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餘暇-City Life]

[“흡연·과음·비만보다 해롭다”... 사망 위험 2배 높은 생활 습관]

뚝섬 2024. 4. 26. 10:24

[“흡연·과음·비만보다 해롭다”... 사망 위험 2배 높은 생활 습관] 

[퇴직해도 현역 때처럼 활기차게 사는 사람의 비법 3가지]

 

 

 

“흡연·과음·비만보다 해롭다”... 사망 위험 2배 높은 생활 습관

 

혼자가 익숙할수록 커지는 단명 리스크
20~30대女, 40~50대男 고독지수 높아

아프지 않고 오래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몸에 좋은 음식이나 규칙적인 운동만으로 해결되진 않는다. 지난 1938년부터 현재까지 85년 동안 진행 중인 하버드 대학 연구(성인 발달 탐구)에 따르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보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가족·친구·동료 등 주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Strong relationship)였다.

 

80대에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노인들은 대부분 50대일 때 대인 관계 만족도가 높았던 사람들이었고, 배우자·친구 등 의지할 곳이 없는 80대는 기억력 감퇴 속도가 남들보다 빨랐다.

 

로버트 월딩어 하버드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지난해 출간한 저서(The Good Life)에서 “원치 않게 사회와 단절되어 사는 외로운 사람들은 다른 이들과 연결되어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보다 건강이 빨리 나빠져서 단명(短命)하기 쉽다”면서 “말년에 의지할 곳(배우자·친구 등)이 있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만족도가 높은 ‘좋은 인생’을 보낸다”고 말했다.

 

외로우면 병들기 쉽다”

 

외로움과 고립은 술·담배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 무라야마히로시(村山洋史) 도쿄도건강장수의료센터연구소 부부장은 “흡연, 과음, 비만, 운동부족 등과 같은 불건전한 생활 습관보다 고독·고립 상태가 사망 위험을 최대 1.9배나 높일 정도로 치명적”이라며 “타인과의 접촉이 줄면 건강 관련 유익한 정보나 재정적 지원도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만성적인 고독이 사망 리스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신체 내에 염증을 일으켜서, 심혈관이나 뇌혈관 같은 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나와 있습니다. 면역 체계가 약해지고 뇌 기능이 저하되고 수면 효율이 떨어져서 몸이 아프기 쉽죠. 당뇨병이나 암, 치매, 우울증, 자살 등의 원인이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미혼女와 중년男의 고독감

 

그렇다면 과연 어떤 사람들이 고독·고립의 굴레에 빠지기 쉬울까. 조선일보 [왕개미연구소]가 이달 초 SM C&C 설문 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에 의뢰해 20~60대 성인 남녀 1513명의 고독·고립 지수를 조사해 봤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 10명 중 1명은 깊은 외로움과 고립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에서 고립되어 있거나 고독하다고 느끼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13%는 ‘항상 그렇다’고 답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 비중은 35% 정도였고, ‘가끔 그렇다’는 응답이 53%로 가장 많았다.

고독·고립은 노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곤 하지만, 이번 설문 조사에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성별·연령대별로 나눠 분석해 봤더니, ‘항상 혹은 가끔 고독·고립감을 느낀다’는 응답 비중(14%)이 가장 높았던 그룹은 20~30대 여성이었다. 남성은 40~50대 중년층의 고독감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50대 남성은 고독사 위험이 60~70대 노인보다 더 높은 집단이기도 하다.

 

‘항상 외롭다’고 말한 응답군의 배우자 유무와 관련해서는 미혼·비혼이 52.4%로 가장 높았다. 기혼자는 29% 정도였고, 그 다음은 이혼(12.7%), 사별(6.3%) 순이었다.

 

젊은 여성들과 중년 남성들이 고독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 현상은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독·고립대책담당실’을 신설한 일본은 매년 전국민 2만명을 대상으로 고독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20~30대 여성과 50대 남성의 고독감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온다<아래표 참고>.

 

고독·고립 연구가인 이시다미츠노리(石田光規) 와세다 대학 교수는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에는 누구와 만나려면 특정 장소로 이동하고, 그 곳에서 사람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연결 고리를 만들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고, 그래서 자신이 만나고 싶어하는 상대만 최우선 순위에 놓고 관계를 지속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즉 남들과 쉽게 가까워지기 힘든 성격의 사람들은 외로움 문제를 더 강하게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중심리업계 관계자 A씨도 “윗세대는 가족·동료 등 어울리는 범위가 넓은 데 반해 요즘 젊은 세대는 혼자서,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기에 더 외로울 수 있다”면서 “또 젊은층은 앞으로 성취해야 할 것이 많고, 원하는 기준치가 높기 때문에 이미 많은 것을 이루고 현재의 삶에 수긍하는 윗세대와는 행복을 느끼는 가치 기준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1인가구, 고령화 등 사회 변화에 따라 외로운 사람들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영국이나 일본처럼 사회적 대처가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 전에 개인적인 노력과 관리가 필요하다.

