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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토해낸 2.1조원, 과연 박수 칠 일인가] [한인 스타트업.. ]

뚝섬 2024. 5. 6. 08:02

[은행이 토해낸 2.1조원, 과연 박수 칠 일인가]

[한인 스타트업, 우리가 남이가]

 

 

 

은행이 토해낸 2.1조원, 과연 박수 칠 일인가

 

[朝鮮칼럼]

두바이엔 앞다퉈 들어가지만 세계적 은행들, 한국선 잇단 철수
지난해엔 돈 많이 벌었다며 정부가 2.1조 토해내게 만들어
어떤 기업이든 돈 많이 벌어야 세금 많이 내고 일자리 창출
은행이 돈 버는 것 마땅찮아하면 우리는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은행들이 작년에 돈을 너무 많이 벌었다고 사면초가로 비난을 받았다. 소상공인들에게 대출금 2억원을 한도로 4% 초과분 금리의 90%를 되돌려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1.5조원, 그 외의 은행별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약 6000억원, 합계 2.1조원에 달하는 이익을 포기해야 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신전업사 등 ‘이자 장사’를 하는 다른 중소금융사들도 유사한 ‘이자 반환’을 실시했다.

 

이와 같은 금융권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은 은행 등이 자발적으로 시행한 것이라고 하는데 주주들이 은행장 등을 배임으로 고발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제도권 금융으로부터 대출받지 못해 훨씬 높은 이자의 사금융에 의존하는 더 어려운 사람들을 방치한 것도 형평에 맞지 않는 일이다.

 

어떤 기업이 돈을 많이 벌었느냐를 들인 밑천을 고려하지 않고 순이익 총액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참으로 상식 밖의 일이다. 은행들은 2007년에 15조원의 이익을 냈고 ROE(자기자본이익비율)는 14.6%였다. 2023년에 21.3조원의 이익을 냈지만 ROE는 7.9%에 불과했다. 자본금이 2007년 103조원에서 2023년 269조원으로 2.6배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추가로 투입한 밑천 166조원은 6.3조원, 3.8%의 이익밖에 내지 못한 셈이다.

 

이익이 난 해만 보는 것도 참 무식한 일이다. 은행권의 ROE는 2013년에는 2.69%까지 떨어졌고 2014년에 약간 회복되었지만 2015년에는 다시 2.08%로 떨어졌다. 은행이 제대로 돈을 벌고 있는가는 이런 부진한 해를 포함해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국제비교를 해 보면 2013~2022년 평균으로 한국 은행들의 ROE는 5.2%로 미국의 10.2%, 싱가포르의 10.8%의 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조금만 길고 넓게 보면 한국의 은행들은 돈을 못 버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은 물론 증권, 보험 등 다른 금융업에 비해서도 고질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주가가 그 증거다. 주가이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거래소 100대 기업 평균의 반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특히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난 주식투자자(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까지 감안하면 이제 주가는 전 국민의 관심사다)를 의식한 것인지 정부 여당은 총선 직전부터 주가 띄우기에 나름 노력하고 있지만, 배당 촉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장려 같은 방법보다는 주가의 근본인 기업의 수익성을 해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부터 실천에 옮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민생금융지원방안 2.1조원의 25% 정도는 정부가 세금으로 거두어 갈 돈이지만 나머지는 주주의 돈이다. 이 돈을 주주의 동의도 받지 않고 소상공인에게 나누어 주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는 한 한국 주식의 저평가는 오래갈 것이다.

 

정치권과 언론이 은행이 돈을 버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이런 풍토 때문에 우리는 더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무릇 경제정책의 최종 목표는 좋은 일자리 창출이고 그것은 오직 국내외 투자 유치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금융권의 일자리는 비교적 좋은 일자리로 인정받고 있다. 2000년대 초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을 동북아 국제금융중심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이후에도 우리나라에는 세계 유수의 금융회사들이 새로 들어 오기는커녕 적지 않은 기업이 철수하였다. 소매금융만 보더라도 HSBC, RBS, BBVA, Barclays, UBS, CITI 등이 한국에서의 영업을 접었다. 한국에서 은행업을 해서 다른 어느 나라에서 하는 것 못지않게 돈을 벌 수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는가?

