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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작동 신비 풀면… ”] [명상효과 높이는 곳이 자연, 자연 속 걷기]

뚝섬 2024. 5. 8. 08:31

 

[“뇌작동 신비 풀면… AI 전력소모 확 줄어 5차산업혁명 온다”] 

[명상효과 높이는 곳이 자연, 자연 속 걷기]

 

 

 

뇌작동 신비 풀면… AI 전력소모 확 줄어 5차산업혁명 온다”

 

[이진형의 뇌, 우리 속의 우주]

 

《처음 미국 보건복지부(HHS)의 연구지원금 심사위원으로 워싱턴에 갔을 때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연구자 20여 명이 모여 모든 연구 제안서들을 꼼꼼히 검토하고 논의했다. 내 연구 제안서도 이런 과정을 거쳐 채택되어 기회를 부여받았겠구나 하는 생각에 신기하고 감사했다. 뭉클한 감동에 눈물도 핑 돌았다.
내가 뇌 질환과의 전쟁에 참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용기’와 ‘아이디어’밖에 없던 나에게 이처럼 기회를 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인데, 다시금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뇌 질환 연구가 이 같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질환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일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뇌전증에 연간 162조 원, 치매에 1766조 원의 사회적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 파킨슨병에 연간 71조 원, 수면 장애에 129조 원이 든다. 1990년부터 2019년까지 자폐 질환에 들어간 전 세계 누적 비용은 9509조 원에 이른다. 가히 천문학적이다. 사실 이마저도 사회적 비용을 다 계산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의료비뿐 아니라, 장애로 사회 참여가 어려워진 데 따른 비용,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이 사회 활동을 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 비용 등을 모두 포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웬만한 가정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노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뇌 질환자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한 생산성 감소는 국가 전체적인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듯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소, 학교, 기업과 정부 차원에서도 뇌 질환에 많은 돈을 투자한다. 대표적으로 미 보건복지부 내 국립 신경질환 뇌졸중연구소는 연간 3조8000억 원, 국립노화연구소 6조1000억 원, 국립정신질환연구소 3조4000억 원, 국립약물중독연구소 2조3000억 원 등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연간 15조3000억 원 연구비에도 뇌 관련 연구가 상당 부분 들어가 있다. 2013년부터 범부처 사업으로 출범한 ‘BRAIN INITIATIVE’는 연간 5500억 원을 뇌를 이해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투자한다. 그 밖에 유럽에서 쥐의 뇌를 디지털 복제하고자 한 ‘블루 브레인 프로젝트(Blue Brain Project)’와 인간의 뇌를 디지털 복제하고자 한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Human Brain Project)’도 있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된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는 단일 프로젝트에 8874억 원이 들었다. 이런 관심과 투자는 최근 많은 연구 성과들을 만들어 냈다.

그럼에도 아직은 뇌 질환 해결에 명확한 결론이 나지는 않았으며,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러나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사회적 문제이고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뇌 질환 정복은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가오는 10년은 그간의 연구 성과가 직접적인 변화를 불러오기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아직은 그 문이 열리지 않아 실감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뇌 질환 정복’의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우선, 질환의 천문학적 사회 비용을 줄여 생산성을 증대시킬 것이다. 노인 인구뿐만 아니라, 발달 장애나 사고로 인해 뇌 질환을 갖게 된 젊은이들이 건강을 회복하면서 생산인구가 늘어날 것이다. 뇌 질환 정복 과정에서 알게 될 지식은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은 많은 기대와 심각한 불안을 동반했다.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 한편으로 인공지능이 오히려 내 직장을 빼앗고 나를 지배하는 기술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이다. 그 기저에는 현재의 인공지능이 상당히 단순한 작업에도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있다. 이는 에너지 사용 측면에서 인공지능과 인간을 경쟁 구도에 놓는다. 기계가 인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다.

뇌 질환 정복과 뇌에 대한 이해는 인간을 다시 세상의 중심에 돌려놓는 5차 산업혁명의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장애를 극복하는 것을 넘어 뇌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더 나아가 뇌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미래도 상상해 볼 수 있다. 인간 지능에 대한 이해를 적용하면 인공지능도 더 작은 에너지를 이용해 인간을 돕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

‘탑건: 매버릭’이라는 영화에서 “인간 조종사는 무인 시스템에 밀려서 멸종할 것이다”라는 해군 대장의 말에 주인공 톰 크루즈는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오늘은 아닙니다”라고 대답한다. 뇌 질환 정복에 따른 인간의 능력 향상, 그리고 인간 지능에 대한 이해는 오늘뿐 아니라 내일도 인류가 세상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하는 5차 산업혁명을 불러올 것이다. 그만큼 인류를 번영으로 이끌 것이라 기대한다.

