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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건강 수명 73.1세… 우리의 노년은 건강해지고 있다] ....

뚝섬 2023. 4. 26. 09:08

[한국인 건강 수명 73.1세… 우리의 노년은 건강해지고 있다]

[나이듦의 기술]

[“나이듦에 대한 태도 바꾸는게 금연보다 낫다” 美 사회심리학자 조언] 

[이제 일흔 살이신데, 5년 후 목표는 뭔가요?]

 

 

 

한국인 건강 수명 73.1세… 우리의 노년은 건강해지고 있다

 

[정희원의 늙기의 기술]

 

전 세계의 고령화와 함께 노인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를 놓고 여기저기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요즈음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큰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은퇴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상향하는 것과 관련된 법안을 둘러싸고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한 프랑스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중교통무임승차 등 다양한 복지제도가 현재 65세를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 현재의 대한민국에서는 사회 구조의 변화에 따라 기준 연령이 조정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조차 금기시될 정도로 이 문제는 민감한 주제로 간주된다. 1981년 이래로 현재까지 고정되어 있는 노인 기준 연령을 조정하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으로는 첫째, 현재의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며, 둘째, 기대수명은 늘고 있지만 그에 비해 건강수명이 늘고 있지 않아 아픈 노년을 오래 보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논리를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다.

 

흔히 우리나라에서 건강수명이 늘지 않고 있는 현상을 부각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자료는 통계청의 유병기간 제외 기대수명 추이다. 사실 이 ‘유병기간 제외 기대수명’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을 재빠르게 잘 찾아내 의학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건강수명이 짧아지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만성 질환을 앓으며 약제를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건강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병기간 제외 기대수명’ 방식으로 계산한 건강수명은 2012년 65.7년에서 2018년 64.4년으로 오히려 감소하는 것처럼 보이다가 2020년 66.3년으로 다시 약간 증가되었다. 참고로 2012년, 2018년, 2020년의 기대수명은 각각 80.9년, 82.7년, 83.5년이었다. 그런데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에 대해 적절히 투약을 받으면서 젊었을 때와 다름없는 활동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도 건강수명이 끝났다고 간주되는 것은 상당히 억울한 일이라고 있다.

 

실제 노년내과에서 진료를 받고 계신 환자분의 사례를 들어보자. 90세 남자인 A씨는 만성 폐쇄성 폐 질환과 말초혈관질환, 만성콩팥병, 고혈압 등 10여 가지의 만성질환을 앓고, 7종의 약을 복용한다. 여러 질병으로 병원을 다니는 중에도 평소 여러 가지 운동을 꾸준히 챙기고 있는 그는 병원 진료를 포함한 일상적인 일들을 모두 스스로 처리할 수 있다. 보행속도나 근력은 젊은 성인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A씨는 사실 건강하지만 통계청 방식으로는 건강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국제 표준 건강수명 계산법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용하는 건강수명 개념인 건강보정기대수명이다. 여러 보정 공식을 이용해서 질병, 사고 때문에 일상생활을 원활히 수행하지 못하는 시점을 추정하므로, 경증의 만성질환만 걸리더라도 건강치 않은 것으로 분류되는 억울함을 피할 있다. 지난 20년간 기대수명이 7.3년 늘었고, 그동안 이 방식대로 계산한 건강수명은 5.7년 늘었다. 통계청 방식과는 달리 상당히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2019 데이터에서는 73.1으로 WHO 자료가 있는 나라들 중에서 일본(74.1), 싱가포르(73.6)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미국 66.1년, 영국 70.1년, 독일 70.9년, 프랑스 72.1년 등 여타 부유한 나라들과 비교해 보면 대한민국이 얼마나 건강하게 나이 들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노인병 의사들은 사람의 노년을 숫자 나이로 보기보다는 실제 기능 정도로 판단하는 훈련을 받는다. 병의 개수, 약의 개수가 늘며 스스로 걷기, 씻기 일상생활의 수행이 어려워지면 노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코로나에 걸리거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는 등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숫자 나이는 같더라도 얼마나 노쇠한지가 이후의 사망 여부나, 기능 저하에 의한 요양병원 입소 등을 결정하게 된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전남대학교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노쇠 정도(노쇠지수 0.2)에 도달하는 연령 또한 증가 추세인데, 2010년 71.3세, 2019년 75.0세로 WHO 건강보정기대수명과 거의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쇠지수 0.2면 노화와 만성질환이 어느 정도 겹쳐 있고 걷는 속도가 다소 느려지며, 허리가 약간 굽고 근육이 다소 빠진 상태로 지팡이를 사용해서 걷게 되는 정도이다. ‘노쇠 전 단계’라고 칭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노년의 몸’이라 할 수 있다. 근육 건강과 인지 건강에 특별히 신경 써 주어야 노쇠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현재의 우리나라 사람들 인식은 어떨까? 2022년 서울에 거주하는 1957년 이전 출생자 301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서울시 노인실태조사’에 참여한 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노인 기준 연령은 평균 72.6세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서도 과반(52.7%)은 노인 기준 연령을 만 70~74세로 인식했다. 우리나라의 실질 은퇴 연령이 2018 기준 72.3세인데(OECD), 신체적·인지적으로 성인기에서 노년기로 전환되는 시점을 반영한다고도 있다. 이런 평균값은 수많은 사람들의 집단 지성이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어느 나이대가 되면 흔히 생각하는 ‘노년의 몸’을 보이기 시작하는지 관찰한 경험들을 모두 한데 모은 것인데, 그 결과가 WHO 방식의 ‘건강보정기대수명’이나 강민구 교수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와 흡사한 것이 재미있다.

