도와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공익 광고, 선 넘기보단 선을 타는 것"
온라인 캠페인이다 보니 제작 내내 예산의 압박에 시달렸다. 모델비가 없어 현장에서 섭외한 일반인들을 대거 등장시켰는데, 이것도 깨알 웃음 포인트가 됐다. 촬영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불상에 절하는 용궁사의 가족, 평상에 앉아 연신 부채질하는 감천문화마을 동네 할머니 모두 즉석 섭외한 일반인이다. 서 디렉터는 “별다른 노림수 없었던 선택들이 우연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B급 감성이라고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니다. ‘저질’과 ‘웃음’의 경계에 있는 B급은 그만큼 비난받기 쉽다. LH공사는 지난 7월 신혼희망타운 애니메이션 광고에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웃음 포인트라며 넣었다가 시청자들의 항의에 결국 광고를 내렸다. ‘병맛’ 콘셉트로 무장한 2016년 문체부의 평창 동계 올림픽 홍보 캠페인 ‘아라리요 평창’도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다. 오충섭 팀장은 “무작정 선을 넘기보다는 아슬아슬 선을 타는 공기업만의 ‘B급 프리미엄’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유종헌 기자, 조선일보(20-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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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산업
5월 초 한 학술 대회가 열린다는 안내문을 이메일로 받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니 코로나 때문에 취소됐던 행사가 재개되나 싶었다. 관심 있는 주제여서 참석하려고 봤는데 안내문에 날짜와 시간만 있고 장소가 없었다. 자세히 보니 '웨비나(webinar)'라고 돼 있었다. 웹(web)에서 열리는 세미나(seminar)를 줄인 말이다.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비대면(非對面) 행사였다.
▶세계적인 K팝 스타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중순 유튜브에서 온라인 콘서트를 열었다. 코로나 사태로 해외 콘서트가 다 취소되자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란 뜻의 '방방콘'을 준비해 하루 열두 시간씩, 이틀에 걸쳐 내보냈다. 지난 몇 년간의 해외 공연을 망라하면서 멤버들이 친근한 일상의 모습도 보여주는 구성이었는데 총 조회 수가 5000만을 넘고, 전 세계 162개 지역에서 동시 접속자 수가 224만명을 넘는 기록을 세웠다.
▶코로나 이후 국내에서 새롭게 뜬 단어가 '언택트(untact)'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팀이 비대면 기술의 확산을 보여주는 신조어로 영어 단어 콘택트(contact·접촉)에서 착안해 2년여 전 만들었는데 코로나 이후의 사회를 압축하는 유행어가 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에 콕 틀어박혀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는 채로 근무도 하고, 온라인 수업도 듣고, 쇼핑도 하고, 각종 문화생활도 온라인으로 즐기는 언택트 문화가 급속히 뿌리내렸다.
▶이 비대면의 일상화는 전 세계 산업에도 지각변동을 가져오고 있다. 포브스가 지난달 발표한 세계 부호 순위에는 언택트 산업의 강자들이 신흥 억만장자로 등극했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의 창업자, 인도의 온라인 교육 앱 개발자, 러시아의 온라인 게임 업체를 창업한 형제, 네덜란드의 음식 배달업 대표 같은 이들이다. 미국에서 대량 실업이 쏟아지고 10년 만에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와중에도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 1위 마이크로소프트는 1분기 매출이 15%, 영업이익은 25%나 늘었다. 아마존, 구글, 넷플릭스 같은 미국의 IT 공룡들은 언택트 산업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은 꽉 막혔는데, 국내 개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와중에도 코로나 이후 강자가 될 혁신 기업을 찾아나선 모험 여행이다. 결국 한국 경제도 코로나 이후 언택트 산업의 강자로 우뚝 설 혁신 기업을 얼마나 발 빠르게 키워내느냐에 미래가 달려 있을 것이다.
