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어 "대표로 돌아오셔야" 여기가 북한인가 ]
["이재명도, 헌법 84조도 생각하지 마"]
[이재명 칭송, 한동훈 견제로 날 새우는 여야]
["민주당의 아버지"]
['尹 임기'와 '李 성공'의 아주 위험한 쌍곡선]
"아버지" 이어 "대표로 돌아오셔야" 여기가 북한인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대표직에서 사퇴한 것은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연임하기 위해서다. 당 대표 선거에 나가려면 당직을 그만둬야 한다는 당헌 때문이지 갑작스럽게 당 대표를 그만둘 이유가 없다. 이 대표는 “길지 않게 고민해 거취를 결정하겠다”면서도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면 사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연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민주당 의원들이 앞다퉈 이 대표에게 “당 대표에 나서달라”며 공개 ‘요구’하고 나섰다.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표는 공천 혁명과 당원 주권 혁신을 이뤄내 총선에서 압승을 만들었다” “김대중 이후 이처럼 독재 권력의 핍박을 받은 정치인은 없다”고 했다. 지도부를 구성하는 최고위원 후보들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아니라 ‘당대명’(당연히 대표는 이재명)” “이 대표가 다시 돌아오셔야 한다”고 했다. 4성 장군 출신은 “이 대표와 함께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겠다”고 했다. 북한, 러시아 같은 독재국가 지도자에게나 사용하는 언어로 충성 경쟁에 나선 것이다. 이들이 이러는 것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의 지지를 받아야만 최고위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개딸이 대거 유입되면서 개딸에게 찍히면 지도부에 들어갈 수 없는 구조가 됐다. 이 대표 1인 정당인 민주당에서 이 대표가 또 대표가 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라고 해도 낯 뜨거운 아첨과 아부는 혀를 차게 한다.
이 대표가 당 대표를 연임하려는 것은 사법 리스크에 대비한 방탄 때문이다. 여기에서도 말도 안 되는 억지가 난무하고 있다. 일부 친이재명 성향 유튜버들은 대북 불법 송금에 관여했던 쌍방울그룹이 과거 이낙연 전 총리와 가까운 인사를 영입했는데 검찰이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대선 때 이 대표가 대장동 사건을 갑자기 ‘윤석열 게이트’로 몰아가려 했던 것처럼,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을 ‘이낙연 게이트’로 몰아가려는 것 아닌가.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이 “이재명은 민주당의 아버지”라고 말한 데 이어 예비 지도부까지 “어대명” “당대명” 하며 충성 경쟁을 하고 있다. 그래도 내부 토론이 활발했던 민주당이 요즘은 북한 같은 행태가 나와도 침묵 뿐이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조선일보(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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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도, 헌법 84조도 생각하지 마"
헌법 84조 의미 있지만 어떤 경우든 李 당선 전제
야권 재편, 보수·중도연합 같은 정치 행동으로 대세론 맞서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회의에 첫 참석한 강민구 최고위원과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야기로 하루가 시작하고 끝난다. 이재명이라는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이재명의 나라’라도 된 것 같다. 그의 지지자든 비판자든 이재명을 입에 올리지 않는 사람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보다 많이 거론된다. 다음 대선에서 이 대표가 야당의 대선 후보가 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라도 터질 것 같은 분위기다.
‘헌법 84조’ 문제도 그렇다. 이화영씨의 대북 송금 유죄 판결이 계기였다. 이 사건으로 추가 기소된 이 대표가 2027년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그의 재판도 중단되는 것인지, 아니면 재판을 계속해 유죄가 확정되면 대통령직을 상실하는 것인지가 쟁점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피고인이 대통령이 된다 해서 재판은 중단되지 않는다”며 논쟁을 점화했고, 국민의힘은 ‘희망의 불빛’을 발견한 듯 반겼다.
