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달라졌다"는 소리 듣고 싶다 ]
[‘보수 대통령’으로 당당했으면]
[정상적 대통령 회견 기대한다]
"대통령이 달라졌다"는 소리 듣고 싶다
[김대중 칼럼]
대통령이 만기친람하지말고 정책발표, 장관이 직접 하게
낮은 자세로 나아가되 비굴한 모습 보이지 말라
언론에 대통령실 등장 않게 하고 부디 '보수의 가치'에 집중해 달라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이미 예상했던 대로, 아니 그 예상을 뛰어넘어 4·10 총선 이후 정치시국은 헌정사상에서 유례가 없는 야당 독재, 여당 노예로 굴러가고 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국회 독차지로 기고만장이고,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굴욕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급기야 이재명 대표는 언론 앞에서 준비해온 메모를 읽으며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준엄하게(?) 꾸짖는 데까지 이르렀다. 아마도 그가 거론한 언론은 보수 성향의 언론뿐이 아닐진대 그는 이제 언론 전체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근 60년의 언론생활에서 온갖 욕과 학대를 감내해 왔는데 이제는 개(犬) 신세로, 그것도 누구의 애완으로 전락하는 수모를 당할 줄이야. 굳이 개(犬) 얘기를 하자면 이 대표야말로 대한민국 개판정치의 장본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언론이 누구의 애완견이 되는 것은 그래도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나라꼴이 이렇게 어느 정치인 한 사람과 그를 추종하는 또다른 애완견들의 놀이터가 되는 것은 나라의 존립에 있어 지극히 위험한 일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그것은 정권의 문제, 어느 정치인의 야욕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삐져나가게 마련이다.
다음 대선까지 이렇게 3년을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26년 전국 지자체 선거가 있는데 그런 때까지 2년을 이렇게 이끌려 갈 수는 없다. 아니 2년 뒤인 지방선거에서 이재명과 민주당의 독주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한국 보수의 명맥은 끊어지는 것이고 대한민국은 좌파의 천하로 갈 것이다. 윤 정권이 존립하고 안 하고의 차원이 아니다.
지금 이재명씨의 ‘대권놀이’ 차원에서 보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도 아니고 자기 대통령 놀이의 들러리일 뿐이다. 그는 윤 대통령과 국힘당이 서로 반목하고 서로 책임 떠넘기는 게임을 부추길 것이고 무슨 법을 만들어서라도 자신이 법정에서 유죄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봉쇄작전에 올인 할 것이다. 그는 정말 목표를 위해서는 어떤 물불도 가리지 않는 무서운 사람이다. 그를 얕잡아 봐서는 백전백패한다. 그가 이승만과 박정희를 싸잡아 매도하고 북한과의 ‘평화’를 언급하며 보수 정권을 ‘전쟁놀이꾼’으로 비하하는 유튜브를 보면 전율을 느낄 정도다.
대한민국이 보전되려면 윤 정부가 이 대표의 이런 막가파식(式) 질주를 막아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간신히 이겨가지고 자만했던 윤 대통령과 국힘당은 이번 총선에서 이재명의 냉혈적 복수전을 맛봤다. 윤 대통령이 지금 이 시점에서 지난 2년 해왔던 대로 해서는 이 대표를 멈출 수 없다. 인식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윤 대통령이 달라져야 한다. 그가 달라져야 국힘도 달라진다. 정치란 국민의 마음을 사는 게임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정치란 국민의 동정심을 사는 게임이다. 국민이 편들어주고 불쌍하다고 이해해주고 어깨 두들겨주고 옷에 묻은 먼지 털어주는 것-그것이 정치의 요체다. 대통령이 저렇게 애쓰는데,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까지 국민의 마음이 움직여주면 그와 그의 정부의 인기는 오를 수 있다. 거기다가 “아니, 선거에서 이겼다고 이재명과 민주당이 저렇게 막 나가도 되는거야?”라는 여론이 일기 시작하면 된다. 엊그제 윤 대통령 신임도가 5% 오른 갤럽 조사가 시발일 수 있다.