-김남준 기자, 동아일보(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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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효과 높이는 곳이 자연, 자연 속 걷기 


참선이 정적명상이라면 걷기는 동적명상

걷기가 신체와 정신·심리적, 그리고 국민의료비 절감에 크나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사실 중·장년층에게 걷기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 비용 적게 들면서 시간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걷기를 즐기는 인구의 증가로 중장년층들이 폭발적으로 길로 나서고 있다. 50대 이상에게 “왜 걷느냐?”고 물으면 압도적인 1위가 “건강을 위해서”라고 답한다. ‘9988시대(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에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걷는 행위가 단순히 신체적 건강에만 도움을 주는 건 아니다. 걷기의 더욱 좋은 장점은 걸으면서 자기명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과 함께하면서 균형 잡히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하고, 겸손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나아가 자신감과 함께 자아존중감까지 생기게 한다.

세계보건기구(WHO·World Health Organization)는 “건강이란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그리고 영적인 웰빙(Spiritual Wellbeing)을 말한다”고 개념규정하고 있다. 기존의 육체적·정신적 건강만을 얘기하던 시대에 비해서 상당히 발전한 개념이다. 사회적 건강에 웰빙까지 보태졌다. 놀라운 변화다. 웰빙은 행복한 상태로 잘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나? 자명하다. 운동이다. 운동 중에서도 나이가 들수록 가장 접근하기 쉽고 하기 좋은 운동이 바로 걷기다.

세브란스 정신건강의학과 이홍식 명예교수는 걷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간의 뇌 회로는 앞을 향해 돌아간다. 걷는 것은 전향적이고, 지난 일로 다투거나 싸우지 않는다. 조용히 앉아 있을 때보다 오히려 더 평화롭고 전향적이다. 걸으면서 싸우는 사람은 없다. 걸으면 평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걸으면서 충실하게 땅을 밟는 감각이 온몸에 전달되어 정서적으로 안정된다. 따라서 부부싸움도 걸으면서 하라고 권고한다. 생각에 균형이 잡혀서 싸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걸을 때는 사고의 균형과 정서적 안정감을 가져와 현상을 매우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참선이 정적명상이라면 걷기는 동적명상

이 교수는 정상을 향하는 등산보다는 천천히 여행하듯 자연과 함께 즐기며 걷는 트레킹을 권한다. 특히 숲트레킹에 대해서 주목한다. 숲트레킹은 신체적 효과와 정신적 효과로 나눌 수 있다. 숲트레킹의 신체적 효과는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심혈관을 증진시킨다.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비만·당뇨·고지혈증을 줄여 준다. 근·골격계를 강화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NK세포를 활성화시켜 면역력을 강화한다.

정신적 효과도 이에 못지않다고 강조한다.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긴장을 이완시켜 정서적으로 안정을 가져온다. 긴장·불안·우울에 대한 예방 혹은 치료효과가 있다. 의욕이 증가하고 집중력을 높여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교수는 숲트레킹의 명상적 효과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인간은 자기가 속한 곳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이때 숲에서 걸으면 숲의 생명력을 느끼며, 삶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일상에서 쌓인 앙금을 자연이라는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숲트레킹은 규칙적인 심호흡과 함께 바람, 소리, 내음, 숲이온 등이 몸과 마음을 안정시킨다. 나아가 걸으면서 부정적인 생각이 없어지며 머릿속을 비울 수 있다. 욕심도 비워진다. 길이 험하고 길수록 잡념은 더더욱 사라진다.

그 단계를 지나면 고통은 사라지고 생각과 의지로 걷던 몸이 무의식적으로 자동으로 걷게 된다. 걸으면서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 등은 일종의 깨침과 같이 해결이 되고, 주변의 소리와 냄새, 경관은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삶에 감사한 마음이 들고, 최소 3일부터 마음의 변화가 일기 시작한다. 3주가 지나면 나쁜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른바 걸으면서 명상적 효과를 경험하는 것이다.