그러나 비명계 야권 인사 반응은 의외였다. 그는 “재판이 중단되든, 대통령직을 상실하든 이재명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 아니냐” “이재명 대세론을 인정하는 패배주의”라고 말했다. 대선이 2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이재명 대세론’은 충분히 붕괴될 수 있는데, 국민의힘까지 여기에 편승한 것 같다는 비판이었다. 이재명과 헌법 84조 생각에만 함몰되면 이재명에 맞설 정치적 해법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의 나라’를 위해 모든 걸 던질 태세다. 지도부에선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이라는 찬가가 울려 퍼지고, 당 대표를 위해 당헌·당규를 고쳤다. 검사도 판사도 탄핵하겠다는 건 두목을 건드리면 대가를 치른다는 협박이다. 민주당이 이런다고 국민의힘과 비명계 야당 인사들까지 개딸들이 연주하는 리듬에 맞춰 춤추려 한다. 자기 목소리는 없고 “이재명 반대”뿐이다. 모든 것이 이재명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명동설’을 추종하는 것인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질문도 고민도 없다.
국민의힘과 반명(反明) 야권은 이 대표가 센터에 선 ‘이재명 운동장’을 벗어나 자신들이 중심에 설 운동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문제를 비판해야 하지만 이 문제만 따지다 보면 결국 머릿속에는 ‘이재명 대세론’만 남는다. 이 대표가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 전체가 검찰청과 법원만 목이 빠져라 쳐다보는 건 직무유기다. 총선에서 국민은 이 대표의 법적 문제를 알고도 윤 대통령에 화가 나서 야권에 200석 가까이 몰아줬다. 이런 일이 재연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지금 이곳에는 저출생, 종부세와 상속세, 노동의 이중 구조 그리고 연금·교육 개혁이라는 중요하고 시급한 민생 사안이 많다. 반도체로 먹고사는 나라가 AI(인공지능)와 미·중 갈등이라는 파도 앞에서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김정은과 푸틴의 괴기한 포옹을 보며 걱정과 분노가 교차한다. 이런 문제들에서 이재명과 실력을 겨뤄야 한다.
정치적 상상력은 법의 해석을 훨씬 뛰어넘는다. 국민의힘에는 친윤 말고도 다양한 세력이 있고 민주당에도 개딸 추종 세력만 있는 게 아니다. 법이 아니라도 이재명 대세론을 붕괴시킬 정치 수단은 많다. 야권의 재편도 있고 보수와 중도가 손을 잡는 정치 연합도 있다. 이 대표의 법적 문제는 법원에 맡기고 정치권은 정치적 수단으로 이 대표에 맞서야 한다. 이재명의 자기장에서 벗어나 미래 이야기로, 새로운 정치 세력의 창의적 연대로 출구를 찾아야 한다. 이재명 생각만 하다간 그가 쳐 놓은 새장에 갇힌 채 한발도 벗어날 수 없다.
-정우상 기자, 조선일보(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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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칭송, 한동훈 견제로 날 새우는 여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22대 국회 원구성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각각 나오고 있다. 추 원내대표가 법사위·운영위원회 위원장을 1년씩 나눠 맡자고 제안했지만 박 원내대표가 다른 조건을 내걸면서 사실상 타협이 무산됐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숙명여대 총장에 특정 후보를 임명해야 한다며 연일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조작 의혹에 대해 진상 파악을 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리 국회 다수당이라지만 사립대 총장 인사까지 간섭하는 것은 처음 본다.
이재명 대표 칭송도 도를 넘고 있다. 민주당 강민구 최고위원은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이자 집안의 큰어른”이라고 해 논란을 빚더니 이 대표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한 것에 대해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주장했다. 민주 국가 정당에서 당대표를 ‘아버지’라 한 것도 볼썽사나운데 조선시대 얘기까지 끌어들여 정당화하려 한다. 이 대표의 “언론은 검찰의 애완견” 발언에 대해선 앞다퉈 “뭐가 문제냐”며 편들고 있다. 이 대표 우상화 정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힘에선 총선 때 ‘김경율 회계사 영입’을 놓고 때아닌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친윤 핵심 의원은 “김씨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영입해 비대위원이 됐다”면서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이 한 전 위원장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고 했다. ‘가치’를 말했지만 실제 이유는 김씨가 비대위원 시절 김건희 여사 의혹을 비판했던 것을 다시 문제 삼는 것으로, 이를 이용해 한 전 위원장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러자 한 전 위원장 측은 “김씨에게 영입 제안을 한 건 친윤 핵심부”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갈라선 것은 김 여사 문제 때문이었다. 결국 친윤이 한 전 위원장을 거부하는 것은 그의 이념이나 능력이 아니라 김 여사 문제가 발단이 된 것이다.