-강경희 논설위원, 조선일보(2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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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가올 미래 대학을 꼽으라면... 인공지능 유튜브 대학!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AI, 실시간 동영상 공유 유튜브의 합작
철저한 개인 맞춤형, 시공간 제약 없는 원격, 실험도 가상공간서
'원격 사회'에선 나 자신 지킬 정서적·기술적 훈련이 필요
구글의 유튜브(YouTube)는 명실상부하게 완벽히 '개인화'된 비디오 플랫폼이다. 'YouTube'는 당신 개인을 의미하는 'You'와 텔레비전 브라운관을 의미하는 'Tube'가 결합된 단어다. 유튜브의 활용성은 무한 증식 중이다. 요즘엔 자료 검색뿐만 아니라 뉴스 전달, 스포츠 중계, 음악 감상, 초·중·고는 물론 대학의 강의 등에서도 유튜브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전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인종을 막론하고 개인의 유튜브 사용 시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 맞춤형 인공지능 추천 시스템
비밀은 바로 유튜브가 사용하고 있는 철저히 '개인화'된 '맞춤형 인공지능 추천 시스템'에 있다. 2016년 발표된 구글의 논문 'Deep Neural Networks for YouTube Recommendations'를 보면 이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있다. 유튜브는 기계학습 딥러닝(Deep Learning)에 기초한 인공지능 추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구글이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하는 데이터는 현재의 유튜브 영상 목록은 물론, 개인이 과거에 방문한 사이트의 자료, 검색어 기록, 개인의 특징 등이 모두 사용된다. 온라인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개인의 모든 자료가 활용되는 것이다. 우리가 유튜브를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또 온라인 등에 남은 개인의 흔적과 자료가 많을수록 나 자신을 철저히 닮은 유튜브 '인공지능망(Neural Network)'이 만들어지게 된다. 어쩌면 미래에는 나 자신인 '자연 인간(Natural Human)'보다 유튜브에 숨은 '인공 인간(Artificial Human)'이 모든 선택과 결정의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 유튜브 속의 인공 인간은 나 자신보다 나를 더 잘 알지도 모른다.
철저히 개인화된 인공지능과 대량으로 집적된 콘텐츠는 강력한 지배력을 갖는다. 여기에 유튜브가 세계 최고 수준의 강의 콘텐츠를 함께 보유하게 된다면, 마침내 '인공지능 유튜브 대학'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그리 먼 미래는 아닐 것이다. 철저히 개인에게 특화된 원격 인공지능 교육 시스템은 현재의 대학 교육보다 훨씬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지금의 대학 모습이 영원할 수는 없다.
가상공간에서 실험도 하고, 연주 지도까지
지금의 학교 교육 시스템은 2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량생산 체계에 딱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학생들을 교실 칠판 앞에 일렬로 줄 맞춰 앉혀 놓고 하는 교육은 일방적이고 집단적이며, 주입 위주 방식이다. 학교 운동장과 학교 건물의 배치도는 군대 연병장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이런 교육 시스템에서 교육받은 인력은 지식의 양과 정확성, 속도에서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컴퓨터와 경쟁할 수 없다. 패배자를 양산하는 교육인 셈이다. 그렇다면 10년 이상 걸리는 대학 입학 준비 기간과 비용, 비싼 대학 등록금은 이제 그 가치가 의문의 대상이 된다. 또 대학을 나와도 인공지능을 넘어서는 창의력과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을 배양하지 못한다면, 졸업 후 일자리를 얻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지금 대학의 모습과 기능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사회적 거리 유지가 생존 조건이 되어버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시대가 되면서, 인공지능 기술을 장착하고, 철저히 개인에게 특화되어 있으면서, 값싸고, 서로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원격 대학'이 미래의 방향으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전기 통신선이나 무선 전자파로 퍼지지 않는다. 유튜브의 편리한 접속성, 전 세계에 뿌려진 인프라, 세계 최고의 경쟁력 있는 강의 콘텐츠에 '줌(Zoom)'과 같은 원격 강의 플랫폼이 결합되면 '인공지능 유튜브 대학'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런 대학의 경쟁력과 가능성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기초로 개인의 교육 목표, 수준, 성격, 취향과 관심에 맞게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유학을 가지 않고도 세계 최고 강의를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 대학 실험 실습실 모습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실험실 장치를 원격으로 제어·관측하거나 아예 컴퓨터 가상공간에서도 실험이 가능하다. 각종 악기 지도, 공연 지도, 실기 지도도 컴퓨터 가상공간에서 가능하다. 교수 평가, 강의 평가도 인공지능이 한다. 강의, 토론, 실습과 지도는 인공지능 컴퓨터에서 만들어져 광통신과 5G 네트워크를 타고 빛의 속도로 전달된다. 달나라까지도 전달된다.
