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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소이면 충도2리-아래벳돈 마을] 국사봉-가막산 사이의 천혜의 청정마을

뚝섬 2015. 6. 13. 14:25

‘아래벳돈’ 또는 ‘아래볕돈’이라는 지명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충도2리는 음성의 진산인 마을 북쪽의 가섭산(710m)에서 어래산을 거쳐 흘러온 가막산(484m)과 국사봉(380m)의 두 얕으막한 산 사이에 위치한 한적하고 평화로운 마을이다. 마을어귀에는 ‘충도2-하양전’이라는 마을이름 표시가 서있다.

 

                                                                                       [가막산 자락 아래로 평화롭게 자리한 충도2리 청정마을]

 

‘하양전’이라는 마을이름도 한자의 어원을 찾아보지 않으면 어리둥절하기는 ‘아래벳돈’이나 ‘아래볕돈‘과 매일반이다. 아래 하(), 볕 양(), 돈 전( ).. , 순수 우리말 ’아래볕돈‘의 한자음이 ’하양전‘이고, ’아래벳돈‘은 오래전부터 마을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쉽게 부르는 지명이다. 마치 기자의 어릴적 마을 주민들이 ’토끼뜰‘을 ’텟끼뜰‘로 부르듯..

 

아래가 있으니 위도 있다. ‘웃벳돈’은 충도3리에 속한다. 아래벳돈 마을은 두 곳을 통하여 드나들 수 있다. 37번 국도(음성-괴산) 변의 구안-소수저수지 쪽과, 516번 지방도(음성-괴산)의 석인리의 충도삼거리 쪽에서 진입할 수 있다. 충도삼거리에서 들어올 경우 충도1, 2, 3, 4리 순으로 전체 충도리가 연이어 자리하고 있다.

 

아래벳돈 단일마을, 어느 마을보다 단결과 화합 잘돼

 

충도2리는 다른 마을과 달리 아래벳돈 단일마을로 구성이 되어있다. 그러다보니 마을의 단결과 화합이 어느 마을과도 비교가 않될 정도로 잘되고 있는 것이 마을의 큰 자랑거리이다. 동네 주민 중의 어느 한사람의 생일에는 마을사람 전부 초대하여 한끼 식사라도 함께한다고 한다. 음성군내 읍·면 대항 체육대회에서도 달리기 등 개인종목은 시원치 않아도, 마을의 단결이 기본인 줄다리기 종목 만큼은 언제나 1등이다.

 

마을 안 마을회관 건립비에 의하면 충도리(忠道里)는 원충리의 ‘충()’자와 도남리의 ‘도()’자를 따온 것이며, 본래 충주군 사이포면에 속해 있던 지역으로 도남리, 양전리에 해당되었다. 1913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도남리, 양전리, 삼고리, 원충리 각 일부와 군내면 석인리 일부를 병합하여 충도리라 하고 음성군 소이면에 편입되었다.

또 하나의 마을 자랑거리. 마을 중심을 지나는 49번 지방도로 양쪽으로 국사봉과 가막산이 아늑하게 자리를 잡고 그 사이로 작은 개울이 벳돈(충도)저수지로 흘러 들어간다. 한낮인데도 고라니가 진행하는 차 앞을 가로질러 달려가고, 주변 논에는 황새가 노니는 청정마을이다.

 

황새가 노니는 청정마을

 

살기 좋은 자연환경 탓일까, 소이면 내에서 땅값이 제일 비싼 곳이며, 근래에도 5~6가구의 외지 주민이 주택을 새로히 신축하고 있다. 한때는 50가구 이상이었던 마을이 이제는 28가구에 6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가구 수가 감소한 이유는 연세 높으신 동네 어르신들이 유명을 달리하고, 일부는 마을을 떠났기 때문이다. 가장 연세가 높으신 주민은 94세이며, 유치원생이 한명, 동네 유일한 젓먹이 아기가 한명으로 생후 5개월 배기이다.

 

주민의 주된 생업은 이전에는 담배, 인삼 등 특용작물이 제법 되었지만 지금은 많지 않은 벼농사와 고추, 참깨, 사과, 복숭아 등 과수농사가 주된 작물이다. 금년 처음 하우스 재배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으로 고추와 수박 재배를 시도하고 있다.

 

매년 1228일에는 노인회, 부녀회가 주동이 되는 대동계를 열어 그해 1년의 마을 살림살이 내역을 주민들에게 보고하고, 마을의 현안문제, 신규주민 입회 및 인사 등을 거행하는데, 대동계를 하는 날에는 꼭 주민 중 어느 누군가가 돼지 한 마리를 희사하여 온 주민이 잔칫상을 벌인다.