22대 국회가 시작된 지 20일이 넘었지만 여야는 원 구성 합의도 못한 채 맞서 있다. 민주당은 11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을 줄줄이 처리하겠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국회를 전면 보이콧하면서 장외로 돌고 있다. 법사위와 운영위 위원장을 1년씩 나눠 맡자는 타협안도 사실상 무산됐다. 지난 국회에서 합의했던 각종 민생 법안과 국민연금안은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저출생 대책 법안도 20여 건이나 제출됐지만 관련 상임위는 공전 중이다. 국가적 과제는 외면한 채 당대표 칭송과 입법 폭주, 특정인 견제에 날을 새고 있다.
-조선일보(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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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아버지"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달님’이라 불렸다. 69번째 생일날 지지자들이 잡지에 낸 광고에는 ‘명월(明月)이 천산만락(千山萬落)에 아니 비친 데가 없다”는 문구가 있었다. 정철의 ‘관동별곡’에서 인용했는데 임금의 은혜가 온 세상에 미친다는 뜻이다. 정치인들은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던 대통령”이라며 더 나갔다. 교수 출신의 한 정치인은 ‘월광(月光) 소나타’를 피아노로 연주하며 “문 대통령 성정을 닮았다”는 영상 편지를 띄웠고, 얼마 뒤 청와대 대변인 발탁 답장을 받았다.
▶김일성의 ‘축지법’ ‘솔방울로 수류탄’ ‘가랑잎 타고 강 건너’는 웃음이 나는 신격화다. 1970년 무렵 북 교과서에도 실렸고, 누가 이를 의심하면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몇 년 전 노동신문은 “사실 사람이 땅을 주름 잡아 다닐 수는 없다”며 축지법이 허구임을 고백했다. 김정은이 “세 살 때부터 사격을 했다”고 우상화하던 북한은 2019년에는 “네 살 때부터”라며 한 살을 올려 정정했다. 자기들이 봐도 너무했나보다.
▶김종필(JP) 총리는 인문학 소양을 기반으로 아부도 품격 있게 했다. JP는 3김 시대 라이벌이었던 김영삼 대통령 집권 때 YS를 홍곡(鴻鵠·기러기), 자신을 연작(燕雀·참새)에 비유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에는 “밖에 있을 때는 잘 몰랐지만 막상 어떤 자리에 오르면 주위를 밝히는 사람이 있다”며 노 대통령을 ‘낮의 촛불’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대통령실 주변에는 사람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총선 때 다수가 국민의힘의 참패를 예견하고 있었는데, 용산 주변에선 120석 이상, 또는 잘하면 과반도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들렸다. 모두 윤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는 아첨이었다. 같은 시기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를 배우 차은우, 축구선수 손흥민, 조선의 정조에 비유하는 경쟁이 벌어졌다.
▶이 대표 지명으로 19일 처음 민주당 회의에 참석한 한 최고위원이 이 대표에게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 “집안의 큰 어르신”이라고 말했다. 데뷔 무대에 대한 압박감이 컸던 모양이다. 이 대표 자서전을 읽으며 흐느꼈다던 정청래 의원도 “지금은 이재명의 시대”라며 맞장구를 쳤다. 동교동계 막내였던 설훈은 민주당을 탈당하며 “이 대표는 아부하는 사람만 곁에 두고 있다”고 했다. 아부를 한 정치인은 헤아릴 수도 없지만 ‘아버지’는 처음 듣는 것 같다. 여기가 ‘어버이 수령’이 있는 북한인가. 민주당은 정말 이상해지고 있다.
-정우상 논설위원, 조선일보(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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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최고위원 “민주당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님.” 아부에 장사 없다지만 듣는 사람도 오글거렸을 멘트.