'인공지능 원격 교육' 창조적 준비 해야
칠판과 분필, 그리고 줄 맞춰 배열된 책상과 의자로 상징되는 지금의 학교 교실의 집단 교육 모습도 이제 변할 때가 되었다. 우리의 의지보다 뜻하지 않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교육, 문화, 주거, 경제와 산업 시스템 변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다만 이렇게 될 때 우리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원격 사회에서도 자신을 지켜낼 감정적, 정서적, 기술적 훈련이 필요하다. 그동안 집단적 효율성이 강조된 '교실 공유 교육'은 가고, 개인의 개성과 요구가 특화된 '인공지능 원격 교육' 시대가 온다. 개인도, 학교도, 기업도, 국가도 창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조선일보(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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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동영상' 논란
2015년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 각국 정상들과 대표단은 녹초가 됐다. 오전 9시에 시작한 메인 세션에서 정상들은 점심·저녁을 앉은 자리에서 해결하며 자정까지 토론을 벌였다. '파리 동시 다발 테러'와 기후변화 이슈가 겹치면서 회의장에는 내내 긴장감이 넘쳤다. 당시 현장을 지켜본 사람은 "워낙 분위기가 뜨거워 자리를 비울 상황이 아니었다"고 했다.
▶다자 회의는 전 세계 정상 수십 명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이슈를 논의하고 친분을 쌓는 자리다. 유엔 총회, APEC, ASEM 등 수십 건이 넘지만 그중 G20 분위기는 좀 특별하다고 한다. '각 대륙 대표국 모임'이라는 차별성 때문에 정상들의 참석률이 높고, 여타 회의와 달리 정상이 아닌 대리 참석자에게는 발언권도 주지 않는다. 2017년 함부르크 G20 때 일본 아베 총리 대신 앉아 있던 아소 다로 재무상이 발언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적도 있다.
▶G20에서도 수퍼파워인 미국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거의 자리를 비우는 일이 없었던 오바마 대통령 때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정상들도 회의장에 내내 붙어 있었다. 전체 세션이 열리는 시간에는 가급적 양자 회담도 잡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수시로 회의장을 들락거리고, 이에 따라 다른 정상들도 과거에 비해 느슨해졌다고 한다. 2008년 G20 출범 계기가 된 금융 위기만큼 큰 글로벌 위기가 없다는 점도 분위기가 풀어지는 데 한몫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사카 G20 때 공식 회의 참석을 거의 안 했다는 유튜브 동영상이 지난 주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야당까지 나서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 없다"고 하자 청와대가 "가짜 뉴스"라며 발끈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안 보인 시간에는 모두 양자 회담을 했다"고 했다. 확인해보니 문 대통령은 행사 7건 중 4건에 불참했는데 양자 회담이 그 시간과 약간 겹치지만 공식 행사에 아예 참석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며칠 뒤 있을 '판문점 미·북 이벤트'에 신경이 쏠려 있어 G20에 소홀했을 것이라고 한다. 또 성격상 글로벌 정상들과 어울리기 힘든 문 대통령에게 다자 회의는 '고역'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다자 회의 문화에 잘 어울린 한국 대통령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이유야 어쨌든 우리 대통령이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는 국제 무대에서 좀 더 적극적·능동적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임민혁 논설위원, 조선일보(19-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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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맨의 몰락...
워크맨 40주년, 대중 기억 못 해… 소비자 원할 때 골라 즐기길 원해
넷플릭스·유튜브·팟캐스트에 전통적인 미디어는 위협 직면
'제조사가 제품 제일 잘 안다'는 공급자 중심 사고 버려야
지난 1일은 소니의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 워크맨이 세상에 등장한 지 정확하게 40년이 되는 날이었다. 워크맨은 자신이 듣고 싶은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듣게 해 준 혁명적인 기기였지만, 소니는 처음부터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로 워크맨을 설계하지 않았다. 원래는 취재기자들이 인터뷰를 손쉽게 녹음할 수 있는 '프레스맨'이라는 휴대용 녹음기로 개발된 제품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녹음기보다는 플레이어로 더 유용할 것이라는 판단이 서자 녹음 기능을 없애고 헤드폰 잭을 붙여서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로 바꿨고, 그 결과 새로운 시대를 여는 혁명적인 제품이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정작 워크맨의 40주년 기념일은 대중으로부터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지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주위에서 워크맨을 만날 일이 없어졌고, 30대 이하 세대에서는 그저 전설처럼 들어본 기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 제조사로서의 소니의 명성은 카세트테이프와 CD 플레이어 시대 너머로 이어지지 못했다.