명상은 최근 서구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습관을 바꾸고 뇌를 움직이는 힘은 마음에 있고, 그 마음을 움직이는 건 바로 명상을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서구에서는 적어도 2000년대까지는 뇌연구에 집중했고, 뇌가 중심이었다. 이른바 ‘뇌가 마음을 결정한다’가 대세였다.

2000년대를 지나면서부터 뇌에 대한 연구가 서서히 한계에 부딪히자 마음에 대한 연구로 돌아섰다. 지난 2007년 미국의 정신과 의사들은 심리치료에 무려 41.4%가 명상치료를 사용했다. 뒤이어 정신분석 치료가 35.4%였다. 과거에 비하면 상상할 수 없는 변화다.

전통 뇌과학에서는 인간의 마음, 영혼, 정신은 모두 뇌의 작용에 의해 작동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뇌가 모든 심신작용을 조정한다는 것이었다. 2000년대 초 달라이 라마가 미국에서 “마음이 어떻게 뇌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서구사회에 매우 중요한 화두를 던진 것이다. 이를 계기로 뇌과학에서 서서히 마음과학, 나아가 마음챙김(Mindfulness)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명상의 본질은 마음이다. 명상을 반복함으로써 마음에 근육이 생기고, 뇌를 변화시키는 힘을 얻는다. 이어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게 되며, 고통을 고통으로 느끼는 정도가 줄어들고 스트레스도 점차 감소한다. 그 결과 마음이 바뀌면 뇌가 바뀐다. 나아가 ‘마음이 뇌를 결정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실험을 통해서 마음을 바꾸면 뇌영상 화면이 달리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명상의 시대가 왔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인드컨트롤을 가능하게 하는 등 여러 가지 긍정효과가 있다. 명상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곳이 바로 자연이다. 인간이 자연과 동떨어진 생활을 하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해져 경쟁적이고 공격적 성향이 강해졌다고 환경인지론자들은 주장한다. 마치 어린 아이가 엄마의 품에서 떨어져 나오면 불안에 떨며 공격적 성향을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최근 자연과 함께하는 명상 프로그램이 엄청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간이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한 본능적인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홍식 교수는 참선이 정적명상이라면 트레킹은 동적명상이라고 강조한다. 걷기의 명상적 효과는 길을 걸으면서 복잡한 머릿속을 비울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들이 많이 떠오른다. 생각이 미래로 가면 걱정과 불안이, 과거로 돌아가면 후회와 우울한 감정이 생긴다. 이는 생각과 감정이 같이 붙어 다니기 때문이다.

매순간 호흡, 들숨과 날숨, 발바닥과 땅의 친밀감에 집중하며 걷다 보면 생각이 없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어느 덧 걷는 자체에 집중하게 되고,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을 아무런 판단 없이 ‘그냥 알아차림’의 상태에 빠진다. 일종의 불교에서 말하는 무의식 상태와 같다. 오면 오는 것이고, 가면 가는 그런 상태. 이러한 상태가 바로 동적명상의 경지다.

“몸·마음·영성 힐링하는 도구가 명상”

이 교수는 “몸과 마음, 영성을 힐링하는 강력한 도구가 명상”이라며 “현대인들은 반드시 명상을 해야 한다”고 권한다. 충동과 분노에 쉽게 노출되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더욱 잘 추스르고 다듬기 위해서, 각종 성인병과 암, 노화예방 등 더욱 건강해지기 위해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감정의 균형과 조화를 위해서, 불안감이나 우울 등 심리적 갈등이나 문제를 치유하기 위해서, 삶의 불가항력적인 일을 성찰하기 위해서, 자기구현이나 영적(靈的)성장을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명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행이나 트레킹도 명상적 태도로 접근하면 누구나 쉽게 동적 명상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연의 일부가 된다는 것, 그 자체가 힐링(Healing)이다. 규칙적 심호흡과 오감을 통해 느끼는 바람, 새소리, 피톤치드, 햇빛, 숲의 음이온 등은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면서 스트레스가 완화된다. 스트레스를 벗어나려면 지금 당장 떠나라, 자연으로 들어가서 맘껏 힐링하라고 권한다.

-글·월간산 박정원 부장대우/자문·세브란스 정신의학과 이홍식 명예교수, 월간산(16-06-14)(560호),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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