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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방한한 외국인 환자 198개국 60만 명.. ] [미용 전문 의사]

뚝섬 2024. 5. 1. 06:52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 환자 198개국 60만 명… 日中美 순]

[미용 전문 의사]

[‘필수 의료’ 붕괴의 또 다른 주범, 실손보험] 

[보험 1개만 든다면.. ]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 환자 198개국 60만 명… 日中美 순

 

5월 첫 주는 중국 노동절 연휴와 일본 황금연휴가 겹치는 주간이다. 요즘 피부과나 성형외과는 연휴를 맞아 양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들썩이고 있다. 5∼10일간의 연휴 기간에 ‘송혜교 피부’나 ‘김수현 콧날’을 만든 뒤 신속 친절한 건강검진을 받고 한의원에 들러 1년 치 한약까지 지어 가려는 의료쇼핑족들이다. 코로나로 주춤했던 의료관광이 재개되면서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가 사상 처음으로 60만 명을 돌파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198개국에서 60만6000명의 환자가 몰려들었는데 가까운 일본(31%)과 중국(18.5%) 비중이 절반이고 미국(12.7%)이 3위다. 피부과, 성형외과, 내과통합, 검진센터 순으로 환자가 많았다. 일본 중국 미국 캐나다 사람들은 피부과, 몽골 베트남 러시아 사람들은 내과통합 진료에 몰렸다. 지난해를 제외하고 역대 가장 많은 환자가 찾았던 해는 2019년으로 49만7000명이 동반자와 입국해 의료비로 3조 원 넘게 쓰고 갔다. 이로 인한 생산유발액은 5조5000억 원이다.

한국 의사를 찾는 이유는 의료 기술이 좋고 의료비가 저렴하기 때문. 맹장 수술의 경우 미국은 1800만 원, 한국에선 150만 원대다. 동네 병원에선 오래 기다리지 않고 진료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규모가 되는 병원들은 의료통역사를 두고 검사나 수술 후 회복기를 거쳐 출국할 때까지 전 과정을 돌본다. 대가족을 동반해 오래 머물며 일반 외국인 환자의 6배를 쓰고 가는 중동 환자들을 위해 기도실을 갖추고 할랄 환자식을 제공하는 병원도 있다.

 

K의료가 성장세라지만 글로벌 의료 시장의 순위는 10위권 밖이다. 상위권에 진입하려면 의료 기술의 격차가 큰 중증치료 시장을 잡아야 하는데 이 시장의 최강자는 미국과 독일이다. 아시아권의 강자로는 일본, 한국, 싱가포르가 꼽힌다. 이보다 기술은 떨어지되 의료비가 싼 나라들도 무시할 수 없다. 말레이시아와 튀르키예는 매년 100만 명 넘는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다. 말레이시아는 공용어인 영어와 할랄 인증을 받은 치료법이 경쟁력이다. 튀르키예의 가성비 좋은 모발 이식 수술은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의료비가 미국의 10∼20% 수준인 인도의 추격세도 무섭다.

▷한국이 중증치료 시장에서 뒤지는 이유는 의료 기술보다는 비자 제도 탓이 크다고 한다. 의료관광비자(단기 90일 이하)를 받기가 어려워 치료와 회복 기간이 긴 환자들을 말레이시아나 튀르키예에 뺏기고 있다. 사전 상담과 사후 관리를 하려면 비대면 진료도 필요하다. 내년이면 치료 목적으로 국경을 넘는 이들이 44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의료관광 강국이 되기 위해서도 미용의료 쏠림 해소와 비대면 진료 제도화 같은 의료 개혁이 필요하다.

 

-이진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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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전문 의사 

 

아침 9시부터 긴 줄-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피부비만성형학회 춘계 학술 대회 입구 ‘전공의 이벤트 상품권 수령처’에 소속 수련 병원 이름이 적힌 이름표를 목에 건 전공의들이 줄 서 있다. 이날 학회는 학술 대회에 방문한 전공의들에게 백화점 상품권 3만원을 증정했다. /정해민 기자

 

피부과에 처음 간 것은 건강검진 서비스 중 하나인 점 빼기 때문이었다. 호기심에 갔는데 “하면 좋다”는 항목이 많아 추가 요금을 냈다. 요즘 피부과 서비스 목록엔 ‘피부 오마카세’도 있다. 오마카세가 요리 종류와 방식을 셰프에게 맡기는 것이라면, 피부 오마카세는 ‘의사에게 내 얼굴 맡기기’다. 100만원 등 정액을 결제하면 금액 한도 내에서 기본적인 점 빼기, 필러·보톡스, 레이저 등 모든 미용 시술을 받는 식이다. 개인 맞춤형 피부 관리를 받는다는 느낌 때문에 인기라고 한다.

 

▶우리나라 미용 성형 시술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용 성형 강국인 미국이나 남미에서도 한국 기술을 배우겠다고 찾아올 정도다. 서울 강남의 호텔 로비에 가면 얼굴을 붕대로 싸맨 외국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미용성형 시술을 받은 외국인들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60만명을 넘었는데, 피부과, 성형외과를 찾은 환자 수가 1, 2위였다.

 

▶한편으론 미용 성형 강국인 점이 의료 왜곡도 불러오고 있다. 레이저로 점 빼기 등은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영국은 간호사가 보톡스나 필러, 레이저 시술을 할 수 있다. 미국도 일부 주에서 간호사·레이저 치료사가 미용 의료를 하고, 일본도 간호사가 의사 관리하에 제모 등 레이저 시술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선 의사만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전공이든 모든 의사가 다 할 수 있다. 그러니 갓 의사가 된 일반의나 산부인과 등 다른 과 의사들이 이곳에 몰리고 있다. 전문의 자격이 없어도 세금 공제 후 월 1000만원을 거뜬히 번다고 한다. 이런 의사를 ‘월천 도사’라고 부른다.