 

우리의 노년은 건강해지고 있었다. 좋은 소식이다. 골골거리며 오래 사는 노년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안타깝게도 불리한 계산 방식을 보여주면서 빈곤하며, 아픈 노년의 기간이 계속 늘어나고 있음을 겁주는 기사가 많다. 우리 나라의 미래가 급증하는 의료비용과 복지비용으로 우려된다는 통계 자료와 전문가의 의견들이 매일같이 지면을 가득 메운다. 하지만 ‘팩트풀니스’의 저자 한스 로즐링의 이야기처럼, 실제 데이터를 들여다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생각보다 더 좋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더 긴 청춘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조선일보(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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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의 기술

 

[백영옥의 말과 글]

 

어릴 때, 이웃집 할머니 자매 두 분 중 일곱 살 연상의 언니가 훨씬 더 젊어 보이는 게 늘 신기하게 느껴졌다. 한 분은 자전거를 탈 정도로 건강했고, 다른 분은 기운이 없어 늘 집에 누워 계셨다. 어째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엘렌 랭어의 책 ‘늙는다는 착각’에는 ‘시간 거꾸로 돌리기 연구’라는 실험이 등장한다. 이것은 70~80대의 노인들을 20년 전의 시간으로 되돌려 일주일간 독립적으로 생활하도록 한 실험이다. 그 시절의 뉴스와 영화를 보고, 그때의 생활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일주일 만에 놀라운 결과가 도출됐다. 실험 전까지 글자가 보이지 않아 포기했던 독서나 관절이 아파서 하지 않았던 설거지와 청소는 물론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일까지 노인들은스스로 모든 일을 해냈다. 청력, 기억력, 악력, 유연성, 자세나 걸음걸이까지 현저히 ‘젊어진 것’이다. 저자는 노인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신체가 아닌 신체적 한계를 믿는 사고방식이라고 강조한다.

 

흥미로운 건 아이를 늦게 낳은 여성이 아이를 일찍 낳은 여성보다 평균수명이 길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아이와 생활하며 젊고 건강한 신호에 더 자주 노출되기 때문이다. 연상 연하의 배우자의 경우도 그렇다. 우리가 움직일 때마다 무의식중에 내뱉는 “아이고, 허리야~” “이제 늙었나봐!” 같은 말 역시 우리 뇌에 쌓여 고스란히 각인된다.

 

우리 사회는 사회적 시계를 중시한 탓에 20대에는 취업, 30대에는 결혼, 40대에는 마련 같은 과업에 집착한다. 하지만 신체 나이에 맞는 올바른 생활방식과 태도가 있다고 믿으면 60대와 70대에 남는 건 은퇴와 노화뿐이다. 그러나 노화와 퇴화는 다르다. 기억력 퇴화 역시 그동안 쌓인 데이터가 젊은 시절에 비해 많아서 생긴 정체 현상으로도 설명할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건 결국 태도다. 노년의 기억력이 좋아지려면 늘 먹던 것, 가던 곳을 갈 때가 아니라 새로운 음식을 먹고, 가보지 않은 곳을 갈 때다. 구부정해지려는 마음을 한 번 더 펴는 것 말이다.

 

-백영옥 소설가, 조선일보(23-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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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에 대한 태도 바꾸는게 금연보다 낫다” 美 사회심리학자 조언

 

올 여름 데뷔작 ‘레슨 인 케미스트리’로 영국 서점가를 휩쓴 저자 보니 가머스의 나이는 65세다. 그는 출판사로부터 아흔여덟 차례 작품을 거절당하는 아픔 끝에 성공의 기쁨을 누렸다. 그의 출세작이 된 ‘레슨 인 케미스트리’는 드라마로도 제작돼 내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전해질 예정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4일(현지시각) 보니 가머스의 성공 사례를 소개하면서 미국 예일대의 베카 레비 박사의 연구 등을 인용해 노화에 대한 태도를 바꿔볼 것을 권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치매, 심장병, 안면 홍조, 불면증 등 갱년기 증상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진영 교수 연구팀은 2018년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도록 하는 경험들이 실제 뇌의 노화를 부추겼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연구팀이 59~84세 건강한 노인 68명을 대상으로 주관적 나이와 뇌 노화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실제 나이보다 젊다고 느낀 노인 29명의 평균 나이는 73.24세였지만 뇌 나이는 70.93세로 나타났다. 반면, 실제보다 나이가 들었다고 느낀 노인 20명의 평균 나이는 73.75세였지만 뇌 나이는 77.15세인 것으로 나왔다.

