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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자 순위 바꿨다...사모펀드 부자] ....

뚝섬 2023. 4. 20. 07:15

[한국 부자 순위 바꿨다...사모펀드 부자]

['멜론'을 1조8700억에 먹은 카카오.. ]

[SK그룹 떠난 뒤 2년半 사이 회사 가치 5배 오른 '멜론']

 

 

 

한국 부자 순위 바꿨다...사모펀드 부자 

 

2003년 외환 거래의 절대 강자이던 외환은행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팔렸다. 국내 매수자를 찾을 수 없어 넘긴 것이었지만 헐값 매각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당시만 해도 국내엔 사모펀드란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 토종 펀드를 키워야 외국 자본에 또 당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커지자 정부는 법을 만들어 한국형 사모펀드 육성에 나섰다. 그렇게 시작된 사모펀드 시장이 2021년 116조원 규모로 커졌고, 운용사만 394개가 됐다. 작년 인수합병된 상위 20개 거래 중 17개가 사모펀드에 의한 것이었다.

 

▶사모펀드란 공모(公募) 펀드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일반인 상대의 공모 방식과 달리 비공개로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받아 돈을 굴린 뒤 수익을 배분한다. 주식·채권·부동산에서 금·자원 같은 현물까지 돈 되는 투자처라면 가리지 않지만 특히 주목받는 것이 구조조정 펀드다. 경영이 악화된 부실기업을 싼값에 사서 기업 가치를 올린 뒤 비싸게 파는 방식이다. 최근엔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진을 교체시키는 등 상장 기업의 약점을 공격해 주가를 올리는 행동주의 사모펀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형 구조조정 펀드 중 가장 큰 것이 MBK파트너스다. 약 34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MBK는 두산공작기계, 홈플러스, KT렌탈, 네파 등 굵직한 기업들을 인수했다. MBK가 투자한 기업들의 매출 합계는 약 59조원, 고용 인원은 37만명에 달한다. 재계 서열로 따지면 20위권 순위다.

 

MBK의 설립자이자 대주주인 김병주 회장이 포브스지(誌)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부자 순위에서 국내 1위에 올랐다. 미국계 칼라일에서 일하다 2005년 독립해 펀드를 세운 지 18년 만에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등을 제치고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사모펀드는 보통 투자 차익의 20%를 성공 보수로 받는데, 김 회장은 대형 투자를 잇달아 성공시키면서 개인 자산을 12조원으로 불렸다. 오렌지라이프와 코웨이 투자로만 1조~2조원의 차익을 낸 것으로 알려진다.

 

▶과거 한국 부자는 제조업 중심의 재벌 기업 대주주 일색이었다. 2011년의 경우 1위에 이건희 삼성 회장, 2위에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 톱 10중 9명이 재벌 오너였다. 신산업 혁명이 본격화되면서 근래 들어선 자수성가형 사업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1위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었고, 재작년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톱에 올랐다. 바이오·IT·게임 등 성장 산업 리스트에 사모펀드가 추가돼 새로운 유형의 부자가 속속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박종세 논설위원, 조선일보(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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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서 멜론 샀던 외국펀드, 30개월새 1조2000억 차익

 

국내 1위 음악서비스社 인수 "음원 콘텐츠로 글로벌 진출"

 

카카오 김범수, 또 '통큰 베팅' 국내 인터넷 최대 규모 M&A… 

구글의 유튜브 인수금액과 맞먹어 

'K팝 韓流'로 해외시장 공략 야심… 

IT 업계 "너무 비싼 것 아니냐"

최대 수혜자는 홍콩계 사모펀드 株당 2만원에 사 10만원에 팔아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음악 서비스 1위 '멜론(Melon)'을 삼켰다.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모바일 전문 기업 '카카오'는 디지털 음원(音源)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콘텐츠·연예 기획사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한다고 11일 밝혔다.

카카오톡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92%인 3921만명이 사용한다. 멜론은 총 가입자 2800만명으로 국내 음악 서비스 시장의 최대 업체다. PC와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한 달에 712만명(무료 이용자 포함)으로 2위 업체의 2배를 훌쩍 넘는다. 카카오톡과 멜론이 결합하면서 모바일 콘텐츠 유통 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수 금액은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 이뤄진 인수·합병(M&A)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이다. 2006년 구글이 인수해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 업체로 성장한 유튜브의 당시 인수 금액이 16억5000만 달러(현재 환율로 1조9935억원)였다. SK텔레콤이 국내 케이블TV 1위 업체 CJ헬로비전을 사들인 금액 1조원과 비교해도 거의 2배다. 네이버 공동 창업자 출신으로 지금은 카카오의 최대 주주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던진 승부수다. 김 의장은 국내 2위 포털 '다음'을 카카오와 합병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콘텐츠 사업을 키우려는 카카오의 행보가 본격화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지나치게 많은 돈을 투자해 향후 다른 사업을 진행하는 데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지금까지 카카오의 M&A 최고액은 길 찾기(내비게이션) 서비스 '김기사' 개발사 록앤올을 인수하며 지불한 626억원이었다. 이번에 그 30배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카카오, 멜론 인수해 글로벌 진출 본격화

