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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이 20분… 시속 1000km ‘꿈의 열차’] [하이퍼루퍼]

뚝섬 2024. 3. 15. 06:28

[서울~부산이 20분… 시속 1000km ‘꿈의 열차’ 더 가까워졌다] 

[하이퍼루퍼] 

['꿈의 교통수단' 눈앞에] 

[뉴욕~파리 1시간에... '제2의 콩코드'는 누구인가]

 

 

 

서울~부산이 20분… 시속 1000km ‘꿈의 열차’ 더 가까워졌다

 

하이퍼루프점점 현실로

 

‘꿈의 열차’라고 불리는 초고속 열차 하이퍼루프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일론 머스크와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같은 세계 IT 부호들이 미래 교통수단으로 여기며 개발에 나섰지만 상용화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세계 각국이 하이퍼루프 개발 전쟁을 벌이며 기술 장벽을 하나둘씩 돌파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하이퍼루프 자기부상열차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신기록을 세웠고, 캐나다는 승객 54명을 태우고 시속 1000km로 달리는 열차를 개발 중이다. 테크 업계에서는 “하이퍼루프로 인해 먼거리를 비행기보다 빠르게 왕래하며 교류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있다”고 본다.

 

진공 덕에 공기 마찰 없이 주행

 

하이퍼루프는 진공 상태의 튜브에서 초고속으로 운행할 수 있는 열차이다. 1910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고더드가 처음으로 제안한 개념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개발에 나서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이퍼루프의 핵심은 전자석·초전도자석 등을 이용해 열차를 공중에 띄우는(자기부상) 것이다. 열차와 선로의 마찰 면적이 없다. 또 진공 튜브 안에서 운행하기 때문에 공기저항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날씨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열차의 초고속 운행이 가능한 이유다.

 

이론상 진공 상태에서는 하이퍼루프의 속도가 시속 1000km 넘어선다. 여객기(시속 900)보다 빠르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진은 하이퍼루프를 미래 핵심 교통수단으로 보고 상용화 개발에 매달려왔다. 연구진은 하이퍼루프가 통과할 진공 튜브를 길게 만들고, 진공 상태를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 작은 규모라면 진공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어렵기 때문이다. 또 초고속으로 운행되는 만큼 선로를 직선으로 건설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일부 자기부상열차가 운행되고 있지만 열차들은 공기저항을 받아 시속이 400 정도로 제한된다”고 했다.

 

하이퍼루프 개발에 뛰어들었던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작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던 ‘하이퍼루프 테크놀로지’의 문을 닫았고, 지하에 하이퍼루프를 건설해 미 샌프란시스코와 LA를 30분 만에 통근할 수 있다고 주장한 머스크도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부산 20 만에

 

기술적 한계에도 세계 각국 대학과 기업들은 진공 상태를 유지하는 방안에 몰두했고 최근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중국항공우주과학공업그룹(CASIC) 개발한 하이퍼루프 ‘T-플라이트(Flight)’ 최근 시험 운행에서 시속 623km 신기록을 세웠다. 이번 시험은 2km 주행한 것으로 비교적 단거리다. CASIC는 다음엔 60km 거리를 시속 1000km로 달리는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CASIC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초고속 여객기인 콩코드에 준하는 시속 2000km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캐나다 스타트업 트랜스포드도 시속 1000km로 달릴 수 있는 ‘플럭스제트(FluxJet)’를 개발하고 있다. 승객 54명 또는 화물 10톤을 싣고 튜브 안에서 비행하듯 고속으로 달린다. 자석이 밀고 끄는 힘으로 공중에 뜬 채로 움직인다. 회사는 2035년까지 180억달러(약 23조6000억원)를 들여 캐나다 주요 도시인 에드먼턴과 캘거리를 잇는 300km 노선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트랜스포드는 “비행기보다 40% 저렴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3만6000톤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독일 뮌헨 기술 대학교는 직경 4m, 길이 24m 콘크리트 튜브를 개발해 시험 중이다. 그동안 내구성이 좋은 철 같은 소재를 사용했지만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었다. 독일 뮌헨 기술 대학교는 압력 차이를 견디는 콘크리트를 이용해 비용을 줄이면 하이퍼루프 인프라 확장에 도움이 것으로 본다. 한국에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콘크리트 소재 하이퍼루프 튜브를 개발 중이다.

