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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통신' 6G 시대.. 한국에 눈 쏠리는 이유] [“.. 5G의 50배”]

뚝섬 2023. 12. 30. 10:19

[‘6G’ 50조 시장은 한국이 쥔다… 美·中보다 개발속도 빨라]

[오지마을서도 초고속 인터넷… 6G 핵심 인프라는 저궤도 위성]

[“6G 통신속도, 5G의 50배”… 中-美-日-韓 ‘꿈의 기술’ 특허전쟁]

 

 

 

‘6G’ 50조 시장은 한국이 쥔다… 美·中보다 개발속도 빨라

 

[한국 경제의 ‘뉴 엔진’]

 

‘꿈의 통신’ 6G 주도권 경쟁 

 

지난달 15일 서울 서초구 LG R&D캠퍼스. 사옥 내부에 6G(6세대 이동통신) 송신기와 수신기가 약 10m 간격을 두고 섰다. 연구원들이 단추를 조작해 송신기를 서서히 움직이자, 반대쪽에 있던 수신기 위 안테나가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송신기를 사람이 걷는 평균 속도인 시속 3km로 움직이자 수신기 안테나도 그에 맞춰 회전했다. 종전 통신에 활용하던 전파보다 고대역인 6G를 송수신하는 실험이다. LG전자는 최근 도심 세계 최장인 500m 거리에서 6G 송수신 실험에 성공했다. LG전자 정재훈 연구위원은 “종전엔 통신 주파수를 넓게 잘 퍼트리는 일이 중요했지만, 6G 시대가 열리면서 고주파인 전파를 잘 모아서 주고받는 것이 핵심 기술이 됐다”며 “한국이 가장 앞서나가는 분야”라고 했다.

 

꿈의 통신’이라는 6G 시대를 앞두고 한국 통신 기술 업계는 다시 한번 세계 최고를 차지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6G는 현재의 5G보다 전송 속도가 빠르고, 지연 시간은 줄인 차세대 통신 기술이다. 기지국 하나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가 수십 배 늘어나고 사물 인터넷(IoT)을 뛰어넘어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만물 인터넷(IoE)이 가능해진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완전 자율주행차, 집안일을 대신하는 로봇 가사 도우미뿐 아니라 애플 비전프로 같은 확장 현실(XR) 기기, 일상 속의 인공지능(AI) 비서 등도 6G 시대에 본격 상용화된다. 시장조사 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6G 시장 규모는 2023년 51억달러(약 6조6000억원)에서 2030년 402억달러로 연평균 34.2% 성장할 전망이다.

 

◇5G 전철 밟지 않겠다... 6G가 미래

 

6G를 선점하려는 한국 정부와 기업의 각오는 남다르다. 한국은 2019년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며 장비와 기기를 먼저 출시했지만, 후발주자인 중국 화웨이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글로벌 5G 장비 시장에서 한번도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용자들도 4G에 비해 뚜렷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겠다는 불만이 많았다. 5G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도 지지부진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6G에서는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통신 왜곡을 보정하고 통신 거리를 늘리는 등 다양한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6G 시대에 활용할 킬러 콘텐츠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6G로 연결한 확장 현실(XR) 기기와 콘텐츠 등을 보급해 누구나 6G를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 기술 연구에 착수했다. LG전자는 2019년 KAIST와 국내 최초 6G 산학 협력 연구센터인 ‘LG전자-KAIST 6G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세계 각국 총성 없는 전쟁

 

스마트폰 등장 이후 일상생활은 물론 산업과 군사 안보까지 모든 것이 통신으로 연결됐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6G 패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통신 규격과 기기 개발에서 앞선 나라가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6G는 2025년 표준화 작업이 시작돼, 2030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정부는 지난해 4월 백악관 주도로 6G 기술 구축 전략 회의를 열고 차세대 네트워크 국제 표준을 앞당기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유럽연합(EU) 역시 2030년 6G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2018년부터 6G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2025년까지 약 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일본 총무성은 6G 연구 기금 조성을 위해 예산을 4억5000만달러 배정하고 6G 기지국 장비 점유율 30% 달성 등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 목표를 수립했다.

