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野(草·木·花)]

[“소나무 78% 재선충(材線蟲) 병으로 10년 내 고사”… ] ....

뚝섬 2024. 2. 26. 09:23

[“소나무 78% 재선충(材線蟲) 병으로 10년 내 고사”… 멸종 방치 안 된다]

[재선충(材線蟲)]

['소나무 에이즈' 전국 비상인데… 私有林(사유림) 주인 "내 나무 베지말라" 반발] 

[日 사실상 방제 포기, 대만 소나무 아예 없애, 中 '無松 벨트'로 방어]

[지금까지 784만 그루 감염… 2011년부터 피해 다시 늘어, 작년에만 154만 그루 피해]

 

 

 

“소나무 78% 재선충(材線蟲) 병으로 10년 내 고사”… 멸종 방치 안 된다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른 나무지만 요즘 남부 지방의 소나무 숲은 때아닌 단풍이라도 든 듯 곳곳이 붉게 변색돼 있다. 이른바 ‘소나무 암’으로 불리는 치사율 100%의 소나무 재선충병에 걸려 말라 죽은 나무들이다. 소나무 재선충병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경남 밀양을 포함한 영남 일부 지역에선 멀쩡한 소나무 숲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10년 안에 국내 소나무 78%가 사라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까지 나온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에 기생하던 재선충이 소나무에 침입해 수분과 양분의 이동 통로를 막아 2, 3개월 만에 말려 죽이는 병이다. 치료제가 없어 감염된 나무를 베어내는 방제를 하는데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감염목이 확인된 후 36년간 1500만 그루가 잘려 나갔고 여기에 1조2000억 원의 예산이 들었다. 적극적인 방제로 연간 피해 규모가 30만 그루까지 줄어들었으나 2022년부터 106만 그루로 폭증하기 시작했다. 지구 온난화로 매개충의 개체수와 활동 기간은 늘어난 반면 코로나에 대처하느라 방제는 게을리한 탓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소나무 곰솔 잣나무 등 소나무림은 우리나라 산림의 27%를 차지하며 환경 문화 휴양 등 분야에서 연간 71조 원의 공익적 가치를 창출하고 2540억 원의 임산물을 생산해내는 국민 나무다. 잘라내는 나무가 많으면 산사태 우려가 커지고 바짝 마른 채 잘려 나간 나무들은 불쏘시개 역할을 하게 된다. 애써 가꾼 소나무 숲을 베어내는 일이 없도록 과학적인 예찰과 신속한 진단으로 감염목을 조기에 발견해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재선충병으로 소나무가 멸종되다시피 했지만 우리나라는 집중 방제가 성과를 내면서 소나무 절멸 위기에 처했던 제주도가 안정화되고 충북 영동, 대구 남구, 경북 울진, 전남 곡성 등이 재선충병이 재발생하지 않은 청정 지역이 됐다고 한다. 체계적인 방제의 가시적 성과는 5년 이후에나 나타나는 만큼 확산세가 진정되더라도 지속적인 예산 투입과 방제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재선충병에 강한 소나무 수종을 개발하고, 소나무림 대신 내화성이 뛰어난 버드나무, 팽나무 등 대체 수종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동아일보(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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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材線蟲)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병 완전 방제 나선다
산림청 방제 전담 TF팀 꾸리고 모니터링센터 조기 가동
피해 반복 발생 구역은 현장 관리 강화할 것

산림청이 소나무재선충병 '완전 방제'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부터 기존 훈증 방식 방제에서 벗어나 모두베기와 파쇄 등 적극적인 방제 활동을 벌인다. 피해목 자원화 방법도 마련했다. 산림청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6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책'을 발표했다.