 

의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미용성형 시술로 의사들이 몰리는 것은 실손보험 증가와 함께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우리도 간단하고 반복적인 미용 시술은 간호사 등 다른 직역에 허용해야 비용도 떨어뜨리고 의사는 ‘의사다운’ 진료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거의 비의료인들이 하는 문신도 법적으론 의사들만 할 수 있다.

 

▶28일 열린 피부비만성형학회 학술대회에 의대 증원에 반대해 사직 중인 전공의들이 긴 줄을 섰다고 한다. ‘필러 시술법’ 등 미용 시술 강연을 들으려는 행렬이다. 평소에는 일반 개원의가 많았는데, 올해는 전공의 비중이 대폭 늘었다고 한다. 전공의들도 점 빼주려고 초등학교 때부터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줄을 선 그들 마음도 착잡했으리라 믿는다.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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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의료’ 붕괴의 또 다른 주범, 실손보험

 

“실비(실손의료비 보험) 있으세요?” 동네 병원에 가면 주민등록번호와 함께 꼭 묻는 말이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자기부담금과 비급여 진료비를 보상해준다. 허리가 아플 때 받는 도수치료, 감기에 걸렸을 때 맞는 수액주사 등이 바로 비급여 진료다. 환자로선 실손보험이 없으면 치료의 질이 달라지는 건지, 돈이 안 돼서 반갑지 않단 건지 영 껄끄러운 질문이기도 하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실손보험이 필수 의료 기피 현상을 초래한 원인이라고 보고 개선을 논의한다고 한다.

건보가 가격을 정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는 병원이 부르는 게 값이다. 가격이 비싸면 수요가 줄기 마련이지만 의료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국민보험이 된 실손보험 때문이다. 실손보험 가입자 수는 2010년 2080만 명에서 2022년 3997만 명으로 늘었다. 그 사이 비급여 진료비는 32조 원으로 거의 두 배가 됐다. 건보가 부담하는 급여 진료비보다 환자 개인이 내는 비급여 진료비가 빠르게 늘어난 결과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개인 의료비 부담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다.

실손보험이 창출한 고가의 비급여 시장은 필수 의료 붕괴를 가속화시켰다. 소득과 워라밸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응급실과 수술실에서 사명감으로 버티던 의사들 중 상당수가 자괴감을 느끼고 개원을 선택했다. 2020년 진료과목별 연간 평균 임금을 보면 안과 의사 4억5837만 원, 정형외과 4억284만 원, 재활의학과 3억7930만 원 순이었다. 모두 실손보험에 기대 비급여 진료를 많이 하는 진료과목인데 의료비가 비싼 미국 의사보다 수입이 높다고 한다.

 

건보는 빈약한 재정에서 출발했다. 그렇다 보니 급여 보장 항목이 적고, 진료비는 원가에 못 미치도록 설계됐다. 병원은 ‘3분 진료’로 환자를 많이 보거나 비급여 진료를 늘려 이런 손해를 벌충해 왔다. 정부가 메스를 대려는 혼합진료가 대표적이다. 무릎이 아파 병원에 갔을 때 의사로부터 진찰받고, 급여 물리치료와 비급여 도수치료를 섞어 받는 것이 혼합진료이다. 이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개원가에선 의대 증원보다 더 반발 강도가 세다.

▷비급여 진료 시장은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가 만들어 낸 시장이다. 보험업계는 도수치료, 렌즈 삽입 백내장 수술 등을 보상하는 상품을 출시해 경쟁적으로 가입자를 늘려 왔다. 이는 도덕적 해이를 부추겨 과잉 진료를 하지 않는 의사나, 의료 쇼핑을 하지 않는 환자는 바보가 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실손보험을 이대로 두면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비용이 얼마나 불어날지 알 수 없다. 서둘러 바로잡지 않으면 필수 의료를 살리겠단 의대 증원의 효과도 반감될 것이다.

-우경임 논설위원, 동아일보(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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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1개만 든다면.. 

 

보험 설계사들에게 '한 가지 보험만 가입한다면 무엇을 권유하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여성은 치명적 질병(CI·critical illness)보험, 남성은 종신보험에 우선 가입하라고 추천했다. 삼성생명이 컨설턴트(설계사) 9571명에게 물어 22일 발표한 결과다. CI보험은 암·심근경색 등 치료비가 많이 드는 중병(重病)에 걸렸을 때 보험금을 비교적 많이 주는 보험이고,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세상을 떴을 때 사망 보험금을 주는 상품이다.

설문 결과 설계사들은 여성의 경우 CI보험(42%), 실손보험(28%), 종신보험(23%) 순으로 추천했다남성은 종신보험(53%), 실손보험(의료비를 실비로 지급하는 보험·23%), CI보험(20%) 순이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설계사들은 가장이 불의의 사고를 당해 유가족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종종 보았기 때문에 남성에게 종신보험부터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입자가 해약을 원할 때 가장 만류하고 싶은 보험으론 절반 가까운(48%) 설계사가 실손보험을 꼽았다. 의료비를 쓴 만큼 돌려주는 실손보험은 한 달에 2만원이 채 되지 않는(40대 기준) 비교적 저렴한 보험료 때문에 3100만명이 넘게 가입한 인기 있는 상품이다.

-김신영 기자, 조선일보(1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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