 

한국도 지난해 8월 6G 상용화·표준화 R&D에 4407억원을 쓰는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시켰다. 지난 11월에는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전파통신회의에서 한국이 제안한 중대역 주파수 중 세 대역이 6G 후보 대역으로 최종 채택됐다. 테크 업계에선 국가 간 6G 개발 경쟁이 벌이지는 상황 속에서 한국의 역할이 부각될 수 있다고 본다. 화웨이 같은 중국 통신 업체가 미국의 제재로 힘을 못 쓰는 사이 한국 통신 장비가 시장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지금 속도라면 한국이 6G 상용화에서도 세계 최초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통신 기술부터 기기, 콘텐츠에 이르는 생태계를 고루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100기가비트(Gbps) 이상 최고 1테라비트(1Tbps=1000Gbps) 전송 속도로, 5G 최고인 20Gbps보다 50배 이상 전송 속도가 빠르고, 지연 시간은 10분의 1까지 줄인 차세대 통신 기술. 도심 항공 확장 현실(XR), 만물 인터넷(IoE), 자율주행차 등을 구현하는 핵심 통신 기술 기반으로 여겨진다. 초고화질(4K) 영화 다운로드에 현재 5G는 약 4분이 걸리지만, 6G는 0.16초(최고 속도 기준) 만에 가능하다.

 

-유지한/이해인 기자, 조선일보(2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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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마을서도 초고속 인터넷… 6G 핵심 인프라는 저궤도 위성

 

지상망 안 닿는 곳까지 통신 가능

 

6G(6세대 이동통신) 시대가 본격 다가오면서 저궤도 위성통신이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지구 상공에 위성을 띄워 지상망이 닿지 않는 오지까지 통신이 가능하게 해 6G 시대에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전 지구에 음영(陰影) 지역 없이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어 도심교통항공(UAM)이나 해양의 선박 등 6G 시대 첨단 산업의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저궤도 위성망은 우리 몸 구석구석 뻗어있는 혈관에 비유된다.

 

6G 분야에 저궤도 위성통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테크 업계에선 6G가 일론 머스크나 제프 베이조스 같은 미 실리콘밸리 재벌에게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위성 통신망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확보했다. 스페이스X는 2019년 스타링크 위성을 쏘아 올린 이후 현재 지구 저궤도에 약 5500기의 위성을 배치했고, 2027년까지 1만2000기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11월 기준 60국 200만명이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베이조스가 창업한 미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2024년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위성 인터넷 사업 ‘프로젝트 카이퍼’를 진행 중이다. 아마존은 2029년까지 3236개의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할 계획이다. 영국 원웹도 600여 기의 위성을 운영 중이다. 후발 주자인 한국도 차근차근 기술을 개발하며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지난달 4일 한화시스템은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고성능 레이더 위성을 쏘아올렸다. 양산이 가능한 위성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졌다. 지금은 영상을 수집하고 지형을 파악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다량의 위성을 배치하면 위성 인터넷 서비스로의 발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유지한 기자, 조선일보(2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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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G 통신속도, 5G의 50배”… 中-美-日-韓 ‘꿈의 기술’ 특허전쟁

 

10년후 6G 상용화 본격 준비

 

《6세대(6G) 이동통신 시장 선점을 위한 세계 각국의 물밑 작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상용화가 예상되는 2030년, 약 10년 후 통신시장의 판도를 주도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도 원천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6G 경쟁이 다소 어리둥절할 수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된 지 이제 겨우 2년이다. 서비스 품질 논란은 이어지고 있고, 5G 도입 후 당장이라도 도입될 것 같았던 스마트팩토리나 자율주행 등 5G 기반 신기술도 여전히 테스트 중이다. 제대로 된 5G부터 구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5G도 R&D부터 상용화까지 10년이 걸렸던 만큼, 6G도 이제부터 준비해야 간신히 2030년을 맞출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미래 통신 시장 패권을 노리는 미국, 중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시작이 늦었다는 반응도 있다.