왜일까? 음질 때문은 아니었다. 소니는 그 후에도 음질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좋은 기기를 선보였다. 워크맨의 몰락을 가져온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들이 가진 강력한 무기 중 하나는 음악 콘텐츠를 음반 제작사가 정한 순서대로 소비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움이었다. 저장된 수천 곡 중 그때그때 원하는 것만 찾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혁명이었다. 소니는 비슷한 경쟁 제품을 내놓으며 실지를 회복하려 했지만, 시장은 원하는 곡을 가장 빠르고 직관적으로 찾을 수 있게 설계된 애플의 아이팟으로 완전히 넘어가 버렸다.
아이팟을 비롯한 디지털 미디어가 가져온 혁명은 바로 '비선형적(non-linear)' 미디어 소비였다. 사람들은 더 이상 음악을 앨범의 첫 곡부터 순서대로 소비하기를 거부했을 뿐 아니라, 앨범 전체를 구매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일주일에 정해진 요일, 정해진 시간에 TV 앞에 앉아서 프로그램을 봐야 하는 상황을 불편하게 생각하기 시작했고, 라디오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공급자가 정한 순서를 따르게 하는 선형적(linear) 미디어는 쇠퇴하기 시작했고, 소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게 하는 비선형적 미디어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각종 팟캐스트 같은 뉴미디어는 그렇게 전통적인 미디어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빠르게 변한 미디어 소비 방식 때문에 카세트테이프와 CD 기기들을 은퇴시켜 버린 아이팟의 영광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고,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받아 듣던 사람들은 음악을 다운로드받는 대신 스트리밍을 선택했다.
애플은 변화하는 시장에서 소니보다 발 빠르게 대응했다. 아직 아이팟이 잘 팔리고 있고, 아이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던 2009년에 음악 스트리밍 기업인 랄라를 인수해버린 것이다. 당시만 해도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었다. 스트리밍 시장은 아직 미약했고, 애플은 아이튠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음악을 잘 팔고 있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에 민감한 풍향계를 가지고 있던 애플은 빠른 대응 덕분에 이제는 대세가 된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스포티파이에 이어 2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애플이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동안 소니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비디오 MP3, 하이엔드 워크맨 등 작은 틈새시장의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비록 제품은 우수했고, 프리미엄급 음질로 호평을 받았지만 소수의 마니아를 위한 제품이었고, 초기 워크맨의 대중적 매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소니는 소비자들이 MP3 찾을 때 CD를 작게 만들었고, 대중이 스트리밍으로 넘어가기 시작할 때 고급 MP3 기기를 만들고 있었다. '제조사가 제품을 제일 잘 안다'는 공급자 중심의 사고 때문이다.
독일 자동차 업계도 비슷한 행동을 한 적이 있다. 미국인들은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자동차 핸들의 각도와 길이를 조절하기를 원하는데, 독일 자동차 회사들은 가장 완벽한 각도와 길이를 찾아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구를 했는데 운전자가 함부로 바꾸게 할 수 없다며 버텼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들이 외면하자 결국 굴복해서 조절 기능을 넣었고, 그 덕분에 독일 기업들은 미국의 고급차 시장을 지켰다.
-박상현 코드 미디어 디렉터, 조선일보(19-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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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제국'까지 쳐들어간 한류
'From food to football, Feast from the east(음식부터 축구까지, 동쪽에서 온 잔치).' 한류(Korean Wave or Hallyu)가 '대영제국'까지 쳐들어왔다며(invade the British Empire) 영국 일간 가디언이 단 제목이다. K팝·영화·패션에 이르기까지 명성을 떨치면서(make their mark) 한국이 거대한 문화 세력(colossal cultural force)이 됐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수많은 젊은이의 귀가 한국의 세련된 음악에 사로잡혔다(be captured by Korean polished pops). 식도락가(foodie)들은 한국 음식의 미식(美食) 즐거움에 감질을 낸다(be tantalized by its gastronomic delights). 영화·예술 분야에서도 한국 작품에서 눈을 떼지(take their eyes off Korean works) 못한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경기장을 누비며(trot off the pitch) 토트넘을 57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려놓았다.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토트넘 팬(delirious fan)은 그의 나라 국기를 흔들어대고(wave his nation's flag), 그에게 헌정된 응원가를 불러댄다(sing a cheering song dedicated to him). 경기 후엔 술집 대신 한국 식당에 가서 비빔밥과 잡채를 맛보고, 일부는 아예 한국으로 휴가 계획을 예약해놓는다(book holidays to Korea).
