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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여객기 생존자 좌석 11A는 '천사의 숫자'?] [사라지는 '일등석']

뚝섬 2025. 6. 19. 06:48

[추락 여객기 생존자 좌석 11A는 '천사의 숫자'?] 

[사라지는 '일등석'] 

[항공권 구입 노하우]

 

 

 

 

추락 여객기 생존자 좌석 11A는 '천사의 숫자'?

 

수비학(數秘學·numerology)이라는 것이 있다. 특정 숫자·배열에 신성한 의미를 부여하며(ascribe divine meaning to certain digits or sequences) 사람·장소·사건 등의 기묘한 연관성(weird connection)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말이 학문이지, 실제로는 숫자 풀이 점술(占術·fortune-telling)에 가까워 미신으로 치부된다(be deemed as superstition).

 

며칠 전 추락한 인도 여객기 탑승자 242명 중 유일한 생존자(sole survivor)인 인도계 영국인(British national of Indian descent)의 좌석 번호 11A를 두고도 수비학 해석이 분분하다. 같은 열 통로 건너편(on the same row across the aisle) 11J에 앉았던 그의 동생은 목숨을 잃은(lose his life) 것과 대조하며 상서로운 번호(auspicious number) 덕분이었다고 풀이한다. 게다가 101명이 사망한 1998년 태국 여객기 추락 사고 때 생존자도 11A에 앉았던 것으로 밝혀져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draw even more attention).

 

수비학 신봉자들은 11A를 ‘천사의 숫자(angel number)’인 111과 같은 반열로 간주한다. A는 알파벳 첫 글자(first letter)이므로 숫자 1로 갈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비학에서 111은 새로운 시작을 뜻하는 1과 11의 에너지가 합쳐져 ‘새로운 기회의 시작’이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11은 결코 깨지지(break down) 않는 ‘마스터 넘버(master number)’로 불리며, 다른 숫자보다 훨씬 강한 에너지를 지녀 삶의 전환점(turning point in life)이나 영적인 깨달음(spiritual illumination) 시기에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또 11과 11을 곱한 121은 인생에서 새로운 주기가 시작되고 있으니 긍정적 태도로 변화를 받아들이라는(embrace change with a positive attitude) 신호라고 한다.

 

항공 전문가(aviation expert)들은 11A가 이코노미석 첫 줄, 비상구 바로 옆(right next to the emergency exit)에 있어 탈출이 용이했다고 설명한다. 비상구 인근 공간과 탈출 경로가 기체가 순식간에 불타는(be engulfed in flames in an instant) 상황에서 몇 초의 귀중한 시간을 벌어줬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좌석은 있을까. 이코노미석 맨 앞줄과 비상구가 있는 열의 좌석들이 꼽힌다. 비교적 공간이 여유롭고 출구와 가까워 빠른 탈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쪽보다는 뒤쪽이 낫다. 시사 주간지 타임의 분석에 따르면, 뒤쪽 좌석의 사망률(fatality rate)은 32%로, 앞쪽(38%)이나 중간(39%)보다 낮았다. 블랙박스가 기체 뒤쪽에 설치되는(be installed at the rear of the fuselage) 건 그런 이유에서다. 양쪽 날개 위 좌석도 비교적 생존율이 높다. 구조적으로 더 안정적이고 비상구와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고마다 양상이 달라 좌석 위치가 생존 확률(survival rate)에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일깨운다. 생존은 다양한 우연적 요소(various random factors)의 결과일 뿐, 특정 좌석이 특별히 안전한 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say in unison).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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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일등석'

 

전직 장관과 은행장들에게 퇴직 후 가장 아쉬운 점을 물으면 "해외여행 때 일등석을 못 타는 것"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있다. 비행기 일등석은 부(富)와 성공의 상징이다. 기업 오너나 CEO, 기관장급이 돼야 일등석을 탈 수 있다. 여객기 일등 칸이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란 말도 있다. 일등석 내에서도 서열이 있다. VIP 여럿이 일등석을 탈 때 비서들 간에 일등석 2A, B좌석을 잡으려는 경쟁이 펼쳐진다. 

