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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고차시장 본격 진출, 속임수·바가지 사라질까] ....

뚝섬 2023. 10. 20. 05:55

[현대차 중고차시장 본격 진출, 속임수·바가지 사라질까]

[현대차 중고차 판매 허용] 

[해외로 가는 한국 중고차]

 

 

 

현대차 중고차시장 본격 진출, 속임수·바가지 사라질까

 

한국의 소비자가 지난해 중고차 구매에 쓴 돈이 38조 원이다. 새 차를 사는 데 쓴 59조 원보다 적다. 하지만 거래량으로 따지면 중고차가 238만 대로 신차의 1.4배나 됐다. 그래도 중고차 시장 규모가 신차의 2배가 훌쩍 넘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작은 규모다. 중고차 시장에 나갔다가 바가지를 쓰거나, 두고두고 고장으로 속 썩을까 봐 겁내는 소비자가 많아서다.

현대자동차가 어제 국내 완성차업체 중 처음으로 ‘인증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다.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사 중고차를 사들여 진단·정비를 한 후 판매하는 차를 인증 중고차라고 한다. 수입차 업체 20여 곳은 이미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중소 중고차 업체들의 반발에 막혀 역차별을 받아 왔다. 작년에 정부가 중고차판매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에 포함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현대차는 24일부터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인증 중고차를 판매한다. 두 브랜드는 작년 국내 중고차 거래의 38%를 차지했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현대차는 연식과 주행거리가 짧은 무사고 차량으로 판매 차량을 제한했다. 정밀 진단, 품질 개선, 검사, 인증 과정을 거쳐 품질을 높인 중고차다. 상품 검색, 비교부터 견적, 계약, 결제, 배송 모두 온라인에서 가능하다. 기아,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의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도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신뢰성이 낮았던 한국 중고차 시장은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판매자는 차의 문제점을 속속들이 알지만, 구매자는 결함을 알아채기 힘든 게 중고차 시장의 구조적 문제다. 한국에선 여기에 더해 주행거리 조작 차량, 침수 차량 등을 속여서 파는 사기성 거래가 자주 발생해 왔다. ‘중고차 사면서 뒤통수 안 맞는 법’과 같은 콘텐츠가 높은 조회수를 올리는 이유다. 그 해법으로 나온 게 제조사가 직접 참여해 품질을 보증하는 인증 중고차 제도다. 현대차는 중고차를 팔면서 1년간 2만 km 무상보증을 제공할 예정이다.

▷중고차 비즈니스는 금리에 민감한 일종의 ‘금융 산업’이다. 미국에선 코로나19 발생 초기 정부가 가계 지원금을 풀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낮춘 데다,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분위기까지 겹쳐 중고차 시장이 폭발적인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기준금리가 높아지고, 할부금융 대출금리가 10%를 크게 넘어서자 판매량이 줄고 가격도 급락해 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과도한 빚에 짓눌려 있는 한국의 가계, 청년들로선 중고차에 대한 신뢰도만큼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과 조건에 살 수 있는가도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박중현 논설위원, 동아일보(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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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고차 판매 허용

 

미국 온라인 중고차 판매업체 카바나는 2015년 11월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5층 빌딩 크기의 ‘자동차 자판기’를 공개했다. 인터넷에서 중고차의 3차원 영상, 수리 내용 등을 보고 차를 고른 고객은 이곳에 찾아와 자기 이름이 새겨진 동전을 발급받는다. 동전을 투입구에 넣으면 투명 빌딩 안에 주차된 차를 로봇 팔이 꺼내준다. 7일 이내 반품도 가능하다. 코로나19로 중고차를 살 때도 대면거래를 꺼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카바나는 ‘중고차 업계의 아마존’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렇게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사고팔려면 판매자를 믿을 수 있어야 하는데 한국 소비자들의 중고차 시장에 대한 신뢰는 낮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중고자동차판매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지엠, 르노코리아, 쌍용차 등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입 기회가 열린 것이다. 업체 대부분이 6개월 안에 ‘인증 중고차’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벤츠 BMW 테슬라 등 수입차 업체들은 이미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벌여 왔다. 신차 구매 고객이 이전에 타던 자사 중고차를 적절한 가격에 보상해 주고, 중고차는 수리해 보증을 붙여 판매한다. 신차 고객은 부담이 줄어 좋고, 중고 수입차를 원하는 고객은 안전한 차를 탈 수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중고차 업계의 반발에 밀려 역차별을 받아 왔다.

 

▷소비자단체들은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참여를 환영하고 있다. 일부 양심적이지 못한 중소업체들이 미끼, 허위 매물을 인터넷에 올려놓고 이를 보고 찾아온 고객에게 비싸고, 품질 낮은 중고차를 파는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년 5월에는 중고차 매매 사기단에 속아 할부로 트럭을 샀다가 빚을 감당하지 못한 60대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도 있었다.

현대차는 첫 구입 후 5년, 주행거리 10만 km 미만이면서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자사 차량만 거래하고, 중소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시장점유율도 2024년까지 전체의 5.1%를 넘기지 않을 방침이다. 작년 한국의 중고차 거래 대수는 387만2000대로 신차 판매 대수의 2.2배다. 완성차 업체의 진입으로 소비자의 신뢰가 높아지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3년 전 나왔어야 할 정부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중고차 시장 발전이 지체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기업에 밀려 고사할 것이란 중고차업계의 주장에 정부가 너무 눈치를 봤다는 것이다. 상생만큼 중요한 게 소비자의 편익이다. 카바나처럼 새로운 아이디어, 판매방식으로 도전하는 ‘중고차 벤처’의 등장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박중현 논설위원, 동아일보(22-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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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가는 한국 중고차

 

인천광역시 옛 송도유원지 공터에 인천항을 통해 해외로 수출되기 위해 선적을 기다리는 중고 자동차들이 가득 차있다. /오종찬 기자

 

인천광역시 옛 송도유원지 공터에 중고 자동차 수천 대가 빼곡히 주차돼 있다. 인천항을 통해 수출하기 위해 화물선 선적을 기다리는 중이다. 드론의 힘을 빌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마치 장난감 미니카를 모아놓은 것만 같다. 작년 한 해 수출된 중고차가 무려 46만여 대. 수출 금액만 2조원이 넘는다. 한국 중고차가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서 해외에서 인기라고 한다. 주요 수출국은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의 개발도상국이 많다. 최근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도 주요 수출국인데, 외신으로 들어오는 수도 키이우 사진에 오래된 한국 차가 종종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터에서 거래하는 야적장 판매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인천항만공사는 인근에 중고차 집적 시설 조성을 서두르고 있다. 이처럼 ‘포토제닉’한 광경도 곧 사라질 것 같다.

 

-오종한 기자, 조선일보(22-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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