 

테크 업계는 하이퍼루프가 미래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 시속 1000km만 구현돼도 서울에서 부산(직선거리 약 320km)까지 20분 만에 갈 수 있다. 선로와 열차 간 마찰이 없어 소음도 줄어든다. 백종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이론적이라면 한국에서는 전국을 30분 내로 이동할 수 있고, 국경을 맞닿은 나라들로 비행기보다 빨리 수십분 내에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세계인들을 빠르게 연결하는 미래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유지한 기자, 조선일보(2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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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루퍼 

 

진공터널 달리는 '탄환열차', 완성되면 비행기보다 빨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처음 제안
진공 터널로 공기 저항 최소화하고 열차가 레일 위 살짝 떠서 마찰 줄여
시속 1200km로 서울~부산 16분 이동

최고 속도 400km로 시범 주행 성공… 이르면 2024년 인도에서 상용화
 

 

지난 7월 인도 정부가 여객 하이퍼루프(Hyperloop) 시스템 건설을 승인했어요. 약 120km 떨어진 뭄바이와 푸네를 고속으로 연결하는 '푸네~뭄바이 하이퍼루프' 프로젝트예요. 계획안에 따르면 2021년까지 시범 노선을 건설하고, 2024년까지 상용화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이뤄지면 인도는 최초의 여객 하이퍼루프를 건설하는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공기저항 줄여 비행기보다 빠른 열차

하이퍼루프는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2013년 제안한 미래 교통수단이에요. 거의 진공에 가까운 터널 안을 최고 시속 1200km로 달릴 수 있는 열차죠. 일반적인 여객기가 시속 900㎞, KTX가 시속 300km로 달리니 어마어마한 속도죠.

 

이렇게 빠른 속도로 달리려면 두 가지 거대한 장벽을 넘어야 합니다. 첫째는 마찰력이고, 둘째는 공기저항입니다. 하이퍼루프는 공기저항과 마찰을 최소화해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게 했어요.

 

움직이는 모든 물체는 속도를 낼수록 저항에 부딪혀요. 자동차, 비행기, 기차 등은 공기저항이 속도를 내는 데 치명적인 방해 요인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퍼루프는 터널 안을 거의 진공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어 공기저항을 줄였어요. 공기를 제거해 압력이 매우 낮은 환경에서는 바람 저항을 받지 않거든요. 여객기가 공기가 상대적으로 희박한 고도 10km 지점까지 높이 올라가 날아가는 것도 공기저항을 줄여 속도를 더 내기 위해서랍니다. 하이퍼루프 터널 안은 1000분의 1 대기압 수준이랍니다.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 하이퍼루프는 캡슐처럼 생긴 열차가 레일 위에 살짝 떠서 달립니다. 자기부상열차와 비슷한 방식으로 떠올라 마찰을 줄이는 것이죠. 이 열차는 자기장의 힘으로 추진력을 얻습니다. 터널 바닥에 코일을 깔고, 열차 바닥에는 초전도 전자석을 장착해 자기장이 흐르도록 만들었어요. 공기저항을 줄여 비행기보다 빠른 '탄환 열차'를 만든다는 아이디어입니다.

◇차로 8시간 거리를 1시간으로 단축

머스크는 2013년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시스템에 실망했다면서 대안으로 샌프란시스코와 LA를 연결하는 하이퍼루프를 제안합니다.

 

그리고 세상 누구나 자기 아이디어를 마음대로 가져다 써서 하이퍼루프를 만들어도 된다고 했어요. 심각한 교통 체증으로 신음하는 인도 뭄바이는 머스크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로 한 것이죠. 현재 푸네와 뭄바이를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3시간 30분이 걸려요. 그런데 하이퍼루프가 건설되면 이동 시간이 35분 미만으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아부다비와 두바이 구간에 하이퍼루프 열차를 달리게 할 계획입니다. UAE는 내년까지 1단계 구간 10km를 완공하고, 이곳에서 시험 운행에 성공하면 전체 170km 구간을 완성해 운행할 계획입니다. 두바이에서 출발한 하이퍼루프는 12분 만에 아부다비에 도착해요. 보통 자동차로는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죠. 불과 1분 동안 14.2km를 주파하는 셈입니다. 1초에 200m 이상을 이동한다는 의미죠. 아부다비~두바이 구간에서 상업성이 확인되면 하이퍼루프 운행 구간을 아부다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까지 연장하겠다는 청사진도 나왔어요. 이 경우 승용차로 8시간, 비행기로 1시간 50분이 걸리는 거리를 57분 만에 주파할 전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UNIST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325㎞를 16분 만에 이동'을 목표로 하이퍼루프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죠.

하이퍼루프는 비행기처럼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면서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또 자동차처럼 도로가 막힐 일이 없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현재 최고 속도 400㎞ 수준… 개발 박차

너무 꿈 같은 얘기라고요? 그렇지 않아요. 하이퍼루프 트랙과 열차가 속속 개발되고, 테스트도 이뤄지고 있거든요.

2016년 5월 '하이퍼루프 원'이 미국 네바다주(州) 사막에서 96m 구간을 최고 속도 111km로 달리며 첫 시험 주행에 성공했어요. 현재는 536m 길이 트랙에서 모의 주행을 하고 있는데 현재 최고 시속 386㎞까지 속도를 끌어올렸습니다. 시속 1200km까지 가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차근차근 발전하는 겁니다.