사토카즈마(佐藤一磨) 타쿠쇼쿠대 정경학부 교수는 “새롭게 뭔가 시작하거나 그룹에 참여해서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면서 “이럴 때는 학창 시절 친구에게 오래 간만에 연락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라”고 조언했다. 너무 어깨에 힘주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먼저 연락해 연결 관계를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이경은 기자, 조선닷컴(24-04-26)-

____________

 

 

퇴직해도 현역 때처럼 활기차게 사는 사람의 비법 3가지

 

[행복한 노후 탐구]

인생 후반기, 사회 고립과 단절을 이겨내려면
나의 은퇴 고독지수, 자가진단 해보세요
노년학 전문가 사토신이치 교수 인터뷰 1

“한 직장에서 30년 근무했고 곧 퇴직합니다. 오로지 은퇴만 바라보면서 직장 생활에 매진해 왔는데, 막상 다가오니 두렵고 공포스러워요.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아쉽고 후회만 생기니 아이러니하네요.”(50대 A씨). ‘은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반백살이 넘어 은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 막연한 불안과 이유 모를 두려움에 떨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를 꿈꾸고 기다리는 대상이 아니라, 두렵고 피하고 싶은 대상으로 여긴다는 사실은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다. 10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 따르면, 50 중산층이 생각하는은퇴 이미지 재정 불안, 건강 쇠퇴, 외로움, 타인 의존, 지루, 하찮음 등과 같은 부정적인 것들이 많았다<아래표 참고>.

 

사토신이치(佐藤眞一·67) 전 오사카대학교 대학원 노년행동학 교수는 11일 조선일보 [행복한 노후 탐구]와의 인터뷰에서 “인생 후반기에는 퇴직으로 인한 사회 단절과 경제 불안, 부모와 배우자 사망, 질병과 노화 등 부정적인 사건들이 많이 벌어진다”면서 “내게 어떤 일이 닥칠 것인지 미리 알아두고,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미리 생각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사토 교수는 일본 사이타마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메이지대, 오사카대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일본 노년행동과학회장을 지낸 노년학 전문가인 그는 노후 관련 서적도 다수 펴냈다. 국내엔 <우리 가족에게 치매가 찾아왔다>, <나이 든 나와 살아 가는 법> 등이 번역 출간돼 있다. 

 

일본의 저명한 노년학 전문가인 사토신이치 전 오사카대 교수는 11일 본지 인터뷰에서 "사람은 늙어간다고 느끼면 낙담하고 현실을 외면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무작정 피할 게 아니라, 삶의 공허함을 채워나가면 인생 후반기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했다./사토교수 제공

 

1️돈보다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라

 

노년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인가.

 

“정년 퇴직, 궁핍한 가계, 노부모 수발, 부모 사망, 배우자 질병·죽음... 60대 이후 인생 후반기에는 이런 부정적인 생애 사건(life event)들이 연달아 발생한다.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고 누구나 언젠가 마주해야 하는 일들이다. 하지만 아직 경험해 보지 않은 미지의 사건들이라서 사람들은 애써 외면한다. 그런데 늙는다는 것이 ‘상실’만 존재하는 부정적인 현상은 아니다. 어떻게 준비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채움으로 바꿀 있다. 돈보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마음의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퇴직 후엔 사회와의 관계가 크게 달라진다. 이 시기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노년 행복감이 크게 달라진다. 퇴직을 앞두고 ‘이제 내 인생은 9회말 2아웃’이라며 절망하던 선배가 있었는데, 정년퇴직 축하연에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급여는 없지만 새로 생긴 모 연구센터에서 ‘특별초빙교수’란 직함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의욕이 충만해 있었다. 잃어버릴 뻔했던 미래 비전이 생기면서 삶에 대한 태도가 바뀐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도 미래 비전을 찾을 있나.

 

퇴직 이후 일에서는 돈을 있을 거야 생각은 버려야 한다. 돈으로 성과를 추구하기 보다는 시간을 즐기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돈은 못 벌어도 꼭 해보고 싶다’거나 ‘돈을 들여서라도 해보고 싶다’고 느끼는 일이야말로 퇴직 이후 내가 꿈꿀 수 있는 진정한 미래 비전이다. ‘대기업 부장 출신인데... 은행 지점장이었는데...’ 이렇게 퇴직 후에도 본인 체면만 먼저 생각하고 그에 맞는 일자리에서 대접 받길 원한다면, 비참한 인생 말로만 기다리고 있을뿐이다.”

