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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의 마법] [구광모회장, 4세 경영시대 개막] ....

뚝섬 2024. 11. 28. 10:43

[동업의 마법] 

[구광모회장, 4세 경영시대 개막] 

['삼촌' 구본준 부회장, 연말 LG 떠나기로]

 

 

 

동업의 마법

 

할리데이비슨, P&G, HP, 존슨앤드존슨….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뭘까.

정답 중 하나는 ‘동업’이다. 고향 친구, 대학 동료, 형제 등이 서로 힘을 모아 창업을 했다. 창업자의 성을 따서 회사 이름을 지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할리데이비슨의 경우 자전거 기능공인 윌리엄 할리와 철도회사 노동자 아서 데이비슨이 창업했다. 그들은 자동차보다 값싸고 자전거보다 빠른 교통수단을 고민하다 자전거에 엔진을 달아보기로 했다. 1903년 창업 첫해 수작업으로 모터사이클 3대를 만들었다. 그런 할리데이비슨은 지난해 17만8500여 대의 모터사이클을 생산해냈고, 매출액 약 8조 원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1+1이 3 이상 되게 하는 동업

 

미국에선 동업이 흔하다. 동업 기업이 100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많다. 동업은 부족한 것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예를 들어 기술이 있는데 자본이 부족하거나, 좋은 사업 아이디어가 있는데 기술이 없을 때 동업을 선택하게 된다. 1+1이 3 혹은 그 이상 되게 해주는 게 바로 동업이다.

하지만 한국에선 동업 기업이 흔치 않다. 삼성 이병철, 현대 정주영, SK 최종건, 롯데 신격호 등 국내 1세대 창업자를 떠올려 봐도 그 이름 옆에 붙일 동업자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국내 대기업은 대체로 1인 창업자의 열정과 추진력, 카리스마로 성장했다. 그래서인지 동업에 대해선 ‘잘되어도 싸움이 나고, 못되어도 싸움이 난다’는 인식이 강하다. 오죽하면 동업상구(同業相仇·동업을 하면 원수가 되기 쉬움)라는 말까지 있을까. 75년간 장 씨와 최 씨 가문이 동업을 해 왔지만 최근 영풍과 고려아연이 경영권 싸움을 벌이는 것에서도 동업의 어려움을 엿볼 수 있다. 대기업 중에선 공동창업주 고(故) 유성연·이장균 명예회장 집안이 69년간 이끈 에너지기업 삼천리 정도가 동업 기업의 맥을 잇고 있다.

LG그룹도 교과서에 남을 만한 모범을 보여 줬다. 1946년 1월 LG 창업주 구인회에게 사돈 허만정이 셋째 아들을 데리고 찾아온다. 허만정은 “이 아이를 맡길 테니 사람 좀 만들어주소. 사돈이 하는 사업에 출자도 하겠소”라고 제안했다. 이듬해 LG그룹 모체인 락희화학공업사가 창립되면서 구 씨와 허 씨의 동업은 시작됐다. 동업은 1세대 구인회-허만정, 2세대 구자경-허준구, 3세대 구본무-허창수로 이어지면서 57년 동안 지속됐다.

창업주 세대에선 비교적 원활하게 동업이 이뤄진다. 하지만 자녀 세대로 이어지며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경영권을 차지하고자 분쟁이 일어난다. 반면 LG그룹은 지금까지 경영권은 물론 재산 관련 분쟁도 없었다. 2005년 GS그룹의 계열 분리로 구 씨와 허 씨가 이별을 하기까지 별다른 잡음이 없었고, 계열 분리 이후에도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를 이어갔다.

비결이 뭘까. 전경일 씨의 저서 ‘구 씨 이야기 허 씨 이야기’에 따르면 두 가지다. 락희화학공업사를 창립할 때 자본금 출자 비율 ‘65(구씨) 대 35(허씨)’를 모든 경영에서 원칙으로 삼았다. GS그룹 분리 때도 재산 분배의 잣대가 됐다. 둘째는 어른이 정한 기준을 자손들이 철저히 지키는 엄격한 유교 문화도 중요했다.

“65 대 35 원칙과 유교 문화”

다만 4세대로 넘어오면서 LG가(家)에서도 재산 관련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고 구본무 선대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이 4대 회장 구광모 ㈜LG 대표를 상대로 상속 후 4년이 지난 시점에 상속 재산을 재분할해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동업, 아름다운 이별, 그리고 인화(人和)의 헤리티지가 추락하고 있어 안타깝다.

 

-박형준 산업1부장, 동아일보(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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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회장, 4세 경영시대 개막 

 

'40세 회장' 젊어진 LG, 새 성장동력 발굴이 숙제 


LG그룹이 구광모(40)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4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지난달 20일 구본무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 이후 41일 만에 LG그룹이 국내 10대 그룹 중 가장 젊은 40세 회장을 맞게 된 것이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2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LG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LG는 이어 이사회를 열고 그를 대표이사 회장에 선출했다. 재계에선 사장 또는 부회장 승진이 유력한 것으로 봤지만 예상을 깨고 회장이 됐다. LG는 "구본무 회장 별세로 공석이었던 주주 대표로서 ㈜LG 이사회 멤버로 참석하게 됐고,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책임 경영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신임 회장은 이사회에서 "LG가 쌓아온 고객 가치 창조, 인간 존중, 정도(正道) 경영이라는 자산을 계승·발전시키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회장으로서 첫 소회를 밝혔다.

