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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삼성면 대야리-대실] 수련이 반기는 천혜의 청정마을

뚝섬 2015. 11. 14. 06:30

늦여름 모처럼의 촉촉한 비가 메말랐던 대지를 적시는 날 삼성면 대야리 대실마을로 접어든다. 삼성중학교를 막 지나면서 도로변으로 도열하듯 늘어선 키 큰 가로수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어서 바로 덕정저수지. 조용하게 내리는 비를 담아내고 있는 풍광 또한 여느 마을에서 보기 드문 안온한 정경이다.

 

저수지를 지나 좀 더 마을 쪽으로 들어서면 먼 듯 가까운 듯 마이산 정상능선이 시원하게 바라보인다. 그런가 하면 멀리 마이산을 병풍 삼은 수련 가득한 연지(蓮池)가 반갑게 외지방문객을 맞이한다. 대실마을에서 정성스럽게 조성한 수련 연못이다. 8년 전 마을 자체적으로 조성한 대단지 수련 군락으로 200여 그루의 멋진 수련을 멀리 태안에서 옮겨 심고 가꾸었다. 7월 말~8월 초면 연꽃의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룬다고 한다.

 

진흙탕에서 피어오르는 청정함으로

거센 바람에도 꺽이지 않는 부드러움으로

빗물 한 방울도 떨어내는 깨끗함으로

꽃을 피우면 끝내 열매를 맺는 성실함으로

고고한 한 줄기 연대처럼

둥글고 평화로운 연잎처럼

그 어떤 악취도 향기로 되살리는 연꽃처럼

그렇게 환하고 빛나는 삶이 되시길...

 

연지의 안내문은 바로 대실 마을 주민들의 바램이다. 연지 끝에 자리한 ‘공해없는 청정마을’이라는 마을표시석을 지나 대실마을로 들어선다.

 

마이산 자락 아래 쾌적한 생활환경

 

대야리는 삼성면 북쪽의 마을로 대실이라는 이름의 단일마을이다. 주변 지형이 대야처럼 생겨 대야곡 또는 대실이라 하였다는데 주민들은 대실로 부르고 있다. 동쪽은 능산리, 서쪽은 양덕리, 남쪽은 대정리, 북쪽은 마이산 너머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과 접하고 있다. 음성 명산 중 하나인 마이산은 주말이면 2~30명의 산객들이 등산을 위하여 마을을 찾는다.

 

[대야리 마을전경. 마이산 앞쪽으로 음성 제일의 수질을 자랑하는 청정 대실마을이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윗대실은 아래대실 위쪽에 있는 마을로서 고려시대 왕족이 와서 살았다고 하며 마이산(472m) 아래로 그 왕족이 세웠다는 절터가 있어 왕절터라고 불리운다. 왕절터에서는 지금도 깨진 기와장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마이산 정상에는 망이산성과 봉수대가 있는데 이곳 봉수대에서 진천을 거쳐 호남으로, 음성의 가섭산을 거쳐 영남으로 소식을 전하는 영호남으로 갈라지는 통신 분기점이 되는 주요 봉수대였다.

 

본래 대실은 충주군 두의곡면 지역이었다. 1906년에 음성군에 편입되었고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율리와 내대리의 각 일부를 병합하고 대야리라 하여 삼성면에 편입되었다. 윗대실 북쪽에는 삼형제고개와 쇠메기산(146m)이 있고 동북쪽에는 갈미봉(410m)이 있으며, 대야리에서 발원하는 대야천이 미호천으로 유입되고 있다.

 

한남금북정맥이 동서로 지나고, 동쪽은 한강 수계, 서쪽은 금강 수계이다. 박광옥 대야리창조적마을가꾸기 추진위원장은 한남금북정맥, 한강-금강 수계, 마을 위로 병풍같이 둘러쳐진 마이산이 위치하여 도읍지로 적합한 지형이지만, 단지 큰 강이 없어 아쉽다고 했다.

 

마을은 전체 100여 가구에 주민은 230명 정도. 70세 이상의 노인회 회원은 67명이며, 유치원생 3, 초중고생이 6명으로 다른 마을에 비하여 비교적 연령층이 고루 분포되어 있다. 최근 7~8년 사이에 귀촌인구로 인하여 10여 가구가 늘었다.

 

단일 마일이어서 단합이 잘 되는 면은 있지만, 주민수가 적어 마을대항 체육대회에서는 만년 꼴찌이다. 주민 대부분이 주로 벼와 밭농사를 하지만, 삼채 시설하우스와 축산업으로 양계와 한우 사육도 하고 있다.