그런가 하면 방탄소년단은 영국 앨범 차트 1위에 올랐고, 6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릴 이틀 공연 티켓은 수 분 만에 매진됐다(be sold out within minutes). 여성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는 거대한 팬덤을 형성해 공연장 곳곳에서 한국 노래 '떼창'이 터져 나온다. 기억하기 쉬운 곡조와 공들여 안무한 춤 율동(catchy melodies and elaborately choreographed dance routines)
의 K팝 인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2012년 영국에서 히트하면서 세계적 노래가 됐다.
한국 식당과 수퍼마켓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런던뿐 아니라 웬만한 도시에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음식에 맛을 들인 (develop a taste for Korean food) 현지인들이 주요 고객이다.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그들이다. 한국 문화 인기가 높아지면서(rise in its popularity) 흔한 광경이 됐다(become a common sight). 다음 달엔 런던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뮤지컬 축제가 열리고, 곧이어 영화제도 개최될 예정이다. 웨일스에선 다음 달, 맨체스터에선 내년에 공식 '한국의 날' 축제가 벌어진다.
이 같은 한국 문화의 힘은 우연이 아니다(be no accident).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서도 위축되지(be daunted) 않고 나라를 세계 무대 위에 세워보자는(establish the nation on the world stage) 신중한 정책과 노력이 낳은 산물(fruit of deliberate policies and endeavors)이다. 한국은 이제 두 고래 사이의 새우(shrimp between two whales)가 아니라 한류 급물살을 타고 혼자 힘으로 나아가는 거물이 돼 가고 있다(become a giant in its own right)."
-윤희영 편집국 에디터, 조선일보(1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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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과 유튜브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기네스 세계 기록을 셋이나 갈아치웠다. 지난 12일 유튜브에 공개하자마자 조회 수가 7460만건에 달하며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유튜브 비디오'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유튜브 뮤직비디오' 'K팝 그룹 중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유튜브 비디오'로 등극했다.
2013년 6월 13일 SM, YG, JYP 같은 거대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아닌 빅히트엔터테인먼트라는 작은 회사가 배출한 방탄소년단은 이름마저 촌스러운 '흙수저 아이돌'이었다. 하지만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 소셜 아티스트' 수상을 시작으로 최근 빌보드 78년 역사에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빌보드 차트 200' 1위에 올랐다.
이런 방탄소년단의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뭐니 뭐니 해도 우선 실력이다. K팝 특유의 '칼군무'에 글로벌 트렌드의 음악을 세련되게 버무려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전략이 주효했다.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팬덤 아미(Army)는 단순히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수준을 넘어 제가끔 콘텐츠를 재생산해 열렬히 알리고 있다.
성균관대 최재붕 교수는 근저 '포노 사피엔스'에서 글로벌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팬덤과 유튜브라고 지적했다. 2005년 바로 오늘 유튜브 공동 설립자 자베드 카림(Jawed Karim)이 '동물원의 나(Me at the zoo)'라는 비디오를 올리면서 동영상 공유 문화가 시작되었다. 코끼리 코가 정말 멋지다고 얘기하는 겨우 19초짜리 이 동영상에는 지금까지 댓글이 무려 220만건 달렸다. 유튜브는 이제 매달 18억명이 들락거리는 거대 소셜 플랫폼이다. 자연계에서 가장 시각적 동물인 인간 세상에서 유튜브와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사회생물학, 조선일보(1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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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강국 코리아, 구글의 '데이터 식민지' 되나
구글은 인터넷·미디어 산업 '글로벌 독점' 강화하는데
한국은 대항마인 IT 대기업을 '작은 잘못' 트집 잡아 때리기만
지난 9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국제 방송통신 전시회(IBC)가 열렸다. 이 행사에서 구글은 전 세계 곳곳에서 몰려온 기업인들 앞에서 구글이 자랑하는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TV 셋톱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소개했다. 전 세계 방송·통신 기업을 우군(友軍)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파격적인 제안도 내놨다.
