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강 노란꽃 잔치… 13일부터 17일간
열려
강변 19만㎡에 황화코스모스·해바라기
걷기대회·자전거타기 야간 오페라 공연 등 다양한 행사
전남 장성군의 젖줄 황룡강은 영산강 지류 중 가장 길다. 장성 북하면 입암산(해발 654m)에서 발원한 황룡강은 장성호를 이루고, 남서 방향으로 굽이치며 장성군을 관통하고 광주 광산구에서 영산강으로 흘러든다. 이 황룡강 주변으로 장성의 중심 생활권역인 읍내가 형성됐다.
장성은 장성호와 황룡강이 있어 수자원이 풍부하다. 국내 소주 업계 5위 보해양조가 장성읍 영천리에 1990년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지하 천연암반수로 각종 주류를 생산한다. 지역에선
"장성산 소주가 전국 최고"라는 자부심이 생겼다. '물 좋은 고장'이라는 명성은 허명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전히 '홍길동의 고장' '선비의 고장'이 장성을 대변했다. 전임 군수들이 홍길동과 선비를 내세워 지역을
홍보했기 때문이다. 전남의 최북단에 있는 장성은 전남의 북쪽 관문인데다 광주와 인접하고도 주도산업 시설을
유치하지 못했다. 장성하면 '백양사' '편백나무' '하서 김인후(조선
중기 문신)' '홍길동' '피톤치드' '상무대' 등이 떠올랐다. 장성군이 2014년 1월~지난해 9월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블로그, 뉴스, 트위터·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분석해 낸 결과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10월 '황룡강
노란꽃 잔치'를 치른 뒤부터 '노랑' '꽃축제' '옐로우 축제' '황룡강' 등이 장성을 대변하는 핵심 단어로 변경됐다. 장성의 지역 이미지가
극적으로 변화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노란꽃 잔치 때 황룡강 공설운동장 잔디에 설치한 ‘황룡강 르네상스 정원’에서 선보인 황룡(황미르) 조형물이다. 노란 국화로 치장했다. ‘옐로우시티’로 변신한 장성군이 힘차게 도약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했다고 한다. / 장성군 제공
◇황룡강을
노랗게 물들이는 노란꽃 잔치
'옐로우시티'로 거듭난 장성군은 올해 이런 지역 이미지 변신에 가속도를 붙일 작정이다. 그
변화의 중심축은 바로 황룡강이다. 황룡강을 장기적으로 명품 하천으로 조성하면서 이곳에서 대규모 축제를
열어 관광 부흥에 따른 지역 소득 증가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장성군은 올해 3회째를 맞은 '장성 황룡강 노란꽃
잔치'를 내달 13일부터
29일까지 17일간 황룡강변 일대에서 개최한다. 13일
오후 6시 황룡강 공설운동장에서 개막식을 연다. 군은 강변 16만㎡(4만8000평)에 황화코스모스와 코스모스, 백일홍 등을 심었다. 3만㎡(9000평) 규모의
해바라기 단지도 조성했다. 축제 빛깔에 맞춰 노란색이 두드러진 꽃을 주로 심었다고 한다.
황룡강 꽃길 5㎞를 걷는 '황룡강 걷기대회'는 내달 14일 오후 9시부터
시작한다. 이날 자전거타기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이밖에
야간 오페라 공연, 작은 음악회, 일자리 박람회, 어린이 그림그리기대회, 멸종위기 동물체험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올해는 오후 6~8시에도 즐길거리가 많다.
제2회 노란꽃 잔치가 열린 지난해 10월 황룡강변 풍경. 황화코스모스가 만발한 강변을 산책하고 있다.
노란 복장의 참가자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이
중에서 옐로우(노랑)의 영어 스펠링 첫 글자인 'Y'를 붙인 '슈퍼스타 Y'가
관심을 끈다. 이 서바이벌 예능 경연대회에는 전국에서 지원자가 몰려들고 있다. 예술학교·학원 수강 경험이 있는 준전문가는 비일반 부문, 예능 강습
경험이 없는 일반인은 일반 부문에 참가한다. 예선을 거쳐 내달 28일
오후 6~8시 공설운동장 주무대에서 결선을 연다.
김형근 장흥군 기획감사실장은 "예부터 황룡강 깊은 물에 누런 용이 살았다는 전설을
주제로 삼아 만든 꽃축제가 이제 장성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며 "소리 없이 유유히 흐르던 황룡강은 이제 장성에서 가장 역동적인 장소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1회 축제는 2015년 10월 장성공원과 장성역광장에서 12일 동안 열었다. 당시 방문객은
5만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무대를 처음으로 황룡강변으로 옮겼다. 대회 기간은 17일로 확대했다. 그
결과 방문객은 72만명으로 전년보다 14배가량 늘었다. 올해 예상 관람객은 100만명이다.
황미르랜드 해바라기 단지 앞에 관광 전동열차가 지나가고 있다.
◇'황룡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추진
군은 황룡강을 대표적인 '색깔 관광지'로 조성하는 '황룡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물줄기가 용의 형상을 닮은 황룡강 3.2㎞ 구간을 5개 권역으로 나눠
2020년까지 생태체험장, 세계초화원, 이야기정원, 황금알공원, 데크길, 전망대, 공설운동장, 황미르길, 자전거도로
등을 조성한다. 사업비는 400억원.
