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 분쟁]
[국경분쟁 끝나니 '물 전쟁'...중국·인도 세계 최대 수력댐 건설 놓고 격돌 조짐]
세계 물 분쟁
수십 년간 이어진 물 분쟁… 강물 두고 상·하류 국가 간 전쟁
지난달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었어요. 인류의 무분별한 자연 개발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고 주변 강이나 바다가 오염돼 먹을 수 있는 물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요. 이에 ‘유엔(UN)’은 물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한 취지로 이 같은 날을 제정했답니다.
오늘날 우리는 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사용하고 있지만, 과거부터 많은 국가들은 물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여왔답니다. ‘경쟁자’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라이벌(rival)’은 ‘강’을 뜻하는 라틴어 ‘리부스(rivus)’에서 유래했지요. 하나의 하천이 여러 나라를 거쳐 흐르는 지역에선 물을 두고 갈등이 존재했고 일부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물을 두고 벌어진 역사적 갈등을 알아보겠습니다.
물 분쟁이 일어난 주요 지역을 표시한 지도. /그래픽=이진영
건조한 중동 지역에서 분쟁 많죠
세계에서 물 분쟁이 가장 심각한 곳 중 하나는 건조한 기후를 갖고 있는 중동 지역입니다. 특히 이스라엘, 시리아, 요르단 등이 접해 있는 ‘요르단강’에서 큰 분쟁이 벌어졌지요. 물 부족 문제를 둘러싼 갈등에 국가들의 정치 대립까지 더해졌거든요.
이스라엘을 세운 유대인들과 아랍인들은 이스라엘 건국(1948년) 전부터 종교적·정치적으로 대립해 왔어요.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은 아랍 국가들과의 충돌로 시작된 전쟁이 네 차례에 걸쳐 발발한 ‘중동 전쟁’이에요. 그중에서도 1967년 발생한 ‘제3차 중동 전쟁’은 요르단강을 둘러싼 갈등이 전쟁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죠.
요르단강은 시리아와 레바논의 국경 지대에서 발원해 이스라엘 서쪽의 사해(死海)로 흘러 들어가는 강이에요. 이스라엘이 건국될 당시만 하더라도 요르단강 유역의 주민들은 요르단강에서 안정적으로 물을 얻을 수 있었죠.
그러나 1950년대에 접어들면서 이스라엘이 건조한 땅들을 경작 가능한 농지로 바꾸기 시작하면서 요르단강에서 많은 양의 물을 끌어왔고, 이것이 물 부족 문제를 초래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점차 더 많은 양의 물을 사용했는데요. 이에 대응해 시리아는 1960년대에 요르단강 상류의 흐름을 바꿔 이스라엘로 흘러가는 물을 줄이려는 프로젝트를 벌입니다. 나아가 시리아는 팔레스타인의 반(反)이스라엘 무장 단체들을 지원하고, 이집트와 군사동맹을 맺으며 반이스라엘 노선을 더욱 강화했어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자지구에 진입하고 있어요. 요르단강을 둘러싼 갈등이 전쟁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브리태니커·위키피디아
정치·군사적 대립이 이어지던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관계에서 요르단강 문제는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것과 마찬가지였어요. 이스라엘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이집트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은 단 6일 만에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전쟁 후 이스라엘은 요르단강의 발원지와 맞닿아 있는 골란고원을 점령하며 더 많은 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됐죠. 하지만 요르단강 서안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사용할 수 있는 물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정치 갈등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죠.
상·하류 국가 간 분쟁으로 이어져
중동 지역을 흐르는 유프라테스·티그리스강을 두고서도 오랜 기간 갈등이 이어져 왔습니다. 두 강은 모두 튀르키예 지역에서 발원해 시리아와 이라크를 거친 뒤 페르시아만으로 흐르죠. 이 3국 사이엔 두 강을 두고 수십 년 동안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요.
갈등은 1970년대 중반에 본격화됐어요. 시리아가 유프라테스강 인근 저수지에 물을 채우기 위해 댐을 닫은 거예요. 이로 인해 유프라테스강 하류 이라크로 흘러가는 유량이 급감했고, 이라크는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었습니다. 이라크는 시리아에 댐 문을 열라고 했지만, 시리아가 이를 거부하자 국경 지대에 군대를 배치하며 군사적 압박을 하기에 이릅니다. 다른 아랍 국가들이 중재에 나서 시리아가 일정 수준 이상 물을 흘려보내기로 합의한 뒤에야 전쟁의 불씨가 꺼질 수 있었죠.
