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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의 패턴.. 강렬한 곡은 ‘여름-낮-男’, 차분한 곡은.. ] ....

뚝섬 2024. 4. 25. 09:45

[음악감상의 패턴… 강렬한 곡은 ‘여름-낮-男’, 차분한 곡은 ‘겨울-밤-女’] 

['한국 대중가요 앨범 6000'] 

 

 

 

음악감상의 패턴… 강렬한 곡은 ‘여름-낮-男’, 차분한 곡은 ‘겨울-밤-女’

 

[박재혁의 데이터로 보는 세상]

51개국 스포티파이 사용자 분석
금-토 오후엔 강렬한 음악… 일-월 아침엔 차분한 곡 선호
문화권 상관없이 공통된 패턴… 성인 돼서도 10대때 음악 애청

 

《음악 스트리밍 데이터 연구 결과 음악은 우리 삶 속의 리듬과 감정에 깊이 연결된 문화적 거울이다. 다양한 사람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따라, 속해 있는 문화권에 따라, 속한 세대에 따라 서로 다른 음악들을 듣는다. 또한, 같은 사람이라도 현재 느끼는 기분이나 감정에 따라, 혹은 현재 속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음악들을 선택하여 듣는다. 이렇게 보면, 무심코 고른 플레이리스트에도 사실은 각자의 인생 경험과 취향이, 그리고 현재의 상태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Spotify)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들은 우리의 음악 취향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진이 함께한 첫 번째 연구(Park, Minsu, et al. “Global music streaming data reveal diurnal and seasonal patterns of affective preference.”)에서는 전 세계 51개국의 100만명 가까이 되는 스포티파이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시간대별, 계절별 음악 소비 패턴을 살펴보았다. 단순히 사용자들이 선택한 노래 목록뿐만 아니라, 노래의 음향적 특징과 감정적 속성을 분석해 음악이 얼마나 편안하고 차분한지 혹은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음악적 강도’를 만들어 분석에 활용했다.

분석 결과, 놀랍게도 문화권과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뛰어넘는 공통적인 패턴이 발견되었다. 사람들은 늦은 밤에는 차분하고 편안한 음악을, 업무 시간에는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음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흥미롭게도 졸리고 피곤할 만한 오후 시간대에는, 소셜미디어에서 이 시간대에 표현되는 감정의 정도는 차분해진다는 기존의 연구와는 다르게 음악 소비에 있어서는 사람들이 오후 시간대에 오히려 강렬한 음악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사람들이 단순히 현재 기분에 따라 음악을 선택하는 것을 넘어 기분 전환이나 감정 조절을 위해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미쳐 낮의 길이가 길수록 더욱 활기찬 음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고, 적도에서 멀어질수록 이러한 계절적 패턴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한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강렬한 음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남반구에서는 이와 반대로 여성이 남성보다 강렬한 음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반구 국가들의 문화적 특성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연구(Way, Samuel F., et al. “Environmental changes and the dynamics of musical identity.”)에서는 미국 내 스포티파이 사용자 약 1600만 명의 데이터를 통해 거주 지역 변화에 따른 음악 취향의 변화를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는 사용자들이 연속해서 듣는 아티스트들을 군집화해 데이터 기반으로 200개의 아티스트 그룹들을 추출한 뒤 이러한 아티스트 그룹 각각을 세부 장르로 지정해 분석했다.

미국 내에서 한 주에서 다른 주로 이사한 사용자들의 음악 소비 패턴을 이러한 음악 장르의 비교를 통해 분석해 본 결과, 이사 직후에는 음악 취향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지역의 음악적 특성이 일부 반영돼 취향이 조금씩 변했다. 그러나 여전히 과거 거주지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 우리의 음악적 정체성에는 과거의 경험과 환경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사람들은 10대 시절에 즐겨 듣던 음악을 성인이 돼서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춘기 시절의 음악적 경험과 환경이 평생의 음악 취향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이는 뇌 발달과 정체성 형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사춘기 시기에 접하는 음악이 우리의 감정과 기억에 깊이 각인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음악이 단순히 듣는 즐거움을 넘어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의 음악 취향은 개인의 성격뿐 아니라 성장 과정, 사회 문화적 배경, 그리고 십대 시절의 경험과 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형성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음악 소비 패턴의 분석은 개인의 정체성과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음악뿐만 아니라 영상, 도서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보편화되고, 이러한 데이터의 분석 기술이 더욱더 발전함에 따라 문화 취향 연구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소비하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에 우리가 왜 끌리게 되고, 왜 어떤 콘텐츠들은 다른 것들에 비해 더 공감대를 잘 얻거나, 인기를 얻게 되는지 등을 이해하는 데에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음악과 함께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보는 건 어떨까.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도 좋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해도 좋다. 오늘 하루,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악들로 플레이리스트를 채워 보자. 바쁜 일상 속에 잊고 있었던, 10대 혹은 20대 시절의 추억이 담긴 노래들을 다시 찾아 듣는 것도 좋겠다. 음악을 통해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며,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제안해본다.

-박재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동아일보(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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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1990년대 가요 총정리, 정보 검색·실시간 감상 서비스

 

네이버가 1923년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대중가요의 흐름을 총정리한 '한국 대중가요 앨범 6000'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주요 앨범 정보와 곡명을 제공하고 PC·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백과사전형 음악 정보 서비스다. 사용자들은 연도별로 분류된 정보를 보거나, 자신이 찾고 싶은 앨범·가수·곡명을 검색해 이용하면 된다. 네이버는 우선 앨범 3000장·3만 여곡의 음악정보를 공개하고, 오는 8월까지 총 6000장 규모로 데이터베이스(DB)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서비스를 통해 처음 디지털 음원으로 공개된 노래 중에는 한국 최초의 대중가요로 알려진 '이 풍진 세월'(1923년)과 한국 최초의 여류 성악가로 알려진 윤심덕이 부른 '사의 찬미'(1926년) 등이 있다. 또 한국 최초의 어린이 가요 앨범인 '당년 7세 소녀가수 하춘화 가요앨범'이나 록 밴드 '들국화'의 데뷔 앨범 등도 검색해 들을 수 있다.

-강동철 기자, 조선일보(1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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