 

2️명함 없다고방구석 여포 살지 마라

 

정년퇴직 고독감은 어떻게 해소해야 하나.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라서 ‘사회에 받아 들여지고 싶다’는 근본적 욕구가 강하다. 그런데 정년퇴직은 그야말로 사회적 정체성을 잃는 일이다. 마치 자기 자신을 잃는 것과 같은 의미이므로, 일터를 떠나 관계가 단절되면 고독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회사원이라는 정체성에 집착하고 명함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 새로운 출발을 없다. ‘나를 헌신짝처럼 버리다니...’ 하면서 회사를 원망하고 신세를 비관해봤자 소용없다.”

 

은퇴 충격을 치유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일본에선 한때 화를 내거나 욕설을 퍼붓는 일명 ‘폭주노인’이 화제였다. 평소엔 온화한 사람이 갑자기 욱해서 화부터 낸다거나 학력과 사회적 지위가 높은 고령자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며 버럭 소리부터 지르는 식이다. 폭주노인이라는 사회 현상은 말 그대로 정년 퇴직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본다. ‘ΟΟ회사의 부장이라는 사회적 신분을 잃고그냥 사람 되어 버린 자신에 대한 분노를 엉뚱한 곳에 폭력이라는 형태로 표출한 것이다.”

 

퇴직 스트레스가폭주노인 일으킨다니 놀랍다.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온화해지고 성숙해진다는 통념이 있지만 폭주노인은 전혀 다른 양상이다. 퇴직 후 부하가 해주던 일을 스스로 하게 되면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혹시 내가 그런 폭주노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간단한 고독지수 테스트가 있어서 소개한다<아래 표 참고>.

 

내가 직접 조사해보니 50세 이상 남성의 평균 점수는 11.8점, 여성의 평균 점수는 11.2점이었다. 평균 점수와 표준편차를 근거로 고독지수를 산출해 보면, 18점 이상이면 위험한 상태고, 15~17점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내 고독지수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면, 타인과 관계 맺기가 어려워 괴로운 상황이다. 사람을 만날 기회부터 많이 만들어라.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어서는 고독감을 해소할 없다. 부지런히 밖에 다녀야 사람들에게 호감도 사고, 나도 사람들에게 호감을 느낄 있다.”

 

3️은퇴 여행도 질린다... 일상을 만들어라

 

퇴직하면 억지로 일하지 않아도 되니까 좋을 같다.

 

“회사 다닐 때의 ‘일하는 시간’은 답답하기도 하지만 기쁨과 보람,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런 일상이 있어야 비일상도 즐거워지는 것이다. 그런데 퇴직 후에는 평일과 주말, 일하는 날과 쉬는 날 구별이 없어진다. 평일 아침에도 휴대폰 알람은 울리지 않고, 나를 찾는 전화도 거의 걸려오지 않는다. 현역 시절 일할 때처럼 충실한 일상을 보내기가 어려워진다.”

 

퇴직해도 일상은 확보하라는 의미인가.

 

“일본에서 ‘퇴직하면 무엇을 가장 하고 싶냐’는 질문을 하면 1위 대답은 늘 ‘여행’이다(한국도 아마 비슷할 것 같다). 제약회사 임원이던 지인 얘기다. 회사 다닐 땐 바빠서 못 가지만 퇴직하면 한 달에 한 번씩 꼭 호화로운 여행을 떠나자고 아내와 약속했다. 실제로 처음 한두 번은 무척 즐거웠다고 한다. 그런데 반년도 지나지 않아 시큰둥해지고 질려버렸다. 여행은 일상 생활권에서 벗어나는 인데, 그는 이렇다 일상 없는 퇴직자였기에 여행에서 의미를 찾지 못한 것이다. 매일 한가롭다며 괴로워했던 그 지인은 제약회사와 관련된 병원을 소개받아 봉사 활동을 시작했고, 어느새 본업인 양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활력을 되찾았고 부부 여행도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퇴직 일상은 어떻게 찾아야 하나.

 

“회사원 시절에 주말마다 도서관에 가서 책이나 신문을 읽으면 재미있다. 바쁜 일상이 있는 와중에 경험하는 비일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일 갈 곳이 없어 의무적으로 도서관에 가야 한다면, 그리고 그게 일상이라면 과연 즐거울 수 있겠는가. 일상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앞서 말한 미래 비전을 가져다 알찬 일상이어야 한다. 가령 도서관을 다니는 것이 일상이라면 본인 스스로 관심 있는 주제를 찾고 ‘블로그에 공유하기, 유튜브로 알리기, 지역 대회에 참가하기’ 등 구체적인 세부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경은 기자, 조선일보(23-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