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외]

[폭설로 인한 제주공항으로의 피항…(대한항공)]

뚝섬 2009. 2. 5. 12:45

2001년 1월2일 대한항공 KE037 시카고 행 편으로 출국하여, 시카고-알바쿠키(뉴멕시코주)의 업무를 마치고, 1월6일 KE018 LAX-SEL 편으로 귀국할 때의 일.. 

 

 

  

신년벽두에 3~4일 타이트한 일정의 출장을 잘 마무리하고, LA에서 밤 11:30경 쯤의 귀국 비행기를 탔다. LA-서울 간, 한 11~12시간 걸린다...  적립한 마일리지를 승급하여 비즈니스석으로 편안히 오는데도, 역시나 지루하고 피곤한 여행이긴 어쩔 수 없다. 

 

김천 상공 쯤으로 짐작되어 이제 곧 김포에 도착하는 기내방송이 나오려니 생각하고, 주섬주섬 소지품을 미리 챙겨보려는데, 어랍쇼…!  “김포공항의 상당한 폭설로 착륙을 못하고 제주공항으로 피항을 한다…”는 기내방송이 흘러나오더니, 이내 기수를 제주도로 선회를 한다.  

 

제주공항에 착륙을 하고 나서 부터가 문제… 이내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공항활주로 옆에서 대기를 하는데… 언제 비행기에서 내릴지 부지기 세월… 무작정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다.  김포로 오던 수많은 비행기 들이 제주공항으로 연이어 밀어 닥치니, 계류장-브리지가 모자라는 모양이다. 

 

1시간, 2시간, 3시간… 시간이 흐르다 보니, 여러 문제점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나야 마침 비즈니스석이니, 장시간 대기해도 그나마 편하지다(몇번 안면있는 여승무원이 서비스도 잘해주고..), 이코노미석의 승객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지쳐가는 상황..  심각한 상황은 흡연하는 사람들… 열 몇 시간 참고 왔는데, 무한정 기내 대기상태이니… 골초들, 너나 할 것 없이 아우성이 대단하다. 

 

또 하나, 기내에서 서로 답답하다보니 출입구 통로에서 빼곡히 모여 웅성거리는데… 그 중 심각한 것이 김포에서 일본 등으로 환승을 하여야하는 트랜짓 승객들이 무척 걱정을 하고 있는 것..  자연재해이니 모든 일정에 변경이 있을 거라고 안심을 시켜주었는데… 나도 자못 걱정이 된다.  내가 안심을 시켜주었다는 말은…  일본인 승객이 많이 있는데, 영어-한국어로 만 기내방송을 하고 전혀 일어 안내방송은 없으니… 일본인 승객들이 궁금하고 답답했던 것.. (상황이야 짐작은 하는데, 언제, 어떻게… 상황이 진행이 되는지….).  승무원 중에도 일어를 하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일어로 정황을 통역∙안내를 하여 주었던 것..(덕분에 승무원한테서 고맙다는 치사를 많이 받았다).

 

시간이 흘러(7~8시간?)… 마침내 비행기에서 내리고… 늦은 밤이 되었다.  우리 비행기의 승객들은 서귀포의 하이야트호텔로 가서 1박을 한 후, 다음날 비행기로 김포공항으로 간다는 스케쥴… 어이어이 대절버스를 타고 서귀포 하이야트호텔에 도착, 각각(가족은 한방을 쓰는 등…) 객실을 배정받고 키를 받으니 새벽 1시 쯤 되었던 것 같다.  아침 6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6시30분에 다시 제주공항으로 출발을 하여야 한다고 하니, 크고 멋있는 객실에서 불과 4시간 남짓 혼자 잠을 자는 것이 아까웠다(물론 호텔비는 공짜). 

 

자는둥 마는둥, 아침이 되어 허둥지둥 식사를 하고 다시 버스에 올랐는데… 이번에는 버스가 떠나질 않는다.  호텔 직원이 버스에 올라와 방 키 하나가 없다고 한참을 찾는다.  다들 주머니, 가방 등을 뒤져보는데… 않 나온다. 이때 순간적인 저의 직감(?)이 빛을 본다… 

 

일본인 승객…!  맞다.  일본인 한 사람이 자기 주머니에 키가 있는데… 계속 영어-한국말로만 키를 찾아보라고 하였으니… 그냥 영문을 모르고 앉아만 있었던 것.. 

 

이제 곧 서울로 가겠지하는 기대는 제주공항에 도착하여, ‘아니올시다’로 바뀐다.  공항 로비는 인산인해… 다 같은 상황에서 피항 온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아니  정말로 고등학교 때의 콩나물 시루의 만원버스보다 결코 덜하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1시간, 2시간, 3시간… 비행기 계류장에 늦게 들어온 비행기 순서대로 김포로 출발을 하는데 우리 비행기는 먼저 도착을 하였던 것 같았다.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비행기 한 대 씩 떠나는 것을 보며, 우리 순서를 기다리는 마음은… 이윽고 우리 비행기 순서인 것 같은데… 이런…! 더 대기를 하여야 한다는 방송…  비행기를 조종할 조종사가 서울로 부터 아직 도착을 않 했단다.  조종사들은 1회 최대 조종시간을 초과하면 않되는 법규가 있어, LA에서 제주공항까지 조종한 조종사는 이 이상 운항을 할 수 없다는 말씀…

 

어이어이하여 조종사 팀이 도착하고…, 우리 비행기가 출발한 시각은 오후 1:00경…. 

 

기나긴 LA-제주-김포간의 여행이었다(2박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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