구글은 자신의 연구개발(R&D) 역량이 집결된 운영체제를 제휴 기업에 공짜로 배포하겠다고 했다. 또 안드로이드를 장착하면 유튜브 콘텐츠를 가장 편리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디즈니나 유니버설 같은 콧대 높은 기업들과 협상을 벌여 양질(良質)의 콘텐츠를 계속 공급해주겠다고 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까지 유치해 수익을 나눠주겠다고도 했다. 콘퍼런스 룸을 가득 채운 청중들 사이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고 한다. TV 셋톱 박스의 성능 개선과 콘텐츠 수급, 수익성 제고로 골머리를 앓는 방송·통신 기업으로서는 자선(慈善)에 가까운 제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행사에 참석했던 국내 유료 방송업계의 한 인사는 엄청난 위기감을 느꼈다고 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앞세워 전 세계의 스마트폰을 장악한 데 이어 집 안까지 장악할 날이 머지않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나 SK텔레콤·KT·네이버 등 국내 대표 IT(정보기술) 기업들도 구글처럼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미래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인재의 질(質)과 투자 규모에서 구글의 상대가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인사는 "'0'과 '1'의 디지털 세계에서는 1등이 모든 것을 차지할 뿐 중간은 없다"며 "결국 세계 각국의 유료 방송 사업자는 구글을 위해 가입자를 모아주는 대리점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 무서운 것은 구글의 데이터 독점이다. 구글은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쏟아내는 데이터에 각 가정에서 나오는 데이터까지 더해 인터넷과 미디어 산업의 독점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100년 전 서구 제국들이 원유 등 천연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했다면, 구글은 세계 각국에 그 나라를 대표하는 통신·방송 기업을 하도급업체로 두고 '21세기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를 가져가는 것이다. 이미 동영상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서비스에서는 구글을 당할 곳이 없다. 유튜브를 볼 때마다 기자가 좋아하는 영국 프로축구 콘텐츠를 순서대로 추천해주는 것을 보면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구글은 막강한 영향력을 등에 업고 국내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통신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통신망 사용료는 한 푼도 내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문제에 대한 대책은커녕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IT 산업에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일부 정치인들과 시민단체의 비위를 맞추느라 통신요금 깎기에만 급급할 뿐 산업의 미래 경쟁력은 안중(眼中)에도 없는 것 같다. 인터넷에 기반한 모든 산업을 독점하려는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에 대항하려면 한국 IT 대기업들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인데, 작은 잘못을 트집 잡아 대기업 때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정부는 카풀을 허용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1년 넘게 허송세월을 했다. 그러는 사이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1000만 마일 넘는 시험운행을 마치고 다음 달부터 세계 첫 상용화에 들어간다. 고작 카풀이 중요한 게 아니다. 자칫 우리의 데이터 주권이 송두리째 외국 기업에 넘어갈 수 있다. 그나마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마저 구글 제품을 만드는 단순 조립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
-조형래 산업2부장, 조선일보(1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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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 甲富된 벤처투자 귀재
'중국의 소로스' 에릭 리 청웨이캐피털 대표
서울대 경영학과 학생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기업가가 되겠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이를 조사한 자료는 없지만, 지난 2012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159명 중 창업한 사람이 4명(2.5%)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과는 뻔할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떨까? 중국의 대표적 벤처 투자자이며 '중국의 조지 소로스'란 별명을 갖고 있는 에릭 리(李世默) 청웨이캐피털(成爲資本) 대표는 "만약 중국 최고 대학에 가서 학생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본다면 학생들은 너도나도 '기업가가 되겠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다음번 애플이 중국에서 나올 것이라고 믿는 이유다. 그는 "알리바바(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가 크게 성공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10억이 넘는 중국인이 모두 자기 사업체를 갖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기업, 특히 IT 기업은 놀라울 정도로 기업가 정신이 살아 있습니다. 이들은 대단히 혁신적이고, 중국의 커다란 내수 시장은 이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이들은 이제 막 글로벌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문턱에 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도 어마어마합니다. 애플보다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뒤 미국 UC 버클리로 유학 갔고, 스탠퍼드대에서 MBA를 딴 뒤 혼자 힘으로 벤처캐피털 회사를 세워 40대에 갑부 반열에 올랐다. 그가 투자한 35개 회사 가운데는 시청자가 약 7억명에 달하는 '중국의 유튜브' 유쿠(優酷), 중국 최고 비즈니스 호텔 체인 한팅(漢庭)호텔, 중국 거대 석유 기업 앤톤(安東) 오일이 있다.