 

여객기 좌석 등급이 3개로 나눠진 것은 1978년 즈음이다. 오일 쇼크로 승객이 격감하고 수익이 악화되자 유럽 항공사들이 좌석을 일등석, 비즈니스석, 일반석 세 종류로 나눈 서비스를 도입했다. 초기엔 일등석 가격이 일반석의 1.5배 수준이었는데, 침대형 좌석을 넣고 기내식에 철갑상어알·푸아그라까지 제공하는 등 서비스 고급화 경쟁이 붙으면서 가격 차가 10배까지 벌어졌다. 최근 아랍의 한 항공사는 욕실·거실·침실 등 3개 룸으로 구성된 일등석을 선보였다. 종전 일등석과 구분하기 위해 '기내 펜트하우스'란 이름까지 붙였다. 아부다비~런던 편도 요금이 2만달러에 이른다. 비행기 한 번 타는 데 경차 2대 값을 쓰는 셈이다.

 

▶부자가 아니더라도 일등석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마일리지로 일등석 타는 법' '일등석 업그레이드 성공기' 같은 글이 넘쳐난다. 해외 항공 마일리지 거래 사이트를 활용하면 인천~LA 왕복 일등석을 331만원(정상 가격 1086만원)에 살 수 있다는 비법까지 전수해주며 일등석 꿈을 공유한다. 일등석 경험을 버킷 리스트의 하나로 삼은 사람들이다. 

 

▶최근 글로벌 항공업계에 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항공기 연비 경쟁과 경량화에 따라 초대형 항공기가 퇴출되고 있다. 좌석 절반도 못 채우는 일등석을 줄이고, 프리미엄급 일반석을 더 만드는 게 수익 면에서 더 나은 선택이 됐다. 이런 트렌드를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9월부터 국제선 일등석을 없애기로 했다. 대한항공도 6월부터 일부 중·장거리 노선 일등석을 없앤다고 한다. 일등석을 채워주던 기업 고객들이 소형 전세기로 옮겨가는 것도 영향을 줬다. 

 

미국 팝스타 마이클 잭슨이 방한 길에 국내 항공사 일등석을 탔다가 비빔밥 마니아가 됐다. 서울에 머무는 동안 비빔밥만 찾았다고 한다. 일등석 서비스는 세계 VIP들에게 그 나라 음식과 문화를 알리는 창구 역할도 한다. 항공사들이 이코노미석 보통 사람들에게도 서비스 정신만은 일등석 수준으로 했으면 한다.

 

-김홍수 논설위원, 조선일보(19-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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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구입 노하우

 

항공기에도 좋은 좌석은 따로 있다 

 

왠만한 항공사 홈페이지에서는 발권 과정 중간 혹은 말미에 사전 좌석선택(seat selection) 옵션이 뜬다. 발권 단계에 없다면 최소한 항공기 출발 24-48시간 전에 열리는 웹체크인 단계에서 좌석을 지정할 기회가 생긴다. 중단거리는 좌석이 다소 불편해도 견딜 수 있으나 대륙횡단 장거리 비행에는 좌석이 매우 중요하다. 

 

어느 좌석이 좋은 좌석일까? 노선마다 다르고, 항공사마다 다르고, 기종마다 다르고, 또한 개인 선호에 따라 다르지만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좌석은 비상구 좌석이다(exit row). 문제는 비상구 좌석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국적 항공사들은 사전좌석 지정시 비상구 좌석을 아예 막아놓는다. 항공기 출발일 당일 운좋으면(체크인 카운터 직원에게 말 잘하면) 얻을 수 있을까 말까 정도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저가항공사나 일부 외국 항공사들처럼 추가 비용을 받고 비상구 좌석을 판매하는 것이 합리적이겠다. 

 

이쯤되면 과감하게 뒤쪽 자리를 고려해 보면 어떨까 싶다. 항공기 후미부는 앞자리보다 분명 조금 더 시끄럽고, 흔들림이 있지만 옆자리가 빌 확률이 높다. 뒤쪽이라서 내릴 때 늦을 것 같지만 대형 기종이라도 길어야 5분이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앞쪽 자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앞쪽은 만석이지만 뒤쪽은 듬성듬성 빈 자리가 많은 경우를 자주 본다. 장거리 비행에서 옆자리가 비게 되면 장거리 비행이 한결 수월해진다. 