-팔면봉, 조선일보(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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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임기'와 '李 성공'의 아주 위험한 쌍곡선
[양상훈 칼럼]
이화영 9년6월 중형, 이재명에 일대 쇼크
민주당 지지자까지 '피고인 대통령'에 부정적
李는 이 고비 넘기 위해 윤 대통령 탄핵.. 실제 상황 만들 수 있다
지난 14~15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재판에 관한 여론조사는 의미심장하다. ‘형사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재판 진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었다. 국민 73%가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응답의 의미는 복합적이다.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 피고인으로서 형사 사건 재판을 계속 받아야 한다면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대통령이 매번 재판에 출석해 피고석에 앉아 있는 모습부터 상상하기 어렵다. 더구나 이 대표는 1심이나 2심에서 이미 유죄를 받은 피고인의 처지일 가능성까지 있다. 대통령이 돼도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답한 사람들의 생각 속엔 ‘재판 중인 피고인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 뜻도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
놀랍게도 민주당 지지자의 58%, 조국혁신당 지지자의 67%도 이 의견에 동조했다. ‘피고인 대통령’에 대한 문제 의식은 정파에 관계없이 널리 퍼져 있다는 뜻이다. 특히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에게서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한 문제 의식이 더 크게 나타난 점은 앞으로 이 대표와 조국혁신당의 관계에 대해 시사하는 점이 있다.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에 대해 9년 6개월 징역이라는 중형이 선고된 것은 파죽지세로 보이던 이 대표가 만난 예상 밖 암초였다. 이 정도 중형이 나올 줄 몰랐던 이 대표는 일대 쇼크를 받았다. 이 대표 진영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는 이 대표가 맞닥뜨린 사법 리스크가 쉽게 넘을 수 없는 심각한 난제라는 사실을 새삼 부각시켰으며, 이 대표가 앞으로 선거법 위반이나 위증 교사, 대북 송금, 대장동 사건 재판에서 실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이 리스크가 극대화될 것이란 사실을 숫자로 보여주었다. 이 대표가 언론에 대해 막말을 퍼붓고 지지층이 판사 탄핵을 선동하는 것은 이 리스크의 심각성을 역으로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지지자의 다수가 ‘피고인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 대표가 민주당을 아무리 친명 일색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앞으로 생각지 못한 당내 도전이 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눈덩이처럼 계속 굴러가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남은 3년 임기를 마치고 정상적으로 다음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면 지금은 속으로만 부글부글 끓고 있는 민주당 내 친노 친문과 조국혁신당에서 이 대표에 대한 도전이 지금으로선 예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커져 갈 수 있다.
반면 만약 어떤 이유이든 윤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거나 그에 준하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이 대표에 대한 야권 내부 도전은 세를 얻을 시간과 명분 모두가 부족해진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된 것과 같은 비정상 대선은 이 대표가 가장 바라는 대선일 수 있다.
이 대표는 먼저 시간과 싸워야 한다. 대선 전에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피선거권을 잃어 아예 출마를 할 수 없다. 실제로는 대선 1년 전쯤, 대략 2026년 3월 전까지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지 못하면 이 대표는 일단 피선거권은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았는데 대법원이 유력 대선 후보의 출마 자체를 막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 대표로서는 앞으로 2년 이상 사법부에 압박을 가해 재판을 지연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적으로 정국을 비상 상황으로 끌고 갈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지금까지는 정치적 구호에 그쳤던 ‘대통령 탄핵’이 실제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 대표의 생각이 여기에 미친다면 정치권은 3년 내내 소용돌이칠 수밖에 없다.
이 대표에게는 채 상병 특검이나 김건희 특검이라는 좋은 ‘탄핵용’ 소재가 있다. 두 문제는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어 어느 정도 명분도 갖고 있다. 실제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 표결까지 몰고 가 정치 사회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면 이 대표 사법 리스크는 어느 정도 묻힐 수 있다. 사법부도 이 상황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대통령 탄핵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비상 정국 내내 야권의 유일 리더로 역할을 할 이 대표의 위상은 유지될 수 있다. 그렇게 대법원 확정 판결도 최대한 늦출 수 있을지 모른다.
이 대표의 머릿속에는 또 다른 ‘김건희 문제’가 추가로 터져 윤 대통령이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도 들어 있을 것이다. 김 여사의 조심성 없는 처신과 그 주변의 면면을 보면 실제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제2, 제3의 김건희 문제 발생은 ‘시간문제’라고 믿고 있을지 모른다.
-양상훈 주필, 조선일보(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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