'소나무 에이즈'로 일컬어지는 소나무재선충병은 크기 1㎜ 내외의 소나무재선충으로 인해 소나무가 말라 죽는 병이다. 이 선충이 나무의 수분과 양분 이동 통로를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주요 매개충은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우리나라에서 피해고사목이 218만본이나 발생했다. 당시 제주도와 경남 등 남부 지방에 피해가 집중됐다. 이에 범정부적인 총력 방제를 펼쳐 그 수가 2014년 174만본, 2015년 91만본 등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올해 관련 대책을 대폭 강화한다. 우선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신규 발생지 등 선단지(재선충이 확산하는 방향 맨 앞부분 지역) 완벽 방제에 나선다. 피해고사목뿐만 아니라 주변 감염 우려목과 자연고사목 등 매개충의 서식처가 될 수 있는 나무들까지 전량 제거할 방침.

또한 피해유형에 따라 모두베기 등 벌채 방법을 차별화하고, 파쇄방식을 확대해 피해 재발생 요인을 사전에 제거한다. 이달부터 '소나무재선충병 모니터링센터'를 조기 가동해 정확한 피해 확산 예측을 통한 선제적 대응 능력도 높인다. 무인항공기 활용, 전자예찰함(NFC) 설치 확대도 주목할만하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지역별로 방제 전문성을 갖춘 업체가 책임방제를 실시한다"며 "부실 업체는 산림 사업에서 퇴출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특정 구역에 대해선 현장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현재 산림청에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전담 TF팀을 조직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로 인해 매개충 분포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방제 시기도 앞당겼다.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 피해고사목을 3월까지 조기 방제한다. 제주도의 경우 4월에 진행한다.

5개 지방산림청 주도 하에 전국을 6대 권역으로 구분해 권역별 특성화된 방제 전략도 수립·추진한다. 6대 권역은 ▲북부권(경기, 강원) ▲중부권(충북, 충남, 전북) ▲대구·경북권 ▲서남부권(전라, 서부 경남) ▲동남부권(부산, 울산, 동·중부 경남), 제주권 등이다. 피해고사목을 톱밥·건축자재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내놨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국가와 지자체간 광역권 협업방제 체계 강화에 힘쓰겠다"며 "방제 역량이 부족한 지자체는 공동방제사업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2018년 4월까지 피해목을 약 10만본 이하로 줄여 지속가능한 관리 수준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완전 방제'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조선일보(1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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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에이즈' 전국 비상인데… 私有林(사유림) 주인 "내 나무 베지말라" 반발  

 

[수도권까지 퍼졌는데… 防除 현장은 혼선]

전국 60여개 시·군·구서 매일 50그루 이상 방제 강행군
정부가 작업 해준다 해도 "멀쩡한 나무 왜 베나" 거부
방제 관련 법도 AI처럼 강화를  

지난달 25일 경기도 광주시 태전동의 한 야산. '왱' 하고 엔진 톱날이 맹렬하게 돌아가는 소리가 온 산을 휘감았다. 15m 높이 아름드리 잣나무가 여기저기서 '쿵' 하고 쓰러졌다. 밑동이 잘린 잣나무를 인부들이 다시 1m 간격으로 잘라낸 뒤 장작더미를 만들듯 차곡차곡 쌓았다. 훈증(유독가스로 살충·살균하는 것)용 약품을 친 뒤 초록색 비닐 덮개를 씌워 '잣나무 무덤'을 완성했다. 방제 작업이 시작된 지 이틀째인 이곳에는 벌써 잣나무 봉분 60여개가 만들어졌다. 흡사 잣나무 공동묘지로 변해버린 듯했다. 산 둘레는 '재선충 감염목 이동 금지'라고 쓰인 경고 현수막이 휘감고 있었다.  

이날 작업을 감독한 김진배 산림조합 경영지도과장은 "과거 유행했던 솔잎혹파리 피해가 재래식 폭탄 수준이라면, 재선충은 핵폭탄이라고 보면 된다"며 "감염 즉시 이상이 나타나는 소나무와 달리 잣나무는 2년 정도 잠복기가 있어 감염 위험이 있는 나무를 사전에 벌채하는 것이 최선의 방제 방법"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4월 초까지 예산 12억원을 들여 2만 그루를 잘라 훈증 처리하는 걸 목표로 잡았다.  