 

사회심리학자인 베카 레비 박사도 나이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이 담배를 끊는 것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레비 박사 연구팀은 1975년 미국 오하이오주에 사는 50세 이상 660명을 대상으로 삶의 태도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뒤에 1998년에 누가 살아있는지 살펴본 결과, 나이 드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 사람이 평균 7년 반을 더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레비 박사는 “내가 수행한 여러 연구에서 노화에 대해 더 긍정적인 인식을 가진 노인들이 노화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들보다 인지 능력, 신체 수행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그들은 심각한 장애에서 회복될 가능성이 더 높고, 더 잘 기억하고, 더 빨리 걷고, 더 오래 산다”고 말했다.

 

레비 박사는 저서에서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방법들을 소개했다. 먼저 레비 박사는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메시지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드라마나 만화에서 나이 든 캐릭터가 악당이나 조롱의 대상으로 묘사될 때 시청자는 나이 든 사람을 두려워하고 피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는데, TV 시청을 줄이는 방법으로 이러한 부정적인 메시지를 차단하면 노화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레비 박사는 기회가 될 때마다 노화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나이 듦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레비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현명하다’라는 단어를 잠재의식적으로 노출시키면 기억력 등 뿐만 아니라 살고자 하는 의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

 

소설 ‘레슨 인 케미스트리’의 저자 보니 가머스

 

역할 모델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레비 박사는 보니 가머스 같은 작가, 영화배우, 역사적 인물 등을 역할 모델로 만들면 그들로부터 동기와 영감을 얻을 수 있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나이 탓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레비 박사에 따르면 자동차 열쇠를 잃어버리거나 약속을 잊어버린 경우 나이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운동을 하다가 다쳤을 경우에는 너무 늙었다고 평가하지 말고 준비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동아일보(2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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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흔 살이신데, 5년 후 목표는 뭔가요?

 

빠른 고령화 그리고 한국 가계 자산의 상당 지분을 보유한 베이비부머(1955~63년생)가 은퇴시기에 들어서면서 시니어 시장이 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조선일보DB

 

지난해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고령화는 급속히 진행되어 국민 4명 중 1명은 6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 인구보다 부양해야 할 인구가 늘어난다는 우려와 출산율 저하에 대한 대책이 분분하다. 그러나 개인의 삶은 인구 구조와 노동력 지표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길어진 나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전에 없던 구체적 문제가 생긴 것이다.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 댄 길버트는 자신의 미래를 기대하고 상상하는 능력이라고 답했다. 누구나 ‘복권에 당첨되면 뭘 할까’ 한 번쯤 상상해 보았을 것이다. 여행을 가는 것보다 가서 뭘 할지 계획하는 시간이 사실 더 즐겁다. 어린 자녀들에게 빼놓지 않고 물어보는 질문이 “너는 커서 뭐 될래?”라는 것이다. 청년들에게는 미래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열심히 강조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미래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물어보는 사람도 없다. 노후가 이렇게 길어진 신인류의 시대에 인생의 모든 단계를 보는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1980년 한국 인구의 중위 연령은 21.8세였으나 2020년에는 43.7세로 높아졌다. 마흔 살이 돼도 전체 인구 연령의 중간에도 미치지 못하는 젊은 나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82.7세였고 머지않아 90세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선진 국가들에서 50년에 걸쳐 이루어진 고령화가 한국에서는 20년이 안 되는 기간에 이루어졌다. 게다가 한국은 삶의 만족도가 전 세대에 걸쳐 원래 낮은 편이지만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더 하락한다. 노후 복지 제도가 잘 갖추어진 스웨덴이나 호주는 나이가 들면서 주관적 삶의 질이 향상한다. 사회복지 제도와 공공 연금 등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복지 제도나 경제적 요인만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 또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 쇠퇴할 뿐이라는 시각은 삶의 질을 하락시킬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뇌는 어릴 때 형성되고 그 이후에는 변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이건 아주 낡은 이론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뇌가 유연하게 변한다는 뇌가소성에 대한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어도 신체적 운동과 새로운 경험은 뇌를 발달시키고 인지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 한 예로 미국 여러 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60세 이상 성인이 1년간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했을 때 해마의 부피가 2% 증가했고 기억력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해마는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부위다.

 

연구자들은 이런 변화가 뇌의 노화로 인한 신경세포의 감소를 1~2년 되돌리는 격이라고 설명한다. 나이 든다고 머리가 굳어지는 것이 아니다. 뇌는 적응하고 보완한다.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잘 받아들이고 문화와 예술에 관심을 보이는 성향의 사람들이 뇌의 퇴화나 치매 위험이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활발한 운동과 새로운 경험, 긍정적인 삶이 뇌의 노화를 막는 것이다.

 

나이 드신 분께도 열심히 물어보자. “내년에 무슨 계획이 있으세요?” “5년 후에 목표가 뭔가요?” 미래에 대한 준비는 현재의 삶에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변화를 인정하고 새로운 목표를 추구할 때 나이 듦이 멋질 수 있다. 지금이 가장 멋진 뇌를 가진 날이 될 것이다. 내 나이에서 최고의 삶을 만들어 가야 한다.

 

-한소원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조선일보(2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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