미국 기업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HTT)'는 지난해 10월 스페인에서 세계 최초로 실제 크기의 하이퍼루프 열차 시제품인 '킨테로 원(Quintero one)'을 공개했어요. 사람이 탈 수 있는 실물 크기 열차로는 킨테로 원이 처음 대중에게 공개된 모델입니다. 길이 32m, 무게 5t에 최대 40명이 탈 수 있어요. 킨테로 원은 2020년까지 프랑스 툴루즈에 만들어진 시험 운행 트랙에서 시험 주행을 할 계획입니다.

하이퍼루프는 아직 '이론'이 현실에서도 실제로 가능한지 검증하는 단계입니다. 전 세계 50여 회사가 하이퍼루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비행기 속도를 따라잡았다는 곳은 나오지 않았죠. 주요 회사들은 2021년에서 2024년까지 상용화를 전망하고 있답니다. '탄환 열차'가 정말 현실에서도 나타날지, 조금만 기다리면 알 수 있겠죠?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조선일보(1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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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교통수단' 눈앞에

 

이것은 비행기인가, 열차인가…

"" 날아가는 것보다 빠르다 '하이퍼루프' 

 

지난달 26일 프랑스 남부 도시 툴루즈 외곽에 있는 프랑카잘 공군기지. 지름 4m, 길이 320m인 거대한 회색 튜브 앞에서 수백명이 박수를 쳤다. 유럽 최초로 하이퍼루프 열차를 시험 운행할 수 있는 트랙을 HTT란 미국 기업이 완공한 현장이었다. 하이퍼루프 열차란 캡슐형 원통 안에서 자기 부상 방식으로 운행하는 초고속 열차를 말한다. 최고 시속 1200㎞까지 달릴 수 있어 '꿈의 교통수단'으로 불린다.

하이퍼루프 열차의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한 사람은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와 전기차 회사 테슬라를 창업해 '미래의 설계자'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다. 2013년 머스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LA를 잇는 하이퍼루프 열차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누구든 개발에 나설 것을 권유했다. 이후 2016 5월 미국의 '하이퍼루프원'이라는 기업이 네바다주 사막에서 첫 시험 주행에 성공했다. 버진그룹을 이끄는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하이퍼루프원을 2017년 인수해 버진하이퍼루프원으로 개칭한 뒤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 43000만유로( 5500억원)를 들여 하이퍼루프 연구센터를 짓는 중이다.

佛 툴루즈에 하이퍼루프 시험 트랙

하이퍼루프 열차는 미국에서 신호탄을 쏘아올렸지만, 최근 들어 유럽이 개발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툴루즈에 시험 트랙을 완공한 HTT에 이어 경쟁사인 캐나다의 트랜스포드도 프랑스에서 트랙 개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영국의 우주항공 기업 버진그룹도 스페인에 연구센터를 지어 경쟁에 뛰어들기로 했고, 네덜란드에서는 하르트란 기술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캐나다 기업 트랜스포드가 추진하는 ‘하이퍼루프’ 열차의 개념도. 하이퍼루프 열차는 캡슐형 원통 안에서 자기 부상 방식으로 운행하는 초고속 열차를 말한다. 하이퍼루프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이 열차는 출발한 지 5분 만에 시속 1000㎞로 속력을 끌어올릴 수 있고 최고 시속 1200㎞까지 달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트랜스포드 제공 

 

HTT가 툴루즈에 시험 트랙을 만든 이유는 이 지역이 '유럽의 에어로스페이스 밸리'로 불리며 차세대 교통수단과 관련한 인력과 기술이 집약된 곳이기 때문이다. 유럽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의 본사와 연구센터가 자리잡고,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소(CNES)가 있는 곳이 툴루즈다.

HTT는 작년 11월 스페인에서 '퀸테로 원(Quintero one)'이라고 이름 지은 하이퍼루프 열차 시제품을 공개했으며, '퀸테로 원'을 툴루즈의 시험 트랙에 가져가 오는 4월부터 사람과 화물을 싣고 시범 주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퀸테로 원'은 사람이 탈 수 있는 실물 크기 하이퍼루프 열차로는 처음 대중에 공개된 모델이다. 길이 32m, 무게 5t 28~40명이 탈 수 있는 2층 구조다.

 

 

미국 기업 HTT가 작년 11월 스페인에서 공개한 하이퍼루프 열차 ‘퀸테로 원’ 시제품. 사람이 탈 수 있게 설계된 첫 제품이다. /HTT 

 

캐나다 트랜스포드도 툴루즈에서 멀지 않은 프랑스 중부 도시 드루(Droux)에 연구시설을 갖추고 길이 3㎞짜리 시험 트랙을 만들고 있다. 세바스티앵 장드롱 트랜스포드 최고경영자(CEO) "전 세계에서 개발 경쟁에 속도가 붙고 있어 10년 안에 상업 운행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최근 일간 르파리지앵 인터뷰에서 말했다.