우리 국민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좀 잘나간다고 우쭐대고 자기를 내세우며 상대방을 깔보고 무시하는 정치다. 그것은 윤 대통령의 지난 2년에도 해당하고 이재명 대표의 앞으로 3년에도 적용될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이 마이크를 쥐는 것을 즐겼다. 국민은 정부의 장관이 누구인지 잘 모른다. 대통령이 거의 모든 설명과 발표와 행사를 주도하고 독점해왔기 때문이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대통령이 주연(主演)이고 대통령이 감독, 기획, 연출까지 다 맡는 방식은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
이제 당에서 누가 대표가 되고 누가 위원장이 되는 문제에 관여하지 말기 바란다. 나는 윤 대통령이 총선 과정과 그 이후 한동훈씨에 대해 마치 자기 수족처럼 여기는 모습에 놀라고 실망했다. 그 누구도 간섭 없이 당을 이끌 능력과 자격이 있다는 것을 대통령 자신이 북돋아 줘야 한다. 각종 정책 발표도 소관 장관들이 나서서 하도록 해야 한다. 언론에 ‘대통령실’이 등장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반면 대통령이 치중해야 하는 것은 보수의 가치다. 민주·법치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에는 양보가 없어야 하고 대야(對野) 정치에서는 비굴한 모습은 보여서는 안 된다. 보수의 이미지를 지키며 낮은 자세(low profile)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대중 칼럼니스트, 조선일보(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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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대통령’으로 당당했으면
[김대중 칼럼]
해병대 사건도 문제 있다면 구차한 해명 말고 정공법으로
보수가 부끄럽지 않게 보수 대표로서 당당하라
남은 기간 능동적으로 그래도 국민 시선 차갑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말아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개혁과 관련 대국민담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대통령실
4·10 총선은 우리에게 새삼 많은 것을 일깨워 줬다. 좌·우의 극명한 대결, 지역의 망국적 갈등, 온갖 범법 혐의자들의 금의환향, 그리고 김준혁과 양문석류(類)의 생환으로 상징되는 괴기한 선거였다. 평자(評者)들은 4·10 총선이 윤석열 정권의 실책과 윤 대통령의 불통에 대한 심판이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런데 선거란 원래 상대적 심판이다. 많은 국민이 윤 대통령에게 실망했다는데 그렇다면 그의 잘못이 범법자들과 그 아류들의 그것보다 더 심각했다는 말인가?
선거라면 으레 집권 세력이나 집권자를 비판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비판이 곧 민주주의의 정석이고 심판이 민주주의의 표현이라는, 교과서적 논리가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정책의 옳고 그름을 사리(事理)로 판단하기보다 행위, 말, 주변 상황 등에 휩쓸리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번 윤 정부에 대한 비판도 정책의 분야가 아니라 부인의 문제, 경제정책보다 대파값 같은 것에 휩쓸리는 것을 보였다. 이것을 좌파 의식이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 또 하나의 두드러진 현상은 지역 갈등 내지 지역 대립이다. 이번 선거는 유독 호남의 승리 또는 호남의 선택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호남 출신인 이낙연, 박용진, 임종석 등은 배제되고 경상도 출신인 이재명, 조국 등이 선택된 것을 어떻게 봐야 하나? 이런 지역적 쏠림 현상이 계속되는 한, 앞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는 심각하게 변형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지금’이고 ‘앞으로’다. 윤 대통령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를 지지했던 보수·우파 국민들은 허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기저기서 한탄-개탄의 소리가 들린다. 윤 대통령을 겨냥한 모욕적인 언사와 노골적인 분풀이(조국)가 다반사다. 보수층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있다. 여당에서조차 대통령의 무게가 가벼워진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보수 정권의 대통령이다. 사람들은 일단 대통령이 됐으면 국민의 대통령이지 어느 한쪽의 대통령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아마도 윤 대통령 자신도 당선된 뒤 ‘모두의 대통령’으로 행세하려고 협치(協治) 운운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희망 사항일 뿐이었다. 좌파가 그를 협치의 상대로 받아준 적도 없다.