이번 인수 결정은 카카오 김범수(50) 이사회 의장과 임지훈(36) 대표의 합작품이다. 김 의장은 네이버의 전신인 NHN의 공동 창업자 출신으로, 카카오를 설립해 다시 성공한 '승부사'다. 그가 작년 30대의 임 대표를 '깜짝' 선임했을 때 앞으로 카카오가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임 대표는 벤처 투자를 담당하는 카카오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지난 2010년 신생 게임사였던 선데이토즈('애니팡' 개발사)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릴 정도로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임지훈 대표는 "로엔의 음악 콘텐츠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등이 국내 시장을 석권하긴 했어도 세계 시장에서 카카오는 아직 존재감이 약하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3위권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패스(Path)'를 인수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을 꾸준히 시도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로엔이 가진 한류 콘텐츠로 동남아시아 등 시장을 공략해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로엔이 유료 음악 서비스로 쌓은 노하우를 다른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돈을 내고 디지털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600만명 정도다. 유료 가입자 중 약 60%인 360만명가량이 멜론 이용자다. 카카오 관계자는 "유료 콘텐츠는 수익과 바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웹툰(인터넷 만화), 소설 등 카카오가 보유한 기존 콘텐츠와 음악을 결합하거나, 카카오톡으로 맞춤형 음악 추천 서비스를 하는 방안 등도 예상되고 있다.

외국계 사모펀드, 1조2000억 차익 남겨

이번 M&A의 최대 수혜자는 외국계 사모펀드다.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Affinity)'가 2만원에 산 주식을 30개월 만에 약 5배로 되팔아 1조2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겼기 때문이다.

로엔 인수 대금 1조8700억원 중 1조5063억원이 로엔의 최대 주주인 '스타 인베스트 홀딩스'(SIH)에 돌아간다. 이 회사는 어피니티가 로엔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SIH는 지난 2013년 7월 1주당 2만원씩 총 2659억원을 주고 SK플래닛으로부터 로엔 지분 52.56%를 사들였다. 그해 11월엔 장외시장에서 주식 313억원어치를 추가로 사들여 지분율을 61.4%로 올렸다. 이 주식을 이번에 1주당 9만7000원에 매각한 것이다.

로엔은 시가총액(주가에 총 발행 주식을 곱한 것)이 2조967억원으로 코스닥 8위 업체다. 이번에 매각된 주식 가격은 직전 거래일인 8일 종가(7만8600원)보다 23% 높다. 유진투자증권 정호윤 애널리스트는 "기업 인수·합병에서 통상 20% 정도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추가되는 점을 감안하면 금액이 비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로엔 주식은 11일 5.47% 올랐다.

하지만 IT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 금액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 모르지만,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금액인 만큼 비싸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유상 증자를 통해 7500억원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보유 현금 등으로 충당하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현금 지출이 다른 사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카카오는 스마트폰으로 택시·대리운전을 호출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필요하다"며 "이번 인수로 대규모 지출을 하면 다른 사업 추진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민기 기자, 조선일보(1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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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떠난 뒤 2년半 사이 회사 가치 5배 오른 '멜론'

 

모바일 기업 카카오가 디지털 음원(音源) 서비스 '멜론'으로 유명한 로엔엔터테인먼트를 국내 인터넷 기업 인수 사상 최대 금액인 1조8700억원에 인수했다. 이 거래로 대주주인 홍콩 사모 펀드 '어피니티'가 1조2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 홍콩 펀드는 2013년 7월 SK플래닛에서 로엔 지분 52.5%를 2659억원에 사들여 5배가 넘는 가격에 팔았다.

'멜론'은 원래 SK텔레콤이 개발한 서비스다. 하지만 2011년 SK그룹이 사업을 재편하면서 지주회사인 SK홀딩스의 증손자(曾孫子) 회사가 '멜론' 서비스를 보유하게 됐다. 공정거래법은 재벌 그룹이 증손자 회사를 가지려면 손자 회사가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의무화하고, 그걸 지키지 못하면 2년 안에 증손자 회사 지분을 팔도록 규정하고 있다. SK는 고민 끝에 2년 시한에 쫓기며 회사를 매각했다. 사실 SK텔레콤 등 거대한 계열사들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존재였다. 디지털 음원 분야의 시장성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후 '멜론'은 완전히 달라졌다. '어피니티'가 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다른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해 음원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는 전략을 펼쳤다. 2013년 25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30% 넘게 불어났다. 이를 통해 2800만명의 가입자와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이라는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굳히면서 기업 가치를 키웠다. 유망 기업의 잠재 가치를 알아보고 2년 6개월 동안 투자를 계속한 것이다.

지금 글로벌 기업들은 유망 벤처 M&A(인수·합병)를 통해 성장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투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재벌들은 기업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도 부족하고, 지속적인 투자로 회사를 키우는 전략도 빈약하다. 신사업은 대형 제조업 계열사에 밀려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일쑤다. 성장성이 있어도 인재 채용 등 모든 측면에서 자율 경영을 할 수 없는 구조이다.

SK는 이제 와서 '멜론' 서비스를 팔도록 강제했던 정부 규제가 문제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유망 벤처를 내쳤던 그룹 내부의 문제부터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1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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