최근 조선일보가 주최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그는 한국 기업 중에서도 "온라인 게임 기업 '넥슨'처럼 기업가 정신이 살아 있고, 잠재력이 큰 회사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게임 등 디지털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패션 분야는 세계시장에서도, 최소한 아시아 시장에선 반드시 선두에 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에릭 리씨는 중국 체제 옹호론자이자 미국 체제 비판론자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10여년간 중국 기업의 눈부신 발전을 지켜보면서 ‘중국의 체제가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즈니스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2년 뉴욕타임스에 ‘왜 중국 정치 모델이 더 우월한가’를 기고해 전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켰고, 이듬해 TED 강연에선 “자유민주주의를 보편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서양의 오만”이라고 해서 다시 한 번 정치 논쟁의 불을 댕겼다.
그는 미국 체제가 통념과는 달리 신분 상승 기회가 오히려 적다고 비판한다.
“미국에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 부자가 되지요. 이러한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지금 중국의 고위 권력층을 보면 대부분이 평범한 가정 출신입니다. 중국 최고 권력 기구인 정치국 회원은 25명인데, 불과 5명만이 부와 권력을 가진 집안 출신이고, 나머지는 그저 평범한 가정 출신이었습니다. 불과 한 세대 만에 무명씨에서 중국의 톱 리더까지 계층 상승이 이뤄진 겁니다. 또한 알리바바나 텐센트(게임 업체이며 카카오톡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같은 중국의 수많은 창업가는 모두 평범한 가정 출신입니다.”
기자는 최근 세계 경제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대런 애스모글루 MIT 교수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과 관련한 질문을 던져봤다. 책의 핵심 요지는 기회의 균등과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이른바 ‘포용적 체제(inclusive institutions)’를 가진 나라는 지속적 경제 발전을 이룩하고, 비(非)포용적 체제를 가진 나라는 경제 발전이 한계에 부딪힌다는 것이다. 애스모글루 교수는 포용적 체제와 비포용적 체제의 대표 사례로 각각 미국과 중국을 들었다. 에릭 리는 “나도 그 책을 읽어봤고, 주장하는 바에 대체로 공감한다”면서도 이렇게 덧붙였다.
“그런데 문제는 저자가 포용적 체제와 비포용적 체제로 제시한 국가의 예를 완전히 거꾸로 들었다는 겁니다. 저는 미국의 체제야말로 대단히 비포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익부 빈익빈이 된다는 점에서요. 반면 현재 중국의 정치 체제는 역사상 가장 포용적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스모글루 교수는 포용적 체제의 조건 중 하나로 사유재산권 보장을 꼽았습니다. 그 점에선 서구 체제가 더 도움된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까?
“그건 복잡한 문제입니다. 물론 재산권 보장은 사업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하죠. 그런데 보장할 사유재산권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면 사유재산권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제가 생각하기엔 중국 사회의 시스템은 비교적 개인 소유권을 잘 보장하고 있으며, 미래를 위한 기업의 혁신에 정부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볼 때 비교적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유재산권과 비즈니스의 상관관계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며, 그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중국 고위층의 부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미래의 중국이 지금까지처럼 무명씨의 신분 상승을 보장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에 대해 그는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패가 중국의 가장 큰 리스크인 것은 맞습니다. 그건 매우 복잡다단한 문제이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해결책은 어느 하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현재 역사상 가장 엄격한 부정부패 척결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부정부패로 체포되는 관료 수만 해도 어마어마합니다. ”
“중국의 체제, 미국보다 ‘포용적’이다”
에릭 리씨에 따르면, 서구 세계가 중국의 체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부가 주도하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조만간 벽에 부딪혀 구소련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보는 ‘즉각적 붕괴 학파’, 다른 하나는 중국 역시 언젠가는 시장을 개방하고 민주주의를 도입해서 서구 선진국과 똑같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평화적 진화학파’다.
하지만 중국은 둘 중 어느 한 쪽의 예상도 만족시키지 않은 채 제3의 길을 걷고 있다고 에릭 리씨는 말했다. 그러한 체제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도 높다. 미국의 싱크탱크 Pew 리서치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약 30년간 중국인들의 국가 정책 방향에 대한 만족도는 지속적으로 8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5년 전에 비해 지금의 삶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70%가 “만족한다”고 했다. 만족도가 불과 20~30%대에 불과한 서구 선진국들과 대조되는 결과다.