 

안전면에서 봐도 그렇다. 뒷 좌석은 유사시 사망률(fatality)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을 염려한다면 좌우 날개 부근 좌석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항공기는 날개가 곧 연료탱크이므로 불행한 일이 생길 때 가장 먼저 화염에 휩싸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날개 때문에 바깥 쪽 시야가 완전히 가리는 것도 단점이다.

 

중장거리 노선에서 가장 널리 투입되는 기종은 B747, B777, A330, A380 등 이른바 대형 wide body 항공기다. 그러나 같은 기종이라도 좌석배치(seat configuration)는 항공사마다 다르다. 저가항공은 앞뒤는 물론이고, 때로는 옆으로도 좌석을 늘려 가능한 한 많은 승객들을 태우기도 한다. 


웬만한 사람들은 항공기 좌측이냐 우측이냐를 따지지 않지만 창가에 앉아 풍경을 감상하기 좋아하는 승객들에게는 중요하다. 예를 들어 햇빛이 들어오는 방향은 피하는 것이 좋고같은 값이면 비행구간 중 풍경을 볼 수 있는 위치가 낫다. 우선 해가 비치는 방향부터 살펴 보자. 서울에서 오후 비행기를 타고 홍콩으로 간다고 하자. 홍콩은 서울에서 남동 방향이므로 오후 비행시 항공기 오른쪽 좌석에 앉으면 강렬한 서쪽 해를 계속 맞으며 가야 하므로 쉽게 피로해진다. 

 

미국 국내선 미드웨스트(예컨대 시카고)에서 서부(예컨대 LA)로 가는 항공기는 중간에 아리조나주 그랜드캐년 위를 난다. 가는 방향 오른쪽 창가 좌석에 앉으면 하늘에서 그랜드캐년의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겨울 네팔 카트만두에서 인도 델리로 향하는 Jet Airways 항공기에서 우측 창가에 앉은 필자는 비행시간 거의 내내 오른쪽 창밖으로 펼쳐지는 히말라야의 장엄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남미 칠레 산티아고에서 남쪽 파타고니아 지방으로 가는 항공기는 왼쪽에 앉아야 항공기가 날아가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안데스의 눈덮힌 연봉들을 감상할 수 있다. 긴 비행시간이 지루할 틈이 없다.

 

비즈니스 항공권이라고 해서 마냥 비싼 것만은 아니다

 

비즈니스 좌석에 앉아 여행해 본 사람들은 그 가치를 알 것이다. 비즈니스 좌석의 편안함을 즐기다 보면 목적지에 닿아도 내리고 싶은 생각이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요금이다. 보통 비즈니스 요금은 일반석(이코노미) 최저가 할인 요금의 3-5배이므로 비즈니스 좌석은 감히 넘볼 수 없는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지만 알고 보면 비즈니스 좌석을 향유할 방법은 있다. 

 

2016년 7월 하순 서울 출발 기준 주요 노선의 비즈니스 요금과 일반석 요금을 비교한 아래 표를 보자. 서울-뉴욕 노선에서는 아메리칸항공 비즈니스 왕복이 269만원이다. 물론 가장 저렴한 중국동방항공 일반석 2.5배에 해당하는 금액이지만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아예 쳐다보지도 못할 나무는 아닐 것이다. 

 

서유럽 구간은 일반석과 비즈니스 요금의 격차가 훨씬 줄어드는 현상을 보인다. 알이탈리아 파리행 비즈니스 요금은 195만원으로 대한항공의 최저가 일반석 할인요금 119만원보다 크게 더 비싸지 않다. 비즈니스 탑승 기회를 노려볼 만한 구간이다.


에미레이트항공(www.emirates.com)은 고급검색 기능을 이용하면 동일 구간에서 가는 편과 오는 편 좌석등급을 다르게 할 수 있다. 그림에서 보듯이 서울-파리 왕복을 가는 편은 비즈니스, 오는 편은 이코노미로 지정하여 검색해 보니 왕복 183만원이 나온다. 같은 항공사 동일 구간 이코노미 왕복 최저요금이 124만원이니 60만원만(?) 더 보태면 최소한 출국편은 비즈니스를, 그것도 화려하기로 소문난 A380 비즈니스에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비즈니스는 비행시간이 짧은 귀국편(동쪽 방향)보다는 비행시간이 2-3시간 더 긴 출국편(서쪽 방향)에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김현주 광운대교수, 조선닷컴(1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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