지난달 26일 오후 경남 김해시 대동면 초정리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현장에서 방제 작업원들이 감염된 소나무를 자른 뒤 약품을 뿌려 훈증 처리를 하고 있다. 훈증 처리된 소나무 토막들에 초록색 비닐 덮개를 씌운‘소나무 무덤’들이 작업원들 뒤에 많이 보인다.  

'소나무 에이즈'로도 불리는 재선충병이 전국 13개 시·도의 81개 시·군·구로 확산돼 비상이 걸렸다. 2011년부터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기승을 부리더니 작년과 올해 들어서는 수도권 지역으로까지 확산됐다.  

이 병은 소나무와 잣나무에 주로 발생하는데, 제주·경남 등 남부지역에는 소나무나 해송이 많고, 경기도 등 중부지역에는 잣나무가 많아 전국이 재선충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월동 중인 2월부터 3월 말까지 재선충 부화를 차단하는 것에 그해 방제작업 성패가 달려있다. 전국 60여개 시·군·구는 방제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요즘 매일 50그루 이상을 훈증 처리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낮 12시 30분쯤 경남 김해시 대동면 초정리 초정장수회관 뒤 백두산 자락.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인부들이 잘라낸 소나무 토막들을 훈증하기 위해 쌓고 있었다. 초정리 뒤편 백두산 곳곳엔 '빨간 새치'가 보였다. '빨간 새치'는 재선충병에 감염돼 초록빛 솔잎들이 빨갛게 말라 죽어 있는 모습을 빗대 하는 말이다. 재선충은 대동면 외에 주촌, 한림면 등 김해시 전역 산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장 지도 중인 산림청 조경금 주무관은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는 김해지역에만 20여만 그루에 이른다"고 했다.  

재선충 감염 소나무 제거 방법은 훈증과 파쇄 등 크게 두 가지다. 파쇄는 베어낸 나무를 실어내 잘게 자른 뒤 압착해 덩어리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를 불을 땔 때 장작처럼 사용한다. 파쇄는 큰 도로 주변이나 대형 트럭 접근이 용이한 지역에 있는 감염목을 대상으로 한다. 훈증은 진입로가 좁고 산 위에 있는 감염목에 대해 시행하는 방법이다.  

 

현재 소나무 재선충병 발생현황. 얼마나 많은 나무가 재선충병 피해를 입었나.  

그러나 요즘 전국의 재선충 방제 현장은 큰 난관에 봉착해 있다. 재선충 방제를 위한 벌목 및 훈증은 국유림·사유림을 가리지 않고 전체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일부 사유림의 토지주들이 "내 땅에 있는 나무를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8일부터 자체적으로 재선충 방제작업을 시작한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도 주변 토지주들이 동참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석영한 곤지암리조트 전무는 "예산 1억5000만원을 들여 잣나무 800그루를 베어내 훈증 처리하고, 재선충 예방주사도 9000그루에 놓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주변 토지주들은 '멀쩡한 내 나무를 베기 싫다'며 수수방관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산림 전문가들은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주변 닭·오리를 강제 살처분하듯, 사유림에 대한 재선충 방제도 강제로 할 수 있도록 법이나 조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나무재선충병


솔수염하늘소가 소나무 잎을 갉아 먹을 때 이 하늘소에 기생하는 소나무재선충이 나무에 침입해 양분 이동 통로를 차단, 한 달 내에 나무를 말라 죽게 하는 병. 

-김해=박주영 기자/경기 광주=양지혜 기자, 조선일보(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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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사실상 방제 포기, 대만 소나무 아예 없애, 中 '無松 벨트'로 방어

 

동아시아 3國 재선충 대응
  
재선충병이 창궐한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중국·대만·미국·캐나다·스페인·멕시코·포르투갈 등 9개국이다. 그중에서도 동아시아 4개국에서 피해가 심각하다.  

미국·캐나다·스페인 등지에는 소나무가 많지 않은 데다, 주로 서식하는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대한 면역성이 강한 삼엽송(三葉松)이다. 삼엽송이란 잎이 3개인 소나무를 말한다. 반면 동아시아에 많이 퍼져 있는 이(二)엽송이나 오(五)엽송은 재선충병에 취약하다.  