조지연 군 홍보팀장은 "장성읍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이곳이 바로 노란꽃 잔치 행사가
열리는 주무대"라고 말했다. 박언정 옐로우시티 프로젝트팀장은 "이 구간은 황룡강 전설 등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며 "계절의 흐름에 따라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장성의 핵심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구역별 환경과 특성을 고려해 추진한다. 용이 여의주를 무는 용의 머리
구간엔 정원이 많은 '황미르랜드', 개천 합류부인 앞발에는
개천 인도교, 장성대교와 문화대교 구간인 몸통 쪽에는 장미터널과 전망대 등을 세우는 식이다. 뒷발에 속하는 지점에는 공설운동장과 청소년 수련관이 들어선다. 미르는
용이라는 뜻으로, 황미르는 황룡강을 상징하는 노란용을 말한다. 공설운동장
건설 사업비 200억원은 별도다.
-장성=조홍복 기자, 조선일보(17-09-28)-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지자체 중 처음으로색채 마케팅…이제 '장성'하면 옐로우·행복 등 긍정적 단어 떠올라
유두석 전남 장성군수
노란빛이 도는 옷을 즐겨 입는다는 유두석(67) 전남 장성군수는 2014년
10월 '옐로우시티 조성사업'에 나섰다. 2020년까지 세 단계에 거쳐 사업비 435억원을 투입해 장성을
노란 '색채 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가을마다 황룡강변에서 여는 노란꽃잔치도 이 옐로우시티 조성 사업 중 하나다.
첫 단계는 기반조성이다. 황룡강과 장성읍을 중심으로 군 전체에 노란꽃을 사시사철 심어 노란
빛깔을 군의 이미지로 만드는 단계다. 장성군은 12~3월
팬지, 4~9월 메리골드·튤립·금계국·백일홍, 8~10월
해바라기, 10~11월 코스모스·국화 등 연간 노란꽃 82만5000본을 심는다. 두 번째는 이 이미지를 확대·심화하는 단계다. 장성하면 곧바로 노란색이 떠오르게 축제 등 관련 사업을 다양화한다.
마지막은 군민의 소득을 높이는 상품화 단계다. 이미 주민 소득 창출을 목표로 황미르빵(노란용빵)을 개발했다. 앞으로
도시락·파이·쿠키·떡·수제맥주·치킨 등에도 노란색을 입히는 '옐로우 특산품' 개발에 나선다.
유 군수는 "결국 지역 소득과 연계해 주민 소득을 높이는 게 최종 목적"이라며 "옐로우시티와 관련한 관광상품, 특산물, 먹거리를 개발하고 외지인이 장성을 더 많이 찾게 만들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색채 마케팅'을 시작한 계기는?
"1992~1994년 영국 유학 시절에 세계 최대 정원·원예 박람회(첼시 플라워쇼)를 보고 '색채 도시'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번화가 라 보카는 파스텔 색조, 인도 자이푸르는 핑크, 스페인 안달루시아는 파랑, 그리스 산토리니는 순백과 파랑을 관광 자원화해 세계적으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색깔이 돈이 되는 셈이다. 장성은 전국에서 가장 공기가 좋은 고장이다. 색채 마케팅으로 사람을 불러들이면 이런 자연환경의 장점이 배가될 것이다."
―왜 하필 노란색인가?
"황룡강에 누런 용이 산다는 전설이 있다. 황미르에서 노란색을 따온 것이다. 황색은 한국의 전통색인 오방색(적·청·황·흑·백)의 중심색이고, 황제의 색, 부를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다. 앞으로 장성이 부자 고장이 되고, 호남과
전국의 중심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런 좋은 뜻이 있어 노랑은 황제의 색이었다. 고종황제가 머물던 덕수궁 창틀에 유일하게 황색이 사용됐다고 한다."
―주변의 반응은 어떻고 구체적인 성과는 뭔가?
"우리가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색 마케팅을 한다는 점을 높게 산다. 2015년에만
각종 브랜드상을 아홉번 받았다. 또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선거
공약)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공약이행 분야 우수상을 받았다. 실무
공무원이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이제 장성하면 '옐로우' '기대' '발전' '행복' 등
긍정적인 단어가 떠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3년 만에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는 "옐로우시티 프로젝트는 그 성격상 단기간에 뭔가 큰 성과가 나오기는 어렵다"며 "'우리 고장은 우리가 바꾼다'는 생각으로 많은 군민이 함께 힘을 보태야만 이 프로젝트가 성공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조홍복 기자, 조선일보(17-09-28)-
=======================
'[여행]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밀양] 영남루(嶺南樓): 애잔한 추억의 그림자를 좇아.. (0) | 2017.10.17 |
---|---|
[제천] [금수산-정방사(錦繡山-淨芳寺)] 월악산-청풍호 드넓은 시야..! 이런저런 시름도 잠시 잊다.. (0) | 2017.10.04 |
[홍천-인제] [‘삼(三)둔 사(四)가리’] 곰도 길을 잃는 곳, 대한민국의 마지막 오지 (0) | 2017.09.19 |
[군산] 청암산(靑岩山)-군산호(群山湖) (0) | 2017.08.27 |
[고창] 선운사(禪雲寺): 동백 숲이 병풍처럼 감싸 안은 천년 고찰 (0) | 2017.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