 

○ 6G 기술 표준, 깃발 먼저 꽂아라

 

6G는 무엇일까. 이동통신 기술의 세대를 구분하는 보편적인 방식은 속도를 따지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23일 내놓은 ‘6G R&D 실행계획’에 따르면 6G는 최대 1Tbps(초당 테라비트·1Tbps=1000Gbps)의 속도를 내도록 되어 있다. 5G의 이론상 최대 속도가 20Gbps(초당 기가비트)이니, 최대 속도 기준으로 약 50배 빠른 네트워크를 구현한다는 것이다. 네트워크의 반응 속도를 의미하는 지연 시간은 5G의 10분의 1 수준인 0.1밀리초(1밀리초는 1000분의 1초)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6G는 저궤도 위성 등을 활용해 초고주파인 테라헤르츠(THz) 대역을 활용하며, 이를 통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나 항공기에서도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다만 현재 언급되는 6G의 기준은 확정된 게 아니다. 물론 6G가 5G와 차별화되려면 이 정도 격차는 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업계와 전문가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7월 내놓은 ‘6G 백서’를 비롯해 중국전자정보산업개발연구소(CCID)의 ‘6G 개념 및 비전 백서’ 등에서도 비슷한 기술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한국 등 193개 회원국이 가입한 국제 전파통신 규약 의결기구 ‘ITU-R’(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문)가 6G 비전을 완성하는 2023년 상반기(1∼6월)가 6G 기술 표준을 정하는 첫 단계다. 이어 6G 통신 규격 개발, 표준 평가, 6G 국제 표준 확정 등 2030년 상용화 예상 시점까지 장기전이 예고돼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이 정해진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지만, 속내를 뜯어보면 국가나 기관별로 입장이 제각각”이라고 말했다.

 

○ ‘기술 냉전’ 벌이는 미중

 

6G에서 가장 앞서있는 국가로는 중국이 꼽힌다. 중국은 한국이 세계에서 첫 번째로 5G를 상용화한 2019년부터 6G 도입을 위한 R&D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THz 대역 통신을 실험할 인공위성을 세계 최초로 쏘아 올렸다. 중국 국가지식재산권국이 최근 발표한 ‘6G 통신기술특허발전상황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특허가 출원된 6G 기술은 약 3만8000건이며, 이 중 중국이 35%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2위 미국(18%)은 물론 일본(13%), 한국(10%)을 앞서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익명의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은 핵심 기술과 산업 장비가 부족해 6G 기술 발전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중국의 우위를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은 5G에서는 중국에 뒤졌지만 6G에서만큼은 다시 주도권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4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6G 투자를 언급했으며, 이어 5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효율적이며 개방된 5G, 6G 네트워크 구조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명시했다. 중국을 견제하고 차세대 통신 시장을 차지하고자 약점으로 꼽히는 제조업 기반은 동맹을 통해 메우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일본, EU도 6G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는 6G 백서에서 통신을 활용해 가상공간과 물리공간을 통합하고 보다 정교하게 구현되는 서비스를 강조했으며, EU도 녹색 통신기술을 발전시키고 인간 삶의 질을 높이는 방식의 6G 개발 계획을 내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6G에는 장비와 단말기, 반도체, 정보기술(IT) 서비스, 위성 등 우주기술, 보안 등 미래 기술이 연결돼 있다”며 “결국 6G를 둘러싼 경쟁은 미래 기술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도 6G 시장 잡으려 잰걸음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가진 한국도 6G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6G 백서’ 발간을 통해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음을 알렸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THz 대역인 140GHz 주파수를 활용한 데이터 전송 시연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5G 시대를 거치며 통신장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고, 6G에서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장비 제조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국인 전문가들은 6G 시장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위치 선점에 나섰다. 최형진 삼성전자 수석이 ITU-R에서 6G 비전을 정립하는 비전작업반 의장으로, 김윤선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 마스터가 한국인 최초로 세계 통신 표준을 주도하는 이동통신표준화기술협력기구(3GPP)의 무선접속 물리계층분과(RAN1) 의장에 선출됐다. 미국이 주도하는 통신기업 연합체 ‘넥스트G연합(Next G alliance)’의 애플리케이션 분과 의장사에 LG전자가 선정됐고 이기동 CTO부문 책임연구원이 의장을 맡았다.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한국인 의장의 존재를 통해 국제 표준화 과정에 한국의 입장을 더욱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5년간 2200억 원을 투자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핵심 장비와 부품을 국산화해 6G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다만 핵심 인력을 충분히 양성하고, 당분간 이어질 미중 간 갈등이라는 변수에 제대로 대응해야 6G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혁 산업1부 기자, 동아일보(2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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