그는 “지금의 중국 체제가 전 세계에서 혁신을 아주 잘 뒷받침해주는 국가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T 기업을 보십시오. 혁신 정신 없이 중국 IT 기업 같은 곳이 탄생할 수 있을까요? 예술은 또 어떻습니까? 그림 값이 7자리 숫자를 넘는 전 세계 최고 현대미술가 35명 가운데 10명이 중국인입니다. 이것이 과연 혁신이나 창의성 없이 가능한 일일까요? 저는 중국이 벌써 창조경제로 접어들었고, 중국의 경제, 정치 체제가 창조경제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벤처캐피털 업계에 막 들어온 1995년만 해도 사람들은 ‘중국에선 절대 시가총액이 100억달러가 넘는 IT 회사는 나오지 않을 거야’라고 했습니다. 중국은 혁신의 땅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어떻죠? 지금 시가총액 100억달러가 넘는 회사는 중국에 널려 있습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포함해서요(텐센트는 홍콩 증시에 상장했으며, 시가총액이 12일 현재 1500억달러를 넘는다. 알리바바는 아직 상장하지 않았지만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약 4800억달러)을 쫓아가고 있습니다. 향후 5년 내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회사는 중국의 IT 업체가 될 겁니다. 또 세계 톱 5위 안에 들어가는 기업 중 2~3개도 중국 회사가 될 겁니다.”
“사람에게 문제가 있으면 절대 투자하지 마라”
에릭 리씨는 벤처캐피털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 우연이라고 했다. 중국 비즈니스 중심지 상하이에서 자란 그는 어린 시절부터 기업가가 되길 원했지만, 사람을 다루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걸 안 뒤 꿈을 포기했다.
“실리콘밸리에서 대학원을 다니면서 벤처캐피털 업계에 대해 알게 됐죠. 벤처캐피털리스트는 기업이 성장하는 걸 볼 수 있고, 성장하도록 힘을 불어넣어 줄 수도 있지만, 기업가들처럼 사람들을 다루는 법에 능숙하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그게 제가 이 일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그는 ‘될성부른 떡잎’을 간파해서 중국 유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7년 전, 에릭 리씨가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 유쿠에 투자했을 당시만 해도 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유쿠는 유튜브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큰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로 성장했다. 약 7억명에 이르는 시청자에, 시가총액도 70억달러 가까이 된다. 중국 전역에 체인 1000여개를 가진 한팅 호텔 역시 에릭 리씨가 투자를 시작한 6년 전엔 중국 내 호텔 수가 40개에 불과한 작은 업체였다.
―전도유망한 기업을 가려내는 당신만의 기준은 뭔가요?
“저는 세 가지를 봅니다. 첫째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만약 투자를 해야 하는 사람의 자질에 문제가 있을 경우엔 다른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투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약 사람에게서 가능성이 엿보인다면 부수적 조건이 별로 탐탁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결점은 고쳐 나갈 수 있습니다. 제가 투자를 결정했을 때 유쿠는 그저 사업에 대한 개략적 구상을 적어 놓은 종이 한 장밖에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 계획이란 것조차 변변치 못했지요. 그들이 가진 것은 그저 종이 한 장과 기업가 정신이 전부였습니다. 그걸 보고 전 그들을 지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유쿠는 순전히, 아니 ‘순전히’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상당 부분 사람을 믿고 투자한 것이었습니다.”
둘째는 지속성이다. ‘내가 투자하려는 기업이 얼마나 오랫동안 한 업종, 같은 일을 오래하면서 성장해 나갈 여지가 있을까?’를 살펴보는 것이다. 에릭 리씨는 셋째 조건을 ‘장벽(barrier)’이라고 표현했다.
“많은 사람이 성장 가능성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품고 중국으로 옵니다. 하지만 성장 그 자체로는 부(富)를 창출할 수 없습니다. 저는 부는 이 ‘장벽’에서부터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당신은 경쟁자가 당신 영역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장벽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도 당신의 경쟁자가 될 수 없도록 사업 면에서 지속성이나, 남다른 제조법이나, 사업 노하우나 브랜드 같은 걸 갖고 있어야죠. 저는 몇 년 전 휴대폰 기기에 들어가는 스피커와 마이크로폰 같은 음향 장치를 제조하는 회사에 투자했습니다. 이곳은 지금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어요. 탁월한 기술로 다른 업체들의 진입을 막은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성공하지 못하는 다른 이유로 다른 시장에서 통했던 공식을 중국에 그대로 써먹는 것을 꼽았다.
“많은 글로벌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사업할 때도 표준화된 방식과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고,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이 점이 현지 시장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열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윤희 기자, 조선일보(1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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