 

잘 갖춰진 주거 인프라에 다양한 마을 발전계획

 

‘농촌사랑 11촌 자매결연’ 사업의 일환으로 한 유통공사와 결연관계를 맺고 있지만 마을의 임원들은 서울 관악구 한 동네의 주민자치위원회와 맺은 농산물공급협약이 오히려 마을을 위하여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대실마을은 마을발전을 위한 여러 계획들이 진행 중이거나 추진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무엇보다 ‘살기놓은 청정마을’을 조성하기 위하여 20년 전부터 마을로의 기업체가 들어서는 것을 강력히 막아왔다. 마을을 위한 혜택보다는 잃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현재는 쾌적한 청정마을로 소문이 나 다른 마을보다 부동산 시세도 높은 편이고 마을로 귀촌을 하는 가구 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여기저기 공장이 들어서 옛모습을 잃은 많은 마을들을 볼 때 사실여부를 떠나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자연생태마을 조성과 녹색농촌체험마을 계획은 작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음성군내에서 가장 농지가 좁고 가난한 마을을 후손에게 보다 좋은 여건으로 넘겨주기 위하여 추진되었다. 대실마을 환경에 가장 적합한 무농약, 청정마을을 조성하여 마을을 찾는 많은 방문객들에게 각종 농사체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내년부터는 정성스럽게 가꾼 연지에서 연례적인 연꽃축제도 계획하고 있다.

 

[연지. 대실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조성한 수련 연못으로 멀리 태안에서 우수한 수련 200그루를 이식하여 정성스럽게 조성하였다]

 

25년 전에 지어져 낡은 마을회관을 새로히 신축하기 위한 계획도 착착 진행이 되고 있다. ‘문화복지센터’로 부르게 될 마을회관에 소요될 예산 4.5억 원을 확보하였고, 내년 완공을 위하여 설계용역 계약도 이미 마쳤다.

 

다른 마을에서 부러워 할 정도의 마을 인프라도 이미 갖추었다. 경지정리는 이미 마쳤고, 상수도, 공동저온보관창고 등의 시설도 완비되어 있다. 마을로의 생산시설 입주를 주민이 단결하여 막고 환경을 보호한 결과로 음성군내에서 가장 수질이 좋은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마을의 행사는 연말 년 1회의 대동계와 58일 노인회가 주관하여 실시하는 효도관광이 있다. 대동계에서는 마을임원이 마을 주민에게 마을 살림 운영 및 결산 관련 사항 등을 보고하고, 이장을 비롯한 마을임원 들의 연임이나 선출 등 주요 사항들을 의결한다.

 

사람살기 쾌적한 대실마을이지만 굳이 행정기관에 바램이 있다면, 마을 안 진입로가 파손이 되어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것과 동구 밖 버스정류장에 승강장이 설치되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이 있다.

 

우리동네 사람들:

 

박남호 이장(60):

새마을지도자를 6년간 역임하고 금년 처음으로 이장에 선출되었다. “처음 이장을 맡아 쉽지않지만 열심히 배워서 마을을 위하여 봉사를 하겠다“는 박이장은 대야리가 고향으로, 어머님을 모시고 두 내외가 함께 크지 않은 규모의 논·밭 농사를 짓고 있다. 슬하에 1 3녀를 두었지만 모두 결혼하여 외지에서 거주하고 있다.

 

하재욱 노인회장(78):

대야리가 고향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농사일을 시작하였다. 4년 째 노인회장을 맡고 있으며, “초등하교 5학년 때 6.25 한국전쟁을 맞았고, 가방 끈이 짧아 평생 농사만 지었다”는 하 노인회장은 슬하에 2 2녀를 두었다. 전부 외지에 나가 살며 두 내외만 함께 살고 있다.

 

권태현 부녀회장(60):

인근 대사리 출신으로 30년 전에 대야리로 이주해 왔다. 8년째 부녀회장을 맡아오는 동안 마을의 모든 대소사에 몸을 사리지 않고 앞장을 섰다. 슬하에 1 2녀로 아들은 전방 GOP에서 복무를 하고 있다. 최근 남북 관계가 경색이 되어 이만저만 마음을 졸이지 않았다. 금년부터는 푸드뱅크에 참여하는 또 다른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박광옥 대야리창조적마을만들기 추진위원장(76):

서울에서 40여년 건축업에 종사하다 20년 전에 대야리로 귀촌하여 정착하였다. 마을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앞장 서고 있다. 노령인구가 많은 마을을 위하여 내년 완공될 ‘문화복지센터’ 건강 프로그램 개발을 위하여 많은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슬하에 1 2녀가 있지만 모두 외지에 나가 살며, 두 내외만 함께 거주하고 있다.

 

-음성자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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