가장 오랫동안 재선충병으로 고통받은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1905년부터 소나무가 말라 죽는 병이 번졌지만 1972년에야 재선충이 주범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1977년 특별법을 제정해 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 애썼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수포로 돌아갔고, 현재는 방제를 거의 포기한 상태다. 해안경관림이나 정원수·보호수로 정해놓은 일부 소나무는 방제 작업을 해서 보호하되, 야산에 있는 소나무는 방치하고 있다. 일본의 소나무숲은 1900년대 초반과 비교해 90% 이상 사라졌다.  

1985년 재선충병이 생긴 대만은 소나무를 아예 없애버리고 대신 삼나무를 심거나 차밭으로 바꿔버리는 '극약 처방'을 썼다. 한국·일본에 비해 소나무에 대한 애착이 덜한 대만은 말썽이 생기는 소나무숲이 필요 없다는 태도다. 중국에서도 1982년 난징에서 재선충병이 발견된 뒤 계속 번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소나무로 유명한 황산(黃山) 지역이 재선충병으로 몸살을 앓자 '무송(無松) 벨트'를 조성해 방어하고 있다. 소나무를 아예 없애버린 지대를 폭 4㎞, 길이 100㎞로 만든 것인데, 재선충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날아갈 수 있는 범위가 최대 3㎞라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손진석 기자, 조선일보(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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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784만 그루 감염… 2011년부터 피해 다시 늘어, 작년에만 154만 그루 피해

 

[재선충병 국내 실태]


한 쌍, 20일 만에 20만 마리로… 태풍에 쓰러진 나무로도 옮겨

재선충(材線蟲)병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건 1988년 10월이다. 부산 금정산 소나무들이 썩어들어가 알아봤더니 재선충이 원인이었다. 일본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로 작년까지 25년 동안 전국에서 784만 그루의 소나무가 재선충 때문에 고사(枯死)해 숲이 황폐화되고 있다. 재선충은 0.6~1㎜로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벌레다. 30일가량 생존하며, 암수 한 쌍이 만나면 20일 만에 20만 마리로 불어나는 강력한 번식력을 갖고 있다. 이 벌레가 소나무에 침입해 줄기·가지·뿌리까지 파고들면서 수분 이동을 막는 바람에 나무가 말라비틀어져 죽는다. 재선충병은 한번 걸리면 반드시 말라 죽기 때문에 '소나무 에이즈'라고도 불린다.  

2005년 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이 제정돼 정부가 강력한 방제 활동을 펼쳤고, 그 결과 재선충병에 걸린 나무는 4년 만에 137만 그루(2006년)에서 13만 그루(2010년)로 줄어들어 퇴치되는 듯했다. 하지만 2011년을 기점으로 다시 번지고 있다. 지금까지 감염된 784만 그루 중 작년에 걸린 것만 55개 시·군 154만 그루에 달해 가장 피해가 큰 해로 기록됐다. 올해는 작년보다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어 산림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재선충병이 다시 번지는 이유는 기후와 관련 있다. 재선충은 워낙 작아 스스로 나무를 옮겨다니기 어렵다. 솔수염하늘소라는 야생 곤충을 매개체로 해 퍼진다. 문일성 산림과학원 박사는 "2011년 이후 고온건조한 기후가 한반도에 찾아오면서 솔수염하늘소가 개체수를 불린 것이 재선충병이 심각해진 원인"이라 했다.  

또 태풍이 오면 나무가 쓰러져 한 나무에 있는 재선충이 다른 나무로 옮겨 붙기 쉬워진다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작년 가뭄과 태풍이 함께 찾아온 제주도에는 소나무숲 전체의 38%에 이르는 22만여 그루가 감염되는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 피해가 집중된 지역은 제주·경남·경북·경기도이며, 충청·전라·강원도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하다. 경기도에서는 소나무보다 잣나무가 희생양이 되고 있다.  

-손진석 기자, 조선일보(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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