 

같은 시기에 MENA(중동, 북아프리카)의 국제 금융중심을 표방한 두바이는 세계 20대 은행 중에 17개, 10대 자산운용사 중에 5개, 10대 보험사 중에 5개, 10대 로펌 중에 4개를 새로 유치하였다. 금융 중심을 만들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교통, 교육, 의료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기까지 하다. 좀 더 시야를 넓혀 보면 싱가포르, 아일랜드처럼 금융 등 고급 서비스산업에서의 외국인투자 유치로 세계 1, 2위를 다투는 부국을 이룬 나라들도 있다.

 

벌써 20년 가까이 이 나라는 젊은이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 창출에 실패하고 있고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해서 나라가 소멸 위기에 있다. 어떤 기업이든 돈을 많이 벌면 세금을 많이 내고 일자리를 만든다. 경제, 금융을 좀 안다는 경제신문들이라도 돈 버는 기업 편을 들어주면 좋겠다.

 

-박병원 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 이사장·한국고간찰연구회 이사장, 조선일보(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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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스타트업, 우리가 남이가

 

[특파원 리포트] 

 

지난 1일 뉴욕에서 열린 한인 스타트업 행사에서 정세주 눔 대표가 '한국 창업자 연합(UKF)의 출범을 알리고 있다./프라이머사제 제공 

 

지난 1일 뉴욕 맨해튼 시티은행 헤드쿼터. 한미친선협회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스타트업 씬 포럼’에 연사로 나선 정세주 눔 대표는 “한인 창업자들의 성공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한인 창업자 연합(United Korean Founders·UKF)’이라는 법인을 출범했다”며 “해외 사업이 막막할 창업자들을 보호하는 ‘우산’이 되는 동시에, UKF를 중심으로 미국 내 한인 창업 생태계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헬스케어 기업인 눔은 몰로코·센드버드 등과 함께 미국에서 성공한 대표적 한인 유니콘 기업이다. 미국 시장을 개척한 선배 창업자들이 힘을 합쳐 후배 창업자들을 이끌어주고 밀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 내 한인 창업 커뮤니티는 실리콘밸리의 한인 벤처투자사(VC) 프라이머사제가 이끄는 ‘82스타트업’과 정세주 눔 대표가 주도하는 ‘코리안 스타트업 포럼 뉴욕’ 양 축으로 나뉘어 있었다. UKF는 양 커뮤니티를 하나로 합친 동·서해안 통합 네트워크인 셈이다. UKF는 지난 1일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18일 뉴욕에서 대형 한인 스타트업 네트워크 행사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와 함께 UKF를 공동 설립한 이기하 프라이머사제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 모델”이라며 “K스타트업이 글로벌로 가야 한다는 얘기는 아무나 하지만, 누군가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고 그게 UKF 설립의 이유”라고 했다. 20~30년 전부터 미국에서 끈끈한 창업 네트워크를 구축한 이스라엘은 현지에서 활동하는 VC만 20~30곳인 데다, 나스닥에 상장해 있는 기업만 135곳에 달하는 성과를 냈다. 이 대표는 “이스라엘 창업자들 모임은 스타디움을 대관할 정도로 규모가 크고, 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선순환이 이뤄진다”며 “바이오·IT 등 첨단 기술을 갖춘 한국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창업자들은 “해외 진출에 있어 뿌리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남이가’를 외쳐주는 것보다 반가운 것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지 핵심 투자자와의 짧은 만남을 주선해주거나, 현지 사정에 맞는 사업 조언을 해주는 선배들의 존재가 해외 진출의 승패를 가를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세운 AI 업체 업스테이지의 김성훈 대표는 “실제로 미국 진출 추진 당시 현지 커뮤니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한인 네트워크가 탄탄할수록 초심자들의 기회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성공의 선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지난 2007년 설립된 한인 금융인 모임인 ‘코리아파이낸스소사이어티(KFS)’는 월가(街) 요직에 한인들이 포진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단체로 평가받는다. 창업판이라고 다를 것도 없다. 미국서 K유니콘이 속출하고, 상장 사례가 줄짓는 ‘한인 창업 파워’가 명성을 떨칠 날을 기대해본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조선일보(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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