암스테르담―프랑크푸르트 구간 50분에 주파

벌써부터 유럽 각지에서는 구체적인 하이퍼루프 열차 노선을 구상하고 있다.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을 운영하는 스키폴그룹은 암스테르담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450㎞를 잇는 노선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열차나 자동차로 4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지만 이동 시간을 50분으로 줄여 획기적으로 두 도시 간 접근성을 끌어올리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이미 스키폴그룹은 네덜란드의 하이퍼루프 개발 회사 하르트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영국에서는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수도 런던과 북부 중심 도시 에든버러를 하이퍼루프 열차로 연결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브랜슨 회장은 "현재 4시간 30분 걸리는 런던-에든버러 구간을 45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했다. 프랑스에서는 수도 파리에서 지중해 연안의 마르세유까지의 노선이 우선 거론된다. 현재 이 노선은 승용차로 8시간, 고속열차(TGV) 3시간, 비행기로 1시간 15분이 걸린다. 하지만 하이퍼루프 열차를 투입하면 40분에 주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출발 5분 만에 시속 1000㎞ 도달

하이퍼루프 열차는 기존 고속열차보다 역 간 거리를 좀 더 짧고 촘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기저항이 없어 속도를 높이고 낮추는 게 훨씬 쉽기 때문이다. 출발한 지 5분 만에 시속 1000㎞로 속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런 장점을 잘 활용하면 여객은 물론이고 화물 운송에서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트랜스포드의 장드롱 CEO "한 대도시 안에서 지하철을 엮는 것과 비슷하게 50년 안에 유럽의 주요 도시를 하이퍼루프 열차로 연결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 상업 운행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기술 분야의 '스턴트 쇼(stunt show)'라는 조롱도 나온다. 아이디어만 그럴듯할 뿐 상용화의 길이 멀다는 것이다.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세계 주요 국부펀드나 연기금이 관심을 보이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중동에서 하이퍼루프 열차 도입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오일 머니'가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시작했다. HTT는 작년 4월 아부다비에서 두바이 구간을 연결하는 하이퍼루프 열차 건설 계약을 아랍에미리트 정부와 맺었다. 일간 르파리지앵은 "하이퍼루프 열차는 태양열이나 전기를 주로 이용 하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며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빨리 상용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하이퍼루프(hyperloop) 열차 

 

공기를 거의 뺀 캡슐형 원통 안에서 자기 부상 방식으로 운행하는 초고속 열차를 말한다. 공기와 철로의 저항을 거의 없애 최고 시속 1200㎞까지 달릴 수 있다. 현재의 고속철도보다도 3~4배쯤 빠르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조선일보(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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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파리 1시간에… '2의 콩코드'는 누구인가 

 

초음속 여객기 개발 경쟁 

 

1969 3 2일 프랑스 툴루즈에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첫 시험 비행을 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콩코드는 보통의 여객기보다 2배 높은 고도에서 음속(시속 1224) 2배 가까운 속도로 날았다. 1976년 첫 취항했을 때 8시간쯤 걸리던 런던―뉴욕 구간을 3시간 30분 만에 날아가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27년 만인 2003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연료가 많이 들고 실내가 좁은 데다 요금이 비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2000년 파리에서 이륙 직후 폭발로 승객·승무원 109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에 의문이 생긴 것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콩코드가 시험 비행을 한 지 50년째를 맞아 다시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상용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하이퍼루프 열차 개발 붐이 벌어지고 있다면, 하늘에서는 '2의 콩코드' 부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Boom)' "올해 안에 초음속 여객기 시제품을 시험 비행하겠다"고 했다. 붐의 초음속 여객기 개발에는 영국 버진그룹과 일본항공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의 항공·방산업체인 보잉과 록히드마틴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보잉이 개발 중인 초음속 여객기 '넥스트 하이퍼소닉'은 마하 5(시속 6120)의 속도를 지향한다. 뉴욕과 파리를 1시간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다. 보잉은 2029년까지 시험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록히드마틴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X59'라는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는 중이다. X59는 마하 1.2(시속 1468)로 초음속 여객기치고는 다소 느리지만, 2021년이면 시험 비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보잉은 일반 여객기보다 5배 이상 빠른 극초음속기를 넉넉한 시간을 두고 개발하기로 했고, 반대로 록히드마틴은 속도는 일반 여객기의 1.5배 정도에 그치지만 개발을 빨리 할 수 있는 쪽을 택한 것이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조선일보(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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