1990년 완공한 튀르키예의 아타튀르크댐. 이 댐을 포함해 튀르키예가 유프라테스강 상류에 지은 여러 댐 때문에 하류 지역인 시리아와 이라크는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크게 줄어들었어요. /브리태니커·위키피디아
1980년대에는 튀르키예가 시리아와 비슷한 방식으로 수자원을 통제하기 시작했어요. 여러 개의 댐을 짓고, 저수지를 채우기 위해 유프라테스강의 흐름을 일정 기간 차단한 거예요. 이 때문에 하류 지역의 시리아와 이라크는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공급에 큰 타격을 받게 됐어요.
시리아는 튀르키예에 불만을 품고 쿠르드족 반란 세력과 비밀 협약을 맺어 원조를 제공했어요. 쿠르드족은 튀르키예에서 차별받아 온 소수 민족인데, 일부 쿠르드족은 독립을 요구하며 튀르키예 정부와 갈등 관계에 있었거든요. 이라크 대통령이었던 사담 후세인도 튀르키예의 정책을 두고 복수를 하겠다며 위협하기도 했어요.
국제사회의 중재와 외교 협상이 맺어지며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3국의 갈등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요.
오늘날에도 물 분쟁 계속돼
인도도 물을 놓고 방글라데시와 갈등을 겪어 왔어요. 인도는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한 데다 주변에 강은 많지만 환경 오염 때문에 이용할 수 있는 물이 많지 않아 물이 부족하답니다.
인도인들이 성스럽게 여기는 갠지스강은 인도 북동부를 지나 벵골만 하류에 있는 방글라데시로 흘러가요. 그런데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건기에는 갠지스강을 이용하기 어려워요. 따라서 인도는 1970년대 방글라데시 국경 근처에 댐을 건설해 건기엔 강물을 가두었고 우기엔 댐을 열어 물을 방류했어요. 이 때문에 방글라데시의 가뭄과 홍수가 심해졌습니다.
인도 바라나시 지역에서 촬영한 갠지스강. 갠지스강은 많은 사람에게 생활 용수를 공급하지요. /브리태니커·위키피디아
방글라데시의 항의가 이어져 양국은 1977년 갠지스강 이용에 관한 협정을 맺었어요. 건기에도 충분한 물이 방글라데시로 흐르도록 보장하는 내용이었지만, 아직도 방글라데시 주민들은 수량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어 완전히 분쟁이 끝나지는 않은 상태죠.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선 물을 둘러싼 분쟁의 씨앗이 자라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은 히말라야산맥과 티베트고원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를 사용하기 위해 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하류에 있는 동남아 국가들은 댐 때문에 물이 부족해질까 봐 경계하고 있습니다.
-서민영 계남고 역사 교사/기획·구성=윤상진 기자, 조선일보(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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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분쟁 끝나니 '물 전쟁'...중국·인도 세계 최대 수력댐 건설 놓고 격돌 조짐
中, 연말 얄룽창포강 수력댐 건설 발표
강 하류 위치한 인도, 안보 문제로 인식
中 위협에 대응 위해 12개 댐 건설 준비
1월8일 중국이 티베트 얄룽창포강에 세계 최대 수력발전댐을 건설한다는 소식을 전한 인도 인디아TV의 화면. /인디아TV 캡처
중국이 작년 말 티베트 남부를 가로질러 인도로 유입되는 얄룽창포강 하류에 싼샤댐의 3배가 넘는 세계 최대 수력발전 댐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중국과 인도 사이에 긴장감이 감돕니다. 작년 10월 시진핑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5년 만에 정상회담을 갖고 국경 분쟁을 봉합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물 전쟁이 불붙을 조짐이에요.
중국은 10여 년 전부터 얄룽창포강 하류 댐 건설을 추진해왔지만, 강 하류에 있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은 줄곧 반대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댐 건설로 수량이 줄면 하류 지역 생태 환경이 악화하고, 홍수 등 재해가 빈발할 수도 있다는 이유였죠. 무엇보다 중국이 댐 방류량 조절을 무기로 인도를 압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도는 이 사안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보는 분위기입니다.
인도 국방부 장관과 외교부 대변인은 연초부터 잇달아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냈어요. 1월5일 재임 중 마지막으로 인도를 방문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인도 측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합니다. 인도 측에 힘을 보탠 거죠.
