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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건물 올리는 콘크리트 기술의 진화] 101층 지탱하는 高강도 콘크리트...

뚝섬 2016. 3. 8. 09:48

[뉴 테크놀로지]
초고층 건물 올리는 콘크리트 기술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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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아파트보다 3배 이상
强度
1.2m
두께 '콘크리트 벽' 시공, 초속 40m 강풍·진도 6.5 지진 견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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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그 함량 높인 '포스멘트'
시멘트·물 반응 때 발생하는 열, 섭씨 45도까지 낮춰 균열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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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에도 강하다
합성섬유 넣은
耐火 콘크리트, 수증기 배출 길 만들어 폭발 막아

 

지난해 10월 부산 해운대에서 첫 삽을 뜬 '엘시티(LCT)'는 지상 101층 규모 랜드마크타워와 지상 85층 규모 아파트 2개동()이 들어선다. 이 단지는 해운대 위브더제니스(80)를 제치고 국내에서 가장 높은 주거용 건물이 된다. 하지만 엘시티가 주목받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건물의 뼈대를 만드는 콘크리트(concrete)이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은 건물 구조 안전과 공기(工期) 단축을 위해 보통 건물에서는 보기 드문 신개념 콘크리트를 대거 사용하고 있다.

◇일반 아파트보다 3배 강한 콘크리트

콘크리트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다. 수직으로는 거대한 건물의 하중(
荷重)을 견뎌야 한다. 횡적으로는 강한 바람과 진동에도 끄떡없어야 한다. 기본 재료로 시멘트와 물, 모래가 사용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초고층 건물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물질과 화학 혼합제를 배합해 강도와 안전성을 높인 신개념 콘크리트가 등장하고 있다.

엘시티처럼 크고 육중한 건물을 떠받치는 데 필수적인 재료가 초고강도(
超高强度) 콘크리트이다. 엘시티의 경우 지상 50층까지 압축강도 80Mpa(메가파스칼)급 콘크리트를 쓴다. 콘크리트 1㎠ 면적이 경차 1대 무게인 800kg의 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일반 아파트보다 3배 이상 강도가 센 것이다.



초고층 건물을 지을 때 바람·지진 등 횡적 저항에 견디기 위한 구조물인 '아웃리거 벨트월(Outrigger beltwall)'에도 초고강도 콘크리트가 사용된다. 벨트월 재료로는 흔히 철골(鐵骨)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쓰면 공기가 2개월쯤 단축되고 비용도 덜 든다. 엘시티의 경우 랜드마크타워 20·48·76·97층에 높이 2.7~9.9m, 두께 1.2~1.7m 규모의 콘크리트 벽이 시공된다. 박희도 LCT 현장소장은 "아웃리거 벨트월은 역도 선수가 차는 허리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초속 40m 이상 강풍과 진도 6.5의 지진에도 거뜬히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엘시티는 건물 바닥 기초에 균열 방지를 위한 초저발열(
超低發熱) 콘크리트를 썼다. 바닥 기초의 경우 엄청난 양의 콘크리트가 한꺼번에 타설돼 굳으면서 시멘트와 물이 반응해 수화열(水和熱)이 생긴다. 이때 콘크리트와 외부 온도 차이가 크면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이 수화열을 낮추기 위해 포스코건설은 '포스멘트'라는 특수 시멘트를 동원했다. 콘크리트 기본 재료인 시멘트 함량은 줄이는 대신 포스코에서 나온 철강 부산물인 '고로 슬래그' 함량을 크게 높인 제품이다. 슬래그 함량이 높을수록 수화열이 낮아진다. 일반 시멘트는 타설 후 33시간이 지나면 섭씨 65도까지 열이 오르지만 저발열 콘크리트는 45도까지만 올랐다가 서서히 떨어진다. 김우재 포스코건설 R&D센터 박사는 "슬래그는 내염(耐鹽) 기능도 강해 해안에 위치한 엘시티 특성에 적합하다"면서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내화 콘크리트로 폭열(
暴裂) 방지

건물 바닥과 천장 등 슬라브에 쓴 '초조강(超早强) 콘크리트'는 굳는 시간을 앞당겨 공사 기간을 줄이는 데 일조한다. 일반 시멘트보다 30% 정도 더 미세한 입자의 조강 시멘트와 강도를 높이는 화학 혼화제를 첨가해 만든 이 콘크리트는 타설 후 10Mpa 강도 발현에 18시간 걸려 일반 콘크리트(3)보다 4배쯤 빨리 굳는다.

건물 지상층 내외부에는 화재에 강한 콘크리트가 사용됐다. 콘크리트는 완전히 굳어도 내부에 물이 일부 남아 있다. 화재로 콘크리트에 열이 가해지면 내부 수분이 수증기로 팽창해 빠져나가지 못하고 한순간에 폭발하는 폭열(
暴裂) 현상이 발생해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폴리아미드라는 합성섬유를 넣은 내화(耐火) 콘크리트가 동원된 것. 이 콘크리트는 열을 받으면 폴리아미드가 녹으면서 고체에서 기체로 변하고, 섬유가 녹은 공간을 통해 수증기가 밖으로 배출되는 통로가 만들어진다. 박희도 현장소장은 "신개념 콘크리트 사용으로 공기가 다른 초고층 건물보다 100일 정도 줄어든다"면서 "공사 비용도 80억원 이상 절감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송원 기자, lssw@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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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국 기자 , 조선일보(1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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