야당과 좌파의 공세에 대해 이런저런 구실과 핑계를 대며 무엇을 설명하고 해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듯한 언행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보수 대표로 보수가 부끄럽지 않게 당당했으면 한다. 예를 들어 그는 해병대 사건 특조위 문제에 무슨 설명을 한다는데 부디 구차하게 들리지 않았으면 한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더 이상 ‘해명’에 매달리지 않고 정공법으로 맞서 받을 것 받았으면 한다. 윤 대통령이 수동적으로 변명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전체 국민 앞에 보수의 대표로서 당당한 자세를 보여줄 때 그는 좋은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법리(法理)를 잘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문제에도 법과 절차를 따지고 법률가 출신답게 법리를 내세우는 데 익숙한 것 같다. 그가 오늘날 여러 역경을 겪는 주된 요인 중 하나는 의료 파행 사태에서 보았듯이 늘상 법리에만 치중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법치에만 매달리기보다 정리(政理)에 따라 정치를 해야 하는 자리다. 문재인 정권의 좌파 정치와 차별화를 위해 법치를 내세웠지만, 이제는 정치를 잃으면 법치도 가져올 수 없는 세상이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 공동 패자(敗者)다. 엄밀히 따지면 이번 총선에서 심판받은 당사자는 대통령이라기보다 국민의힘이다. 그런 처지에 내부 총질이나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이번 총선에서 진 것이 대통령의 책임인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아직도 ‘친윤’ 어쩌고저쩌고하는데 솔직히 검사 이외에 공직 경험이 없는 윤 대통령은 친윤밖에 믿을 것이 없는 처지였다. 민주당이 사법적 리스크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당대표를 위해 기꺼이 아스팔트에 나서며 반대투표를 하고 총알받이를 하는 것을 보고 윤 대통령은 그를 부러워했다는 얘기도 있다.
윤 대통령이 앞으로 남은 기간 능동적으로 그 ‘무엇’을 했음에도 국민의 차가운 시선이 거두어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결의로 나가야 한다. 대통령이면서 대통령 대우를 받지 못하고 야당의 모멸이 계속된다면 국정은 위험하다.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야당과 좌파의 파괴 공작이 계속되면 앞으로 3년은 암담하다. 긴박한 세계의 진화(進化) 속에 우리만 3년을 그렇게 보낼 수 없다.
-김대중 칼럼니스트, 조선일보(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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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 대통령 회견 기대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8월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후 두 번째 기자회견을 갖는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지난 2월 KBS ‘녹화 대담’ 형식으로 국민 앞에 섰지만 여러 언론사의 기자들로부터 다양한 질문을 받고 즉석에서 답하는 기자회견에 비해 내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첫 회견 때는 34분간 12개 질문을 받았는데 이번에 대통령실은 “최대한 많은 질문을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보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궁금해하고 듣고 싶은 말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들려서 반갑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 위주로 (회견을) 준비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특검법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우선적인 관심을 끈다. 여야 영수회담에서 협치를 다짐하자마자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고, 특검 추천권을 민주당이 행사하겠다고 하는 것이 지나쳐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이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하고 출국까지 강행한 배경에 대해 국민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국민이 갖는 이런 상식적인 의문에 대해 대통령이 진솔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특검법의 사법 체계상 문제점에 대해 반박하는 것보다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작용한 수직적 당정 관계, 3년 넘게 남은 임기의 국정 기조, 사의를 표명한 국무총리 등 인사, 거대 야당과 관계, 나라의 미래가 걸린 연금·교육·노동 개혁의 추진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입장을 듣고 싶다.
대통령으로서는 불편할 수 있는 김건희 여사 관련도 질문을 피해가기 힘들 것이다. 지난 KBS 대담에서 대통령은 “김 여사가 (명품 백을 준) 최씨와의 만남을 매정하게 뿌리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다”는 취지로 답했지만 이에 대해 미진하다고 느끼는 국민이 적지 않다. 당시 검토하겠다고 했던 제2부속실은 왜 진척이 없는지도 설명해줬으면 한다.
대통령이 국민을 설득해 보려는 노력이 당초 취지와 달리 전달되면서 불통 이미지가 강화된 측면이 있다. 대통령의 지난 의료 파행 관련 담화가 의대 정원에 대한 오해를 촉발한 것이 좋은 예다. 남의 말을 잘 듣는 것 만으로도 소통은 절반이 성공한 것이다. 대통령이 질문을 경청하는 기자회견을 보고 싶다.
-조선일보(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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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대통령 남은 3년 분수령 될 이번 주 기자회견, 주제 제한 없이 진행. 위기일수록 진솔함으로 헤쳐가야.
-팔면봉, 조선일보(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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