◇싼샤댐 3배 크기 슈퍼 댐
티베트 서부 앙시 빙하에서 발원한 얄룽창포강은 길이 3000km를 넘는 강입니다. 티베트 남부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횡단했다가 남쪽으로 방향을 틀고서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방글라데시를 거쳐 벵골만으로 흘러가요. 인도에서는 브라마푸트라강, 방글라데시에서는 자무나강으로 부릅니다.
이 강은 가장 높은 곳이 해발 5200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을 흐르는 강이라고 해요. 티베트 동남부 얄룽창포대협곡을 지나는 구간의 50km가량은 강의 고도가 2000m나 급격히 떨어지는데, 중국은 여기에 댐을 건설한다고 합니다. 낙차가 커서 수력발전의 적지라는 거죠. 관영 신화통신은 작년 12월25일 “얄룽창포강 하류 수력발전 댐은 이곳의 풍부한 수자원과 주변의 태양광, 풍력 발전 자원이 서로 보완하는 청정에너지 기지가 될 것”이라면서 “저탄소 전략과 기후 변화 대응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라고 했습니다.
중국은 이곳에 세계 최대인 싼샤댐의 3배가 넘는 슈퍼 댐을 짓는다고 해요. 싼샤댐의 발전 용량이 2만2500 메가와트(MW)인데, 얄룽창포댐의 발전 용량은 6만~7만 메가와트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댐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은 1370억 달러(약 200조원)으로 싼샤댐의 4배나 돼요.
티베트 얄룽창포강 일대
◇인도·방글라데시 “하류 피해 우려”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슈퍼 댐이 건설돼 수량의 변동성이 커지면 강의 흐름이 바뀌고 지역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실제로 중국 윈난성을 거쳐 동남아로 흘러가는 메콩강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적이 있죠. 중국이 메콩강 상류에 대형 댐을 대거 건설하면서 태국과 베트남, 라오스 등 하류의 국가들이 2010년대 여러 차례 최악의 가뭄 사태를 겪었습니다.
중국 내에서도 이 댐이 돌이킬 수 없는 지질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와요. 유명 지질학자인 판샤오 쓰촨성 지질광물국 수석엔지니어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이곳은 지진활동이 매우 활발한 지역”이라면서 “대규모 댐과 저수지, 터널 수로 등을 건설한다면 산사태의 위험을 높이고 감당할 수 없는 지질학적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일대에서는 1950년 지진 규모 8.6의 아삼·티베트 대지진이 발생했어요.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1월3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상류 지역의 활동으로 하류 지역 국가들의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라즈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도 1월7일 “인도 정부는 댐 건설 프로젝트를 고도로 경계하고 있다”면서 “하류 지역에 대한 영향이 우려된다”고 했어요.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얄룽창포 하류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엄정한 과학적 논증을 거쳐 건설하는 것으로 하류 국가의 생태 환경과 지질, 수자원 권익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하류 지역 재해 방지와 기후 변화 대응에 일정 정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도 인디아TV는 1월8일 중국이 티베트 얄룽창포강에 세계 최대 수력발전댐을 건설하려는 계획과 관련해 라즈나스 싱 국방장관(왼쪽)이 "고도로 경계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인디아TV 캡처
◇인도 위협하는 ‘물 폭탄’ 되나
중국 국내외에서는 이 문제가 수자원 안보를 둘러싼 두 대국 간 갈등으로 번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요. 단순한 댐이 아니라 유사시 인도를 위협할 물 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니러슝 상하이 정법대 교수는 “중국이 얄룽창포강의 유량을 인도에 대한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점을 두고 두 나라 간 한바탕 설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어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작년 12월25일 정부가 얄룽창포강 하류 수력발전댐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 캡처
인도도 중국의 댐 건설에 대비해 하류 지역에 댐을 대거 건설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1980년대 북한 금강산댐의 수공 가능성에 대비해 평화의 댐을 건설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에요. 로이터는 작년 6월 인도가 중국의 댐 건설에 대응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들여 아루나찰프라데시주에 12개의 수력발전 댐을 건설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카이왈야 트리비크람 파르나익 아루나찰프라데시주 수석장관은 “중국 댐의 잠재적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수력발전공사가 제안한 다수의 다목적댐 건설 방안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최유식 기자, 조선닷컴(2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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