◇전문경영인이 자율·책임 경영

구광모 신임 회장은 1978년 1월생으로 이제 만 40세다. 70개 계열사, 매출 160조원(2017년 기준), 자산 123조원, 국내외에서 21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재계 4위 LG그룹이 그의 어깨에 지워진 것이다. 1947년 구인회 창업주가 락희화학공업사를 세울 때 나이가 만 40세였다. 

 

LG 안팎에선 젊은 구 신임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더라도 그룹 총수가 전문경영인의 도움을 받아 그룹의 미래를 설계하고, 전문경영인이 자율·책임 경영을 하는 LG만의 경영 방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지주사인 ㈜LG는 신임 회장과 하현회 대표이사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여기에 조성진(LG전자), 한상범(LG디스플레이), 차석용(LG생활건강), 권영수(LG유플러스), 박진수(LG화학) 등 핵심 계열사 전문경영인 부회장이 보좌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부회장 6명의 평균 연령은 63세이다. LG는 지배구조의 모범으로 평가돼온 지주사 지배구조를 이어가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계열사 책임 경영 체제를 앞으로도 유지·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구광모 회장 어떤 역할 하나

LG그룹은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전 회장까지 장자(長子) 승계 원칙을 지켜왔다. 덕분에 LG그룹은 다른 대기업과 달리 2세, 3세 승계나 이후 그룹 경영 과정에서 가족 간 다툼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구 신임 회장 역시 이런 전통에 따라 LG그룹을 이어받게 됐다.

이날 오전 사내·사외이사 7명이 참석한 ㈜LG 이사회에선 회장 선임에 대해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법적 책임을 지는 사내 등기이사에 선임된 상황에서 부회장이나 회장 직급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구본무 회장 타계 이후 그룹 총수 자리를 오래 비워두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이사들은 판단했다. LG의 가족회의에서도 회장으로 뜻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고위 임원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처럼 외국엔 40대 리더가 많다"며 "경영 승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을 수 있지만 반대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회장직이 적절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했다.

구 신임 회장은 별도의 취임식 없이 업무를 시작한다. 집무실도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30층에 마련됐다. 구본무 전 회장이 사용하던 집무실과 같은 층인데 넓이는 절반이다. 구 전 회장의 집무실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된다. LG 고위 임원은 "구 신임 회장은 연말까지 지주회사 경영 현안들을 챙기고 파악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선대 회장 때부터 쌓아온 그룹의 경영 방침을 새로운 LG에 맞게 개선할 방안이 있는지를 고민하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 준비·인재 투자에 중점"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를 졸업한 구 신임 회장은 2006년 LG에 입사해 12년 동안 주로 LG의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 생태계를 경험하려고 1년간 IT 기업 두 곳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2015년 상무로 승진한 이후에도 주로 LG그룹의 미래 사업 발굴에 관여해왔다.

하지만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적지 않다. 휴대전화·디스플레이 등 그룹의 주력 사업 실적이 삐걱대고 있고, 그룹을 이끌 미래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LG는 "구광모 회장은 앞으로 지주회사 경영자로서 미래 준비, 인재 투자, 정도 경영에 중점을 두고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LG의 사업에 대해 전문경영인들과 함께 호흡하고 정도 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용 기자, 조선일보(18-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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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구본준 부회장, 연말 LG 떠나기로 


㈜LG 지분 7.72% 가진 2대 주주… 계열분리·신사업 추진 여부 관심 

 

고(故)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29일 조카인 구광모 상무가 그룹 회장에 오름에 따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구본준 부회장은 작년부터 와병 중이던 형을 대신해 그룹을 대표하며 승계 과정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달 구 회장이 작고한 직후 이달 초 열린 LG그룹 상반기 사업보고회 주재를 하현회 부회장에게 넘기는 등 그룹을 떠날 준비를 해왔다. 연말에는 지금 맡고 있는 그룹 부회장과 LG전자·LG화학 등기이사직까지 모두 내려놓는다. 가족 간 경영권 다툼을 방지하기 위해 LG가(家)가 지켜온 '장자 승계' 원칙을 철저히 따르는 것이다.

구 부회장은 ㈜LG 지분 7.72%를 가진 2대 주주여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과거 LG가 가족들이 그랬듯, 구 부회장도 지분을 팔아 계열사를 사서 독립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과거에 새로운 총수 체제가 확립되면 방계 가족들은 계열 분리 등의 수순을 밟아왔다.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 구철회 명예회장 자손들은 1999년 LG화재를 독립시켜 LIG그룹을 만들었고, 또 다른 동생 구태회·구평회·구두회 형제는 2003년 LS그룹을 세웠다. 구본무 회장 동생인 구본능·구본식 형제는 희성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 때문에 구 부회장이 LG상사나 LG이노텍을 계열 분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들은 구 부회장이 ㈜LG주식을 매각한 금액으로 최대 주주에 오를 수 있는 계열사다. 그러나 LG그룹의 핵심 사업과 연관이 큰 사업이고 그룹 규모가 축소된다는 점에서 구 부회장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구 부회장의 지분이 꽤 큰 규모인 만큼 ㈜LG 지분을 전부 다 매각하지 않고 주요 우호 주주로 남게 될 가능성도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현재 그룹 상황이 급작스럽게 전개돼 아직 특별한 준비를 하거나 공론화한 내용이 없다"며 "결론이 나려면 주주 간 협의 과정이 필요해 시간을 갖고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 기자, 조선일보(18-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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