 

6월 가장 바쁜 농번기 중에서도 망중한을 이용하여 주민들이 단체여행을 하며 우의를 다지고, 겨울 농한기에는 온천 등을 다녀오는 등 사람답게 마을이어서 소이면사무소 직원들도 살고 싶어하는 정감있는 마을이 아래뱃돈이다. 지난 6월 초에도 마을주민 전원이 단합대회를 겸하여 서해 대천을 다녀왔다.

 

효자와 열녀를 기리는 쌍정문

 

마을 입구에는 ‘효자 조용하와 그의 처 평택임씨 쌍정문’이 있다. ‘부부 효열각’이라고도 부르는데, 효자 조용하의 효행을 기리기 위한 정려(旌閭)이다. 아버지가 병환으로 목숨이 위중하게되자 단지주혈(斷指注血)하여 목숨을 연명시켰다고 한다. 후에 조용하도 병으로 위중하게되자 그의 처인 평택임씨가 단지주혈하였다. 두부부의 효행과 효열로 고종25(1888)때 효자와 열녀로 쌍정문이 내려졌다.

 

                                                                       [조용하와 그의 처 평택 임씨의 ‘단지주혈’의 효행을 기리는 효자-열녀 쌍정문]

 

마을주민 단결이 잘 되고 주변환경이 조용하고 깨끗한 아래벳돈 마을에도 아쉬운 현안문제가 있다. 25여년 전에 행정기관이 지원을 하여 건평 50여평 규모의 농기계보관창고를 지었는데 그 건물이 바로 마을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마을의 중심에 적지 않은 건물이 있다 보니 창고를 중심으로 마을이 두 지역으로 나뉘어져 버렸다. 창고 앞쪽에는 버스정류장, 창고 뒤편으로는 마을회관이 자리하다보니 마을이 둘로 나누어져 마을 분위기가 답답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마을 어귀에 있는 벳돈저수지 주변이 수많은 낚시꾼들이 투기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CCTV를 설치하였지만 알게 모르게 쓰레기를 투기하는 낚시꾼들을 통제할 수가 없다. 오죽하면 주민들은 “등산객은 매너 좋고 깨끗한 부류, 낚시꾼은 세상에서 제일 매너 없는 부류”라고들 한다.

 

                                                                                             [충도2리에 자리한 드넓은 벳돈(충도) 저수지]

 

마을의 살림을 도맡아 챙기는 사람이 김우섭 이장이다. 그가 현재까지 이장직을 맡고 있는 8년 동안 마을에는 이런저런 변화가 많았다. 마을 내 농로가 포장되었고, 마을회관에 없던 화장실이 회관 안에 깨끗하게 설치되었고, 마을 안 쉼터인 정자도 새롭게 설치되었다. 마을회관 앞에는 베드민턴장이 딸린 조그마한 공원도 정비되었다. 크지는 않지만 마을 주민들 피부에 와닿는 시설들이 마을 주민들을 편안하게 하고 있다.

 

 

우리동네 사람들

 

김우섭 이장(55) 

 

15년 전에 청주에서의 생활을 접고 마을로 귀향한 김이장은 스스로를 사람들과 어울려 놀기 좋아하고 술을 즐긴다고 한다. 마을을 사랑하는 부지런한 이장으로 8년째 힘들고 어려운 마을 현안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주민들도 김이장이 어느 마을이장 보다도 훌륭하다고 입을 모은다. 마을 주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즉시즉시 파악하여 행정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해결하는데 수완을 보이고 있다. 마을 주민의 수익증대를 위하여 자체 생산한 농산물, 특히 콩을 전통메주나 청국장으로 가공하여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는 새로운 형식의 수입원을 모색하고 있다.

 

 

홍기표 노인회장(82)

 

6년째 노인회장을 맡고 있는 홍노인회장은 아래벳돈에서 태어나 한 번도 마을을 떠난 적이 없는 토박이다. 자녀 4남매는 각지에 나가 살고 내외 만 함께 살고 있다. 노인회장으로써 뿐만 아닌라 마을 주민의 한사람으로써 주민 한사람 한사람이 전부 성실하고 협조가 잘 이루어져 마을에 어려움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 보기에도 건강해 보이는 홍회장은 벼농사 1,000, 고추·콩 등 밭농사 3,000평을 경작하고 있으며, 마을의 또래인 연세 높으신 주민들이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했으면 하는 소박한 희망을 피력했다.

 

 

김금임 부녀회장(66)

 

도시에 살다 시골이 좋아 8년 전 부부가 충도리로 귀농하였다. 동네 어르신들을 잘 모시고, 마을회관 청소 등 마을일에 솔선수범하여 주민들로부터 ‘충도리의 복덩어리’라는 칭찬을 듬뿍 받고 있다. 부군 이명길씨 또한 무엇보다 연세 높으신 마을 어르신을 잘 모시고, 마을 일거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고 주민 들 칭찬이 자자하다.

 

                                                                                                                                                                                                                       -음성자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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